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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치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전쟁: 시작은 마왕부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7.10.10 01:22
최근연재일 :
2018.09.23 13:54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07,488
추천수 :
1,724
글자수 :
632,766

작성
18.06.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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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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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사망하셨습니다.

DUMMY

009. 사망하셨습니다. (2)



* *


변강쇠의 위장술에 감탄하고 있던 그때,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피잉! 휭! 휘익! 휘익!


뒤돌며 지뉴가 소리쳤다.


“숨어있어요!”


나뭇잎 사이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달빛에 반사되어 은빛 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여러 개의 무언가가 보였다.

화살이었다.


피한다고 몸을 날렸지만, 모든 화살을 피해낼 수는 없었다.

휘익! 휙! 푹! 파박!

푹! 팍!


“크윽!”


[122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179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26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지뉴가 서 있던 자리에 화살이 몇 대 박혀 있었고, 바닥을 뒹구는 그의 몸에도 있었다.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아 재생할 수 없습니다.]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아 재생할 수 없습니다.]


눈앞의 메시지에 몸을 확인하니 두 개의 화살과 팔을 스친 화살의 상처는 이미 아무는 것이 보였다.


“으으윽!”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화살을 뽑아내자 상처가 아물며 멈춰있던 생명력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명력이 다 차기도 전에 다음 공격이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휘익! 휘! 휙!


다행히 공격은 멀리서 오는 것이었고, 자신 쪽으로만 향했기에 지뉴는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휙! 팍! 파바박!

화살은 이내 지뉴가 있던 자리에 꽂혔다.


휙! 탁! 휘익 탁! 탁!

이번엔 화살 가르는 소리가 아닌 묵직한 것들이 굵은 나뭇가지를 타고 이동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지뉴가 있던 자리에 세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머리에 사슴의 큰 뿔과 뾰족한 귀가 인상적인 엘프들이었다.


“세 명은 도망친 고블린을 쫓고 있습니다. 디오프님”


왼쪽의 갈색 머리 엘프의 말에 금발의 엘프 디오프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흔적은 둘인데 한 놈뿐이군.”


디오프의 말에 오른쪽의 엘프가 물었다.


“찾을까요?”


“우선 도망친 고블린부터 처리한 후 흔적을 찾는다.”


디오프는 두 엘프에게 말 한 후 지뉴와 세 명의 엘프가 향한 방향으로 달렸다. 두 엘프도 곧장 그의 뒤를 따랐다.


‘지뉴님··· 부디 무사하세요···’


변강쇠는 엘프들에게 들킬까, 숨까지 참아가며 움직이지 않고 지뉴가 무사하길 빌었다.



*


“크윽··· 저 고블린, 고블린이 맞긴 한 거야?”


나무 위에서 공격과 이동을 반복하던 엘프는 아래쪽을 보며 말했다.


필사적으로 달아나고 있는 고블린은 벌써 십여 발의 화살을 맞아가며 달리고 있었다.

고블린 전사나 홉고블린도 아닌 보통 고블린 같아 보이는데 자신들의 화살을 십여 발이나 맞고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고블린 전사나 홉고블린 조차도 그들의 화살 몇 발이면 죽었을 것이다.


“설마 상급 마족의 장난인가?”


마족 중 최상위 존재들은 모습을 바꾸어 간혹 약한 존재들을 농락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그였다.


비상식적인 고블린의 생명력에 잠시 이동을 멈추고 있던 엘프에게 어느새 디오프가 다가와 호통쳤다.


“아직도 처리하지 못하고 뭐 하는 거야!”


“죄··· 죄송합니다. 고블린이 무슨 이유인지 죽질 않습니다.”


“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느냐고 다그치려던 디오프는 다른 엘프의 공격을 맞고 쓰러졌다가 화살을 뽑은 후 달아나는 고블린을 보았다.


‘무슨 고블린이···’


그가 처음 고블린이 있던 자리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보았던 많은 화살 중 피 묻은 화살이 제법 있었다.

스치지 않고 좀 전처럼 제대로 박힌 화살들이었다면, 보통 고블린 전사라 해도 서너 방이면 죽었을 것이다.


“!”


그렇게 의문을 품은 디오프는 볼 수 있었다. 방금 화살이 박혔던 자리가 눈에 보일 정도로 아물고 있는 것을.


“상급 포션을 바른 것도 아니고··· 어떻게 된 재생력인가···”


디오프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엘프들의 화살에 맞아 뒹굴고, 화살을 뽑아 달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트롤이 생각났다.


잠시 사태를 지켜보던 디오프는 이내 자리를 박차고 나뭇가지들을 디디며 고블린에게 향했다.


“하는 수 없군.”


고블린과 거리를 어느 정도 줄인 후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활에 화살을 걸어 천천히 시위를 당겼다.

공격 자세를 취하는 디오프를 보고 몇몇 엘프들이 감탄했다.


“마나의 화살!”


엘프들의 감탄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디오프의 화살은 흐릿한 푸른 빛을 띠며 점점 진해고 있었다.


‘마나의 화살’이란 화살에 마나를 주입해 강력한 위력을 낼 수 있는 기술이었다. 화살에 속성을 부여하는 등의 다른 기술처럼 마나를 기술발동의 자원으로 쓰는 것이 아닌, 마나 자체를 공격에 쓰는 기술이었다.


‘마나의 화살’처럼 마나를 직접 조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그들의 부족 내에서도 디오프를 비롯해 채 다섯 명도 쓰지 못할 정도였다.


땀을 흘리며 활시위를 당겼던 디오프는 화살을 두른 마나가 짙은 푸른색이 되어서야 시위를 놓았다.


활을 떠난 화살은 시리도록 아름다운 푸른 궤적을 그리며 고블린을 향했고, 이내 고블린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 고블린은 그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디오프를 비롯한 엘프들이 고블린이 떨어진 절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봤다.


한 엘프가 디오프에게 다가와 물었다.


“내려가서 확인할까요?”


“··· 아니 됐다. 심장을 파괴했어. 트롤이라도 재생 못 해. 혹 소생자라도 없어진 심장이 생기는 것은 무리다.”


밤이 되어 어둡지만, 눈이 좋은 디오프에게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절벽이었다. 그는 잠시 그곳을 보다가 엘프들을 이끌고 떠났다.


“다시 흔적을 찾는다. 더 늦기 전에···”



* *


[196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아 재생할 수 없습니다.]


“으윽.”


벌써 몇 번의 공격을 받은 것인지 지뉴는 생각나지 않았다.

왜 저들이 자신을 공격하고, 자신은 왜 이렇게 도망치는지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끊이지 않는 화살 공격을 피해 달아날 뿐이었다.


“크으윽!”


이내 몸에 박힌 화살을 빼고, 다음 화살이 날아오기 전에 달아나려 다리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휘익! 푹!

[현재 생명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받았습니다.]

[생명력을 모두 소진하여 ‘첫 번째 심장’이 멈춥니다.]

[‘두 번째 심장’의 효과로 생명력 50%가 회복됩니다.]

[‘첫 번째 심장’이 빠르게 회복합니다.]


계속된 화살 공격에 결국 재생력이 따라가질 못했다. 첫 번째 심장이 멈추고, 두 번째 심장 스킬이 발동했다. 생명력은 50%를 넘어 다시 차오르고 있었다.


‘으윽··· 이대로라면 첫 번째 심장이 회복되기 전에 생명력이 다 하겠는데. 그럼 사망인가?’


몸에 박힌 화살을 빼내고 다시 달리며 생각하는 지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보이던 어두운 수풀은 어느새 사라지고 칠흑 같은 어둠 너머 달빛을 받아 아름다운 숲이 펼쳐졌다. 긴박한 상황에도 저런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대삼림이 얄미웠다.


조금만 더 가면 밤이라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낭떠러지였다. 떨어져 죽거나 화살 공격에 죽거나 죽기는 매한가지일 것 같았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던 그때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휘우우웅! 퍼억!

등 뒤로 날아온 강력한 공격에 일순 통증이 찾아오더니 멈췄다. 그리고 많은 메시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플레이어가 감당할 수 없는 통증입니다.]

[차단합니다.]

[현재 생명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받았습니다.]

[캐릭터의 첫 번째 심장이 회복 중 멈췄습니다.]

[두 번째 심장이 멈췄습니다.]

[스킬 ‘두 번째 심장’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캐릭터가 사망합니다.]

[소생 대기 상태로 넘어갑니다.]


메시지와 함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찾아왔다. 죽음 때문인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어서인지 알 수는 없었다.


퍼억!

[사망한 상태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다행히 생각보다 깊지는 않은 듯했다.


[‘두 번째 심장’의 효과로 소생하면 회복 가능한 상태입니다.]

[소생하면 게임 시간으로 24시간의 회복시간이 발생하며 수면모드와 같은 버프를 받습니다.]

[소생 대기 시간은 현실 시간 12시간이며 소생선택을 하지 않으면 전생 대기 상태로 넘어갑니다.]

[소생하시겠습니까?]


마지막 공격을 받고, 절벽 아래로 떨어진 후에도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고, 결국 소생 여부를 묻는 메시지가 떴다.


‘전생하면 봉인 스킬은 완전히 사라진다고 했고···’


‘더 카오스’의 시스템의 장점 중 하나가 전쟁 시 이전 캐릭터의 스킬이 보존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전생을 막기 위해 전생 시 스킬 봉인이 이루어졌다. 또한, 봉인 스킬 보유 중 전생하면 해당 스킬 소멸, 자살 시 모든 스킬 소멸이라는 패널티가 존재했다.

지뉴가 봉인 당한 스킬은 마왕의 것이기에 아직 전생선택을 하지 않는 게 좋았다.


‘변강쇠님도 그렇고, 아이템도 있으니···’


변강쇠와 모험가 조합까지의 동행을 약속하고, 지금 차고 있는 <검치 단도>와 <마기의 그림자>를 포기하기엔 아까웠다.

전생 후 이곳을 찾아오는 방법도 있지만, 그때까지 아이템이 온전히 있다는 보장도 없으며 변강쇠와 헤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하여~!’


‘소생선택!’


[소생을 선택하셨습니다.]

[소생모드로 넘어갑니다.]

[소생모드는 캐릭터 사망 상태에서 수면모드와 같은 보호막과 재생력을 제공합니다.]

[사망 위치에 따라 캐릭터가 소멸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모험가 조합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도움 요청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아웃.’


철컥! 위이잉!

로그아웃하자 캡슐이 열리고 몸에 밀착되었던 부분과 헬멧이 벗겨졌다.


“후··· 변강쇠님 연락처를 받아 놓을 걸 그랬네. 무사하시려나···”


진우는 자신의 캐릭터도 안전을 보장 못 하는 상태였지만 변강쇠를 걱정하며 시계를 봤다.


07:26


저녁 7시 반을 향해가고 있었다.

캡슐이 설치되어있는 방에서 나와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컴퓨터 책상으로 갔다.


“게임에선 이틀도 더 지났는데 현실에선 한나절 정도인가? 게임이 너무 리얼해서 현실감각이 없어지겠네··· 휴우···”


고블린으로 전생하고 게임 시간으론 이틀이 더 지나 있었지만, 현실에선 고작 8시간 정도였다.


“소생하려면 3시간은 더 지나야 하니 컴퓨터 좀 하다가 씻고, 자기 전에 접속해야겠네.”


진우는 이내 부팅이 끝난 컴퓨터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리곤 ‘더 카오스’ 홈페이지를 가기 전에 포털 사이트의 뉴스나 연예계 소식 등을 봤다.


“아악! 안돼 그놈만은! 으으윽.”


평소 좋아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연애 뉴스에 가슴 아파하고, 세계 어딘가에서 난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도시 사진을 보며 탄식도 했다.


“으음··· 또 지진인가, 우리나라에도 저런 지진 오면 다 박살 나겠지?”


꼬르륵~!

“윽! 컵라면이라도 먹어야겠다.”


돈이 급해 건설현장을 나가면 맛없는 함바식당이라도 밥과 국, 반찬을 챙겨 먹지만 집에서 작업할 때는 라면으로 대부분을 해결하는 진우였다.

올해 초 작업실을 얻어 혼자 나와 살고부터 안 좋아진 식습관이었다.

잠시 후 컵라면에 끓은 물을 부어 컴퓨터 앞에 앉은 진우는 ‘더 카오스’ 홈페이지의 유저 게시판으로 들어갔다.


-제목: 드래곤으론 전생 못 하나요? (1,102)

-re: 나도 하고 싶소 드래곤~! (21)

-제목: 몬스터로 난장 피우실 분~~!! (234)

-re: 비추! 접속하자마자 후회 ~! (73)

-re: 비추2! 머리 아파짐~!! (135)

-제목: 서대륙 마왕 죽었다는데 전생 됐을···(9,133)

-re: 소멸당함! 전생한 용사들에게!!! (2,212)


“윽!”


게시판에서 눈에 띄거나 정보가 있을법한 글 위주로 읽다가 자신과 관련된 글을 보고 움찔했다.


“······ 통과.”


해당 글을 보려다가 속이 쓰려서 그냥 지나쳤다.


-제목: 거지로 전생할 건데 한 푼 줍쇼~ (3,901)

-제목: 판게아 대륙과 지구 연결설 (1,342)

-re: 소설 쓰고 있네. (133)

-제목: 중앙 제국! 몬스터 브레이크 발생 (4,401)

-제목 정보! 서대륙 마왕령에 모험가 조합이···(3,210)

-re: 오오오! 드디어!! (142)


또 하나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 정보! 서대륙 마왕령에 모험가 조합이 생긴답니다.> (3,212)

작성자: 엘바프 조회: 15,239

내용: 안녕하세요. 라우드 대삼림에서 엘프로 게임 하는 엘바프 입니다.

전 노움을 기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움에서 많은 짐을 꾸리는 모험가 조합원들이 있어서 물어보니 서대륙 마왕령에 지부를 세우려고 준비 중이라네요~!!

도시 이름이··· 호셀루? 그렇다네요~!!


-마왕의발톱: 호루셀 일 거예요.

-엘바프: 마왕의빌톱> 아 맞아요. 호루셀!!

-발롭: 엘바프> 진짜요? 오오오!!

-카라쿰: 아싸! 다른데 안 찾아가도 된다!

-북극펭귄: 엘바프> 헉! 나 호루셀에서 장사하는데! 옆에서 공사하고 있던데, 모험가 조합 지부 자리인가??? 대박 났네!


“호루셀? 어디지!?”


진우는 글을 다 읽은 후 게시판에서 호루셀에 대해 검색했다. 다행히 호루셀에 대한 내용은 유저가 게임 속에서 얻은 지도의 스크린샷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음··· 이 거리면 너무 먼데···”


지도대로라면 진우가 지나온 거리보다 배는 더 가야 했다.


“대삼림이 오늘 같은 분위기면 위험해서 노움 쪽으로 가는 것보다 나으려나? 아니지··· 내려가는 길도 엘프 영역이 삼 분의 일인데···”


오늘 갑작스러운 공격은 엘프들이 분명했고, 중앙 제국 못지않게 자신들에게 적대적으로 보였다.


“접속해서 변강쇠님을 만나게 되면 상의해 봐야겠네.”


진우는 호루셀에 대한 생각을 접고 다시 게시판을 봤다.




*


[사용자 정보를 확인합니다.]

[등록된 사용자입니다.]

[최근에 접속 기록이 있습니다.]

[‘더 카오스’에 접속하시겠습니까?]


3시간여가 지나고, 진우는 게임에 접속했다.


[캐릭터에 접속했습니다.]

[캐릭터가 소생 중입니다. 남은 시간 00:04:32]


정확한 시간을 잰 후 접속한 것이 아니라 고블린의 신체는 아직 소생 대기 상태였다.


‘다행히 몬스터 같은 거에 공격받지는 않았나 보네.’


[캐릭터가 소생합니다.]


잠시 후 소생 준비가 끝나고 지뉴는 고블린의 몸에 동기화되었다.


[캐릭터에 접속하여 버프가 해제됩니다.]


고블린을 감쌌던 은은한 빛의 보호막이 사라지고, 지뉴는 눈을 뜰 수 있었다.


‘어둡네···’


죽기 전의 시간도 밤이라 당연히 소생시간이 끝난 지금 역시 밤일 것이다. 하지만 달빛이나 별조차 보이지 않았다.


“!?”


잠시 후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조금이나마 주변을 살필 수 있었다. 그곳은 고블린이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높이가 낮은 동굴로 지뉴의 옆에 무언가 누워 있었다.


옆에 누워 있던 것은 자는 중인 변강쇠였다.

로그아웃으로 캐릭터가 수면모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게임 속에서 실제 잠을 자는 상태였다. 그래서 지뉴는 변강쇠를 흔들어 깨웠다.


“변강쇠님! 변강쇠님!”


“으음··· 아, 지뉴님 깨어나셨군요.”


“네! 그런데 어떻게···”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변강쇠에게 지뉴가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그게 새벽까지 기다려도 지뉴님이나 엘프들이 오지 않기에 흔적을 따라서 절벽까지 갔거든요.”


변강쇠는 잠시 말을 끊었다 다시 입을 열었다.


“엘프들은 뒤돌아 이동한 것 같은데 지뉴님의 흔적이 안 보여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래로 내려가 보니 수면모드로 계시더라고요.”


“아, 그거 죽어서 소생모드였어요.”


지뉴는 변강쇠의 말을 끊고, 당시 자신의 상태를 알려줬다.


“아! 그래서 숨을 안 쉬었던 거군요. 몸에 상처도 없고, 버프도 있어서 수면모드로 알았네요.”


변강쇠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엘프들에게 죽었거든요.”


“역시··· 그 숫자에 원거리 공격이면 지뉴님이라도 버티기엔 무리겠죠.”


“하하··· 그렇더라고요.”


지뉴와 변강쇠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여긴 어디예요?”


“지뉴님을 메고 안전한 곳을 찾다가 발견한 동굴이에요. 수풀에 가려져 밖에선 잘 보이지도 않고요.”


“아··· 고생하셨네요. 감사합니다.”


“아뇨! 아니에요. 마침 짐도 별로 없었고, 지뉴님의 도움에 비하면 별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자칫 소멸이라도 하면 잃는 게 많으니까요. 정말 고마워요.”


“하하. 네.”


지뉴는 변강쇠의 손을 잡으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고, 변강쇠는 쑥스러운 듯 어색하게 웃었다.


지뉴가 웃으며 말했다.


“아. 혹시 모르니 우리 서로 연락처라도 알아두죠.”


“예! 저도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역시 고블린은 약해서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요.”


둘은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지뉴가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려는 그때


-으우우웅

-키이우우웅

-케에이우우우


“어우! 깜짝이야!”


동굴 안쪽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에 깜짝 놀라 소리쳤다.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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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두크레 +1 18.06.22 1,020 14 18쪽
21 중앙 제국군 +1 18.06.21 1,046 18 18쪽
20 고블린 무리 +1 18.06.20 1,102 17 15쪽
19 고블린 무리 +2 18.06.19 1,067 17 19쪽
18 몬스터 +3 18.06.18 1,136 16 19쪽
17 모험가 조합 +2 18.06.17 1,127 17 17쪽
16 모험가 조합 +1 18.06.16 1,162 16 18쪽
15 조우 +2 18.06.15 1,161 16 18쪽
14 조우 +1 18.06.14 1,221 21 15쪽
13 변화 +2 18.06.13 1,199 20 16쪽
12 위기의 그놈 +1 18.06.12 1,186 21 17쪽
11 위기의 그놈 +3 18.06.11 1,213 19 17쪽
10 위기의 그녀 민들레 +1 18.06.10 1,228 18 17쪽
» 사망하셨습니다. +2 18.06.09 1,259 20 18쪽
8 사망하셨습니다. +2 18.06.08 1,419 21 17쪽
7 그들의 능력 +3 18.06.07 1,633 21 15쪽
6 습격 +2 18.06.06 1,499 24 17쪽
5 습격 +2 18.06.05 1,567 23 17쪽
4 습격 +2 18.06.04 1,665 27 17쪽
3 두 고블린 +3 18.06.03 2,057 2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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