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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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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2,013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9.24 00:00
조회
2,926
추천
32
글자
9쪽

길드(13)

DUMMY

이상혁은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봤다.

다행이 어디 부러진 곳은 없어 보였다.

그는 주변 상황을 살펴봤다.

거대고블린의 두꺼운 살덩이가 두부 잘린 듯이 잘려나가 있었다.

온 힘을 다해서 찔러 넣어야 가죽을 뚫을 수 있었는데 굉장히 깔끔하게 토막 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전투로 얻은 포인트는 전부 무효입니다.”

조원들은 분한 듯 홍연우를 쳐다봤다.

계속 평온해 보이던 홍예빈의 얼굴도 굉장히 구겨졌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한 시간 안에 거대고블린 무리를 찾아서 사냥하는 건 힘들어보였다.

그는 평범한 고블린을 목표로 하고 능력을 쓰면서 이동했다.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발걸음도 빨라졌다.

수가 많든 적든 상관 않고 발견하면 바로 잡으러갔다.

1점이라도 더 많이 챙겨야했다.

숲을 계속 돌아다녔다.

궁수 덕분에 작은 고블린은 금방금방 잡았다.

시간이 40분밖에 안 남자 모두들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사냥하는 내내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그래도 휴식 없이 계속 뛰어다녔다.

전투보다도 이동 하는 게 더 힘들게 느껴졌다.

이상혁은 뛰면서 능력으로 읽은 내용을 정리해냈다.

숨도 차고 머리가 위아래로 흔들려서 정보를 분별하는 게 힘들었지만 최대한 집중해서 고블린을 찾아냈다.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장면들 속에서 작은 점처럼 보이는 고블린을 발견하고는 방향을 틀었다.

그쪽으로 가면서 자세히 확인해보니 놈은 나무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조금 더 가니 그 고블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

놈은 2미터정도 올라가 있었다.

이상혁은 놈을 노리고 있는 궁수에게 다가가 다리를 맞혀달라고 부탁했다.

질문하는 시간이 아까웠는지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목표를 다리로 좁혔다.

멀리 있는데다가 아래 부분만 맞히려고 해서 조준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숨을 절반 정도 내뱉고 호흡을 멈춘 뒤 눈을 부릅뜨고 화살을 쐈다.

날아간 화살은 발바닥에 맞았다.

양 허벅지로 나무를 꽉 잡고 있던 고블린은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화살 맞은 발을 손으로 꽉 쥐었다.

검사가 달려가서 놈을 죽이려고 했지만 이상혁이 말렸다.

그는 굉장히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저 혼자 갈게요. 이유는 나중에 설명해줄게요.”

그는 혼자 가서 고블린을 상대했다.

놈은 빈틈투성이었다.

바로 가서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 번에 끝내지 않고 무기를 든 손만 잘라낸 뒤 남은 한쪽 팔을 꺾어 제압했다.

이상혁은 땅에 엎어진 놈의 머리에 손을 대고 기억을 읽어냈다.

대충 훑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확인했다.

나무 위로 올라간 걸 보면 정찰하러 온 녀석이다.

쫓겨난 게 아닌 이상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는 놈의 기억 속에서 고블린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을 발견했다.

아마 녀석이 속한 무리일 것이다.

그는 조원들을 이끌고 녀석의 동료들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반고블린밖에 없었지만 꽤 수가 많았다.

시간 내로 다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마지막 기회였다.

1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족히 열다섯 마리는 모여 있었다.

고블린 궁병들이 그들을 발견하자 화살이 한 발씩 날아왔다.

검사는 얼굴이 빨개진 채 앞으로 뛰어가려 했지만 이상혁이 말렸다.

“이런 때일수록 침착하게 정석대로 하죠.”

그는 이상혁을 노려보고는 방패 뒤쪽으로 갔다.

궁수는 빠르게 적 궁병부터 처리했다.

어디를 맞추든 상관없이 빠르게 쏴서 전투하기 힘든 상태로만 만들었다.

그러자 홍예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그녀와 함께 바로 뒤의 두 명도 전진했다.

그러면서 앞에 있는 고블린들을 베어냈다.

한 참 사냥이 무르익을 무렵 홍연우가 나섰다.

“여기까지입니다. 지금부터 잡는 녀석들은 점수로 인정 안 됩니다.”

그의 말 한 마디에 모두 힘이 쭉 빠졌다.

남아있는 녀석들은 천천히 잡고 그 자리에서 휴식을 취했다.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총 점수는 31점입니다. 제 예상보다는 조금 낮은 점수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이상혁을 째려봤다.

홍연우의 그런 행동을 따라서 볼 통통한 검사도 그를 노려봤다.

딱히 못 했던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쏘아보니 억울했다.

궁수는 이상혁의 옆을 지나가면서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생하셨어요.”

“네. 그쪽도요.”

조원들은 홍연우를 따라서 숲 밖으로 향했다.

지원자들 중에서는 제일 먼저 길드회관에 도착했다.

홍연우는 종이를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갔고 조원들은 대기실에 들어가서 쉬었다.

다른 조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면서 대기실 안이 시끄러워졌다.

짧은 시간 안에 서로 친해진 곳도 있었고 조원끼리 다투던 곳도 있었다.

사이가 좋든 나쁘든 그들이 하는 대화 내용은 대부분이 불평이었다.

그 중에서도 몬스터를 찾기 힘들다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4시간 동안 돌아다니면서 겨우 한 무리 만난 그룹도 있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돼서 그들에게 접근해 능력을 사용했다.

그는 2조였던 지원자의 기억을 읽었다.

2시간 동안 돌아다니고 나서야 겨우 거대고블린 한 마리와 일반고블린 네 마리가 있는 무리를 만났다.

그 조는 첫 사냥인데도 호흡이 완벽하게 잘 맞았다.

개개인의 실력도 뛰어나서 그런지 전투 자체는 40분 만에 끝났다.

남은 시간동안 계속 돌아다녔지만 일반고블린조차도 발견하지 못 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답답해졌다.

그는 빠르게 영상을 넘겨버렸다.

확실히 이상하긴 했다.

그가 사냥했던 장소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몬스터가 적었다.


모든 지원자가 모이자 안내원은 그들을 로비로 불렀다.

아까 들어왔을 땐 화문길드 길드원들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로비에 몇 명 모여 있었다.

그는 스쳐지나가면서 그들 중 한 명에게 능력을 썼다.

그 길드원은 다른 길드원들과 같이 우리가 시험 봤던 숲으로 들어왔다.

한 명씩 흩어져서 우리가 시험 봤던 구역을 돌아다녔다.

그와 다른 길드원들은 우리조가 사냥하던 구역 외에 다른 곳들을 돌며 몬스터 수를 줄였다.

가끔씩 귀에 손을 대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냥이 끝나고 돌아올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걸 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그저 운이 좋아 홍예빈 조에 속해 있어서 점수가 높게 나왔다.

이번 가입테스트는 그녀를 위한 테스트처럼 보인다.

이렇게 까지 준비한 홍연우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잠깐이긴 하지만 이 길드에 들어가는 게 꺼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길드와 다른 길드의 차이는 확실히 크다.

일단 들어오면 앞길이 달라지니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


안내원들은 지원자들을 로비로 데려갔다.

커다란 게시판에는 조별 획득 점수가 적혀있었다.


‘1조 21점

2조 12점

3조 31점

4조 24점’


그 옆에는 개인 성적이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홍예빈은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였다.

무기테스트에서 심하게 망하지만 않으면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점수였다.

그 아래로는 전부 3조 지원자들이었다.

면접에서 3점을 획득한 궁수가 2위였고 이상혁과 검사가 31점으로 공동 3등을 했다.

5위랑은 5점 차이였다.

적어도 같은 조였던 검사보다는 무기테스트를 잘 볼 자신이 있었다.

합격 가능성이 생기자 계속 우중충 했던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주변에 있는 지원자들은 등수를 보자마자 작은 소리로 홍연우와 홍예빈을 욕했다.

3조에 있는 모든 조원을 싸잡아서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

순위가 높아서 좋긴 했지만 양심이 찔리기도 했고 주변 시선이 따가워서 표정을 숨겼다.

잠시 뒤 길드장이 사냥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계단 쪽으로 걸어가면서 무심하게 말했다.

“여러분들 수고했습니다. 내일 봅시다.”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앞만 보고 가다가 바로 계단으로 올라가버렸다.

지원자들은 술렁거리다가 하나 둘씩 회관을 나와 자기 갈 길을 갔다.

이상혁도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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