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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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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2,008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11.12 20:35
조회
1,881
추천
22
글자
7쪽

대회(9)

DUMMY

그의 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다.

힘을 주며 저항을 했지만 검은 아지랑이가 진해지면서 몸의 컨트롤을 점점 잃어갔다.

이제 온 몸이 까맣게 물들었다.

정신은 멀쩡했다.

평소보다도 머리가 맑았다.

다만 머릿속에서 같은 말만 반복해서 들려왔다.

‘박소현을 구해야 돼.’

목소리는 너무나 다급하고 간절했다.

그는 알 수 없는 힘에 저항하다가 지쳐 몸에 힘을 뺐다.

그러자 거침없이 오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박소현은 그런 그를 보며 인상을 썼다.

하지만 싸움중이라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상혁은 두 사람과 같이 포지션을 잡았다.

그의 움직임은 박소현이 가르쳐줬던 패턴과 거의 일치했다.

오히려 그녀가 훈련 때 보여줬던 움직임보다도 더 거침이 없었다.

갑자기 변한 그의 실력에 협회장과 박소현은 슬쩍슬쩍 쳐다봤다.

그를 본 협회장은 대검을 방패로 바꿔서 방어에 집중했다.

서로 처음 맞춰보는 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공격하고 바로 방패 뒤로 숨는 두 사람 때문에 오크는 슬슬 열 받기 시작했다.

놈은 소리를 지르며 방패를 두들겼다.

협회장이 서 있던 곳의 땅이 조금 들어갔다.

그가 버티고 있는 사이 두 사람은 뒤돌아서 공격에 들어갔다.

오크는 두리번거리면서 눈으로 그들을 쫓았다.

그러면서도 주먹은 계속해서 방패를 때리고 있었다.

협회장의 팔이 살짝 씩 떨리기 시작했다.

뒤로 돌아간 두 명 중 이상혁이 먼저 덤벼들었다.

오크는 주먹질을 멈추고 뒤로 살짝 물렀다.

붉은 주먹으로 검게 물든 칼을 막고 그의 머리를 내려치려고 했다.

이상혁은 몸을 옆으로 살짝 틀어 피하고 녀석의 팔뚝을 올려 벴다.

깊게 들어가진 않았지만 가죽은 베었다.

박소현도 타이밍 맞춰서 같이 공격했다.

목을 찌르려했지만 살짝 빗나가서 어깨를 스쳤다.

놈은 주먹을 휘두르며 뒤로 물러났다.

상처에서 검은 피가 새어 나와 팔꿈치에 한 방울 씩 맺히다가 뚝뚝 떨어졌다.

녀석은 괴성을 질렀다.

눈이 더 붉게 빛나면서 팔꿈치 있는 곳 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놈은 방금 전보다 크게 날뛰었다.

커다란 손이 사방을 휘저었다.

얼핏 보면 마구 휘두르는 것 같았지만 세 명이 있는 곳을 향해 주먹이 날아갔다.

스치기만 해도 어디 하나 부러질 것 같았다.

이상혁은 하나하나 여유롭게 보고 피했다.

반격하려고 했지만 빨라진 움직임에 틈이 보이지 않았다.

이상혁과 박소현은 공격을 피해 방패 뒤로 숨었다.

녀석이 방패에 집중할 때 다시 공격타이밍을 잡을 생각이었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던 주먹은 방패로 집중됐다.

몇 차례 공격을 막아낸 방패는 점점 그 모양이 변했다.

맞은 부분이 패이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흐물흐물 해졌다.

방패가 움찔움찔 거리다가 맨 처음 모양으로 돌아갔다.

협회장은 양손으로 잡고 무기를 휘둘렀다.

날아오는 주먹과 검은 공이 세게 부딪쳤다.

검은 공 표면이 쩍쩍 갈라지더니 산산조각 나서 땅바닥에 떨어졌다.

다음에 날아오는 주먹은 남아있는 막대부분으로 막았다.

막대마저 부러지자 그는 뒤로 물러섰다.

이상혁은 앞으로 나서서 녀석의 무릎 바로 위를 베려고 했다.

그러자 놈은 다리를 위로 살짝 들어 올렸고 칼은 정강이에 닿았다.

칼이 지나간 자리에는 작은 흠집만 남아있었다.

그는 박소현과 함께 계속 움직이면서 공격을 했다.

한 쪽에 쏠렸던 놈의 시선이 둘에게 분산 되었다.

그 동안 협회장은 무기를 재구성했다.

이상혁의 몸은 서서히 한계가 왔다.

멈춰서 쉬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평소에는 안 하던 동작을 하다 보니 근육들도 쑤셔오기 시작했다.

손이 파르르 떨려왔지만 검은 아지랑이는 그의 몸을 놓아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움직였다.

숨이 가빠진 대다가 속에서 자기 목소리가 쉬지 않고 울리니 머리까지 아파오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한계에 도달하자 의식이 몽롱해졌다.

앞이 흐릿하게 보였다.

점점 머릿속 말이 들리지 않게 됐다.

그러자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뒤로 쓰러졌다.

몸을 뒤덮은 검은 아지랑이는 사라졌다.

무기를 다시 소환해 방패로 바꾼 협회장은 쓰러진 그에게 갔다.

오크가 날리는 공격을 한 번 막아내고 발을 이상혁의 등 밑에 집었다가 있는 힘껏 찼다.

이상혁의 몸은 뒤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목소리를 낼 힘도 없었는지 조용히 쓰러져 있었다.

박소현과 협회장은 다시 두 명이서 오크를 상대했다.

그들도 슬슬 한계가 왔다.

협회장의 방패는 아까 전보다 빨리 부셔져 버렸고 박소현도 다리와 손가락이 저려왔다.

그에 비해 오크는 처음보다 거침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팔뚝까지 올라온 붉은 기운은 이제 어깨까지 퍼졌다.

놈은 더 빠르게 공격을 이어나갔다.

다시 한 번 협회장의 방패가 깨지고 이어지는 공격에 대처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어깨를 얻어맞았다.

그는 뒤로 날아가 땅바닥에 쓰러졌다.

어깨부분의 뼈가 박살났는지 팔이 축 늘어져 있었다.

협회장은 괴로워하며 신음을 내뱉었다.

박소현은 혼자서 오크를 상대했다.

그녀는 이마에 손을 얹고 잠깐 눈을 감았다 떴다.

살짝 괴로운 표정을 짓다가 공격할 준비를 했다.

움직임이 다시 빨라졌다.

막 싸우기 시작했을 때의 속도로 돌아왔다.

하지만 혼자서 싸우기는 버거운 상대였다.

거침없이 움직이던 그녀는 금방 지쳤다.

창까지 부러지자 다시 한 번 이마에 손을 얹었다.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며 심장 부근을 움켜쥐었다.

창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움직임도 처음처럼 빨라졌다.

그녀는 혼자서 몇 번이나 상처를 입혔다.

몸 곳곳에서 검은 피가 새어나왔지만 오크는 신경 쓰지 않고 움직였다.

놈의 몸은 점점 더 빨개졌다.

어깨까지 온 붉은 기운은 이제 명치 부근과 목 아래까지 확산되었다.

더 빨라진 주먹이 그녀를 향해 날아갔다.

강해진 공격에 창은 쉽게 부러져버렸다.

창이 부러질 때마다 박소현은 이마에 손을 얹었다.

한참을 싸우다가 거침없이 들어오는 오크에 미쳐 대응을 하지 못 했다.

놈은 가까이 붙어 손을 휘둘렀다.

뒤로 무르면서 피하긴 했지만 팔에 살짝 닿았다.

그것만으로 맞은 부분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창을 휘두를 때마다 그곳이 쑤셨다.

박소현은 뒤로 빠지고 또 다시 이마에 손을 얹었다.

다친 곳은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많이 괴로워 보였다.

그녀는 잠깐 비틀거리다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창을 땅에 짚고 바로 다시 일어나 공격을 나서려고 했지만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자리에 멈춰 섰다.

오크는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박소현은 휘청거리면서 뒤로 물러났다.

놈이 주먹을 들어 휘두르고 하려는 그 순간 기다란 화살이 날아와 어깨에 난 상처에 박혔다.

오크는 화살을 빼서 버리고 소리를 질렀다.

다시 한 번 붉은 기운이 몸에 퍼졌다.

이제는 머리 빼고 거의 모든 부분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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