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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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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1,762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10.14 00:55
조회
2,557
추천
27
글자
9쪽

그늘(5)

DUMMY

박소현은 그대로 멱살을 쥔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몸이 조그매서 그런지 가볍게 올라갔다.

도둑은 양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까치발을 들었다.

조금 더 들어 올리니 발이 땅에 닿을 듯 말 듯 했다.

놈은 허공에서 버둥거리다가 몸을 확 틀면서 그녀의 허벅지를 차려고 했다.

박소현은 여유롭게 무릎을 들어 올리고 발차기가 날아오는 쪽에 댔다.

도둑의 발목이 그녀의 정강이와 부딪쳤다.

‘퍽!’

“아! 아이 씨.”

박소현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놈은 잔뜩 찡그린 눈으로 발을 털었다.

왼손을 등 뒤에 대고 단도를 소환한 뒤 빠르게 꺼내서 박소현의 손을 찌르려고 했다.

그녀는 손에 단도가 닿기 전에 반대쪽 손날로 상대의 손목을 탁하고 끊어 쳤다.

단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녀석은 씩씩대며 박소현을 노려봤다.

벗어나기 위해서 몸을 흔들며 발악을 했다.

상체만 무게중심을 뒤로 뒀다가 왼 손으로는 박소현의 팔꿈치 부근을 꽉 쥐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감싸듯이 쥐었다.

그 뒤 그네를 타듯이 상체를 뒤로 확 저치면서 양다리를 한 번에 그녀의 얼굴 쪽까지 올려 왼쪽다리로는 그녀의 목을 감싸고 다른 한쪽 다리는 명치부분을 감쌌다.

그 자세로 꽉 쥐고 있는 상대의 팔은 자기 가슴 쪽으로 잡아당기고 다리는 바깥으로 밀었다.

박소현은 팔이 꺾이기 전에 힘으로 버티고 있다가 상대가 팔을 당기는 방향으로 무게를 실으면서 세게 엎어졌다.

“크헉”

도둑은 땅에 등을 세게 부딪치고 잡고 있던 손과 다리를 놨다.

양 손으로 부딪친 부분을 잡으려고 했지만 등이라서 그런지 손이 닿지 않았다.

그저 땅바닥에서 구르며 괴로워했다.

그녀는 가볍게 오른쪽 팔을 털었다.

기술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지 관절이나 뼈에 이상은 없었다.

놈은 단도를 소환하고 일어나려고 했다.

미쳐 다 일어나기도 전에 박소현은 달려가서 녀석의 한쪽 발을 밟았다.

거리를 벌리려고 해도 벌릴 수가 없었다.

둘은 굉장히 근접해 있는 상태에서 난투를 하기 시작했다.

공격을 너무 빠르게 주고받아 정신이 없었다.

손을 움직이는 속도는 비슷했지만 박소현이 실력으로 압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도둑은 오른손에 든 칼을 역수로 잡고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휘두르며 손목을 베려고 했다.

그녀는 손을 뒤로 뺐다가 손등으로 상대의 손을 툭 쳐서 경로를 벗어나게 하고 그대로 허리를 돌려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얼굴에 꽂아 넣었다.

‘빡!’

코피가 나는지 마스크가 가운데부터 빨갛게 젖어갔다.

하얬던 마스크가 새빨개져서 피가 아래로 방울져 떨어졌다.

도둑은 정신 차리고 왼손으로 가드를 올린 상태로 칼을 휘둘렀다.

피에 젖은 마스크가 거치적거렸는지 도중에 벗어 던졌다.

새하얀 피부 때문에 뺨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피가 유난히 붉어 보였다.

놈은 칼을 바로 잡고 비스듬하게 눕혔다.

역수로 잡을 때보다 리치가 조금 더 길어졌다.

한 대 얻어맞더니 공격이 조심스러워졌다.

칼을 든 손과 왼손의 가드를 조금씩 앞뒤로 움직이며 거리를 재다가 잽을 치듯 가볍게 찔렀다.

박소현은 오른쪽 아래로 상체를 숙이면서 칼을 피하고 다시 올라오면서 명치를 노리고 주먹을 뻗었다.

도둑은 왼손으로 주먹을 막아내고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칼을 휘둘렀다.

그걸 보고 칼이 다가오기 전에 팔꿈치를 빠르게 들어 올려 상대 손목부분을 쳤다.

칼을 든 손이 위로 올라가자 허리를 왼쪽으로 틀면서 오른손 손바닥으로 손목 아래를 쳐서 칼이 바깥쪽을 향하게 했다.

팔뚝을 친 손은 그 자리에서 다시 주먹을 꽉 쥐고 허리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힘이 실리면서 손등부분으로 상대 뺨을 후려쳤다.

그걸 맞은 도둑은 얼굴이 돌아갔다.

충격이 컸는지 잠깐 휘청거렸다.

입술에서도 피가 흘러나왔다.

“쓰읍~ 퉤!”

놈이 뱉은 침에 피가 섞여서 붉었다.

매섭게 노려보면서 기회를 노렸다.

맨손인 상대한테 아무것도 못하고 얻어맞으니 분한 것 같았다.

도둑은 가볍고 빠르게 찌르는 동작을 했다.

이전과 같은 동작에 같은 방향이라서 똑같이 상체를 오른쪽 아래로 숙이면서 피했다.

그러자 놈은 손목스냅을 이용해서 손목을 바깥쪽으로 꺾으면서 베는 동작으로 바꿨다.

박소현은 몸을 숙인 상태에서 왼쪽 어깨를 안쪽으로 넣고 몸 전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U자를 그리며 움직이며 공격을 피했다.

칼은 그녀의 머리 바로 위를 지나갔다.

제대로 노리고 크게 휘둘러서 그런지 동작 뒤의 빈틈이 너무 컸다.

박소현은 가드 없이 활짝 열린 녀석의 오른쪽 옆구리에 주먹을 꽂았다.

그러자 쥐고 있던 칼도 놓치고 양손으로 맞은 곳을 꽉 쥐며 쓰러졌다.

계속 신음을 내며 괴로워했다.

이상혁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둘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괜히 가까이 갔다가 방해만 될 거 같아서 거리를 뒀다.

일단 칼은 꺼내놓고 있었지만 도와줄 틈도 없었고 필요도 없었다.

싸움이 다 끝난 것 같으니 그 때서야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네 꺼 겉옷 좀 줘봐.”

이상혁은 얌전히 옷을 벗어서 그녀에게 건네줬다.

그녀는 양손으로 옷소매를 잡고 옷을 펼친 뒤 빙글빙글 돌려 밧줄처럼 만들었다.

그걸로 도둑의 다리를 꽁꽁 묶었다.

묶이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칠 때마다 주먹으로 허벅지를 때리니 비명을 내지르며 얌전해졌다.

하도 맞아서 그런지 다리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박소현은 도둑을 무릎 꿇게 했다.

안 하려고 반항하는 걸 힘과 눈빛을 이용해서 억지로 하게 했다.

계속 맞다보니 박소현이 손만 살짝 움직여도 몸을 움츠렸다.

똑바로 마주보지도 못 하고 계속 시선을 피했다.

“이름이 뭐야?”

물음에 바로 답하지 않고 머뭇거리자 그녀의 손이 올라갔다.

“저...저..정,정주성이요.”

이상혁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도둑을 보고 이제는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범죄자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건 너무 강한 것 같은데?

아직 중학교 1학년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남자애한테 저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말릴까?

그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얻어맞고 손버릇 고치는 게 쟤한테 더 도움될 거 같기도 하고.

어떡하지?

이미 충분히 맞았으니까 반성하고 있겠지?

그런데 어제 주머니 잃어버리고 맘고생 한 거 생각해보니까 좀 더 맞아도 괜찮을 것 같네.

너무 심해지면 말려야겠다.


“지금 나한테 거짓말하는 건 아니겠지?”

도둑이 어물거리자 박소현은 인상을 팍 썼다.

금방이라도 발이 나갈 것 같았다.

이상혁은 그걸 보고 바로 달려가서 말렸다.

“저기 소현씨.”

“왜?”

“너무 겁먹어서 오히려 대답을 잘 못 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제가 할게요.”

“그래? 그럼 네가 해봐.”

그는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왜 도둑질을 한 거야? 너 정도 실력에 그 능력이면 괜찮은 길드 들어가서 착실하게 돈 벌 수도 있잖아.”

“그쪽이 뭘 안다고 그래요.”

약간 반항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자 박소현이 무섭게 노려봤다.

그녀의 눈빛에 짓눌려 다시 움츠러들었다.

“괜찮아. 이제 저 무서운 누나가 때리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도 돼.”

약간 망설이다가 불평하듯이 말을 쏟아냈다.

“그쪽은 실력도 별로 없으면서 운 좋게 무기 괜찮은 거 걸려서 길드 들어간 거 같은데 내가 어떤 취급당했는지 모르면 아는 척하지 마요. 기분 나쁘니까.

교육 겨우겨우 수료하고 길드 들어가고 싶어서 지원서를 냈는데 전부 서류에서 떨어졌어요.

능력란 읽어보기도 전에 무기에 단도라고 쓰여 있는 거 보고 바로 탈락도장 찍더라고요.

길드도 못 들어가고 파티도 포지션 애매하니까 거절당하고 나면 나는 어떡하라고요.”

말투가 너무 공격적이라서 살짝 짜증나기도 했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됐다.

비슷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어떤 기분일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걸 떠올리면서 말했다.

“힘들었겠구나.”

더 이상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도둑은 그 말을 듣고 인상을 썼다.

눈이 점점 빨개지면서 눈가가 촉촉해졌다.

턱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이상혁은 상대가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성급하게 몰아붙이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박소현은 뒤에서 발로 땅을 툭툭 차면서 그의 방법에 불만을 표했다.

좀 더 기다리니 도둑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왜 그랬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도둑질은 안 돼지.

협회에 신고하지는 않을 테니까 어제 훔친 주머니 어디 있는지 알려줄래?”

“그게....... 다 썼어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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