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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님의 서재입니다.

학생부터 시작하는 천재 소드마스터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소소화
작품등록일 :
2024.03.03 23:06
최근연재일 :
2024.03.29 15:1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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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7
추천수 :
279
글자수 :
20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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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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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이사야 (1)

DUMMY

천장에 달린 마력등이 넓은 방에 은은한 조명을 뿌리고 있었다.


공간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것처럼, 다른 가구일습은 일체없이 커다란 방의 중앙엔 오직 탁자와 의자 하나만이 달랑 놓여있었다. 다만 그 탁자와 의자의 재질만은 한눈에 봐도 좋은 원목을 쓴 듯 고급이었다.


그 의자에 한 흑발 중년의 남자가 앉아있었다.


“백작님, 들어가겠습니다.”


똑똑-, 노크 후 들어온 집사 테오도르는 탁자로 음식을 올렸다.

껍질이 벗겨진 채인 새하얀 삶은 계란 두 알과 소금 조금, 그리고 물 한 컵이었다.

백작은 계란을 집어 든 채 집사에게 물었다.


“반완숙인가?”

“네.”

“반숙과 완숙의 사이에서 조금 더 완숙에 가까운 반완숙··· 맞나?”

“그렇습니다.”

“그래.”


백작은 마치 약을 먹듯 단숨에 계란 두 알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대로 우물우물 눈을 감은 채 맛을 음미하는가 싶더니, 이어 소금을 조금 집어 먹고 함께 으깬 후 물 한 컵을 마셔서 식사를 끝냈다.


“역시 이렇게 먹는 물이 제일 맛있단 말이지.”


그 일련의 과정 동안 정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집사는, 백작의 식사가 끝난 것을 확인한 후 말을 꺼냈다.


“백작님, 외부에서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무슨 요청?”

“처음부터 계속 해왔던, 그 요청입니다. 이사야님을 뵙고 싶다고. 왜 계속 꽁꽁 숨기느냐는 입장입니다.”

“그럼 처음부터 계속 해왔듯이, 다 거절해.”

“백작님. 지금은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는 핑계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쾅-!


돌연 백작은 주먹으로 원목 탁자를 힘껏 내리쳤다.


“아무도 내 딸한테 손끝 하나 대지 못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라!”

“···알겠습니다.”


내리친 주먹을 힘껏 쥔 채로, 백작은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다.


“나 때문이다. 나 때문에··· 이런 곳에 오게 하는 것이 아니었어!”

“이시리엘님께서는 세라피움의 백작이시며, 동부 거점도시를 홀로 지키시는 훌륭한 영주이십니다.”

“그 모든 게 다 무슨 의미인가! 내 딸 하나조차도 못 지킬 뻔했는데!”


후욱후욱- 힘겹게 숨을 내쉬던 백작은 다시 쓰러지듯 의자에 앉았다.


“사야는··· 아직도 거부중인가?”

“네. 이사야님께서는··· 상심이 크신 듯합니다. 제국 수도의 에소릴로 떠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계십니다. 어떻게든 그것이 최선이라고 설득 중입니다만, 이렇게 혼자만 살아 떠나시는 것이 죄라고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죄, 라······.”

“아니면 차라리 곁에 두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렇게 생각해서 나는 내 아내를 잃었고, 딸도 잃을 뻔했지.”

“······.”

“사야는 내 마지막 희망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방안에는 그 후 오래 침묵이 감돌았다.

어느 정도 감정의 갈무리가 끝난 후 백작은 다시 말했다.


“후··· 테오도르, 그 외에는? 사야에게 다른 문제는 따로 발생하지 않았나?”

“네. 최고위 성직자들이 매일 같이 이사야님의 마음을 치유하려 불철주야 노력 중입니다. 그 외에는 다른 문제는 아니지만, 이사야님께서는 안정기간이 끝나면 그 아이와 만나는 것을 상당히 고대하고 계신 듯합니다.”

“그 아이?”


백작은 눈을 조금 찌뿌렸다.


“네. 이사야님과 함께 살아남은 신시라는 그 소년입니다. 아무래도 그 참사에서 단둘이 살아남았으니 신경이 쓰이시는 것은 당연하시겠지요.”

“흐음.”

“따로 조사를 해봤는데, 기록을 봐도 선생님들께 물어도 검의 재능은 그냥 평범했던 아이인 모양입니다. 물론 이론적인 부분에서 뛰어났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만, 그 외 따로 특이할 점은 없었습니다.”

“특이할 점이 없었다?”

“네. 살아남은 것도 솔직히 운이 좋았던 듯 합니다.”

“그것만은 아니야.”

“네?”


백작은 손가락으로 원목의 탁자를 똑똑 두드리며 말했다.


“그 신시라는 애가 살아남은 방법. 방의 물건들을 전부 숨기고 빈방인 척, 없는 척을 해서 화장실에 숨어 살아남았다고 했지.”

“그렇다고 하더군요.”

“자네라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겠나? 보고서를 봤지 않나. 습격을 눈치챈 것은 이 아이 외에도 몇 있었다. 그런데 살아남은 것은 내 딸과 그 애. 단 둘뿐이야.”


이시리엘 백작은 이제 한 손에 턱을 괸 채로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애초에 대부분은 영문조차 알지 못한 채 죽었다. 습격을 눈치를 챈 몇 명의 애들조차 어줍잖게 대응을 하다 죽었다. 아파서 잠이 든 채인 내 딸도 목에 걸고 있던 ‘성 아가다의 기쁨’이 보호해주고 있지 않았다면 그냥 죽었겠지. 그런데 내 딸과 그 애의 차이가 뭐인 것 같나, 테오도르?”


느닷없이 들어온 질문에, 집사 테오도르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빠른 상황판단과 재치··· 그 아이가 그런 실력으로 살아남았다는 것을 백작님께서는 말씀하시고 싶으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 그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거야. 그리고 자네가 말한 것처럼 운. 강한 운, 그건 타고나는 거야. 어쩌면 그런 거야말로 진짜 재능일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 신시라는 애. 계속 수련을 하고 있다 했던가? 이런 일을 겪고도?”

“그렇습니다.”

“사야랑은 아직 확실히 못 만나게 하고 있나?”

“네.”

“그럼 그 전에 한 번 만나봐야겠군.”




*




“어이쿠, 쿠쿠쿠.”


털썩, 땀이 뚝뚝 흐르는 몸이 제멋대로 돌바닥에 쓰러졌다.

과도한 오러 연공의 피로에 몸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바뀐 몸, 그리고 다 잃어버린 채인 오러.

모든 것이 너무나도 어색했다.


“후아··· 진짜 너무 힘드네······.”


그리고 환경까지도.

대저택 뒷마당의 공터. 그 돌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며 뻗어있는 나.

사람이 거의 없는 저택은 고요했다.


“집은 정말 빌어먹게 좋구나······.”



사건으로부터 5일이 지났다.


몸을 의탁할 곳도 재산도 뭣도 없는 고아인 나는 이사야 이시리엘의 집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이사야라는 애와 나는 절대안정이라는 이유로 한 저택에 일주일간 유폐된 상태였다.


저택은 굉장히 컸으나 동시에 검소했다. 하얀 대리석 바닥이 깔린 복도의 옆면으로는 끝없는 아라베스크 문양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공간을 채우고 있는 집기도, 이곳에 사는 사람도 따로 없었다. 우리의 생활을 도와주는 시종들만이 몇 있을 뿐이었다.


처음 구조된 후 우리 둘은 성직자들의 집중 케어와, 심리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는 보호되었다. 외부와 차단된 채로, 저택 밖으로 나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무리 고아라고 해도 선생님들과는 얘기를 나누게 될 거고, 그래서 혹여 내가 달라진 것이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으나 의외로 이사야와 나는 안정을 핑계로 저택에만 있을 수 있었다.


다행히 기숙사의 내 방에 있던 짐들은 저택으로 그대로 옮겨졌고 그 짐에는 일기장이 있었다. 그사이에 나는 그것을 다시금 달달 외우듯 보며 5일간 편하게 천천히 사고할 여유를 가졌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냐······는 건데.”


날 되살려준 성검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힘도, 재산도, 뭣도 없는 상태인 나.


하지만,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겠다.


대재앙 이후 지난 50년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

4대 성물 중 인류가 찾아낸 유일한 것. 성구 ‘축복받은 화이트비’가 보호하는 내지의 황도에, 혈귀인 그랜드마스터가 태연히 숨어서 거닐고 있다는 사실.

엘카 카르토펠은 그 화이트비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알려준 그녀는 나를 죽였다.


하지만 내가 죽지 않은 것을 놈들은 모른다.


이것은 어쩌면 기회다.


‘힘이 있어야 한다.’


내지의 황도에, 혈귀인 그랜드마스터인 기사가 거닐고 있다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사실이다. 더불어 알렸다간 내가 죽을 사실이다.

오직 나만이 그것을 알고 있다.


‘스승님······.’


스승님이 당했던 의문의 죽음.

마지막에, 나는 그것을 마침내 알았다. 그러나 복수하지 못했다.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승님이 그렇게 강조하셨던 힘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노력할 이유가 없다느니 뭐니 하며 수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스승님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누워있는 돌바닥으로부터 냉기가 올라왔다.


‘이엔은 어떻게 됐을까.’


무사히 잘 지내고 있을까. 소드마스터에는 올랐을까. 에소릴은 졸업했을까. 놈들이라면 스승님의 딸이자 나랑 관계가 있는 이엔에게도 마수를 뻗쳤을지 모른다.


‘확인해야 돼.’


그 모든 것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황도에 가야만 한다.

그리고 엘카 카르토펠.

제국 수도의 4대 명가. 카르토펠가에 접근해야 한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에소릴에 입학해야만 한다.”


그리고 검의 최고 경지인 그랜드마스터에 올라야 한다. 전 제국에 4명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검의 끝의 경지 그랜드마스터. 전생에서 내가 포기했던 그것. 스승님이 그토록 오르길 바랬던 그것.

그 경지를 지금 이 몸으로 올라야 한다.


“나는 강해져야 한다······.”


하지만 당장은 할 수 있는 것이 수련뿐이니, 나는 수련에 매진했다. 밥 먹고 검 휘두르고 밥 먹고 검 휘두르고. 그리고 그것의 반복.

유폐된 이 넓은 저택에 사용인은 몇 없었고 오직 나와 이사야라는 애뿐이었으니, 나는 마음껏 수련하며 금방 과거와 같은 경지를 복구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근데 왜 오러가 쌓이지 않는 거냐고.”


이 몸의 수준은 처참할 지경이라, 이전의 내가 얼마나 축복받았었는지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아무리 그래도 오러라는 것은 결국 연공법이다.

기를 체내로 순환시키는, 그 기술을 이미 알고 있으니 어쨌든 성장은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라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다.’


뻣뻣한 몸은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으며, 오러를 끌어모아 몸에 저장하는 일은 전생의 몸과는 달리 끔찍하게 힘들었다.

어떻게든 꼬인 오러를 풀어내어 개방시키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절대적인 오러의 양이 부족하다. 물론 오러를 개방했고 안 했고는 천지차이긴 하지만······.


‘지금 내 수준은 소드엑스퍼트 최하위 정도······.’


아슬아슬하게 에소릴의 입학시험에 원서를 넣을 정도는 된다. 여기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나의 재능인 ‘기감’을 더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과거의 나는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오러가 모여들었는데. 이 몸은 끔찍하다. 지금 혼자만의 힘으로는 20살은커녕 30살이 되어도 소드마스터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 것 같다.


시간이 많다면, 상관이 없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최대한 빨리 힘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에소릴에 입학해야만 한다.


‘검으로는 그랜드마스터에 오르기 위해 수련하면서, 또 들키지 않으며 놈들에 대해서 알아내야만 한다.’


쉽지 않은 일이 될 거다.

문제는 지금 이런 수준으로 당장 에소릴에 어떻게 들어가냐는 건데.


꼬물꼬물-


그 와중에 위로부터 무언가 기척이 있었다.

4층의 창가에서 빼꼼, 몰래 숨어서 나를 보고 있는 애.

이사야 이시리엘이었다.


‘오늘도 왔네······.’


그렇다고 가서 얘기를 나눌 수도 없었다.

우리 둘은 절대안정을 핑계로 일주일 동안 사용인과 성직자들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과 차단당했으니까.

심지어 우리 둘끼리도 서로 만나는 것이 금지되었다.


‘신경 쓰지 말자.’


저런 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한테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나는 최고가 되어야만 한다.


나는 다시 일어나서, 이 몸의 뻣뻣함에 익숙해지기 위해 검을 휘둘렀다······.




*




이사야 이시리엘은 방구석에 웅크려있었다.

부스스한 은발 단발의 머리가 하얀 목덜미에 흐트러져 있었다.

이사야는 무릎을 껴안고 앉아있는 이 자세를 좋아했다. 혼자여도 뭔가 안도감을 주니까.


물론 혼자가 아니다.

매일 같이 고위 성직자들이, 시종들이, 아버지가, 친척들이 와서 위로해주니까.


괜찮은 척을 한다.

모두가 걱정해주니까.


왜냐하면 우리 아버지는 백작님이고, 모두 아버지에게 돈을, 은혜를, 무언가를 받은 사람들이고. 자신은 아버지의 딸이니까.

거절하지 못한다.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시니까.


‘위로받고 싶어.’


그 모든 것이 위로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로받고 싶지 않아.’


자신은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

죽어있는 친구들의 얼굴이 아직도 선연히 떠오르니까.


언젠가, 상담해주시는 고위성직자 언니가 말했었다.


‘마음을 열어주었으면 좋겠지만, 이사야의 아픔은 이런 식으로 나을 것 같지가 않아.’, 라고.

그 말을 들은 이사야는 순간 한 줄기 희망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행복해서는 안 되는 자신을 어쩌면 이해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성직자 언니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신께서는 늘 감당할 수 있는 아픔만을 주신단다.’, 라고. 그 말을 들은 이사야는 숨이 턱 막히는 감각을 느꼈다. 자신은 슬픔을 극복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친구들을 잊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자신이 얼른 괜찮아지기를.


‘숨을 쉴 수가 없어.’


행복해서도 안 된다. 슬퍼서도 안 된다.

위로받고 싶다. 위로받을 수 없다.

그 무엇도 할 수가 없다.


‘죽을 것··· 같아.’


너무나도 힘들어지면, 어머니가 남겨준 목걸이를 만진다. 이것만큼은 안도감을 주니까.

그러나 동시에 늘 부족하다.

잠시 고민하던 이사야는 어쩔 수 없이 일어서서 복도로 나와 걸었다.

4층의 한 구석방의 문고리. 그곳에 손을 올린 이사야는 다짐하듯 작게 말했다.


“오늘까지만이야.”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창고 같은 작은 방.

이사야는 창문을 조금 열고, 그 너머로 머리만 살짝 내민 채로 들키지 않게 살짝 훔쳐본다.


보이는 것은 뒷마당의 공터.

그리고 늘 그곳에 있는 한 아이.

매일 같이 밥만 먹고 검만 휘두르는 모습이 그곳에 있다.


‘오늘도 있어.’


이렇게 몰래 보는 게 나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사야는 무심코 매번 이 방으로 향하고 만다.

그 모습을 보면 왜인지 안도하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 같은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것만으로도.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각별한 것이다.

그랬다. 피냄새나던 기숙사의 복도를 거닐며 모든 방을 확인하던 그때. 텅빈방에서 저 소년을 찾았을 때 자신은 구원받은 기분을 느꼈다.


“어이쿠, 쿠쿠쿠.”


창밖의 소년은 발이라도 꼬였는지, 쓰러지며 아저씨 같은 소리를 냈다.

그 모습을 보며 이사야는 킥, 하고 웃었다.


‘어쩐지 좋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그런 기분을 느낀다.

저렇게 욕설을 내뱉으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까지도.

그냥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답답하고 숨을 못 쉴 것 같던 감각도 조금씩 사라진다.


이사야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일이 있은 후, 그는 바로 다음 날부터 태연하게 수련을 시작했다.

똑같은 괴로움을 겪고서도 저렇게 단단할 수 있는 모습에 이사야는 탄복한다.


‘어떻게 저렇게 강할 수 있는 걸까.’


이사야는 그 모습을 줄곧 바라본다.

줄곧, 줄곧.

조금 열린 창밖을 통해 풀내음과 함께 차가운 밤공기가 들어왔다.

이틀이 더 지나면 마침내 안정기간이 끝나고, 저 아이를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러니까 이제 훔쳐보는 건 그만하자.’


이러는 건 실례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사야는 창가를 떠나지 않고 어물거렸다.


오래.


조금 더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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