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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님의 서재입니다.

학생부터 시작하는 천재 소드마스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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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작품등록일 :
2024.03.03 23:06
최근연재일 :
2024.03.29 15:1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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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8
추천수 :
279
글자수 :
207,131

작성
24.03.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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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화이트 크리스탈 (3)

DUMMY

섬도시.


대마법사 지즈키엘이 ‘축복받은 화이트비’를 찾은 이후,

파괴되지 않고 남아있던 대륙 전역의 크리스탈에 축복의 힘이 퍼졌다.

그 하나하나의 크리스탈이 섬도시가 되었다.


크리스탈은 마나와 신성력을 이동시키는 매개체다.

악마와 마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는 성막을 제공하며,

도시끼리의 통신과 이동의 역할을 수행하는.


그 때문이다.

다들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위기감에 가득 찬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유크시의 통관소.

크리스탈의 조각 앞에 성주와 우리 4명, 크리스탈을 관리하는 마법사와 성직자들, 관료들, 경비병들, 주민들이 서둘러 모였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성주의 외침에 관리자로 보이는 한 마법사가 대답했다.


“크리스탈의 연결이 끊겼습니다.”

“무어야?”


크리스탈은 사방이 추위인 한겨울 설산에서 유일하게 가진 모닥불로 비유할 수 있다.

추위를 마물과 악마로, 모닥불을 크리스탈로 치환하면 된다.


꺼지는 순간, 죽는다.


어디까지나 인식은 그렇다는 말이다.

다들 대재앙의 그때를 어른들에게 들어오며 자랐기 때문이다.


“설마, 혹시...”

“이대로 영원히 연결이 안 되면...”

“대재앙 때처럼 고립된다는 거야?”


‘화이트 크리스탈’ 현상.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당연히 방비는 되어있다.


겁을 먹은 사람들을 향해 나는 설명했다.


“황도 세라피움에서는 당장은 끊김을 모르겠지만, 3시간에 한 번씩 화이트비와 섬도시 간의 모든 연결을 확인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지금은 벌써 1시가 다 되어가니, 2시간만 더 버티면 되겠군요.”

“오오! 그런 거였군!”


사람들이 안심하려는 찰나, 누군가가 다시 내게 물었다.


“생도님. 그럼 그때까지 적이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는······?”

“애초에 크리스탈이 있는 도시 근처에는 마물이 잘 없지요. 이전의 흰 뱀 같은 경우가 특이한 경우고, 대부분 신성력을 싫어하니까요.”

“그래도 혹시라도 오면 어떻게 하지요?”

“저희는 기사가 2만명···, 아니 2명이나 있으니 혹여 오더라도 저희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막도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닙니다. 화이트비로부터 연결이 끊겼을 뿐이지, 남아있는 신성력으로도 20-30분은 거뜬히 버틸 겁니다. 추가로 신성력을 공급하면 좀 더 버텨줄 수도 있고요.”


그제서야 사람들 사이에서 완벽한 안심의 물결이 퍼졌다.


“후아아, 다행입니다······.”

“놀랐지 뭡니까. 크리스탈이 꺼지다니.”


그러나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


지금의 이 화이트 크리스탈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모두가 안심하고 있는 그 순간.


- 쾅!


회의장의 문을 거칠게 열어 재끼며 경비병이 들어왔다.


그가 헐떡이며 말했다.


“성주님!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밖에, 성문 밖에 웬 괴한이 왔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자세히 설명해라!”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아까의 식사 때 들었던 니키티스 부백작의 말이 스쳤다.


- 삼화라고 하지요.

- 흰 뱀을 토벌해주신 덕분에, 얼마 남지 않은 3월의 삼화를 캐러 다들 곧장 나갔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 사람들,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그 괴한은 자신을 악마라고 했습니다. 저희 마을 주민들을 인질로 잡아 협박하는 채로, 에소릴에서 온 기사 2명이 나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



성곽에 도착한 우리는 성문 밖, 일련의 무리를 확인했다.


한 명의 남자의 주위로 마을 사람들이 둥실둥실 앉아있었다.


마치 소풍이라도 나온 듯한 풍경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새끼줄에 엮인 생선처럼 한 명 한 명 묶여있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그 묶인 줄은 곱게 갈무리되어 그 남자의 왼손에 잡혀있었다.


‘악마다.’


기감이 말한다.

저놈은 진짜라고.

구체적으로는 소드마스터에 오르기 직전, 소드엑스퍼트 최상급이다.

같은 B1이더라도 격이 다르다.

저놈은 리아나 다이브비체보다도 강하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왔군.”


놈이 우리를 뚫어질 듯 노려봤다.

정확히는 리아나와 나를.

마치··· 시장에서 더 물 좋은 물고기를 고르는 듯한 눈빛으로.


어차피 놈은 이쪽으로 못 온다.

아직 성막이 있으니까.

성곽을 따라 둘러쳐진 성막은, 아직까지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놈이 물었다.


“성막이 안 없어지네? 아, 혹시 뒤의 그 성직자 누나가 신성력을 넣어주고 있는 거야?”


놈의 눈길이 우리 뒤의 이사야에게 향했다.

그 뱀처럼 훑는 눈빛에 이사야가 몸을 움츠렸다.


“···맞다.”

“호, 쪼그만 아가씨가 제법이구만. 그래도 길게는 안 되겠지. 길어야 한 시간?”


정확했다.

이사야는 오기 직전 우리에게 말했다.

자신이 성막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길어야 한 시간이라고.


이 주제는 좋지 않다. 말을 돌려야 했다.


“나도 궁금한 게 있다.”

“응.”

“내지와의 연결을 끊은 거. 네가 한 건가?”

“그렇지. 내 혈능이야. 돔 형식의 벽을 만들어서, 마나와 신성력을 차단하는.”

“굉장하네.”

“응. 크기를 그렇게 크게 할 순 없어서, 이 정도 섬섬도시 정도의 크기에 밖엔 못하지만.”


마치 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아낙네들처럼, 나와 놈이 팔자 좋게 대화하는 것을 다들 어이없게 보았다.


전생에서, 스승님께서도 늘 내 침착함을 칭찬했었다.

위기면 발생하는 기감이 있어서인지도 몰랐다.


“혹시 그 흰 뱀 말이야. 네가 풀어놓은 거냐?”

“호, 어떻게 알았지?”

“그럼 네가 원하는 게 우리라는 말이 그런 뜻이군. 거기서부터가 계획이었던 거야. 기사가 걸려들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성곽 위의 모두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흰 뱀이 악마가 계획적으로 풀어놓은 거였다는 내 말에.


짝짝짝.


그의 손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렇지. 그래, 아주 오래 기다려왔어. 모든 건 정도의 문제야. 이런 건 선을 잘 지켜야 되거든. 반년에 한 명씩 정도만 잡아먹으며, 절대 안 들키게 잘 숨게 만들면서, 살살 꼬드기는 거지. 너희 같은 딱 적당한 먹이가 오기까지를.”

“좋은 계획이네. 고생했겠어.”


주위는 이제 나를 미친놈 보듯 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런데, 그렇다면 네 계획은 우리 둘의 오러를 먹고 소드마스터에 도달하는 것이겠군?”

“정확해.”


소드마스터.

그것은 진마가 됨을 뜻한다.

악마라면 누구나 오르길 바라는 경지.


그렇기에 악마들은 깨달음을 갈구한다.

강자와의 대결을 소망한다.


“조건은 그 인질들이겠군?”

“정말 마음에 드는군. 시원시원해. 기사, 너희 기사 2명만 내려오면 된다. 그리고 나와 한판 붙는 거다. 그럼 이 사람들을 풀어주마. 아, 그리고 생각이 바뀌었다. 기사가 내려와 겨루는 대신, 그 뒤의 성직자를 내려보내는 것도 괜찮다.”


악마는 기사와의 결투로 깨달음을 얻고, 성직자를 먹으며 오러의 양을 늘린다.

놈의 오러의 양은 이미 소드마스터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사야의 신성력이 월등하기에 관심이 생긴 것이겠지.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안 내려가면?”

“알면서 왜 그래.”


줄을 끌어당기자, 줄에 묶은 청어처럼 사람들이 조로록 끌려왔다.


“흐으윽!”

“죽여야지. 한 놈씩 한 놈씩.”

“······.”

“이 사람들 말이야. 신성력이 씌워져 있어서 찾기 쉽더군. 숫자도 모자를 까봐 잔뜩 잡았어. 이 사람들을 아프게 해야겠지.”

“······.”

“나는 너희 같은 기사가, 영웅이 좋아. 그 정의를 이용하는 게 참 좋지. 영웅이 되기 위한 생도가, 설마 민중을 버리고 꽁꽁 숨진 않겠지? 와서 죽어달라는 것도 아니야. 그냥 와서 나와 한 번 겨루면 돼. 어렵지 않지.”

“······.”

“뭐, 생각할 시간은 줘야겠지. 나도 꽉 막혀있는 놈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한 손가락을 들었다.


“20분. 그 뒤에는 1분에 한 명씩 죽일 것이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였다.


잠깐 놈의 손이 빛나나 싶더니,


- 사각!


묶여있던 사람 중 한 여자의 팔이 잘렸다.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뒤늦게 터져 나왔다.


“아아아아악!”


성곽 위의 모두는 충격에 빠졌다.

그렇게 쉽게 한 사람의 팔이 잘려나갈 줄은 몰랐던 것이다.


“걱정마. 오러로 지혈은 했다. 그런데 있잖아, 빨리 오지 않으면 신성력으로도 붙일 수 없게 될걸? 팔 없이 평~생.”


놈의 놀리는 듯한 말이 고요해진 성곽을 따라 흘렀다.

잘려진 팔은 얕은 언덕을 따라 잠시 데굴데굴 구르다 멈췄다.


“에구구. 우리 영웅님이 나와주기만 했으면 되는 건데.”


그때였다.


“엄······마?”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따라왔던 성곽 위의 한 소녀가 말했다.


나는 그 얼굴을 확인했다.


“엄마, 엄마아, 아아...!”

“솔레나!”


성주 곁의 집사가 달라붙었지만, 작은 몸 어디에서 힘이 나오는지 소녀는 힘껏 발버둥 쳤다.

집사가 소녀의 혈도를 누르자, 그제서야 기절하듯 축 늘어지며 그녀는 멈췄다.


아까 우리를 시종 들어주었던 소녀인가.


“...!”


퍼뜩 떠오른 생각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사야의 눈동자가 커져 있었다.


- 어머니가 약초꾼이신데 이제 캐러 나가실 수 있거든요.


- 밖에서 안전할 수 있게 축복해드릴게요.


- 이 사람들 말이야. 신성력이 씌워져 있어서 찾기 쉽더군.


이사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예상할 수 있었다.


이사야가 한명 한명을 축복해주었기 때문에,

모두가 악마에게 잡힌 것이다.


그녀가 선의로 행한 선행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때와 같다.

이사야와 나만이 살아남았던 그때와.


이사야의 눈동자가 투명해져 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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