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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님의 서재입니다.

학생부터 시작하는 천재 소드마스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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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작품등록일 :
2024.03.03 23:06
최근연재일 :
2024.03.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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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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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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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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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스승과 제자 (3)

DUMMY

성 아가페 홀.


시계탑이라고도 불리는, 연꽃 호수로부터 조금 더 북쪽으로 떨어진 새내기 학부의 건물의 최고층.


에소릴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중앙 중의 중앙.

이곳에서 다시금 교수 총회의가 열렸다.


“허허······.”


마치 다과회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로, 기사부의 입학처장 피스 교수, 마법부의 알렉세이 수석교수, 신성부의 카타니아 수석교수가 둥글게 둘러앉았다.


그들의 만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오늘도 햇빛이 좋구만. 식사는 하고들 오셨습니까?”


언제나처럼 피스 교수의 대머리는 햇빛처럼 반짝이는 채였다.


분위기가 좋은 이유는 간단했다.


올해의 1학년들이, ‘기적의 세대’라고 불러도 될 만큼 너무나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재.

하늘이 준 재능.

천만 명 중 단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다는 재능.


구체적으로는 제국 최고의 명문, 수재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는 에소릴에서조차 5년, 아니 10년에 한 명씩 나올 만큼의 그 ‘천재’들이 현재의 해후 52년, 에소릴 52기에서 조짐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천재성은 점점 더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확실시되고 있었다.


“기사부의 요한 카르토펠, 마법부의 플래티나 베를리츠. 이 둘은 워낙 유명하여 ‘천재’로서 뽑히기 결함 없다 알고 있었으나······.”


3명의 교수 앞에는 그 ‘천재’들의 프로필이 놓여있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의 결과만을 본 것이 아니다.

교수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가령, 모두가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조차 그랬다. 그 수업의 모든 것이 학생들을 테스트하고 있는 평가의 일환이었으니.


이미 그랜드마스터이자 황제 폐하의 수호기사인 에르하르트 딤라이트 경의 수제자로 이름 높은 요한 카르토펠.


오러의 성장에는 나이도 영향을 끼친다. ‘아기부터 시작하는 소드마스터 생활’ 같은 건 없다는 거다. 이제 고작해야 에소릴의 1학년, 평생을 바쳐도 소드마스터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거늘 요한은 이미 B1의 끝을 보았다.


세간에서, 현재 요한의 별명은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다 하여 ‘내정자’.


또한 그 별명은 두 번째의 의미도 담고 있었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게 된 기사부 3차 시험의 결과는 이미 요한의 우승으로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거다.


그리고 플래티나 베를리츠.


별자리와 점성술을 이용한 ‘운명’ 카드로 미래를 예지할 수 있다고 알려진, 대예언자 아르키스를 이을 수도 있다고 기대되고 있는 고요계의 소녀다.


예언은 강한 제약을 가진다. 운명 카드는 뽑고 싶다고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녀는 팀 구성의 단계에서 그 운명 카드를 뽑아 백밀 덴버와 팀이 되었다. 올해 기사부의 2위인 백밀 덴버와, 마법부의 1위인 플래티나 베를리츠였기에 모두의 관심이 컸었고.


요한과 플래티나.

역대급 천재.

그 둘의 이야기는 단연 화제였다.


그러나, 이 둘은 에소릴 이전의 명문 엘리시엘에서부터 주목받았던 학생들이기에 커다란 충격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었다.


“중요한 건 이 둘이요.”


그리고 천재들이 있는 수면의 밑.

재능은 비교적 낮지만 확실한 주목을 끌고 있는 학생들이 있었다.


이사야 이시리엘과 신시.


2차 시험에는 성구 ‘축복받은 화이트비’의 예언의 힘으로 랜덤으로 과제가 부여되었기에 교수들조차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인류와 제국에게 이득이 될 예언을 부여하는 화이트비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을 뿐.


그렇기에 다양한 사고가 많았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위험했던 사고가 바로 외지 서쪽의 섬도시 고르돈의 산하 소도시, 유크시에서의 백야 현상.

즉, '화이트 크리스탈' 현상이 있었던 것이다.


“이거 정말 위험했지.”


3명의 교수는 다시금 요약된 보고서를 읽었다.

리아나 다이브비체, 이사야 이시리엘, 낙자일 트라이베이스, 그리고 신시. 보고서에는 이상 4명의 에소릴의 생도들의 활약상이 담겨 있었다.


크리스탈을 통한 마력 통신이 끊겼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낙자일의 마법으로 외부로 전서구를 보내어 빠르게 지원을 요청한 일.

이사야 이시리엘은 성막을 유지시키고,

궁사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발화계’ 리아나가 활로 서포트 해주고,

동시에 그 서포트를 받아 약해진 악마를 신시가 일대일로 상대하며 시간을 끈다.


“놀라운 것은 당시의 증언에 따르면 그 모든 판단과 지시의 과정을, 신시 혼자 스스로 주도했다는 사실입니다.”

“흐음··· 정녕 이것을 소드엑스퍼트 최하급이 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을 휘어잡을 수 있는 리더십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어떤 형식으로든,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그러나 신시가 어떤 능력이 있는가?

소드엑스퍼트 최하급으로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가?


지식이 뛰어난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지식이 실전에서 활용된 것.

자신감으로 발현된 것.

그리고 리더십으로 발휘된 것.


그것이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팀끼리의 결속도 있었던 거겠지.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사야 이시리엘이 신성력을 쏟아부어 소도시 유크시의 성막을 1시간가량 유지 시킨 일이었다.

신성의 능력치를 평가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사야 이시리엘의 신성력의 절대량은 A+. 구체적으로 1등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다른 부분에 해결되지 못한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 그래서 전체적인 성적은 괜찮긴 했지만 최상위수준으로 높진 않았었다.


“신성력의 양이 1등이라는 것만 확인했지, 한계점이 어디까지인지 측정하진 않았었습니다. 허나······.”


그러나 그 신성력의 양이 너무나 압도적이다.


“아무리 소도시라고는 해도 하나의 도시이거늘. 크리스탈에 직접 신성력을 공급해서 성막을 유지 시킨다? 그런 막대한 분량까지 이사야가 감당할 수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던 거요. 그것도 무려 1시간이나.”


그리고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신시였다.

특히 피스와 기사부의 교수진들에게.


C2였던 신시가 B1급의 적을 상대로 무려 1시간을 버텼다는 사실이다.


처음에 보고서를 받고 교수진들은 다 잘못 표기된 건가 했다.

상대와 같은 B1의 리아나 다이브비체가 아니라, C2인 신시가 일대일로 버텼다고 기록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게 정말이라고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대단한 건 이거요. 남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직접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것.”


피스 교수가 자신의 대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말로는 쉽다.

정상인이 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이 아니다, 이건.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 교수님께서는 그랜드마스터로서 여기까지 보셨다는 건가······.”


그랜드마스터 카께서 가르쳤던 ‘통어’.


리아나 다이브비체와 신시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 경지를 이루었다.

리아나의 모든 오러를 담은 한 발의 화살과 신시의 모든 오러를 끌어올린 일격의 협공.


악마는 죽었다.

죽어서 사라졌다.


그리고 신시는 그 결투의 생사경에서 깨달음을 얻어 소드엑스퍼트 중급인 C1에 도달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마 현인, ‘카’께서 보신 재능의 편린일 터. 우리로서는 예측 불가능했음이 당연하오.”

“이런 잘 된 경우는 정급 시험이 끝난 후에도 같은 팀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요. 팀끼리의 호흡도 잘 맞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후로도 하하호호, 거듭되는 칭찬이 이어졌다.


“······.”


그러나 그 호들갑 속, 신성부의 카타니아 수석교수만이 조금 비켜서 있다.

보고서를 보는 그 눈동자에는 짙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



*



대진표가 나왔다.


기사부 3차 시험의 토너먼트 대진표가.


기사부는 총 200명.

에서 4명이 관둬서 196명.


문득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대진표를 마주한 순간 철저하게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고작해야 이제 소드엑스퍼트 중급, 쓰레기인 몸을 가진 나의 현실로.


“후아······.”


나는 숨을 한 번 깊게 내쉬었다.


“차분하게 내 상황을 정리해보자.”


당장 눈에 닥친 것이 3차 시험이다.


종목은 일대일 결투.


내게 남은 시간은 2주.


내가 가진 능력은 기감, 월류, 신속.


공격을 읽는 ‘기감’과,

나의 부족한 오러를 잠시 증폭시키는 ‘월류’.

그리고 스승님이 남겨주신 보법인 ‘신속’.


‘아티펙트는 못 쓰고, 성검의 능력은 악마가 아닌 사람끼리의 결투에서는 도움이 될 리가 없고.’


구체적으로는 몇 가지 문제가 더 있었다.

내 오러의 위치는 소드엑스퍼트 중급. 굳이 따지자면 아슬아슬하게 C1 정도일 거다.


C1과 B2를 나누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오러 블레이드’.

‘검기’와 ‘검강’ 이라고도 한다.

C1의 ‘검기’는 B2의 ‘검강’을 버텨낼 수 없다.


이전의 키트와의 대결에는 리아나의 견제로 그는 B2 수준의 오러 블레이드를 뽑아냈다.

그 검강을 나는 기감과 월류와 신속, 간단해 보이지만 무려 3가지가 결합된 콤비네이션으로 힘겹게 해결했었다.


‘기감’으로 검과 검이 닿을 부분을 읽어내고,

‘월류’를 이용해 전체가 아닌 그 일부분만 강화했으며,

‘신속’으로 가장 안정적인 자세와 위치를 잡아 충격량을 줄인 것이다.


“그래도 버티는 것이 고작이었어.”


그러나, 이번의 대진표의 두 번째 상대.

룰에 따라 내게 ‘지목’을 했던 하트레.


하트레는 B2다.

B2 중에서도 높은 소드 엑스퍼트 상급의 엘리트.


“나는 그를 버티는 것이 아니라 이겨야 한다.”


이겨야 하는 것, 바로 그게 문제였다.


만약 겨우 2번째에서 지면, 내 성적은 낮을 것이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정급 시험은 최종 3차 시험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로 정급의 당락이 크게 결정되곤 했던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아슬아슬하게 C1 정도의 실력이다.

하지만 정급 시험의 3차. 여기서 겨우 2번째에서 진다면?


“C2의 등위를 받아버릴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되면 앞으로 얼마의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의 나는 약해.”


모두들 유크시의 사건을 용기로 칭찬해주었지만, 그건 내 용기가 아니다.

나만큼은 착각해선 안 된다. 단순히 내 재능인 기감을 믿었을 뿐인 거다.

나는 리아나처럼 용기 있지도,

요한처럼 재능 넘치지도 않는다.


“후아······.”


알고 있다.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내가 정말 이 몸으로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그랜드마스터는커녕, 소드마스터인 A2에라도 오를 수 있을까.

나는 대진표를 다시 쳐다봤다.


“두 번.”


단 두 번을 이기면.

하트레만 이기면.

나는 요한과 만날 수 있다.


“요한 카르토펠.”


붙어보고 싶다.

지금의 내 위치를 확인하고 싶다.

죽여야 할 사람의 실력을 확인한다.


그리고, 또 하나 궁금해진 것이 있었으니까.


‘밤의 정복자’.


밤을 좋아하는 악마의 권능을 베어내고 무력화 시킨다는, 성검 아우플리온의 첫 번째 이명.

키트와의 싸움에서, 분명 그를 찌른 순간 ‘밤의 정복자’가 발동했던 것이다.


내가 궁금해진 것은 이거다.


그렇다면, 엘카 카르토펠은 요한을 악마로 만들었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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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화이트 크리스탈 (5) +2 24.03.24 73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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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화이트 크리스탈 (3) +1 24.03.22 84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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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수련 (2) +2 24.03.19 130 9 14쪽
18 수련 (1) +2 24.03.18 149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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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정급 시험 (4) +2 24.03.14 175 10 17쪽
13 정급 시험 (3) +1 24.03.13 174 10 13쪽
12 정급 시험 (2) +2 24.03.12 201 9 12쪽
11 정급 시험 (1) 24.03.11 213 10 20쪽
10 에소릴 (3) +1 24.03.10 218 13 13쪽
9 에소릴 (2) +1 24.03.09 231 13 13쪽
8 에소릴 (1) +1 24.03.08 244 8 22쪽
7 이사야 (4) +1 24.03.07 253 11 17쪽
6 이사야 (3) +2 24.03.06 280 10 19쪽
5 이사야 (2) +3 24.03.05 303 8 12쪽
4 이사야 (1) +1 24.03.04 378 12 16쪽
3 기감 (2) +2 24.03.03 486 12 16쪽
2 기감 (1) +1 24.03.03 661 15 22쪽
1 나는 천재였다. +4 24.03.03 1,071 2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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