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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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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2,001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10.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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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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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1쪽

그늘(7)

DUMMY

그들은 회관 쪽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박소현의 숙소에 잠깐 들려 서류뭉치를 들고 나왔다.

서류들과 책을 들고 헌터분쟁조정위원회 사무실에 방문했다.

박소현이 접수를 하는 동안 이상혁과 도둑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

저번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그런지 이상혁의 표정이 별로 안 좋았다.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그와 눈이 마주치면 바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서류가 많다보니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위원회 측에서는 조사원을 불러 셰이드길드 길드장이 헌터 등록할 때 작성했던 서류를 토대로 필적감정을 진행했다.

검사결과 장부에 있는 글씨와 98퍼센트 일치한다고 나왔고 결정적인 증거로 인정됐다.

그러자 과장급이 나와서 그녀와 상담을 시작했다.

과장은 증거가 충분하니 신고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쪽에서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제대로 처벌할 수는 없으니 내일 서류에 적혀있는 증인과 셰이드 길드장을 소환해 조사관이 조사를 한다고 했다.

세 명은 사무실을 나왔다.

내일 아침 위원회 쪽에서 나오라는 시간 전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도둑은 진짜로 가도 되는 건가 싶어서 계속 뒤돌아보며 숙소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세 명은 헌터회관 앞에서 만났다.

도둑은 계속 박소현의 눈치를 봤다.

“상혁아, 쟤 우리 대기실에 데려다주고 와.”

“얘는 증인으로 안 데려가요?”

“그러면 애도 처벌 받잖아. 처벌은 어제 다 받은 걸로 치자고”

“네.”

이상혁은 도둑을 데리고 대기실로 갔다.

안에는 나머지 길드원들이 모여 있었다.

이상혁이 없어서 어제부터 사냥을 못 나갔다.

대신에 길드 홍보물을 만들었다.

깔끔한 디자인에 새로운 문구가 적힌 모집 광고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었다.

김진수는 이상혁과 도둑을 보고 기쁜 표정으로 달려들었다.

“누구야? 설마 가입 희망자야?”

“아니야. 좀 가만히 있어봐.”

활짝 웃고 있던 그가 시무룩해졌다.

목소리 톤도 낮게 가라앉았다.

“그래서 누군데?”

“나중에 설명해 줄 테니까, 나 올 때까지 맡아줘. 절대 여기서 못 나가게 해야 돼.”

“왜?”

“나중에 다 알려줄게. 아 참, 그리고 갑자기 사라지는 능력 있으니까 문 열 때는 조심해야 돼.”

“저 안 도망가요.”

도둑은 입술을 쭉 내밀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상혁은 무시하고 나와서 분쟁위원회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 길드 가입비를 받고 길드원을 가입시킨 게 어딜 봐서 사기라는 겁니까!

그리고 이 여자야!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어떻게 날 신고할 수가 있어?

이건 또 어디서 나온 거야?

진짜로 뒤통수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네.

와 진짜 억울해서 말도 잘 안 나온다.”

“억울한 건 그쪽한테 사기당한 불쌍한 사람들이겠지.”

이상혁은 안으로 들어갔다.

셰이드 길드장은 주변에 침을 튀겨 가며 소리치고 있었다.

그의 커다란 입 주변에는 두꺼운 수염이 듬성듬성 삐져나와 있었다.

입이 크긴 했지만 빵빵한 볼에 파묻혀 우물우물 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박소현은 그런 그를 한심스럽게 쳐다봤다.

과장은 그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의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큰 소리를 냈다.

가끔씩 자기 분을 이기지 못 하고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잠시 뒤 사무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40대 중반에 온화해 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셰이드 길드장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쳐다봤다.

“너, 너! 네가 어떻게 여기에....... 결국 네 놈 짓이었네.”

입을 반쯤 벌리고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 채로 멍하니 바라봤다.

그의 뒤를 따라 남녀 헌터 한 명씩 들어왔다.

사람이 다 모이자 과장은 그들을 데리고 사무실 안 쪽 맨 끝에 방으로 이동했다.

이상혁도 따라서 들어갔다.

커다란 책상 앞에 조사관 세 명이 같은 옷을 입고 앉아있었다.

방 한쪽에는 경호원이 커다란 도끼를 들고 서 있었다.

박소현과 셰이드 길드장은 맨 앞에 앉고 그 뒤로 증인 세 명이 앉았다.

이상혁은 맨 뒤로 갔다.

조사관들은 책상에 놓인 서류들과 파란 책을 검토했다.

그들은 서류를 정리하고 박소현에게 질문을 했다.

“박소현씨 셰이드 길드장과는 무슨 관계입니까?”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관계입니다.

저는 그 쪽에 비주류 무기를 가진 헌터를 알려주고 그 쪽에서는 거대고블린이 나오는 지역을 알려줍니다.”

“어떻게 신고하기로 결심했나요?”

“원래 이 길드가 소외된 헌터들을 데려가서 교육시켜주는 좋은 길드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소개시켜줬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개시켜줬던 사람들이 저한테 겪었던 일을 말해줬는데 그걸 듣고 화가 나서 증거를 모은 뒤에 신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조사관들은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셰이드 길드장을 쳐다봤다.

“셰이드 길드 길드장 김진호씨. 이 장부를 보면 가입비를 명목으로 헌터들에게서 상당한 양의 마나석을 받았다고 나와 있는데요?”

“마나석을 받은 건 사실입니다만 어디까지나 가입비로만 받은 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입비로 이 정도를 받는 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제가 가입비를 받은 헌터들은 전부 전투 능력이 떨어지는 헌터들이었습니다.

그들을 길드로 받아들이면 교육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 만큼의 사냥 실적이 떨어집니다.

그걸 메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입니다.”

“저 거짓말쟁이!”

뒤에서 그의 말을 듣던 남자 헌터가 소리쳤다.

“곧 발언권을 드릴 테니 뒤쪽은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운데 앉아있는 조사관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지적받은 증인은 셰이드 길드장을 노려보며 입을 꼭 다물었다.

“그럼 이 장부에 적혀 있는 메모들은 뭡니까? 지금 이 사람들이 현재 길드원으로 있긴 합니까?”

“그 사람들이 자기 발로 나간 겁니다.”

“아, 그런가요? 그럼 여기서 증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남자 헌터가 일어나서 앞으로 나섰다.

“이 서류를 보면 증인은 셰이드 길드에 가입했었다고 나왔는데 지금도 길드원 입니까?”

“아니요. 지금은 길드를 나온 상태입니다.”

“어째서 길드를 나왔나요?”

“처음에 길드 들어갈 때는 제 무기로도 평범하게 사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해서 모아둔 마나석을 전부 바쳐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교육은커녕 사냥에도 넣어주지 않더군요.

계속 참다가 화가 나서 약속한 것과 다르다고 항의를 했더니 아예 사람 취급을 안 하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못 버티고 쫓겨나듯이 길드를 나왔습니다.”

남자 헌터의 말이 끝나고 여자 헌터가 나와서 증언을 했다.

그녀 역시 비슷한 내용을 말 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조사관 한 명이 나와서 셰이드 길드장 머리를 향해 팔을 뻗고 손바닥을 폈다.

“셰이드 길드장님 이 증인들의 말이 사실입니까?”

“아닙니다. 저는 억울합니다. 그냥 저희 길드 스타일에 적응을 못 하고 나간 것뿐입니다. 만약에 저들이 적극적으로 길드활동에 참여했다면 원하는 것을 얻어 갈 수 있었을 겁니다.”

그를 향해 손을 뻗은 조사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다음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온화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조사관은 그를 향해서도 손을 뻗었다.

“먼저 자기소개부터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셰이드 길드의 전 길드장인 김현태입니다.”

“자 증언 하시면 됩니다.”

“뭐부터 말해야할지.......”

“알고 있는 거 전부 말하시면 됩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 그럼 맨 처음 길드를 만들었을 때부터 말하겠습니다.

제 무기는 철퇴로 굉장히 비주류인 무기입니다.

그래서 그 어떤 길드에도 초대받지 못 했었죠.

고민을 하다가 직접 길드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저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지금 길드장인 김진호도 그 때 만난 사람이죠.

그렇게 열 명을 모아서 셰이드란 이름의 길드를 만들었습니다.

따가운 편견을 피해 느긋하게 쉴 수 있는 커다란 나무 그늘 같은 길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기 종류에 상관없이 다 받았죠.

사냥 효율은 조금 안 좋아도 인원수가 늘어서 길드 규모가 꽤 커졌습니다.

그 때부터 문제가 조금씩 발생했습니다.

폴암이나 소검 같이 좀 더 주류에 가까운 무기를 가진 헌터들이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단도나 철퇴 채찍 같은 무기를 가진 헌터들 때문에 사냥 효율이 너무 안 나온다고 불평했습니다.

그 때 김진호가 비주류 무기를 가진 헌터가 가입할 때는 가입비를 받자고 주장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은 반대했지만 길드가 성장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면서 받아들여졌죠.

가입비 관련해서는 김진호가 맡아서 하는 걸로 하고 길드 홍보물도 다시 제작했죠.

그 뒤로 길드에 평범한 무기를 가진 헌터가 늘어나면서 길드가 굉장히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독특한 무기를 가진 헌터가 아예 안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니 김진호가 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더군요.

앞에서 들었던 사례와 비슷하게 그들을 속여서 가입비만 챙기고 결국은 자기 발로 나가게 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들이 가입했었다는 것도 보고 받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저는 화가 나서 바로 김진호를 내쫓으려고 했지만 이미 길드 간부들은 길드를 성장시킨 그의 편으로 돌아섰고 오히려 제가 쫓겨나게 됐습니다.”

그를 향해 손을 뻗고 있던 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사관들은 자기들끼리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잠시 뒤 그들의 대화가 끝나고 경호원을 불렀다.

경호원은 조사관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다가 밧줄을 들고 돌아왔다.

그걸로 김진호를 묶은 뒤 밖으로 끌고 나갔다.

계속 발버둥 치며 아니라고 했지만 경호원은 힘을 써서 강제로 데리고 나갔다.

조사관들도 밖으로 나가고 안내원이 들어왔다.

그녀는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사무실로 나왔다.

과장은 종이에 뭔가 열심히 적어서 박소현에게 줬다.

종이에는 어떻게 처리 될 것인지 적혀있었다.

‘셰이드 길드 해산

길드장 김진호는 가입비로 받은 모든 금액을 돌려주고 추가로 벌금형

현계로 이송된 뒤 3년간 게이트 이용 금지‘

예상보다는 가벼운 처벌이라서 그런지 박소현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증인들은 그래도 만족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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