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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7.10.10 01:22
최근연재일 :
2018.09.23 13:54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07,497
추천수 :
1,724
글자수 :
632,766

작성
18.06.15 17:22
조회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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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8쪽

조우

DUMMY

015. 조우 (2)


쿠구구구···


수백 년은 나이가 먹었을 거대한 나무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었다. 이윽고, 경사진 면이 끝나고 평지로 쓰러진 나무들이 큰 소리를 내며 지면을 흔들었다.

쿠구구구! 쿠웅!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조금 떨어진 위첼코와 사빌로에게도 진동이 왔다.


푸부북!

충격의 여파인지 나무가 쓰러진 바닥부터 행렬의 바로 앞까지 수풀과 함께 지면이 꺼졌다.


“! 함정이다! 모두 전투 준비!”


꺼진 지면의 아래를 확인한 호위대장이 소리쳤다.

스릉! 스윽! 스릉!

호위병들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고 마차를 등진 채 주변 경계를 했다.


“오옷! 뭔가 일이 터졌나 보네요! 지루했는데 잘됐다.”


사빌로는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웃으며 등에 메었던 활을 빼 화살을 먹였다.


“······.”


마차를 몰던 위첼코 또한 허리에 차고 있던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갔다. 그도 지루했었고 지금의 소란이 반가웠다.


“우와아아악!”


주변을 경계하던 행렬의 모든 이들이 앞쪽에서 들려온 비명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고블린 전사로 보이는 마족이 숲속에서 날아와 땅에 처박히고 있었다.


잠시 후 고블린이 날아왔던 곳에서 커다란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와 고블린을 덮쳤다.


“크와아악! 죽어!”


검은 표범의 모습을 닮은 수인족 이었다.


수인족과 고블린의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수인족의 공격에 고블린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고블린의 공격은 수인족에게 스치지도 않았다.


“마족간 다툼이라니 라우드 대삼림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네요.”


사빌로는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미소를 띈 채 수인족과 고블린의 싸움을 지켜봤다.


위첼코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음··· 그런데 고블린 전사가 저렇게 방어력이 좋던 가요? 피해가 상당 할 텐데 잘 버티네요.”


“하! 진짜 그렇네요. 수인족의 몸은 무기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강하다던데··· 고블린이 저 정도로 버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위첼코의 말에 사빌로는 그제서야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들의 대화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쉬익! 파바박!


“습격이다! 모두 마차를 지켜라!”


행렬의 양쪽 숲 속에서 수많은 수인족들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크허엉!”

“크아아앙!”


수인족의 공격에 마차 행렬의 호위로 있던 자들 중 몇 명도 괴성을 지르며 신체를 변형시켰다. 그들 역시 수인족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마기에 물든 마족이 아닌 마나의 축복을 받아 대삼림에 살고 있는 웅족을 비롯한 수인족이었다.


일렬로 늘어선 마차행렬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챙! 퍽! 쉬익!


“크아앙!”

“크악!”


“막아!”

“크윽”


마족들의 예상과 다르게 모험가 조합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함정에 빠지고, 급습이 성공했더라도 쉽게 이길 수 있다 말하기 어려워 보였다. 특히 호위 대장의 실력이 상당했다.



* *


“죄송합니다.”


모험가 조합과 수인 마족간의 전투를 숲 속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가비아디. 그의 뒤에서 무릎 꿇고 땀을 흘리며 말하는 마레즈였다.


가비아디는 호위대장을 잠시 바라보다 철수를 명했다.


“돌아간다.”


자신이 나선다 해서 상황이 달라 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호위대장은 검에 마나를 두르고 너무나 쉽게 수인족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


과연 자신과 저 호위대장이 싸운다면 승리를 장담 할 수 있을까? 그럴 것이었다. 하지만 팔 하나 정도는 내줘야 할 것이다.


가비아디의 뒤에 있던 마레즈는 언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고, 퇴각을 알리는 그의 울음 소리가 계곡에 메아리 쳤다.


“아우우우~~!!”


마레즈의 울음소리를 들은 수인족들은 공격을 멈추고 이내 빠르게 사라졌다. 고블린과 싸우고 있는 우카카를 제외하고.


“흥!”


고블린은 일방적으로 우카카에게 당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죽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거기에 마기를 두른 단검까지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상급 기술을 쓰고 있다지만 자신이나 행렬을 정비하는 호위대장과 비교 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었다.


기기기잉!

가비아디의 오른손 바닥에 검은 마기가 뭉치기 시작했다.



* *


“으아악! 넌 왜 철수를 안 해!”


지뉴가 마기를 길게 주입한 <마기의 그림자>로 공격했지만 우카카는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공격해왔다.


촤악!

[1,129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젠장!”


지뉴는 우카카의 계속된 공격에 이미 2만이 넘는 생명력을 잃어 첫 번째 심장이 멈추고, 두 번째 심장마저 멈출 위기에 놓여 있었다.


지뉴의 칼질로 나무들이 평지에 쓰러지면서 누군가 파 놓은 함정이 드러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인 마족들이 모험가 조합을 공격했다. 아마도 자신을 공격한 수인족과 같은 무리였으리라.

하지만 눈앞의 표범 수인족은 무리가 퇴각 한 후에도 떠나지 않고 자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어차피 돌아가도 무사하지 못할 거 네놈이라도 죽여야겠다! 크아앙!”


우카카는 퇴각은 생각도 없이 그저 지뉴만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공격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등 뒤에서 날아 온 마기로 이루어진 창에 우카카는 심장을 뚫려 공격은 성공하지 못했다.

피이잉! 퍼억!


“커억······.”


푸악!

[현재 생명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받았습니다.]


“큭!”


우카카의 심장을 통과한 마기의 창은 지뉴의 가슴마저 뚫어버렸다.


[캐릭터의 첫 번째 심장이 회복 중 멈췄습니다.]

[두 번째 심장이 멈췄습니다.]

[스킬 ‘두 번째 심장’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스킬 ‘세 번째 심장’으로 생명력이 25%회복 됩니다.]

[‘두 번째 심장’이 빠르게 회복합니다.]


“으윽!”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통증을 느낄 사이도 없이 지뉴는 생명이 다한 우카카와 함께 무너진 함정 속으로 떨어졌다.


“지뉴님!”


조심스레 비탈을 내려오던 변강쇠가 지뉴를 부르며 달려왔다.


“지뉴님! 지뉴님 괜찮아요?”


“크윽··· 네. 죽지는 않았네요.”


5미터 깊이의 구덩이 아래 우카카의 시체에 깔린 채 지뉴가 힘겹게 답했다. 그의 옆으론 날카롭게 깎은 나무 기둥들이 위를 향해 떨어질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지뉴에 의해 잘린 나무들이 아니었다면 모험가 조합 행렬의 선두에 선 이들이 떨어졌을 것이다.


척! 척! 척!

언제 온 것인지 행렬의 호위병들이 다가와 변강쇠와 구덩이 속 지뉴를 향해 활과 창 칼을 겨누었다.


“아니에요! 우리가 그런 게!”


급하게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변강쇠가 말했지만 호위 대장을 중심으로 양 옆의 병사들은 아무 말 없이 무기를 겨눈 채 노려볼 뿐이었다.


“붙잡힌 마족들은 모두 자결하고, 주변엔 아무도 없습니다.”


호위대장의 뒤로 상체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하반신은 말의 몸을 한 켄타우로스가 다가와 보고했다.

호위대장은 변강쇠와 지뉴를 잡을 생각이 없는지 사살을 명했다.


“······ 죽여라!”


그때였다.


“잠깐만요! 대장님!”


뒤 쪽에서 누군가 달려오며 소리쳤다. 사빌로였다.


“죽여선 안됩니다. 이 고블린들은 큰 뿔 사슴 부족의 친우입니다. 저 고블린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보십시오.”


호위대장은 그제 서야 변강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도 알고 있는 펜던트였다.


“······.”


변강쇠는 호위대장이 인상을 구기며 쳐다보자 펜던트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네, 네! 우리는 큰 뿔 사슴 부족의 친우입니다!”


“아스파고!”


호위대장은 변강쇠에게 눈을 떼지 않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뒤 쪽에서 이마에 난 큰 뿔이 인상적인 엘프가 다가와 변강쇠를 봤다.


“맞습니다. 얼마 전 부족의 공주를 구해주었던 지뉴님의 일행이신 듯합니다. 소생자라 알고 있습니다.”


아스파고는 자신의 부족인 큰 뿔 사슴 부족의 펜던트를 확인 하고, 어제 들은 소식을 떠올리며 답했다.

고블린에 납치 되었던 부족의 공주 사일레나를 구한 것이 지뉴라는 고블린 전사와 짐꾼이었다고.


“끄응!”


지뉴는 생명력을 회복하고 수인족 시체를 어렵지 않게 밀쳐 일어났다.


“저희는 모험가 조합에 가입하려고 노움으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이 수인족에게 습격 받은 것이고요.”


지뉴가 호위대장을 올려보며 말하자 변강쇠도 살을 붙였다.


“예! 그래요! 우리도 습격 받은 피해자입니다.”


호위대장은 잠시 지뉴를 보다가 주변을 살폈다. 함정을 중심으로 자신이 서있는 맞은편엔 커다란 나무 몇 그루가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그루의 밑동이 너무나 깔끔하게 잘려있었다.


아까 수인족과 싸우던 지뉴라는 저 고블린의 모습을 떠올렸다. 분명 고블린은 단검에 마기를 두른 채 수인족과 싸웠다.

아마도 저 고블린에 의해 나무가 잘리고, 결국 함정이 들어 났으리라.

만약 행렬의 선두가 함정에 빠졌더라면, 습격이 성공했다면 지금보다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생각을 끝낸 호위대장은 뒤돌아 서며 호위병들에게 소리쳐 명령했다.


“정비 후 다시 움직인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호위병들은 지뉴와 변강쇠에게 겨누었던 무기를 거두고 빠르게 마차로 돌아갔다.


“잡으시죠. 부족의 친우여.”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남아있던 아스파고가 지뉴에게 밧줄을 내려주며 말했다. 지뉴는 땅에 떨어진 <마기의 그림자>를 주워 허리춤에 차고 밧줄을 잡고 함정을 빠져 나왔다.


“안녕하세요. 사빌로 라고 합니다.”


언제 나타났는지 아스파고의 옆에 있던 사빌로가 지뉴에게 인사했다.


“네. 안녕하세요. 지뉴입니다.”


“전 변강쇠라고 합니다.”


지뉴와 변강쇠도 사빌로와 아스파고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사빌로가 다가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지뉴님은 유저시죠? 저도 유저입니다. 호위병은 저 빼고 전부 NPC에요.”


“아, 예에.”


사빌로는 지뉴와 변강쇠를 안내했다. 아스파고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위첼코님! 두분 모시고 왔어요!”


행렬의 선두에 도착한 사빌로는 마차를 정비하고 있는 위첼코를 손 들어 부르며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모험가 조합, 조합원 위첼코입니다. 아까 수인족과의 전투 인상 깊게 봤습니다.”


위첼코는 손에 묻은 먼지를 털고, 지뉴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안녕하세요. 지뉴라고 합니다. 이 분은 변강쇠님입니다.”


지뉴는 위첼코와 악수를 하며 자신과 변강쇠를 소개했다.


“고블린으로 수인족과 싸우시고 대단하십니다.”


“그러게요. 저도 오늘 처음 수인족과 싸워 봤는데 버티는 게 고작 이더라고요.”


위첼코의 말에 사빌로가 맞장구 쳤다.


지뉴는 머리를 긁적이며 씁쓸하게 웃었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는걸요.”


우카카에게 공격이 적중 한 것은 기습적으로 마기 주입량을 늘여 공격한 것뿐이었다. 그것도 스친 정도로.


“그렇지만 그 정도 공격을 받고도 지금은 상처 하나 없어 보이네요. 생명력과 재생 능력이 대단하신 것 같네요.”


위첼코가 지뉴를 여기저기 살피며 말하자 사빌로도 느낀 바를 말했다.


“음, 맞아 맞아. 지뉴님은 전생을 몇 번 하신 듯 한데, 몇 차 전승이세요?”


한 캐릭터로 꾸준히 플레이 하는 유저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판게아 대륙엔 전쟁과 위험요소가 많아 의도치 않게 죽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그것을 이용해 다중 전생 하는 이들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지뉴 역시 보통 고블린의 생명력과 재생능력이 아니었기에 사빌로는 다중 전생을 염두하고 질문한 것이었다.


“하하. 두 번째 전생이네요.”


지뉴의 말에 사빌로는 놀라워하며 다시 물었다.


“오. 두 번째에 그 정도면 첫 번째는 강한 캐릭터였나 보네요?”


“······.”


지뉴가 대답 없이 씁쓸한 미소를 짓자 변강쇠가 끼어들어 말했다.


“그것도 랜덤 전생돼서 고블린 이시라 네요.”


사빌로가 무언가 더 말하려 할 때 앞쪽에서 호위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비가 끝났으면 이동한다!”


위첼코는 정비가 끝난 마차에 올라타며 지뉴에게 물었다.


“이야기는 이동 하면서 하시죠. 지뉴님도 같이 가실 거죠?”


“혹시 여기서도 모험가 조합 가입이 되나요?”


지뉴는 변강쇠와의 목적이 있었기에 위첼코에게 되물었다. 변강쇠 또한 궁금했기에 위첼코의 답변을 기다렸다.


“네. 지금은 이동 중이라 좀 힘들고요, 해가 지고 야영을 할 때 담당자에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입에 필요한 장비도 그쪽 마차에 있어서요.”


“아, 다행이다. 그렇죠? 변강쇠님!?”


“그렇네요. 하하”


위첼코의 말에 기뻐하며 서로를 보는 지뉴와 변강쇠였다.

그들은 마차 행렬을 따라 함정을 피해 경사진 면을 이동해 갔다. 다행히 마족의 습격에도 마차와 짐의 피해는 경미하여 빠르게 전투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모험가 조합 행렬은 해가 지기 전 탁 트인 초원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더 이상의 습격은 없었다.



*


“이쪽입니다. 크녹카님!!!”


위첼코의 안내를 받은 지뉴와 변강쇠는 크녹카라는 하프의 마차에 도착했다. 크녹카는 마차에서 말을 풀어 쉴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갈색 피부에 뾰족한 귀, 머리 양 옆으로 멋들어진 뿔이 나있었다.


지뉴가 이곳까지 행렬과 같이 오면서 관찰한 바로는 호위는 엘프, 켈타우로스, 수인족 등으로 라우드 대삼림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족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인간도 두어 명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차를 몰고 온 모험가 조합의 조합원 들은 대부분 마족과 다른 종족이 섞인 하프이거나 다크 엘프처럼 마기에 물들어 마족화 된 종족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크녹카 역시 엘프와 마족 사이에서 나온 하프였다.


“오호! 이 고블린들이 수인족과 대등하게 싸웠다는 그들인가? 흐음.”


크녹카는 뭐가 그리 신기한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뉴와 변강쇠를 바라봤다.


“지금 모험가 등록 할 수 있죠? 이분들 소생자거든요.”


위첼코는 크녹카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 아! 소생자였군 그래, 그래서 수인족과 싸울 수 있었나 보군. 그래도 대단해. 고블린 전사의 마기는 고블린의 그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군.”


크녹카는 뭔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하프도 NPC인가보네.’


말하는 투나 행동으로 봐서 플레이어가 아닌 NPC라 판단하는 지뉴였다.

크녹카 뿐만 아니라 행렬 대부분은 NPC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다고 낮에 이들을 습격했던 마족과 같은 부류는 아니었다.

자율성장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게임 속, 판게아 대륙 주민의 몸에 전생한 슈퍼컴퓨터의 한 개체였다.

메인시스템(판게아 대륙)에 개별적인 시스템(슈퍼컴퓨터)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컴퓨터가 유저처럼 게임 속에서 소생자로 활동 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보자···”


크녹카는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마차 안쪽에는 세 개의 금속 상자가 있었다. 마치 현실의 금고 같은 느낌이었다. 이 마차뿐만 아니라 모든 마차 안에는 이렇다 할 장비나 다른 물품들이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이 금속 상자만 서너 개씩 있었다.

세 개의 상자 중 가운데 상자로 다가간 크녹카는 중앙에 손을 가져가 댔다.


우우우우웅···

금속 상자에 크녹카의 손이 닿자 그의 손에서 푸르스름한 기운이 빠져나가 상자에 빛나는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크녹카가 마법진을 펼쳤다기보다 금속 상자가 그의 손에 반응한 느낌이었다.


철컥!

상자에 나타난 마법진이 이리저리 움직이다 잠금장치가 풀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상자의 문이 열렸다. 진짜 금고였다.


“여기 있군.”


크녹카는 금속 상자 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아공간!?”


지뉴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놀라 말했다. 지뉴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자신이 아공간 스킬을 썼을 때와 비슷한 공간 왜곡이 상자의 문 안쪽에서 보였기 때문이었다.


“오호! 용케 알아보는군. 맞아! 우리 모험가 조합만의 아공간 금고라네.”


크녹카는 자랑스러운 듯 금속 상자에 팔을 올리며 말했다.


‘아공간 금고’는 모험가 조합에서 만든 아이템으로 공간 확장과 무게를 줄여주는 마법 주머니, 마법 배낭보다 한 차원 높고 견고한 것이었다. 주로 모험가 조합에서 사용하며 외부 반출은 거의 하지 않았다.


“우선 지금은 모험가 조합 가입과 몇 가지만 가능하네. 다른 건 지부에서나 될 거야.”


크녹카는 아공간 금고에서 꺼낸 물건을 마차의 마부석 발판에 내려놨다. 키가 작은 두 고블린에 대한 배려였다.


“자! 소생자라면 따로 이름을 등록하지 않고도 이 장비가 알아서 등록해 주니 여기에 손을 넣게. 그리고, 여기 푸른 지점에 마법진이 생기니 손의 방향은 알아서 하게. 이렇게 말이야.”


크녹카는 장비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왼손 손목을 보여줬다. 그의 손목 위에는 문신처럼 새겨진 원형의 마법진이 있었다.


스윽.

크녹카가 그곳을 다른 손으로 스치듯 만지자 푸르스름한 빛이 나더니 숫자가 나타났다. 모험가 포인트였다.

마치 손목에 새겨진 전자시계 느낌이었다.

슥···

지뉴가 채 숫자를 확인하기도 전에 크녹카는 손목의 마법진을 비활성화해 웃으며 말했다.


“내 재산을 보여줄 수는 없지.”


크녹카가 장비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그럼 두 고블린 중에서 누가 먼저 등록할 텐가?”


모험가 등록 장비는 마치 자동차 타이어를 거치대에 올려놓은 듯한 모양이었다.

원형의 금속엔 알 수 없는 문자들이 복잡하게 나열되어 있었으며 그 안에는 위에서 아래로 은은한 푸른 빛이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제가 먼저 하죠.”


변강쇠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옷자락이 없는 팔을 걷으며 앞으로 나섰다.

변강쇠가 등록 장비의 원 안에 손을 넣자마자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구기며 비명을 질러 댔다.


“크아악!!”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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