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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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드 길드 사건이 헌터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생각보다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부당한 대우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정의감이 넘치는 평범한 헌터들도 같이 항의를 했다.
협회 측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우선 여러 가지 정책을 실행했다.
그들의 무기가 정석적인 조합에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연구를 했고 그들에게는 추가적인 교육을 더 시켜줬다.
바로 정책을 실행하려다보니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행정적인 편성도 다시 해야 했고 사람도 구해야 했다.
협회에서는 일반 회비를 인상하려 했지만 지금 분위기에서 인상해버리면 안 그래도 안 좋은 여론이 더 심각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형 길드의 길드회비를 더 걷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대형 길드 측에서는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도 협회가 편의를 봐준 것들이 있으니 얌전히 냈다.
정책이 실행되고 3개월이 흘렀다.
짧은 기간 동안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조합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바뀌고 이제 비주류 헌터들도 쉽게 파티에 들어가게 됐다.
길드에 들어갈 기회도 생겼다.
이제 그들도 충분히 전력으로 사용되었다.
거기에 정책으로 했던 전투 연구들이 결과적으로는 일반 헌터들의 교육의 질도 향상시켰다.
그 덕분인지 전체적인 헌터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가 되었다.
이제 헌터들은 사냥범위를 넓혔다.
고블린은 너무 쉬운 사냥감이 돼버렸다.
그들은 이제 거대고블린을 주로 잡게 되었다.
마을 앞에 펼쳐져 있는 숲도 깊은 곳까지 지도에 표기되었다.
실력자들은 이미 거대고블린 지역을 넘어서 새로운 지역에 도달했다.
숲속 깊은 곳 검은 나무들이 자라는 곳에서 고블린들을 다스리는 오크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오크들은 잿빛 피부에 금빛 눈동자를 하고 입을 벌릴 때마다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냈다.
몸집은 거대고블린과 일반고블린 사이였지만 힘은 거대고블린보다 셌다.
무기를 다루는 기술도 만만치 않았다.
무식하게 큰 거대고블린과 달리 오크들은 탄탄한 몸을 가지고 날렵하게 움직였다.
아직은 대형길드의 실력자들이나 도전할 수 있는 있는 무지막지한 사냥감이었다.
그래서 평균적인 실력을 가진 헌터들은 깊은 곳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나무껍질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바로 뒤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주 상냥감이 고블린에서 거대고블린으로 바뀌자 전체적인 헌터들의 수입이 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일반 회비가 더 많이 걷혔다.
이미 일반회비만으로도 충분히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대형 길드들의 길드회비는 계속 높게 잡혀있었다.
당연히 대형 길드들은 협회 쪽에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바로 내리긴 했지만 그 동안 너무 많이 가져갔으니 좀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협회장은 관련 서류를 보면서 인상을 썼다.
“후우~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참.”
비서는 옆으로 다가가 조심히 물었다.
“협회장님 임원들 불러 올까요?”
“아니. 잠깐 기다려봐.”
그는 양 손바닥을 맞대고 턱에 댔다.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다.
“흐음~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줘버린다고 하면 또 밑에서 반발할 거고 몰래 주자니 보는 눈이 너무 많네. 너라면 어떻게 할래?”
“글쎄요. 명목을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주는 건 어떨까요? 표창장 같은 거 주면서요.”
“안 그래도 요새 대형길드들 편의를 많이 봐준다고 불평하는데 갑자기 그런 걸 주면 의심하지.”
“그러겠네요.”
“아 잠깐만 방금 어떻게 준다고 했지”
“표창장이랑 같이 자연스럽게 보상금 같은 형식으로요.”
“우리가 그 비주류 헌터들 정책 실행한지가 한 3개월 됐지?”
“조금 덜 됐죠.”
“그럼 지금 몇 일짼지 세 봐.”
“86일이요.”
“회의하게, 지금 가서 임원들 불러와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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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는 오전사냥을 하기 위해 헌터회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경쾌하게 걸어가다가 회관 입구 옆에 몰려있는 인파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만나기로 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지만 뭐 때문에 모여 있는지 궁금해서 떠날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잠깐만요. 지나갈게요. 잠깐만요.”
어깨를 들이밀면서 앞으로 나가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확인했다.
‘비주류 헌터 정책 실행 100일 기념 사냥 대회
안녕하십니까! 헌터 여러분, 헌터 협회입니다.
얼마 전에 실행된 정책으로 인해 많은 비주류 헌터들이 자기의 능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잘 활약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오는 15일에 사냥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많은 참석 바랍니다.
참가 대상 : 비주류 무기(기본 편성 무기를 제외한 나머지 무기)를 소지한 헌터가 2인 이상 포함된 길드 소속 7인 파티
대회 내용 : 사냥물에 매겨진 점수를 합산해서 총 점수로 순위를 매김.
상금 1위 팀 마나석 10000MW
2위 팀 마나석 9500MW
3위 팀 마나석 8500MW
4위 팀 마나석 1500MW
5위 팀 마나석 500MW
접수 기간 : 14일까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안쪽 사무실을 방문하셔서 안내문을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주변에서는 이 공지에 대해서 말이 많이 나왔다.
“저거 봐봐. 1위부터 3위까지는 저렇게 상금이 높은데 그 바로 아래부터는 확 떨어지잖아. 이거 뭔가 냄새가 나지 않냐?”
“에이 그건 너무 나갔다. 그냥 1위부터 3위까지가 금은동이라서 많이 주는 거 아니야?”
“그래도 저건 너무 차이 나잖아 대형길드들이 위에 거 다 쓸어 갈 거 같은데”
“대형길드들 전부 다 주류 헌터들 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유리하지는 않을 걸?”
“그럴라나? 잘 모르겠다.”
바로 옆에서 떠들고 있었지만 지금 김진수에게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눈을 반짝반짝 거리면서 포스터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끝까지 다 읽자마자 바로 길드 대기실로 달려갔다.
‘쾅!’
김진수가 기쁜 표정으로 급하게 들어오자 박창수는 대충 눈치 채고 차갑게 답했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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