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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루이 입니다.

무당천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이루이
작품등록일 :
2020.11.25 02:40
최근연재일 :
2021.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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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5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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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화

DUMMY

황제 주문원은 진무혼과 함께 예를 올리는 현천을 직접 보게 되자,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에 현천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처음 현천의 활약을 들었을 때는, 신장은 8척에 달하며 용모가 남자다운 촉한의 조운과 같은 자로 상상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모습은 그냥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얼굴은 특별나게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호감 가는 얼굴이었다. 몸집도 탄탄해 보였지만 호리호리한 편에 가까웠다.


황제의 반응을 보고 문정군주가 이해한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폐하가 상상하시던 모습과 아주 다르죠?”


황제는 당사자를 앞에 두고 속마음을 들켜 창피함에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짐이 듣기로는 강호의 무인이라 들었는데, 관직을 할 생각은 없소? 그대라면 좋은 무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황제의 말에 현천이 조금 난처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황제가 직접 권하는데, 단칼에 거절하기에는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현천이 슬쩍 진무혼을 곁눈질하였다. 현천의 눈빛을 본 진무혼은 알아서 하라는 듯이 외면해버렸다.


문정군주는 현천이 관직에는 관심 없다고 생각했다. 다소 딱딱한 모습인 관직에 얽매여 생활하는 현천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처럼 자유로운 삶을 사는 모습이 현천답다고 생각했다.


“폐하. 이 사람은 무림방파 중 구파일방이라 불리는, 그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무당파의 도사입니다. 지금까지 도사로 생활했던 이 사람에게 관직은 맞지 않는 옷입니다.”


문정군주가 현천 대신 거절의 말을 해주었다. 무당파의 도사라고 하니 황제 또한 놀란 표정이었다.


“짐 역시 무당파의 명성은 들어보았소. 무당파의 무공이 그리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이 사람을 보니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인 듯하오. 또 한 도교 문파로써 민초들에게 역시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소. 이번 일로 어떤 상을 내릴까 싶었는데 잘되었소. 짐이 무당파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금전적이나마 도움을 주겠소.”



황제가 상을 내린다는 말에 현천은 거절하려 했다.


“폐하. 감사한 말씀이지만 저희 무당파는 다른 무림세가나 문파들처럼 황금이 필요치 않습니다. 저희는 그저 무학 도사나 도학 도사가 공부를 할 수 있는 이 무당산과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지금의 도관 몇 개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황제는 더 이상 거절하지 말라는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당파에서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상을 내리지 않을 테니 이것마저 거절하지는 마시오.”


황제가 그렇게 말하자 현천 역시 황제의 청을 계속해서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저 황제의 말대로 무당파가 부담을 가질 정도의 상만 내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황제는 별거 아니란 듯이 말했지만 다른 문파들이 들었다면 엄청난 상을 내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금전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그저 황금을 내려주거나 낡은 도관들을 단지 보수 또는 새로 지어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문파들 입장에서는 그 출처가 황제라면 그 누가 무당파에 침입 할 수 있겠는가. 마치 황제가 직접 지어준 도관을 부수러 들어가는 것일진대.


그 이후 소소한 대화를 이어 나가던 황제가 궁금한 것이 있는 듯 질문하였다.


“짐이 지금까지 듣기로는 무당파의 도사가 혼인을 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소만....내 진무혼에게 듣기로는 고모님의 정인이라 들었는데....”


그런 황제의 말에 문정군주와 현천이 동시에 말하였다.


“무당파는 혼인이 된다고 합니다.”


“무당파는 혼인을 막지 않습니다.”


문정군주와 현천은 동시에 말을 내뱉은 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황제 역시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어린아이처럼 웃어 보였다.


“하하. 항상 차갑게 웃던 고모님의 이런 모습을 보다니. 참 재밌습니다. 하하.”




* * *


황제와의 대면이 끝나고 문정군주는 자신의 거처였던 모란궁으로 향했다. 모란궁으로 가자 시비인 매랑이 문정군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군주님. 어찌 혼자 오셨습니까?”


현천이 없는 것을 본 매랑이 물었다.


“잠시 밖에 볼일이 있어 진 시위와 함께 나갔다 온다고 하는구나. 늦을 수 있으니 자신의 저녁은 따로 챙기지 말라고 하더구나.”


“예. 알겠습니다. 군주님.”


처음 만났을 때처럼 딱딱해진 매랑의 모습을 보고 문정군주는 차가운 외모와는 반대로 귀엽게 웃어보였다.


풋.


그 모습에 매랑이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황궁에 들어왔다고 너무 굳은 듯하구나. 우리끼리 있을 때는 그리 딱딱하게 있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맘 편하게 있거라.”


매랑은 문정군주의 배려에 몸 둘 바를 몰랐지만, 감사함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 * *




문정군주는 현천의 당부에도 늦은 밤까지 현천을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자신의 모란궁에서 잠을 청한 문정군주는 누가 보더라고 편하고 안락하게 잠이든 모습이었다.


그렇게 잠이든 문정군주가 있는 모란궁으로 한 인영이 조용한 발걸음으로 가고 있었다.


모란궁 밖에서 보초를 보던 호위병들이 이 늦은 시간 모란궁을 향해 걸어오는 인영을 보고 창을 들이대었다.


“누구냐? 누군데 이런 야심한 시간에 혼자서 오는 것이냐?”


여러 호위병이 현천을 둘러싸고 창을 목에 겨눴다.


호위병들에게 둘러싸인 인영은 무엇인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려던 그때.


한 호위병이 현천의 얼굴에 횃불을 들이댔다.


“헉.”


현천의 얼굴을 확인한 호위병이 얼른 다른 호위병들의 창을 치우며 외쳤다.


“부마도위님이시다. 얼른 창을 치워라.”


현천은 부마도위라는 말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온종일 궁을 돌아다닐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렸다. 거기에는 자신을 부마도위라 칭했다.


하지만 듣기 싫은 말은 아니었다. 자신과 문정군주의 사이를 인정한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군주의 처소에 가려하는데 가능한가?”


현천의 말에 호위병이 얼른 대답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니다. 내가 알아서 가겠다. 그리고 오늘은 이만 보초를 서지 않고 다 들어갔으면 좋겠군. 다음 교대 자들도 마찬가지로 말이야.”


호위병들은 그건 안 된다며 거절하려 했지만 현천의 소문이 생각이나,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섰다.


황궁에서는 좌군도독부의 수장인 여량이 황제의 반대파와 함께 반역을 꾀하다 동창에 그 정보가 입수되어 동창위사들에게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반 병사들과 시비들 사이에서 퍼진 소문의 내용은 문정군주의 정인인 현천이 좌군도독부의 수많은 병사들을 뚫고 여량의 목을 베어버리며 자신의 정인인 문정군주를 구하고 탈출하였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현천의 무위가 대단한 데다 순진하고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얼굴과는 정반대로 손속이 잔인하기 이를 데 없어 자신에게 덤비는 장수들과 병사들의 허리를 그냥 두 동강 내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그....저희가 근무를 서지 않는 것은 부마께서 명하신 게....맞으시죠?”


“그래. 아무도 이 일로 추궁 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현천이 확신하듯 말하자 호위병들이 오늘은 운이 좋다며 물러가기 시작했다.


호위병들이 물러나자 모란궁으로 들어간 현천은 시비들마저 내보냈다.


“매랑아. 밖에 호위들도 내 명으로 오늘 밤은 다들 돌려보냈다. 그러니 네가 다른 시비들을 이끌고 그만 자러 가보거라. 여기는 내가 있을 터이니.”


현천의 모습이 평소와는 다른 진지함이 묻어있어 가벼운 농을 던지려 했던 매랑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며 다른 시비들을 이끌고 모란궁을 나갔다.


잠이든 문정군주만 놔둔 채 모란궁의 모든 인원을 내보낸 현천은 조용히 문정군주의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로 들어간 현천은 문정군주의 침상에 앉아 문정군주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문정군주의 잠이든 얼굴을 처음 보게 된 현천은 평소의 차가워 보이는 모습이 사라지고 아이처럼 새근거리는 모습에 미소 지으며 뺨에 손을 가져다 댔다.


매끄러운 뺨을 어루만지자 짜릿함이 손을 타고 등으로 올라왔다. 그 때문에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는지 문정군주가 잠에서 깨었다.


“언제 왔어요? 왔으면 깨우지 그랬어요?”


“조금 전에.”


말을 하며 일어나려는 문정군주를 현천은 도로 눕혀주었다. 그러면서 문정군주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사실 오늘 밤 그냥 떠나려 했어.”


그 말에 문정군주가 놀란 토끼마냥 눈을 크게 뜨였다.


“어딜 떠난다는 거죠?”


현천은 문정군주가 오해하기 전에 빨리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 복면인들. 그때 당신도 들어서 알겠지만, 그 들은 여량과 상관없이 당신을 노렸어. 그래서 우선은 그들이 누군 인지 파악하고 당신을 왜 원하는지 알아보려고 해. 그래야 당신을 지키기 쉬워지니까 말이야.”


현천의 말에 문정군주는 따스함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떠나려 한다고 오해를 한 게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그런데 왜 말도 안하고 떠나려고 했던 거죠?”


“당신 얼굴을 보게 되면 떠나기 싫어질 것 같아서.”


“풋. 그럼 얼굴을 봤으니 떠나지 못하겠군요.”


현천의 말에 문정군주가 웃어 보이며 농을 던졌다.


“아니. 당신을 위해서라도 떠나야해. 그래서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


“그게 뭐죠?”


“당신의 마음.”


현천은 다시 한 번 문정군주의 뺨을 쓰다듬다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입술을 문정군주의 입술에 갖다 댔다.


가볍게 부딪친 입술은 점점 서로를 탐하듯 농밀하게 움직였다.


“으음.”


문정군주의 입술에서 가벼운 신음이 나왔다. 그와 함께 현천의 손이 바빠졌다.


입맞춤을 하며 문정군주의 침의를 벗긴 현천은 잠시 입술을 떼고 문정군주의 나신을 쳐다보았다.


문정군주의 아름다운 얼굴 아래로 풍만한 가슴. 얇은 허리. 탄력 있는 허벅지를 지나 얇은 종아리와 발목.


그 오른쪽 발목에는 자신이 선물했던 발찌가 매달려 찰랑 거리고 있었다.


문정군주는 자신의 나신을 쳐다보는 현천의 시선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오른쪽 다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굽혀 올렸다. 그러자 발찌가 다시 한 번 찰랑거렸다.


문정군주의 부끄러움을 느낀 몸짓에 현천의 시선은 더 큰 야릇함을 느끼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느낀 현천은 문정군주의 입술에 짧은 입맞춤을 하며 무언가 갈구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 눈빛을 읽은 문정군주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괜찮겠어?”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물어본 현천에게 문정군주가 답했다.


“예. 당신이라면.”


문정군주의 대답을 들은 현천은 문정군주의 몸에 자신을 몸을 살포시 겹치었다.


그렇게 문정군주와 현천의 긴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 * *





“으음.”


해가 중천에 뜨자 아침에야 겨우 잠들었던 문정군주가 잠에서 깨었다. 무언가 허전함을 느낀 문정군주는 옆을 돌아보았지만 밤새 같이 있던 현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혹 자신이 꿈을 꾼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찰나 처음 느껴보는 아랫배의 고통에 꿈이 아님을 느끼고 얼굴을 붉혔다.


잠시 숨을 고르며 진정한 문정군주는 침의를 가다듬고 매랑을 불렀다.


“매랑아. 거기 있느냐.”


“예. 군주님. 기침하셨습니까?”


“그래. 해가 중천에 뜬 거 같은데 어찌 깨우지 않았느냐.”


문정군주의 말에 매랑은 웃음을 보이며 대답했다.


“아침에 부마도위께서 나가시면서 군주님이 피곤하실 터이니 안에 들어가서 깨우지 말고 깨실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라 명하였습니다.”


매랑의 입에서 부마도위라는 말이 나오자 매랑이 놀린다는 것을 알았지만, 알고도 붉어지는 얼굴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모습에 매랑은 웃음을 보이며 궁장을 가져와 문정군주에게 입히려 했다.


문정군주의 침의를 벗기던 매랑이 갑자기 문정군주의 쇄골을 보며 놀래었다. 매랑이 놀라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쇄골을 쳐다본 문정군주는 자신의 몸에 핀 열꽃을 얼른 가리었다.


“당분간은 내가 혼자서 입을 테니 그만 나가 보아라.”


그런 문정군주를 향해 매랑이 살짝 눈웃음을 치며 나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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