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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님의 서재입니다.

학생부터 시작하는 천재 소드마스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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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화
작품등록일 :
2024.03.03 23:06
최근연재일 :
2024.03.29 15:1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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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8
추천수 :
279
글자수 :
20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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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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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정급 시험 (4)

DUMMY

에소릴 새내기 학부 교수들의 교수 총 회의가 ‘성 아가페 홀’에서 열렸다.


‘성 아가페 홀’은 ‘성 다니엘의 눈물’이라 불리는 에소릴 중앙의 호수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었다. ‘성 다니엘의 눈물’이 그 긴 이름 대신 ‘연꽃호수’라고 주로 불리는 것처럼, ‘성 아가페 홀’ 역시 그 긴 이름 대신 간단히 ‘시계탑’이라고 불렸다.


성 아가페 홀.

거대한 시계가 있는 탑 모양의 건물.

그것은 새내기 학부 건물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 내부의 최고층, 학교의 전경이 훤히 보이는 사방이 통유리로 된 공간에 크고 둥근 원탁 주위로 3명의 교수가 모여앉아 있었다.

차례로 기사부의 입학처장 피스 교수, 마법부의 알렉세이 수석교수, 신성부의 카타니아 수석교수였다.


교수 총 회의라는 거창한 이름이었지만, 교수가 너무 많이 오면 그것은 그것대로 혼잡하기에 대표자만이 참석하는 것이 그 전통이었다.


늘 그랬듯이 올해도, 에소릴의 ‘인재’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올해의 400명은 어떻소?”


의장-이라고 해도 3명뿐이지만-을 맡은 입학처장 피스 교수가 말하자, 불퉁스런 대답이 알렉세이 교수로부터 바로 들려왔다.


“398명이라 해주시오.”


카 교수에게 퇴학당한 2명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건’은 이미 교수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그랜드마스터 ‘카’께서 갑자기 복귀한 것도 이미 충분히 큰 사건인데, 복귀하자마자 그런 일을 벌이셨으니.


이번에는 인자한 인상의 카타니아 수석교수가 느긋하게 말했다.


“허허, 큰일은 아니오. 그렇게 여기지 맙시다. 에소릴 직통 산하 교육기관인 명문 ‘엘리시엘’에서도 배움의 과정을 밟는 것이 힘들어 관두는 경우가 많으니. 마찬가지로 에소릴에서도 자퇴생은 제법 되지 않소. 인원이 조금 모자라다고 해도 정급 시험을 계속 진행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소이다.”


알렉세이 교수가 혀를 끌끌 찼다.


“쯧쯧, 요즘이 어떤 시댄데 자퇴라니. 꼭 젊은 혈기를 주체 못 하고 학교를 관둔다느니, 이상한 짓을 한다니 뭐니 에잉,,, 쯧!”


그 말은 맞았다.

현 제국 내 최고의, 유일무이한, 압도적으로 뛰어난 최대의 학교인 인재의 요람, 에소릴.

그곳을 자신의 인생을 바쳐 들어가놓고, 피땀 흘려 열심히 수련한 노력을 잊은 채로, 정작 자의로 관둬버리는 사람은 뇌가 터졌다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느니 뭐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인생 피는데 꼭 자퇴 같은 이상한 고생길을 가지. 밖에 나가면 말 그대로 생고생인 줄도 모르고.”

“···왜 그리 화가 나셨습니까? 하여튼, 얼른 회의나 진행합시다.”



*



- 후··· 일단 학생별 지도교수는 다 정리된 것 맞고?

- 네. 그건 맞습니다. 다만···


틱틱대던 시작과 다르게, 막상 회의에 들어가자 안건은 빠르게 빠르게 진행되었다. 절차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들이 먼저 끝났고, 기사부, 마법부, 신성부 각 부의 대표 교수에게 모인 의견들을 공유했다.


“자, 본론으로 바로 들어갑시다. 우리가 신경 쓸만한, 또는 알아두어야 할만한 유망주들을 알아보려 모였으니.”


마법부의 백발을 한 노인, 알렉세이 교수가 느긋하게 손을 들며 말했다.


“마법부 먼저 하겠소이다.”


그는 미리 자료를 준비해온 모양이었다.

그가 든 손을 딱 튕기자 쌓여있던 보고서 형식의 종이가 하늘을 날아 교수들의 앞으로 배달되었다.

그 자료에는 올해 100명의 신입 마법사 중 단 한 명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었다.


“플래티나 베를리츠. 별자리를 다루는 점성술 마법을 사용하는 아이요. ‘운명’ 카드를 뽑을 수 있고, ‘계’ 역시 최고로 궁합이 좋다 알려진 ‘고요계’요. 대예언자 아르키스 이후로 정말로, 정말로 드문 예언의 힘이오. 아무튼 그녀가 운명 카드로 백밀 덴버를 뽑고 같은 팀이 되었다고 하더이다.”


운명 카드.

축복받은 화이트비 이외에, ‘인간’이 유일하게 미래시를 볼 수 있다고 알려진 힘.

그러나 예언은 강한 제약을 가진다. 화이트비의 예언이 모호한 예언시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운명 카드 역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운명적’인 순간에만 뽑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


단 한 명을 소개할만 했다.

말도 안 되는 천재의 재능이었으니.


감각이나 예지의 능력이 뛰어나지만, 그 수가 극히 적다고 알려진 ‘고요계’였다. 거기에 예언의 힘을 가진 운명 카드의 소유자. 그녀는 여러모로 천재의 재능을 타고났다. 그렇기에 모두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게다가,


“팀으로는 백밀 덴버라, 기사부의 뛰어난 학생이 아니오?”

“정확히는, 기사부 전체에서 2등으로 알고 있소이다.”

“역시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는 건가··· 아아 전능하신 아가다여 영원한 빛으로 저희를 보호하소서······.”

“······.”


그렇게 마법부의 유망주 소개가 끝났다.


이어, 신성부의 카타니아 수석교수가 일어섰다. 인자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그럼, 저는 딱 3명을 말하겠습니다.”


그 의미는 간단했다.

삼대 주신이라 불리는 ‘아젠틴’, ‘아믈렌’, ‘아가다’.

그로부터 가장 뛰어난 한 명씩을 말하겠단 뜻이었다.


데미안 샤젤.

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이상적인 젊은이다. 출신, 외모, 성품, 재능.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완벽이란 이런 것이다’를 온몸으로 표현해주는 것 같은, 감히 질투심을 품을 수도 없는, 그런 존재.

주신 아제마의 성질이 그랬다. ‘완벽’의 추구. 육체, 정신, 그 너머 영혼까지. 부족함이 없는 매끄러운 사람을 사랑하는 주신 ‘아젠틴’의 선택을 받은 사람.


뮤나 아일첸브리스.

삼대 주신 중 그녀를 고른 주신은 아믈렌. 아믈렌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독보적인 미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미를. 아믈렌을 모시는 성직자의 신성력은 그 사람의 아름다움과 직결된다. 그것이 내면이든, 외면이든, 아니면 그 총합이든. 아믈렌에게 사랑받는 그녀는, 악마의 저주를 씻어내는 ‘정화’의 재능을 부여받았다.


이사야 이시리엘.

올해의 셋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신성력을 가졌다. 카타니아 수석교수는 설명했다. 이사야는 이미 그 나이에, 그렇게나 잔인한 2번의 큰 재난을 겪었다고. 여신 아가다는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여신, 그렇기에 이사야는 격을 달리하는 신성력을 가지게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잠재력은 가장 뛰어나지만, 동시에 해결되지 못한 문제점이 있긴 하다고 카타니아 교수는 설명했다.


차례는 드디어 기사부로 넘어갔다.

피스 교수는 귀찮은 듯 간단간단하게 말했다.


“요한. B1. 아직 안 오긴 했지만. 다들 너무 잘 알고 계실 테니 넘기겠습니다. 같은 B1이라고 해도 그 결이 다른 압도적 1등이지요.”


“백밀. B1. 전형적인 육각형 재능입니다. 그러나 자존심이 너무 높습니다.”


“하트레. B2. 감정적인 것이 단점이지만 그 힘만큼은 뛰어납니다.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문제죠.”


···


그렇게 상위권의 학생들을 읊다가, 마지막에 다다른 피스 교수는 천천히 말했다.


“그리고 그랜드마스터 카께서 제자를 받으셨습니다. 아마 이것이 궁금하시겠지요.”


끄덕끄덕-

둘은 격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리아나. B1. 정순한 오러, 그림으로 그린 듯한 노력파. 그러나 긴 정체기를 맞고 있습니다.”


“신시. C2. 오러도 없음. 특기사항도 없음. C2 등급도 아까움. 그런데 카 교수님의 선택을 받았지요. 카 교수님께서는 설명하셨습니다. 이 아이는 ‘감’이 좋다고.”

“감이 좋다라······.”


그것이 이상하다는 거다.

감각이라는 것은 이론과 경험이 갖춰진 이후에 만들어진다.

신시는 오러가 없다. 그러나 기사로서의 오러는 이때까지의 육체적인 수련과 들여온 노력, 그리고 정신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발전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기본이 없이 감각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럴 수 있는가.

교수들은 의심하고 있었다.


그랜드마스터, 즉 현인의 선택이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진짜 ‘천재’의 재능인가.


괴짜라고 이름 높은 그랜드마스터 ‘카’다. 그렇기에 더더욱 신빙성이 높아지는 문장이었다.

운명처럼 에소릴에 찾아와서 이상한 아이를 뽑았다. 마치, 무언가 예지라도 받은 것처럼.


피스 교수는 말을 이었다.


“정확히는 제자는 아니랍니다. 정급 시험이 시행되는 한 달간 같이 수업하며 가르치시는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속삭이듯 점점 낮아지는 음성에, 피스 앞의 두 교수는 그의 얼굴에 시선을 집중했다.


“저는 살펴볼 예정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보신 것인지··· 왜 그 아이에게 그런 차별적인 애정을 주시는 건지······”


그의 조금씩 눈빛이 이상해지고 있었다.


“저희 기사부 교수들에게 설명도 않고······.”


그 앞의 두 교수는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꼈다.


“이건··· 궁금하게 만든 카 교수님이 나쁜 겁니다······ 하아, 하아.”


피스의 그 흥분된 표정을 보고, 알렉세이 수석교수와 카타니아 수석교수는 생각했다.


신시인지 뭔지 하는 걔는, 진짜 큰일 났다고······.



*



“후으으··· 드디어 끝났네.”


수업이 모두 끝난 저녁.

리아나가 가슴에 책을 품고 도서관을 걸어 나왔다.

사뿐사뿐한 발걸음에 길고 곧은 금발이 흔들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것도 모르는 채, 정작 당사자의 표정은 멍하니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리아나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그 맛이 아른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즈가 쭈욱-

기분 좋게 달콤한 고구마 무스···

튀기듯 구워낸 바삭하고 기름진 정통 베이컨···

아, 도우는 또 얼마나 부드러운지.


‘천상의 맛이었어.’


리아나 다이브비체는 고귀한 귀족집의 자제다.

다이브비체. 제국 수도 4대 명가에 뒤처지지 않는, 이름 높은 명가.

당연히 어릴 때부터 미식만을 먹고 자랐던 그녀다.


그런 리아나에게도 이 음식은 충격이었다.

명인, 명인. 이름만 들었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황금피자빵이 너무나도 맛있었던 것이다.


‘또 먹고 싶다.’


오후의 수업은 진작에 끝났다.


카 교수님이 정한 ‘함께’는 수업까지였다. 수업이 끝난 오후 이후로는 신시에게서 벗어나 자유였다.

계획. 그것은 중요하다.

이런 못 하는 애랑 팀이 된 만큼, 집중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으니.


고지되었던 것처럼, 한달 간의 정급 시험의 점수는 개인 점수와 팀 점수가 있다.

팀 점수는 다 같이 주는 과제로 결정되니 어쩔 수 없지만, 개인 점수는 신청한 수업 별로 주는 점수다. 수업 별 소과제들 역시 중요하다. 거기에 마지막, 최종적으로 개인별 정급 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은 기사부, 신성부, 마법부가 각각 다르다.


‘올해의 시험은 뭐일려나.’


어차피 모른다.

생각해도 소용없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저녁 먹기 전까지 이론 공부를 도서관에서 마친 리아나는 그렇게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도서관에서 북쪽의 기숙사로 가기 위해선 중앙을 지나야 했고,


“어?”


그런데 중앙에 있는 거대한 본청의 정문 쪽, 익숙한 그림자가 있었다.

시원하고 섬세한 이목구비.

멋지게 차려입은, 중년 금발의 남성.


아버지였다.


리아나의 머릿속에 불현듯 생각이 스쳤다.


“아빠!”


맞다. 얼마 전, 자신은 카 교수님께 배우게 되었다고. 전화를 했었다.

아버지는 그것을 확인하러 오신 것이다, 분명. 자신이 잘 지내고 있는지, 어떤 평판을 듣고 있는지, 그리고 또 내 얼굴을 보러···


리아나는 기쁘게 뛰어가서 말했다.


“어쩐 일이세요? 일도 바쁘실 텐데 어떻게 에소릴까지 오셨···”


그 순간.


짜악-!


힘찬 따귀가 리아나의 뺨에 직격했다.


“아···?”


리아나는 뺨을 부여잡았다.

하얗고 여린 뺨이 순식간에 빨갛게 부어올랐다.


그냥 따귀가 아니었다.

소드마스터에 오른, 무려 다이브비체 백작의 손찌검이었다.


아니, 그것은 손찌검조차 아니었다.


그것은··· 오러가 담긴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리아나의 눈앞이 핑핑 돌았다.

머리가 울리고 속이 매스꺼웠다.

몸이 휘청거렸다.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은 다리를 필사적으로 고정시켰다.


“밖에서는 품행을 단정히 하라 했지, 리아나.”


그런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목소리.


“‘아빠!’가 뭐냐.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다른 사람이 너를 보고 어떻게 평가할지 늘 생각하라 하지 않았니? 평소에도 이러고 다녔던 거냐?”

“아니······에요.”


리아나는 필사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울면 끝이다.

아버지는, 여자가 우는 걸 제일 싫어하시니까.


“그리고. 더 아름답게 꾸며라. 너는 다이브비체 가문의 여식이다. 요한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짐으로 생각되지 않도록, 늘 아름다움을 유지해라.”


리아나는 울지 않았다.

대신, 리아나는 눈을 깜빡이며 미소를 만들어 냈다.

봄날처럼 환한 미소를.


“······네. 바로 고칠게요. 잘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


다이브비체 백작은 더 말하지 않았다.

다만 뒤를 돌아 걸어갔다.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의 그림자를 리아나는 손을 모은 채 뒤따랐다.


리아나는 문득 자신의 발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걸어가고 있는 두 부녀의 그림자.


단란해 보였다.



*



기사는 검을 수련하고, 마법사는 마법을 수련한다.

그렇다면, 성직자는 평소에 무엇을 수련하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마음이다.

자신이 모시는 주신-아가다-을 이해하고, 신에게 더 다가가려는 과정이다.


그리고 기도가 바로 그 방법이었다.


이사야는 기도를 좋아했다.

그래서 매일매일 기도했다.

홀로, 새벽 2시까지, 늘.


‘열심히 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쉽다.

실천이 어렵다.

그리고 이사야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아마, 그것이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여신 아가다가 이사야를 편애하는 이유일지도 몰랐다.


“······후아.”


기도를 끝낸 이사야가 눈을 떴다.

방안에는 하얗고 빛나는 꽃들이 송이송이 피어나 있었다.


성화聖化의 증거로 성화聖花를 만든다.

성스러워짐의 증거로 성스러운 꽃을 피워낸다.


이사야의 목에 걸린 목걸이, 어머니가 남긴 유품.

‘성 아가다의 기쁨’의 능력 중 하나였다.


이사야의 은발과 흰 꽃들이 더해져, 방은 굉장히 하얬다.

누군가 이 풍경을 보았다면 감탄했을 것이다.

이사야는 분명히 예뻤다. 그러나 그녀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소녀다움과 순수함, 그리고 신성에 속한 사람다운 묘한 신비로움이 뒤섞여 있었다.


“···이제 자야겠다.”


이사야는 일어나 슬슬 잘 준비를 했다.

책상을 정리하는데, 무언가 자신의 것이 아닌 낯선 책이 있었다.


“신시님 책이네?”


아마 집에서 가져오는 과정에서 짐이 좀 섞인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그 공책의 이름은 ‘신시의 일기장’이었다.


“···!”


일기장. 게다가 권이 많다. 매일매일 썼었나 보다.


“와······.”


묘한 동질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사야는 일기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펼쳐보면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이만큼 재밌는 게 없다.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이제 난 어른이니까!’


내일 바로 가져다 줘야겠다.


“으엣.”


그 순간, 다리에 쥐가 나며 힘이 빠진 이사야는 넘어졌다.


- 퍽!


“끄아앙.”


이사야는 새끼 사자 같은 목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모서리에 발톱을 찧은 것이다.


‘아무래도 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 때문에 벌 받았나 봐.’


울상이 된 이사야는 서둘러 새끼발가락에 치유의 힘을 불어넣었다. 시원한 따뜻함이 퍼지면서 고통이 사라져 갔다.

신성력을 익혀서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자신이 마법사였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살았다······.”


그런데.


“···어?”


살랑-


넘어지는 과정에서, 하나의 공책이 떨어져 펼쳐진 모양이었다.

책상 위에 올려뒀던 공책.

이건 분명, ‘신시의 일기장’이라고 쓰여있던 공책 중의 하나일 텐데···


빼곡히 무언가가 적힌······.


순간, 이사야는 그 내용을 보고 말았다.


[3월 13일. 우리 반의 이사야가 너무 예쁘다.]


“네?”


그리고 이사야의 눈동자가 내려갔다.

불가항력이었다.


그리고 이사야는 멈추었다.


[이사야랑 사귀고 싶다.]


그리고 이사야는 깜짝 놀랐다.


“···네에에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Keane
    작성일
    24.03.15 08:06
    No. 1

    조 져 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색마법사
    작성일
    24.03.15 18:04
    No. 2

    주신 아제마의 성질이 그랬다. '완벽'의 추구. 육체, 정신, 그 너머의 영혼까지. 부족함이 없는 매끄러운 사람을 사랑하는 주신 '아젠틴'의 선택을 받은 사람.

    라고 적혀있는데
    주신 아제마가 아니라 아젠틴이라고 적으시려고 한 건가요?
    아니면 아제마라는 주신이 또 따로 있는 걸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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