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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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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764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9.18 01:49
조회
3,326
추천
33
글자
8쪽

길드(10)

DUMMY

열두시가 가까워지자 한 명씩 대기실로 들어왔다.

모두들 어제 일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래도 막상 숲에 들어가서 평소처럼 사냥을 하다 보니 기운을 차린 거 같았다.

김진수는 다시 말이 많아졌다.

쉴 새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물론 그가 제안한 건 대부분 박창수가 잠깐 생각해보고 반대했다.

평소 같았으면 한번 정도 더 설득해봤을 텐데 어제 일 때문인지 얌전히 물러났다.

이상혁은 어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사냥만 생각했다.

모두가 조심한 덕분에 사냥은 안전하게 끝났다.

어제보다는 훨씬 밝은 분위기로 회관에 돌아왔다.

“진수야, 내일은 일찍 나와서 준비해야 한다.”

“왜요? 아, 맞다. 상혁이가 못 나오는 구나. 상혁아, 내일 테스트 잘 봐.”

“잘 되려나 모르겠네.”

“어떻게든 될 거야. 그리고 설령 떨어진다 해도 다시 이리로 오면 되잖아.”

“내일 테스트 보는 애한테 떨어질 때 얘기를 하면 안 되지.”

“그래서 앞에 설령이라고 붙였잖아요.”

“괜찮아요. 그 말 덕분에 조금은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저희 걱정부터 해야 할 거 같네요. 상혁오빠가 가버리면 창수오빠가 혼자서 파티장을 말려야 하잖아요.”

“너는 같은 궁수끼리 커버는 쳐주지 못 할망정 직구를 꽂아 넣으면 어뜩하냐.”

“오빠가 무슨 궁수에요. 돌격병이지.”

“그건 그래.”

“상혁씨가 없으면 좀 힘들긴 하겠네.”

“형이 조금 더 힘내세요.”

“너까지 내 편을 안 들어줄 줄은 몰랐다. 됐어. 너 다시 안 받아줄 거니까, 무조건 길드에 합격해라.”

“노력해볼게.”

짧은 기간이었지만 파티원들은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다음날 아침 이상혁은 잔뜩 긴장한 채로 숙소를 나왔다.

은근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왔다.

화문길드 회관 앞까지 가자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속에서 뭔가가 올라왔다.

그래도 한두 번 헛구역질을 하고 나니 평상시처럼 돌아왔다.

긴장도 조금 풀린 것 같았다.

이상혁은 머릿속에서 예행연습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는 합격도장이 찍힌 지원서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로비에 모여 있었다.

비장한 얼굴로 마음을 다잡고 있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표정으로 재미난 구경거리를 보는 듯한 사람들이 있었다.

한 눈에 봐도 누가 지원자이고 누가 길드원인지 구별이 갔다.

길드원 중에는 꽤 직위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섞여있었는데 그들은 서류 같은 걸 들고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

이상혁은 로비를 돌아다니며 경쟁자들을 살펴봤다.

차분한 사람도 있었고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 중에 유난히 긴장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보였다.

뒤에서 보고 있는데 불안한 듯 손을 가만히 못 두고 주변을 왔다 갔다 했다.

이상혁은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자연스럽게 앞쪽을 지나가면서 흘끔 쳐다봤다.

몰래 볼 생각이었지만 어쩌다가 눈이 마주쳤다.

그를 발견하자 홍예빈의 굳은 표정이 환하게 펴졌다.

“어? 안녕하세요. 다시 보니까 진짜 반갑네요. 상혁씨도 오늘 테스트 보러 오신 거예요?”

그는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녀와 그렇게 친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어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친근하게 인사해서 당황했다.

시선을 피하려고 고개를 이쪽저쪽 돌리다가 이번에는 부길드장인 홍연우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이쪽을 매섭게 노려봤다.

여기서 밉보이면 결과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까봐 이상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반가운 척을 했다.

“네. 저도 여기 합격했어요.”

“서로 잘 해봐요.”

“네. 같이 이 길드에 들어가죠.”

그렇게 말하면서 홍연우가 있는 곳을 흘끗 바라봤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간 뒤였다.

잠시 뒤 웅성 웅성거리던 로비가 확 조용해졌다.

계단 입구 쪽에 모여 있던 길드원들이 양옆으로 쫙 갈라졌다.

위에서부터 쿵쿵거리는 소리가 울리더니 길드장이 커다란 덩치를 내세우며 내려왔다.

그의 뒤에는 무장한 길드원들이 뒤따라 내려왔다.

“우리 길드에 지원하신 여러분들 모두 반갑습니다.

저는 화문길드 길드장입니다.

지금 이 앞에 스무 명이나 되는 지원자들이 모여 있습니다만 이들 중에서 최대 네 명까지만 합격할 겁니다.

상위 네 명에 들어도 수준에 못 미치면 전부 떨어지니 이 점 유의하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요구치가 높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있는 힘을 다해도 합격하기 힘들 겁니다.

뭐 운이 좋으면 될 지도 모르니 그렇게 심각한 표정은 안 지으셔도 됩니다.

아무튼 다들 잘 보시길 바랍니다.”

그는 무심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뒤따라오던 길드원들을 데리고 회관 밖으로 나가버렸다.

지원자들은 충격을 먹은 듯 조용히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웅성거리면서 시끄러워졌다.

부길드장인 홍연우는 앞으로 나서서 크게 말했다.

“자, 다들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힘 있는 한 마디에 로비는 다시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럼 지금부터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이 앞에 한 줄로 서주시기 바랍니다.”

스무 명의 지원자들은 계단입구 앞에 한 줄로 쭉 섰다.

이상혁은 같이 있던 홍예빈과 앞뒤로 줄을 섰다.

무거운 분위기 탓에 둘은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홍연우는 네 명씩 끊어서 위로 올려 보냈다.

점점 줄이 줄어들고 이상혁과 홍예빈은 앞쪽으로 조금씩 이동했다.

홍예빈 앞에는 딱 두 명이 서있었다.

차례가 되고 앞에서부터 한 명씩 올라갔다.

이상혁도 같은 조라고 생각하고 올라가려 했지만 홍연우의 손이 그의 앞을 막았다.

그는 무섭게 쏘아보며 말했다.

“여기부터 다음 조입니다.”

이상혁은 한 번 기다렸다가 뒤의 네 명과 같이 올라갔다.

그들은 안내에 따라서 이층에 있는 어느 방에 들어갔다.

안에는 네 개의 의자와 커다란 책상 하나가 준비되어 있었다.

안내원은 빠르게 의자를 하나 준비해주었다.

다섯 명의 지원자들은 들어간 순서대로 쭈르륵 앉았다.

잠시 뒤 평가지를 든 면접관 두 명이 방 안으로 들어와 책상 앞에 앉았다.

“다들 지원서를 이 앞에 내주시기 바랍니다.”

지원자들은 순서대로 들고 온 지원서를 제출했다.

면접관은 찬찬히 지원서를 검토했다.

그러다가 이상혁이 낸 종이를 읽어보고 둘이서 귓속말로 속닥거렸다.

이상혁은 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면접관들은 책상위에 널브러져 있는 지원서를 가지런히 모아놓고 왼쪽부터 한 명씩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흔한 질문에 흔한 답변이었다.

너무 뻔해서 꼭 짜고 치는 것처럼 보였다.

한 명에게 모든 질문을 다 하고 답변과 평가를 작성한 뒤에야 다음사람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시간이 꽤 길어졌다.

방에 들어올 때는 초조했지만 생각할 시간도 충분했고 무엇보다 경쟁자들이 답변하는 걸 보고 안심했다.

바로 옆 사람까지 질문이 끝나고 이상혁은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면접관들은 한참동안 서류를 작성했다.

이상혁의 머릿속에서 진행되던 면접은 이미 여러 번 끝나있었다.

면접관들은 보고 있던 서류를 맨 밑으로 치웠다.

드디어 차례가 오나 싶더니 그들은 앞의 서류부터 다시 검토했다.

이상혁은 속으로 연습하면서 계속 기다렸다.

면접관들은 앞의 네 명의 평가지와 지원서를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기”

그가 묻기도 전에 그들은 빠르게 나가버렸다.

당황해서 아무 말도 안 나왔다.

다른 지원자들은 모두 그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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