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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7.10.10 01:22
최근연재일 :
2018.09.23 13:54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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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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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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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모험가 조합

DUMMY

017. 모험가 조합 (2)




“예~에?”


변강쇠의 설명에 놀란 지뉴였다.

130만 원 지뉴 아니, 진우가 현실에서 벌려면 그림책 일러스트 몇 장을 그려야 하고, 출판 미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땐 한 권을 작업 해서 받은 금액이기도 했다.

건설 일용직 임금은 어떤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것저것 떼고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십여만 원이다. 매일 일이 있다 해도 열흘 정도 일해야 버는 돈이었다.

이전에 했던 가상현실게임 ‘워로드’ 온라인에서 현금거래를 해봤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B등급이 몇백이면 A, S 등급은 천만, 억이 넘어가는 것이었다.


‘대박! 그곳에 숨겨둔 도끼는 180만 원이라는 소리네. 헐··· 그럼 이 목걸이는 얼마야?’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를 보았다. 사일레나로 전생한 민들레가 준 목걸이 <숲의 가호 조각2> 전설 등급에 A011 단순하게 모험가 조합에 처분할 경우 천백만 골드, 이천 만 원이 넘는 금액으로 몇 달 동안 밀렸던 저작권료를 합친 금액이었다.


기쁨과 황당, 허무 등 여러 감정으로 생각에 잠긴 지뉴를 바라보던 변강쇠는 손에 든 <파느가프의 독니>를 지뉴에게 내밀었다.


“이걸 받아 주세요.”


“예? 괜찮아요. 선물이라니까요.”


지뉴는 갑자기 단검을 내미는 변강쇠에게 손을 흔들어 거부했다.


변강쇠는 웃으며 말했다.


“이 단검을 팔기엔 아깝지만 지뉴님 이라면 괜찮아요.”


“쓸 수 있는 무기도 없잖아요.”


지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지금은 이 정도로 괜찮아요.”


변강쇠는 등짐에서 커다란 송곳니를 꺼내 보였다. 지뉴와 잡은 검치호랑이의 나머지 송곳니였다. 이제는 마기 주입이 가능한 그에겐 그 또한 위협적인 무기였다.


“음······.”


완강해 보이는 변강쇠를 보며 지뉴는 생각했다.

변강쇠와 게임 속에서 함께한 시간도 게임 시간으로 일주일이 넘었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으며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됐고, 마음에 들었다.


65만 골드.

현금 130만 원, 현실이었다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아무리 사람 좋은 진우라지만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받을 돈은 기다려 줄 수는 있어도 주기는 힘들 것이다.

현금이 아닌 게임 속 화폐였다. 게임 속 변강쇠는 베푸는 만큼 보답을 했고, 주는 만큼 배로 돌려줬다.

당장 필요한 돈도 아니었고, 변강쇠에게 줘도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덕분에 숨겨둔 아이템도 있고, 봉인 스킬도 찾았으며 위험에서 몇 번이나 신세를 졌다.


변강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뉴의 힘을 이용하고, 대가성 아이템도 선물했다. 하지만 지금 지뉴가 선물하는 마법 배낭과 주머니는 그가 생각하기에 부담스러워했다.


지뉴는 변강쇠의 입장을 떠올리고 단검을 받아 들며 말했다.


“그럼 파느가프의 독니는 잠시 제가 맡아 둘게요. 저도 그곳에 가야 하니 숨겨둔 아이템 찾으신 후 골드나 포인트로 주세요.”


“감사합니다.”


변강쇠는 뭐가 그리 좋은지 마법 배낭과 주머니를 받아 들고 웃으며 인사했다.

사빌로가 그들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두 분은 앞으로 어쩌실 건가요?”


“내일 아침에 떠나려고요. 괜찮죠? 변강쇠님.”


지뉴가 변강쇠를 보며 질문하자 변강쇠는 등짐에 있던 것들을 마법 배낭과 주머니에 넣으며 답했다.


“네. 이제 배낭도 얻었으니 갔다 와야죠.”


“그렇군요. 아쉽네요. 좀 더 같이 다녀보고 싶었는데. 하하”


사빌로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자자! 이건 지뉴님과 변강쇠님의 모험가 조합 가입 축하기념으로 제가 쏘는 겁니다.”


언제 준비했는지 위첼코가 음식과 술을 꺼내어 모닥불 근처에 앉았다.


“오~!”


음식을 본 세 명은 군침을 흘리며 모닥불 근처로 모여들었다.



*


-17:42

지뉴의 시야 상단에 보이는 현실 시간이었다.

깊은 밤이 되어 그의 주변으로 잠들거나 로그아웃한 사람들이 보였다.

게임 속 아침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지뉴도 로그아웃했다.




위이이잉.

캡슐이 열리고 진우가 밖으로 나왔다.


“후우··· 이거 게임으로 부자 되는 거 아냐?”


게임 시간으로는 열흘이 넘었지만, 현실에선 본격적으로 게임 한지는 오늘로 이틀째인 진우였다.

아직 수중에 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몇 달 동안 일해야 겨우 벌 수 있는 금액을 단 이틀 만에 번 것이나 다름없었다.


진우는 핸드폰에서 즐겨 찾기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 뚜루루루··· 뚜루루루···

- 어 아들. 어쩐 일이야?


통화 연결 음이 들리다가 핸드폰 너머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우의 어머니였다.


“아 엄마, 식사는 하셨어요?”


- 준비 중이야. 넌 먹었어?


“이제 먹으려고요.”


- 그래, 집중해서 그림만 그리지 말고, 끼니 잘 챙겨 먹어.


“예. 아빠는요?”


- 밭에서 아직. 이제 곧 오실 거야.


진우의 부모님은 작년 아버지께서 정년퇴임 하시면서 고향으로 내려가신 상태였다.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 음? 왜?


“용돈 좀 보내 드릴게요.”


- 어머, 웬일이니? 화료 들어 왔어?


“네. 많지는 않지만, 조만간 또 보내 드릴게요.”


- 얘는, 우리는 괜찮으니까 무리하지 말아라.


“걱정하지 마세요. 식사하시고요. 또 전화 드릴게요.”


- 그래, 끼니 거르지 말고.


진우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마친 후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서 통장의 잔금 중 반 정도인 150만 원을 보냈다. 아직 출판사 두 곳에서 들어올 돈이 있었으며 여차하면 게임 머니를 팔거나 인력 사무실에 나가면 될 일이었다.

그림만 그려서 돈 버는 것으로 아시는 부모님께서 아시면 가슴 아파할 일일 수도 있었다.


모든 출판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저작권 양도를 요구하거나 인건비도 안 나오는 금액을 제시하고, 입금마저 늦는 곳이 종종 있었다. 그런 곳에서 매몰차게 거부하지 못하고, 일해 왔던 진우였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달라지고자 결심한 진우다. 실제로 출판사와 선배에게 단호하게 말했으며 달라지고 있었다. 앞으로는 더욱 당당하게 나갈 생각이었다. 주는 만큼 베풀 것이고, 한만큼 요구할 것이었다.


“밥 먹자!”


진우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가 핸드폰의 버튼을 눌렀다.


- 뚜루루루···

- 네. 화룡각입니다.


“여기 석남1동 ㅇㅇ빌라 ㅇㅇ1호 인데요. 미니 탕수육이랑 짬뽕 하나요.”


- 네. 미니 탕수육, 짬뽕 하나요. 감사합니다.


그러나 아직 미안함에 짬뽕하나도 당당하게 시키지 못하는 그였다.



* * *


가상현실게임 ‘더 카오스’의 세계는 지금 어둑한 밤이었다.

그곳 판게아 대륙의 어느 도시, 시가지 중앙의 거대한 건물 최상층. 고풍스러운 문으로 누군가 다가와 노크를 했다.

똑! 똑!

······.

하지만 안에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 들어가겠습니다.”


어둑한 창밖의 풍경과 비교해 천장과 벽에 걸린 등 때문에 대낮처럼 환한 방으로 노크를 했던 여인이 들어왔다.

엘프에 비견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허리까지 오는 머릿결은 비취색으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이 마치 잔잔한 바다를 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여인은 널찍한 방 한편에 수많은 잡동사니가 싸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여인은 아무도 없는 잡동사니를 향해 말했다.

역시나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여인은 계속 누군가를 향해 말하듯 입을 열었다.


“밀너스 조합장님.”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여인은 기다리다 못해 다른 이름을 외쳤다.


“양 박사님!”


“메르데네스! 여기선 밀너스라고 불러!”


아무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앞에서 드디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저는 ‘메르데네스’가 아닌 ‘릴리’라고 하셔야죠.”


아름다운 여인 릴리가 무표정하게 대꾸했다.


찌이익! 파지직.

지퍼 여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 푸른 불꽃이 튀고, 헛기침하며 한 노인이 나타났다.


“크흠! 그렇지.”


노인은 회색의 더벅머리에 덥수룩한 회색 수염을 하고 있었다. 그가 빠져나온 공간에선 어디서 나타났는지 침낭이 하나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노인의 옷 오른쪽 가슴엔 모험가 조합의 마크가 있었다.


밀너스 조합장.

노인은 판게아 대륙 전역에 지부를 두고 있는 모험가 조합의 조합장이었다.

현실에서는 가상현실게임 ‘워로드’ 온라인과 ‘더 카오스’의 게임 개발자이자 게임회사 ‘Wconquer’의 대표인 ‘천재과학자 Y’였다.


“음··· 이건 못 쓰겠어. 제작비와 비교해 성능이 떨어지는군. 바로 들켜 버리니.”


밀너스 조합장은 실망한 투로 자신이 들어가 있던 침낭을 발로 차버렸다.

릴리는 그런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아닌 다른 이였다면 몰랐을 겁니다.”


“그렇지? 그래도 실패야. 마나 소비가 너무 커. 개선한다 해도 가격은 일반 플레이어들이 감당 못 할 거고. 그래 무슨 일인가?”


밀너스는 마법 침낭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릴리에게 찾아온 목적을 물었다.


“조금 전 마왕 바르바스로 전생했던 유저가 모험가 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오~! 그래 이번엔 뭐로 전생했지?”


“고블린 이었습니다.”


밀너스와 릴리는 바로 지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고블린이라··· 의외군.”


밀너스는 턱을 긁적이며 말했다.


“기록으로 보아 랜덤 전생이었습니다.”


“그랬군.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겠어.”


릴리의 설명에 밀너스는 웃었다.


“계속 주시할까요?”


“음··· 아냐, 자연스럽게 가자고. 즐겨, 즐기자고. 하하.”


밀너스는 그렇게 지뉴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다.


“다른 보고는?”


밀너스의 물음에 다시 물음으로 릴리가 답했다.


“판게아와 현실 어느 것부터 들으시겠습니까?”


“현실부터 듣지.”


“예. 우선 다른 나라에서 오픈 준비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우선 다음 주 내로······.”


밀너스 ‘천재과학자 Y’, 그는 게임 속에서 모험가 조합의 조합장으로 활동하며 게임 문제는 물론 현실의 업무도 게임 속에서 처리하고 있었다. 현실의 1시간이 게임 속 7시간이었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아서였다.

그리고, 엘프만큼 아름다운 여인 릴리. 천재과학자 Y가 만든 슈퍼컴퓨터 ‘메르데네스’가 게임 속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였다. 개별적으로 모험가 조합의 조합원 NPC를 다루고 있었으며 게임과 현실 양쪽에서 Y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둘은 오늘도 게임 속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 * *


[캐릭터에 접속합니다.]


진우는 저녁을 배불리 먹고, 게임 속에서 아침이 올 시간에 접속했다.


“으음···”


지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굳은 몸을 풀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험가 조합원과 호위병들이 떠날 채비를 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 지뉴님 오셨군요.”


위첼코를 도와 움직이던 변강쇠가 수면모드에서 깨어난 지뉴를 보며 말했다.


“제가 좀 늦게 온 것 같네요.”


자리를 털며 일어나는 지뉴에게 사빌로가 다가와 빵과 차를 건넸다.


“아직 떠나기 전인걸요. 그래도 아침 식사에 늦으신 건 맞네요. 하하. 여기”


“아, 감사합니다.”


좀 전까지 현실에서 배 터지게 식사한 것이 무색하게 허기가 온 지뉴는 빵을 받아 입에 가져갔다.


모험가 조합 행렬의 정리는 그때부터 30분 정도 더 진행되었다.


*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지뉴와 변강쇠는 모험가 조합 행렬이 움직이기 전 위첼코와 사빌로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전 노움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노움에 오게 되면 같이 사냥이나 몬스터 퇴치해요.”


사빌로는 못내 아쉬운지 표정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호위 임무가 아니라면 따라갈 태세였다.


“전 호루셀 지부에서 일하게 됐으니 거기서 뵙도록 하죠.”


위첼코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두 고블린과 같이 다니면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출발한다!”


앞쪽에서 호위대장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예! 꼭 다시 봐요. 노움으로 갈 일이 생기면 편지하겠습니다.”


지뉴와 변강쇠는 손을 흔들며 마왕령으로 향하는 그들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행렬의 마지막 마차가 그들을 지나치고 나서 동쪽을 향해 이동했다.



*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초원의 왼쪽으로는 엘프의 영역인 대삼림의 커다란 나무들이 장벽처럼 서 있었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언덕과 낮은 동산에서도 나무들이 그 푸르름을 자랑하듯 울창하게 자라 있었다.


지뉴와 변강쇠는 모험가 조합 행렬과 작별 후 하루가 지난 지금 엘프의 영역과 중앙 제국의 영토 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마왕령과도 가까워서 간간이 떠돌이 마족이나 마물이 보였지만 계속해서 마찰이 생겼던 그들이라 공격해 오지 않으면 돌아서 가기도 했다.

목적지까지는 이제 걸어서 이틀 정도면 도착할 듯 보였다.


“음?”


무기에 마기 주입을 하면서 이동하던 변강쇠는 발걸음을 멈췄다. 눈 앞에 펼쳐진 초원의 모습 때문이었다.

변강쇠는 뒤돌아 지뉴를 불렀다.


“지뉴님!”


지뉴 역시 주변 초원의 모습에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의 허리까지 오던 녹 푸른 초원의 풀들은 폭풍이라도 맞은 듯 이리저리 쓰러져 있었고 군데군데 핏물도 보였다. 전투의 흔적이었다.


지뉴는 아공간을 열어 <마기의 그림자>와 <검치 단도>를 꺼내 들었다. 변강쇠 또한 손에든 뼈로 된 단도를 꽉 움켜쥐었다. 바로 지뉴가 마기를 주입한 무기로 검치호랑이의 송곳니를 깎아 만들어 준 단도였다.


둘은 조심스럽게 엉망인 풀숲으로 다가갔다.

누군가 사냥한 것인지 사슴으로 보이는 동물의 사체가 있었다. 온몸에 날카로운 것에 베인 듯한 많은 상처가 있었다.


지뉴와 변강쇠가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의 힘겨운 기침 소리가 들렸다.


“케엑··· 켁!”


둘은 동시에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뉴는 변강쇠를 본 후 기다리라는 손짓을 한 후 조심스럽게 소리가 난 쪽으로 이동했다.

군데군데 핏방울이 묻어있는 풀숲을 지나 소리가 나는 근원지에 도착한 지뉴는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큭!”


“크에엑··· 으으윽···”


그곳엔 고블린 한 마리가 복부에 큰 상처를 입어 내장이 튀어나와 있었고, 다리 한쪽이 절단돼있었다.

지뉴는 고블린의 심장에 단검을 꽂아 넣었다.


푹!

[대상에게 74의 피해를 줬습니다.]

[대상을 죽였습니다.]

[마기 흡수로 대상의 마기 2를 흡수합니다.]


얼마 전까지도 백 가까이 베어 죽였던 그지만, 고통에 신음하는 고블린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뉴가 왔던 방향에서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고 변강쇠가 나오며 말했다.


“지뉴님! 저쪽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요!”


고블린 시체에서 단검을 뽑아 든 지뉴를 보고 변강쇠가 움찔했지만, 이내 상황을 이해했다.


“어느 쪽이죠?”


지뉴는 뒤돌아 변강쇠에게 물었다.


전투의 흔적 때문일까? 아니면 ‘고블린 용사’가 되면서 생긴 ‘용맹’이라는 패시브 때문일까? 지뉴는 어딘지 결의에 찬 표정이었다.


“저쪽이요. 소리의 크기가 작은 것이 거리가 좀 되는 듯해요.”


변강쇠는 조금 흥분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간 지뉴와 다니며 그의 전투를 봐왔던지라 기대가 됐다. 약한 고블린의 몸으로 항상 강하고 위험한 상대와 싸우는 모습은 걱정과 함께 짜릿함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모험가 조합 행렬과 헤어진 후 마찰을 피해 왔던 지뉴였지만, 지금은 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마기 주입’ 스킬로 무기에 마기를 주입할 수 있게 된 변강쇠 역시 내심 싸움을 기대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두 고블린은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이동했다.


소리가 나는 곳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잘리고 쓰러져 있는 풀숲 위로 혈흔이 낭자했고, 작은 팔다리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바로 고블린들의 것이었다.


“키엑!”


퍼억! 챙!


“키야야악!”


“피··· 피해라! 켁!”


기기긱! 캉!


지뉴가 처음 발견한 고블린 시체에서 백여 미터를 이동해서야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언덕 맞은편에 도착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투라기보다 일방적인 학살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둘이 이곳까지 오는 동안 대여섯 마리의 고블린 사체 외에는 다른 생물의 신체 어느 부위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뉴는 뒤에서 따라오는 변강쇠를 봤다. 변강쇠는 고개를 끄덕였고, 지뉴는 양손의 무기들을 힘주어 쥐고 언덕을 올랐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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