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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님의 서재입니다.

학생부터 시작하는 천재 소드마스터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소소화
작품등록일 :
2024.03.03 23:06
최근연재일 :
2024.03.29 15:1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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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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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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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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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정급 시험 (7)

DUMMY

가산점 20점.


그것은 말도 안 되게 큰 점수이다.

총 3차에 걸쳐 진행되는 정급 시험, 그중에서 1차인 지금이다.

그 1차 시험의 성적을 압도적으로 좋게 받을 수 있다. 더 자세히는, 1차 시험 100개의 팀 중 9등을 해서 A-의 점수를 받았다면 가산점을 더해 A+인 1등으로 취급되는 점수다.


“자, 그럼.”


그랬기 때문에,


“대충 알아들었지? 그럼 지금부터 본 시험을 시작하마.”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피스 교수의 급작스러운 말이 나왔을 때 나는 비교적 침착할 수 있었다.


빳-!


이전과 마찬가지로, 알렉세이 교수가 손가락을 튕기자 100개의 팀이 위치한 각각의 거대한 중앙의 타일로부터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구르르르-!

구롸롸롸-!


“어, 어···!”


대략 우리 키의 3배 정도 되는 굉장한 높이.


“소산, 골렘······.”


검은색의 돌들과 그 연결로 이루어진 몸체.


“10분을 주겠다. 그 뒤에 곧바로 시험은 시작될 것이다.”


각자의 팀 앞으로 구체가 날아왔다.


[00:10:00]

[00:09:59]

[00:09:58]

...


시간이 다 되면, 자동으로 시험이 시작된다는 뜻일 거다. 그리고 이후 얼마나 빨리 골렘을 무너뜨리는지 시간을 잰다는 거겠지.


축하하기에도, 감상에 빠져있기에도 시간은 없었다.

당장 10분 뒤의 시험을 또 준비해야 했다.


‘테마가 실전인 만큼, 시간도 촉박하게 주겠다는 건가.’


아까 내가 대답했던 것들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문제였다. 가산점을 위한 보너스 문제라고도 했었고.


실전 전투는 절대 이전처럼 쉽게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다.


“······.”

“······.”


리아나와 나는 서로 말이 없었다.

실전에 들어가면 이제 팀으로서, 기사인 페어로서의 예민한 부분이 나왔다.

기사 둘은 ‘메인’과 ‘서브’로 나뉜다.

누가 ‘리딩’을 할 것이냐다.


나는 담백하게 말했다.


“내가 리딩할게.”


리딩. 그것은 중요하다.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화이트비의 예언 이후 진리가 되었다. 그러나 팀은 개인의 집합이며, 개개인의 생각은 매번 다를 수 있다. 실전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는 여러 개의 좋은 의견이 하나의 나쁜 의견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리딩이다. 지시를 내리는 사람을 한 명으로 정하는 거다.


내가 리아나를 보자, 그녀가 대답했다.


“싫어.”


그 싸늘한 목소리에, 가산점을 받은 후 둥글둥글해졌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뾰족뾰족해졌다.


“왜 싫어? 내가 점수 따줬잖아? 성공했을 시의 조건. 하나. 정급 시험을 치는 동안 내 말을 잘 들어줄 것.”

“난 그거에 동의한 적 없어.”


물론 나도 부드럽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건방지네.”


단호한 내 말에 리아나가 눈썹을 찌푸리며 되묻는다.


“···뭐?”

“굳이 말하자면 지금 그런 태도. 너는 태도가 문제야.”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요한을 이기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가 메인을 잡고 리딩을 해야 했다.


“리아나. 너는 모든 걸 혼자서 하려고 해. 아까의 가산점 문제도 그래. 내가 버튼을 강제로 누르기 전까지, 문제도 계속 혼자서 풀었지?”

“···!”

“너는 늘 그랬어. 이번 이전의 수업들에서도. 난 너랑 같이 계속했으니 알잖아?”


가끔 있다.

수고스럽더라도 본인이 직접 마무리해야 더 편한 사람.

자기가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애들.


‘내가 그것을 이용했던 것도 맞고.’


나도 열심히 한다고 말만 해놓고 어느 정도 타성에 젖어있었던 것도 맞다.

이 정도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고 안온한 일상에 안주한 것이다.

왜냐하면 얘가 다 해주니까 편했었거든.


하지만 오늘 요한을 보고 깨달았다.

저놈을 잡기 위해선 나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조금 이기적이어도 상관없다.


가령, 지금처럼 이제 막 에소릴에 들어온 리아나 같은 신입생을 겁박하는 일 같은 것.

아무리 머리가 굵다 해도 내 입장에서는 아이나 마찬가지다.

지금도 봐라, 리아나는 정곡을 찔리니 당황해서는 어물거리고 있었다.


쉽게 말해, 조종하기가 쉽다는 거다.

이런 정직한 어린 애쯤은.


“배우고 싶다 해놓고 배울 생각이 없지. 카 교수님을 존경한다하면서 그 가르침은 받들지 않아. 왜 교수님이 너와 나를 묶었을까?”

“그건···!”


리아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분한 목소리로 그녀가 반박했다.


“그럼.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는데. 나는 그렇게 살아왔는데. 결국 남는 건 결과야. 결국 믿을 건 자기밖에 없는 거야. 뭐를 근거로 너를 믿으라는 건데? 아무것도 없는 너를.”

“그럼 그거 가짜였구나. 나한테 배우겠다고 했던 거.”

“뭐?”

“그때 카 교수님 앞에서 너의 모자람을 인정한다며, 내게 고개를 숙였던 일.”

“···!”

“뭘 인정하겠다는 거고 뭘 변하겠다는 거야? 넌 조금도 변하지 않을 작정인데.”


[5분 남았습니다!]


이러는 와중에도 시간은 가고 있었다.


[00:05:00]

[00:04:59]


구체를 확인한 리아나가 신음성을 흘렸다.


“···읏!”

“약속할게. 지게 만들지 않을게. 대신 리딩권을 안 주면 내가 어떻게 할진 보장 못 해.”

“너··· 멋대로··· 강요하고······.”

“응, 난 원래 이런 놈이야. 그래도 이때까지 내가 네 말 많이 들어줬지. 너도 한 번만 내 말 듣자.”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말을 이었다.

리아나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믿어라.”


10초 정도가 흘렀을까.

리아나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시간이 없는 촉박한 상황에서 내가 시간을 볼모로 협박을 하고 있으니 리아나로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기만 해. 그땐 진짜 가만 안 둬.”


허락이 떨어졌다.

시간이 정말로 적었다. 나는 빠르게 말했다.


“고맙다. 자, 일단. 가장 먼저.”


리아나와는 통어를 이유로 계속 같이 수업을 들었으니 잘 안다. 얘가 고수인 것을.

그러나 나는 아직 낙자일과 이사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번 정급 시험의 테마는 실전.

그렇기에 1차 시험이 이렇게 빨리 진행된 것이다. 팀끼리 서로에 대한 이해나 연습도 진행되기 전인 지금.


“낙자일, 놈의 눈을 끊어줄 수 있겠어?”

“눈, 말입니까?”

“잠깐이면 되는데.”


그러나 분명히 낙자일은 B2의 급이다. 그것은 노름으로 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법사로서, 자신만의 시그니처 기술은 분명 있을 터.


“흠··· 제 ‘파워 스트라이크’라면 될지도 모르겠군요.”


뭐냐 그 허접한 이름은.


“허접하다니요. 나름 제 필살기입니다.”

“어··· 들렸어?”

“표정으로 말하셨습니다. 아무튼, 설명을 드리자면 강력한 마력을 마구 모아서 던지는 기술입니다.”

“뭔가 허접하네······.”

“허접하지 않습니다. 모으고, 목표를 조준하고, 던져야 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자그마치 3개의 기술이 합쳐진 컴비네이션입니다!”


허접하다고 하긴 했지만 나는 전생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쉬운 기술은 아니다. 오러도 마나도,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서 밖으로 쏘아내는 순간 그 위력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라와 마나를 말 그대로 ‘소모’하기에 시전자 자체가 약해지기도 하고. 거대한 마력양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시도조차 하기 힘든 기술이다.


마력을 모아서 던진다, 큰 마력의 충돌은 물리적이고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겠지만 마법적인 구조물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번개가 내려꽂히듯 마력의 흐름이 잠깐 끊기는 거다.


“대략 몇 초 정도 끊어줄 수 있겠어?”

“3초 정도 가능합니다. 그 이상은 무립니다.”

“그 정도면 충분해. 그리고 이사야.”


이사야는 긴장했는지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 네에!”


성직자가 해야 할 것은 간단하다.

축복과 생존, 그리고 치유이다.

여기서는 치유를 할 일이 없을 터.


축복도 사실 쉽다.

신성력을 불어넣으면 오러가 강화되니.


중요한 건 마지막 생존.

성직자를 먼저 노리는 것은 전투의 기본이다.

전투 지속력. 회복 탄력성의 문제다.

실제로 골렘들은 그렇게 설계되고 주입되었다.

예언 이래로, 외지에서의 대부분은 전통적 팀을 지켜서 다니니까.


물론 위험하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환상이다. 오러가 아닌 맨몸과 골렘이 닿으면 저 환상은 사라질 거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패배를 의미하기도 했다.


거대한 타일이라는 제한된 공간.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라는 제한된 시간.


‘각자의 역할을 볼 수 있는 좋은 문제야.’


정석은 이렇다.

소모전으로 끌고 가는 것.

악마가 아닌 마물을 상대할 때 주로 쓰이는 방식이었다.

특히나 골렘 같은 정해진 행동 밖에 하지 못하는 놈에게는 지성을 가지고 갉아내듯 싸우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정석은 안 된다, 정석은······.’


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편법이 필요하다.


[00:00:56]

[00:00:55]

...


나는 생각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것.

과거와는 힘도 조건도, 모든 것이 다르다.

내가 가진 얼마 안 되는 재능과 기술. 그리고 우리 팀을 이용해서 이길 수 있는 법.


...

[00:00:02]

[00:00:01]

[00:00:00]


빵-!


시험이 시작되었다.



*



시작과 동시에, 골렘의 거대한 주먹이 이사야를 노리고 쏘아졌다.


꽈아아앙-!


돌과 검이 부딪혔다.

물론, 리아나의 오러 블레이드는 그 공격을 훌륭히 받아냈다.


‘과연, 엘리트라는 건가.’


조금의 미동도 없다. 힘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러가 아닌 실제 몸이 부딪히기라도 하면 끝이다.

리아나는 그 점을 최대한 조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뭐든 공격하려 움직였을 때가 동시에 공격 당하기도 좋은 때인 법.


“파워 스트라이크!”


낙자일의 마법이 소산골렘에게 직격했다.


실제적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한순간. 마력 회로가 불타며.


0.1초. 아니 0.01초. 놈의 눈이 감겼다.


우주가 잠시 꺼졌다.


어디까지나 놈에게는 그런 기분이었을 거란 얘기다.


그리고 그 복구에는 3초 정도가 걸린다.

3초. 그 찰나의 시간.

나는 조금 더 가까이 소산골렘에게 이동했다.

뭉쳐있는 이사야와 리아나와 낙자일까지의 셋과, 그리고 홀로 떨어져 있는 나. 물론 허약하고 오러가 낮은 나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존재는 저 검은색 돌덩이 골렘의 한 팔을 맡고 있었다.


골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 즉 마력석.

그렇기에 골렘도 온 힘을 다해서 이사야 쪽을 노리고 있지 않은 거다.

그러면 나에게 무방비로 마력석이 노출되니까.


꽈아아앙-!


리아나가 한 번 더 골렘의 주먹을 막아냈다.


“신시-! 너 뭐해!”

“······.”

“왜 아무것도 안 하냐고-!”


아직 입을 열 수 있는 것을 보면 리아나의 상태는 양호하다. 다만.


‘놈은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은 정도의 문제다.

세상의 모든 일에 통용되는, 선을 얼마나 잘 타냐의 문제.


내가 선을 넘어서, 한순간 가까이 와서.

도망치지도 못한 채 뭉개져 버릴 순간을 놈은 기다리고 있는 거다.


리아나에게 주먹을 내지르고 낙자일의 파워 스트라이크를 맞는 반복 속, 나는 조금씩 놈에게 다가갔고,


“···!”


순간이었다.

내가 놈의 범위 안에 들어간 한순간.

놈의 팔이 가속했다.


가아앙-!


내 옆을 지나간 커다란 주먹이,


콰아앙-!


바닥의 거대한 타일을 부쉈다.

이전까지 이사야 쪽을 노리고 쏘아내던 공격과는, 그 속도가 결이 달랐다.


기감으로 느끼고 몸을 꺾지 않았다면, 피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대로 옆으로 튕겨나가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크아······.”


실전에서는 언제나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골렘이 멍청하고 느릴 거라는 편견.

그것을 역으로 노린 설계의 노림수였다.


‘교수들은 하나같이 음습하네.’


옆눈으로 슥 보니 실제로 많은 팀들은 이미 벌써 탈락한 것 같았다.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아마도 놈의 이 가속에 당한 것 같았다.


꽈아아앙-!


소산골렘은 쉬지 않았다.

내가 멀어지자 다시금, 리아나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고, 리아나 오러 블레이드와 그 주먹이 크게 부딪혔다.


“신시-! 빨리해-!”


“파워 스트라이크!”


다시금, 낙자일의 마법이 소산골렘에게 직격했다.


“------?”


그리고 소산골렘이 의아해했다.


놈에게는 순간 내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놈이 나를 못 찾는 것도 당연했다.

나는 공중에 있었으니까.


놈의 눈이 꺼진 순간, 나는 오러를 끄고 기척을 지운 채 공중으로 점프한 것이다.


-쿠과과과과!


그리고, 월류.

단전의 내부로부터 지금의 나로서는 낼 수 없는 힘을 강제로 폭발시킨다.

한순간 한계치에 가깝게 끓어오른 내 오러 블레이드가,


“-----!”


쭉 뻗어나와 그대로 소산골렘의 마력석을 부쉈다.


팡-!


소산 골렘.

마력석이 부서지자 말 그대로 그 몸을 이루던 마력들은 산산히 소산되어, 한순간 거대한 몸체가 사라졌다.

소소한 꽃 같은 빛무리만이 허공에 남았다.


“흐에, 흐에엑······.”


그러나 그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나에게는 없었다.

바닥에 착지한 나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월류’는 내가 낼 수 없는 힘을 잠시 내게 하는 만큼 그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다.


“사람, 죽겠네, 사람······.”



*



‘정말로 천재였단 말인가?’


팀 번호 44번.

소요 시간 5분 44초.

6등.

치환점수 76점.


피스 교수는 실전이 시작되기 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이 신시라는 애는 천재가 맞다고.


일반적으로 이론 문제는 책만 보고 열심히 공부하면 잘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다. 실전과 경험이 더해져야 그것을 바탕으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이론이다. 절대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분명 그는 경험이 없다.

그 처참하게 낮은 오러의 수준이 그가 들여온 노력과 시간을 증명한다.

그런데, 경험이 없는 그가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가?


‘수없이 뇌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던 거겠지.’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급작스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페어도 그랬어.’


어떤 식이 되었든, 기사의 페어는 메인과 서브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툼으로 시간을 날려서 전략을 짜지 못해 탈락한 팀도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이 신시라는 애는 실력도 훨씬 낮으면서,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리아나를 서브로 만들도록 종용하고 굴복시켰다.


이것은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니다.


소드마스터의 끝, A1에 오른 피스 교수였기에 그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실전이다.’


신시가 정한 전략은 편법이었다.

자신이 가진 힘이 적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용한 편법.

정석에는 이유가 있다. 편법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그것만을 추구하다보면 오히려 망하게 된다. 정석을 다 이룬 후 추구해야 하는 것이 편법이다.


그러나 그 편법이, 너무나도 훌륭했다.

신시는 전략을 짜는 데에 있어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소산골렘의 가속공격을 피한 순간 순발력.’


‘그리고 마지막 자신의 잠력을 폭발하듯 꺼내어 썼던 기술.’


그것은 둘 다··· 신시의 오러로는 가능할 거라 상상치 못했던 수준 높은 기술이었다.


신시는 고요계.

사람이 극도로 희귀한 고요계인 만큼 독특한 기술이 있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고요계라고 해도 그것이 가능한가?


낮은 단계는 모르는데 높은 단계의 기술을 아는 것이 가능한가?


정석을 못 하는데 편법을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단, 그 사람이 천재라고 가정한다면.


피스 교수는 몇 번이고 그 장면을 되새겼다.



*



팀 번호 44번.

소요 시간 5분 44초.

6등.

치환점수 76점.


그것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성적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가산점이 더해진다.


20점이라는 커다란.


그렇게 해서 나온 등수.


“1등······.”


처음으로, 요한을 이겼다.

그 지긋지긋한 요한 카르토펠을.

물론 가산점이 더해진 점수였다.

물론 간발의 차이였다.

그러나 리아나로서는 처음인 경험이었다. 그것이 리아나를 이상하게 했다.


‘도대체 어떻게.’


리아나는 신시의 뒤통수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정석이 아닌 편법으로 접근한 것은 맞다.

버튼을 제멋대로 누르고, 메인자리를 억지로 뺏어가서 리딩한 것도 맞다.

분명 신시가 재수 없는 놈인 것은 맞다.

제정신이 아닌 것도 맞다.


그 억지 전략을 위해 골렘의 일격을 계속 막아내야 하는 자신의 영향이 컸음도 맞다. 다른 평범한 기사였다면 막아내지조차 못하고 나가떨어졌을 거다.


그러나 핵심은 그거다.

어떻게 자신도 모르고 있던 내용을 그토록 자세히 알고 있었단 말인가. 명문 중의 명문 엘리시엘을 나오고, B1 등급을 받은 자신보다 더. ‘이론’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던 자신보다 더.


‘우연인가? 우연히 언젠가 어딘가에서 봤던 내용이었던 건가?’


그리고 가장 이상한 점은 따로 있었다.


리아나는 하늘색의 눈동자로 신시를 줄곧 바라보았다.



왜 저 사람은, 기뻐하질 않는 거지?



*



나는 부족하니까.

나만 부족하니까.

그것은 편법이었으니까.

단순히 내가 알고 있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이겼다.

분명히 기뻐해도 좋았다.

하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분명히 이건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낙자일이 뛰어났고. 리아나가 뛰어났고. 이사야가 뛰어났고.


“······.”


내 기감은 아직까지도, 나와 요한의 격차를 극명하게 말해주었다.


정신차리라고.

이것이 현실이라고.


“빌어먹을······.”


이런 기분이었나.


전생에서 내게 졌던 사람들도.


“기분이··· 나빠······.”


끈적끈적했다.


“너무나도······ 나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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