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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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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2,005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10.11 23:55
조회
2,658
추천
27
글자
7쪽

그늘(4)

DUMMY

박소현은 이상혁을 앞장세웠다.

둘은 주머니를 잃어버린 곳 근처에서 멈춰 섰다.

“그때 상황 좀 설명해봐.”

“그게 어떻게 말해야하지? 그냥 갑자기 사라졌어요.”

“정확히 어딘지 기억나?”

“이쯤이었던 거 같아요.”

“특이한 점 같은 건 없었어?”

“글쎄요....... 바람이 불었던 거 같긴 한데”

“어디서부터 불어왔는데?”

“저쪽이요.”

이상혁은 열시방향을 가리켰다.

그녀는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었다.

한걸음 뗄 때 마다 하나 둘 셋 하면서 숫자를 셌다.

그렇게 큰 폭으로 걷다가 삼십까지 세고 멈췄다.

길에서 한참 벗어나 풀들이 우거진 곳이었다.

그녀가 서있는 곳 주변만 풀이 누워있었다.

“이리 와봐.”

이상혁은 그녀가 서있는 곳까지 바로 달려갔다.

“여기에 손 짚어서 능력 써봐.”

상체를 숙여 땅바닥에 손을 댔다.

이 곳의 기억이 이상혁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풀숲에서 누군가 쭈그려 앉아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귀를 살짝 덮은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었고 여리여리한 체격에 키는 162에서 165정도 돼 보였다.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얼굴이 잘 안 보였지만 속눈썹이 유난히 길었다.

밤이라서 그런지 눈동자가 유난히 빛났다.

누가 봐도 수상했다.

이상혁은 그 사람이 도둑이라 확신하고 바로 옆에서 관찰했다.

기다리다보니 저 멀리서 불빛이 다가왔다.

환하고 맑은 푸른빛이 익숙한 느낌이었다.

도둑은 양 손을 관자놀이에 대고 눈을 부릅뜨고 바라봤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무기를 소환했다.

도둑의 왼손에는 단도가 들려있었다.

날은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투명하고 은은한 회색빛을 띄었다.

단도를 역수로 쥔 뒤 특이한 자세를 취했다.

날이 정면을 보도록 한 상태에서 아래쪽으로 45도 정도 기울이고 왼팔을 쭉 뻗었다.

오른손은 왼쪽 팔꿈치 근처에 대고 손바닥이 앞을 보게 만들었다.

손가락들을 살짝 구부려 공 같은 걸 쥐고 있는 모양이 되었다.

도둑은 상체는 숙인 뒤 앞쪽 다리는 무릎을 굽히고 뒤쪽은 쭉 펴서 바로 튀어나갈 수 있게 자세를 잡았다.

놈은 빛을 따라서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러다가 빛이 멈춘 순간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영상을 끝내고 이상혁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놀라서 아무 말도 안 나왔다.

박소현은 그런 그를 데리고 이동했다.

이번에는 4시 방향으로 60걸음정도 이동하고 능력을 쓰라고 했다.

그녀의 말대로 능력을 썼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반대편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길을 따라서 빛이 다가오고 있었다.

빛이 점점 다가오다가 멈춘 순간 방금 저쪽에서 봤던 도둑이 나타났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한 순간에 불쑥 나왔다.

오른손에는 이상혁이 가지고 있던 마나석 주머니가 들려있었다.

나타나자마자 중심을 잡지 못 하고 허공에 손을 휘휘 젓더니 앞으로 세게 굴렀다.

단도는 그냥 놔버리고 훔친 주머니를 양손으로 꼭 안았다.

온 몸을 다해 두 바퀴 구르고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옷 안에 주머니를 넣고 빠르게 걸어갔다.

이걸 본 이상혁은 묘한 표정으로 박소현을 바라봤다.

“봤어?”

“네.”

“어디로 갔어?”

“저쪽으로요.”

“앞장서.”

그는 도둑이 지나간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

스쳐지나가는 나무나 벽 같은 곳에 능력을 써서 추적했다.

흔적을 잘 따라가던 중 또 다시 도둑이 사라졌다.

이상혁이 본 그대로를 박소현에게 말하자 그녀는 도둑이 사라진 장소 주변을 조사했다.

땅바닥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다니다가 흙이 패인 곳에서 멈췄다.

“이리 와서 능력 써봐.”

그 장소에서 사라졌던 도둑의 흔적을 다시 발견했다.

놈은 옷 속에 품고 있던 주머니를 꺼내 내용물을 확인했다.

마나석에서 나오는 빛이 비쳐서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수확물이 기쁜지 도둑은 환하게 눈웃음 지었다.

잠깐 동안 즐거워하다가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주머니를 품에 넣고 걸었다.

걷다가 또 사라졌다.

이상혁은 흔적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능력을 썼다.

하지만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그만하면 됐어. 오늘은 많이 늦었으니까 돌아가자.”

“제 책임이니까 저는 끝까지 남아서 찾아볼게요.”

“네 책임 아니니까 그냥 들어가.”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들어가. 어차피 못 찾아.”

박소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그제야 포기하고 돌아갔다.

다음날 이상혁은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서 그 주변을 조사 했다.

머리에 쥐가 나도록 능력을 몇 시간 동안 연속해서 썼지만 그럴듯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

오전 사냥이 시작하기 전 대기실에 가서 오늘은 사냥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귀중품을 잃어버렸다고 하니 다들 이해해줬다.

이상혁은 회관을 돌아다니면서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했다.

어제 봤던 도둑의 모습을 생각하며 지나가는 사람과 지나갔던 사람을 한명씩 전부 다 확인해봤다.

계속 찾아봤지만 어제 봤던 사람은 없었다.

너무 오랜 시간동안 계속 능력을 사용하니 현재와 과거가 머릿속에서 섞였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능력을 통해 보고 있는 과거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점점 머릿속이 엉망이 되더니 어지럽기 시작했다.

눈앞이 잠깐 깜깜해지고 세상이 뒤집혔다.

이상혁은 바닥에 쓰러졌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고 수군댔다.

그는 바로 다시 일어나서 비틀거리며 걷다가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머리가 아파서 잠깐동안 그 자리에 누워있었다.

좀 쉬고 나니 괜찮아졌다.

그래도 한동안은 능력을 못 쓸 것 같았다.

그렇게 열심히 찾아다녔는데도 저녁시간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찾지 못 했다.

더 이상 능력도 못 쓸 거 같고 정신적으로 피곤하다보니 포기하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안에는 다른 길드원들과 박소현이 기다리고 있었다.

“왔네. 가자.”

박소현은 그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손에는 주머니가 들려있었다.

어제 것처럼 묵직하지는 않았지만 안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볼 때 거대고블린의 것이었다.

나머지는 자리에 그대로 앉아 계속해서 길드 홍보물을 만들었다.

박소현은 이상혁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어디 가는 거예요?”

“도둑 만나러.”

“어떻게요?”

“보면 알아. 너는 숨어있기만 하면 돼.”

그녀는 이상혁을 데리고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같이 회관으로 향했다.

둘은 주머니를 도둑맞은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멈췄다.

“너는 저기 저쪽 풀숲 있는 데서부터 천천히 소리 내지 말고 따라와.”

“뭐 하게요?”

“보면 알아.”

박소현은 길을 따라 계속 걸었고 이상혁은 그녀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발소리가 안 나게 살금살금 걸었다.

어제 도둑맞았던 위치까지 가자 박소현은 멈춰 섰다.

그녀는 가만히 서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는 동시에 몸을 틀면서 손바닥을 휘둘렀다.

‘팍!’

눈을 깜빡하는 순간 뭔가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박소현의 손은 어제 봤던 도둑의 멱살을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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