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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bless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코메트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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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mbless
작품등록일 :
2016.06.06 00:46
최근연재일 :
2018.01.01 05:09
연재수 :
204 회
조회수 :
342,009
추천수 :
3,520
글자수 :
711,425

작성
16.09.19 00:30
조회
3,051
추천
30
글자
7쪽

길드(11)

DUMMY

남들과 차이를 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억울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너무 화가 나서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혹시 모르니 최대한 정중하게 주최 측에 항의를 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이미 면접은 끝났고 따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 뿐이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확률은 희박하지만 남은 기회라도 제대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눌러 담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상혁은 같이 면접 본 사람들을 따라서 1층으로 내려왔다.

다들 자기 일만으로도 벅차서 그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조도 면접이 전부 끝났는지 모두 내려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내원은 지원자들을 커다란 대기실로 데려갔다.

거기서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

침울한 그의 표정과는 다르게 홍예빈은 꽤 편안해 보였다.

긴장은 이미 다 풀린 것 같았다.

그녀는 이상혁에게 다가가 위로 해주려고 했지만 표정이 너무 심각해서 관두기로 했다.

이상혁은 두 시간 동안 머리를 식혔다.

아까 그 기분 그대로면 사냥 테스트까지 망칠 것 같아서 최대한 평정심을 되찾았다.


오래 기다린 끝에 면접 결과가 나왔다.

로비에 있는 커다란 게시판에 순위와 점수가 적힌 종이를 붙여 놨다.

다들 앞쪽에 옹기종기 모여서 자기 등수를 확인했다.

어차피 결과는 뻔하니 이상혁은 사람이 좀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조금 있으니 몇몇 사람들이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뒤쪽으로 나왔다.

그는 안쪽으로 들어가서 맨 밑에서부터 자신의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예상과는 다르게 꼴등은 아니었다.

아래부터 차례대로 다섯 명이 0점을 받았고 그 위에 그의 이름이 있었다.

점수는 예상대로 0점이었다.

이상혁 위에 두 명도 모두 0점을 받았다.

밑에 여덟 명이 모두 0점이었다.

그 위에 사람들도 그렇게 좋은 점수는 아니었다.

2점이나 3점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5점을 넘는 사람들은 상위 다섯 명뿐이었다.

이상혁은 입을 반쯤 벌리고 멍하니 순위표를 바라봤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

천천히 올라가던 그의 시선은 1등의 이름과 점수에서 멈췄다.

순위표 맨 위에 홍예빈의 이름이 떡하니 적혀있었다.

8점을 받은 2위와는 꽤 점수차이가 컸다.

총 테스트 점수 100점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건 20점인데 그 중에서 15점을 받았다.

홍예빈은 다른 경쟁자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누가봐도 대놓고 밀어주기였다.

남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표정은 해맑았다.

로비가 웅성거렸다.

곳곳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아무도 항의하지 않았다.

여기서 나서봤자 이득될 건 없으니 다들 혼잣말로만 불평을 늘어놓았다.

잠시 뒤 안내원이 커다란 벽보 하나를 가지고 와서 게시판에 붙였다.

지원자들은 다시 게시판 앞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이상혁도 그 내용이 궁금했지만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맨 앞에 섰다.

벽보에는 사냥테스트 조가 적혀있었다.

제발 홍예빈은 피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면서 꼼꼼히 살펴봤다.

1조부터 차근차근 이름을 찾아보다가 3조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조 맨 아래에 있는 홍예빈의 이름도 찾았다.

자기도 모르게 한숨에 새어 나왔다.

지원자들은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조별로 모였다.

홍예빈은 같은 조에 있는 이상혁을 봤다.

그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었다.

“상혁씨 잘 부탁해요.”

내키지는 않았지만 홍연우가 가까이 있으니 웃으면서 받아줬다.

“네. 저도요.”

나머지 조원들도 그들에게 모였다.

축 쳐진 눈을 한 남자는 굉장히 평온해 보였지만 볼이 통통한 남자는 불만스러운 눈으로 둘을 쳐다봤다.

이상혁은 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다른 조들도 전부 모였다.

지원자들은 먼저 자기 팀원들부터 살펴봤다.

이미 한 자리는 정해진 거나 마찬가지니 열아홉 명이 남은 세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져있었다.

길드 간부가 한명씩 나와서 1조부터 밖으로 데려갔다.

3조는 부길드장인 홍연우가 담당했다.

누가 봐도 동생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게 싫었는지 인상을 쓰며 따라갔다.

홍연우는 숲 앞에서 조원들을 멈춰 세우고 테스트에 대해 설명했다.

“점수는 팀 단위로 매깁니다.

고블린 1점 거대고블린 8점이고 제한시간은 4시간입니다.

단, 제한시간 안에 아무리 많이 잡는다고 해도 40점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팀원 중 한 명이라도 전투불능 상태가 되면 그 상태로 점수 카운트가 끝나니 조심히 사냥하시기 바랍니다.

사냥 장소만 정해진 곳에서만 해야 하고 반드시 조원끼리 함께 움직여야합니다.

그것 외에는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웬만해서는 제가 나서지 않을 겁니다만 생명석을 잃을만한 상황일 때는 제가 나서서 구해드립니다.

대신 제가 개입한 전투는 점수 카운트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상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

아까부터 이상혁과 홍예빈은 아니꼽게 바라보던 조원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팀 단위로 점수를 매긴다고 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자기 팀원이 못 해버리면 실제 자기 실력보다 더 낮게 평가되잖아요.”

“팀원이 마음에 안 들면 그쪽이 혼자서 다 잡고 만점 40점을 채우면 됩니다.”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아뇨. 됩니다. 저는 그렇게 해서 합격했습니다.”

질문자는 어이없어 하면서 물러났다.

“더 질문 없으면 사냥 장소까지 가서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조원들은 홍연우를 따라서 숲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

그는 지도를 주며 말했다.

“자 지금부터 시간 카운트 하겠습니다. 알아서 시작해주세요. 저는 뒤에 있겠습니다.”

홍연우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어진 종이를 꺼내들며 물러났다.

다들 어색해서 그런지 잠깐 동안 서로 눈치만 봤다.

그러다가 이상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먼저 서로 무기부터 봐볼까요?”

그는 먼저 자기의 무기를 소환했다.

그를 따라서 다들 무기를 꺼냈다.

한 명은 활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롱소드를 들고 있었다.

조합은 딱 맞았다.

“뭐 따로 정할 필요 없이 정석대로 갑시다. 저한테 몬스터를 추적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제가 앞장설게요. 자세한 건 사냥하면서 맞춰가죠.”

볼이 통통한 남자는 이상혁이 나서는 게 마음에 안 들었지만 다른 사람이 잘 따르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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