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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루이 입니다.

무당천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이루이
작품등록일 :
2020.11.25 02:40
최근연재일 :
2021.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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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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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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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화

DUMMY

날이 밝아오며 따스한 아침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현천을 비추었다. 그 따뜻한 햇볕을 받은 현천은 살며시 눈을 떴다. 눈을 뜨자 햇살로 인해 눈살을 찌푸린 현천은 자신의 왼쪽 어깨에 무거움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어깨에 곽소미가 아예 얼굴을 묻은 채로 잠들어있었다.


“이봐. 이제 그만 일어나도록 하지 그래?”


현천의 말에도 잠에서 깨지 않고 오히려 더 현천에게 파고들려는 곽소미를 보며 현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철퍼덕.


“으악. 뭐야?”


나무 기둥 옆으로 쓰러진 곽소미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깜짝 놀라 쓰러진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현천이 보이자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현천을 향해 소리 지르며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씨. 같이 가요.”


현천의 바로 옆까지 따라붙은 곽소미가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봐요. 좀 부드럽게 깨우기 그래요? 당신처럼 그런 식으로 하면 요즘 여인들한테 매력 없다고요. 모름지기 요즘 여인들은 부드러우면서 섬세한 남자를 좋아한다고요. 알겠어요?”


“그놈의 입은 지치지도 않는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쪽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곽소미의 수다를 받아주기 귀찮아 발걸음을 빨리해 앞서 가려던 현천은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위치도 모르면서 왜 그렇게 앞서가실까? 여기서는 내가 갑(甲)의 위치인 것 같은데 말이죠. 안 그래요 을(乙)씨?”


어쩔 수 없이 현천은 곽소미와 발을 맞춰서 갈 수밖에 없었다. 곽소미의 지겨운 수다와 함께.



* * *




“이제 저 산맥만 넘으면 돼요.”


한참이나 곽소미의 수다에 시달리며 산에 오른 현천은 이제 마지막 산맥만 넘으면 끝이라는 생각에 눈앞의 산맥을 살펴보았다.


“마땅한 산로가 없어 보이는데....무작정 넘어야 하는 건가?”


현천의 말을 들은 곽소미가 산맥의 한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기에 아주 좁은 잔도가 하나 있어요. 그걸 이용해서 가면 쉽게 산맥을 넘을 수 있죠. 다만 잔도가 너무 낡아서 조심해야 할 거예요.”


곽소미가 앞장서 잔도가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잔도에 다다르자 생각보다 더 비좁고 낡아있었다.


“하오문의 정기회의 때도 이 잔도를 이용하나?”


“위험해서 이용 안 한 지 오래 됐어요. 보통은 마땅한 산로가 없는 저 산맥을 힘겹게 넘어갔죠. 힘들지만 위험부담은 없으니까요.”


“지금은?”


현천의 짧은 물음에 곽소미가 손을 올려 현천을 가리켰다.


“그쪽이 있잖아요. 보니까 그쪽이라면 이런 잔도는 쉽게 건널 것 같은데 말이에요. 안내자로 갔다 오라는 소리에 이 산맥을 넘는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몰라요.”


곽소미의 말에 현천이 피식 웃으며 앞장서라는 듯 턱짓으로 잔도를 가리켰다.


“아니 저보고 앞장서라고요?”


“내 뒤를 따라오다 쥐도 새도 모르게 떨어져 죽는 것보다 내 앞으로 가는 게 안전하지 않겠어? 여차하면 내가 잡아줄 수 있으니 말이야.”


현천의 말에 곽소미가 다른 생각이 떠올랐는지 입꼬리를 올렸다.



“전 다리가 후들거려서 절대로 못 지나가요.”


“그럼 어쩌란 거지?”


“당연히 안고 가야죠. 객잔에서 제 몸매를 봤으니 무겁다고는 말 못할걸요?”


안고 가라는 곽소미와 싫다는 현천이 한참이나 실랑이하다 결국 현천은 곽소미를 안아 들고 잔도를 건널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건널 테니 눈은 감아줬으면 좋겠군. 눈뜨고 있다가 주변 풍경의 아찔함에 놀라 소리쳐서 내 경공을 흐트러지게 하지 말고.”


현천이 경공을 핑계 대며 눈을 감으라 했지만, 그것은 혹시라도 무림에 널리 알려진 제운종을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곽소미는 현천의 말을 그대로 믿은 건지 눈을 꽉 감고 현천에게 안겨있었다. 그러면서도 노골적으로 현천의 품에 깊게 안겨 와 현천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물컹’


자신의 목을 양팔로 두르며 가슴에 바짝 붙자 무언가 봉긋한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귓가에는 곽소미의 입김이 스치듯 나오고 있었다.


‘미치겠군. 정말.’


곽소미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무서워서 그러는 건지 구별이 안 가 고민에 빠지자 이제는 곽소미의 허벅지를 들어 올리고 있는 왼팔에 감각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원시천존(元始天尊)’


‘영보천존(靈寶天尊)’


‘도덕천존(道德天尊)’


현천은 애써 잊으려 도교의 최고신인 원시천존과 함께 삼청을 이루는 영보천존. 도덕천존. 까지 마음속으로 외치며 빨리 이 잔도를 건너도록 제운종을 극성으로 펼쳤다.


길고 긴 잔도가 끝나자 현천을 자신의 목을 감고 있는 곽소미의 팔을 풀고 패대기치듯 바닥에 놓았다.


“아얏!”

바닥에 엉덩이를 찧은 곽소미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현천을 노려봤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에요?


“너야말로 무슨 짓이지? 도대체 남의 귓가에 입김은 왜 불어 넣어?”


현천의 짜증스런 말투에 그제야 곽소미가 웃어보였다.


“눈치챘어요? 어땠어요? 다른 사내들은 여인이 그러면 좋아한다던데?”


“그럼 좋아하는 다른 사내들한테나 하지 그래?”


곽소미가 샐쭉한 표정을 짓더니 한마디 던졌다.


“흥. 잔도를 건너는 동안 내 가슴이랑 허벅지를 느끼면서, 즐긴 건 다 즐겨놓고 이제 와서 왜 저러실까?”


“빈약한 가슴이랑 탄탄하지 못한 허벅지에 별다른 매력이 없는데 어떻게 즐기나?”


현천의 비꼼에 곽소미가 자신의 가슴을 앞으로 길게 빼며 강조했다.


“뭐라고요? 이정도면 딱 적당한 크기에 아주 예쁜 모양이라고요. 하긴 당신 같은 사람이 제대로 된 여인들을 접해봤겠어요? 흥.”


곽소미는 현천에 말에 토라진 듯 그 이후 한 번도 입을 열지 않고 앞장서 걸어갔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이동하자 현천의 눈에 비친 것은 보기만 해도 아찔해 보이는 절벽이었다. 단순히 눈으로만 본다면 이 곳 어디에도 하오문이 있을만한 곳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눈앞의 절벽에서 공기의 흐름이 다름을 느낀 현천은 곽소미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절벽으로 보이는 곳이 진법이 설치된 곳이군.”


“진법을 모른다 하지 않았나요?”


현천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진법은 모르지. 하지만 눈앞의 절벽이, 절벽이 아닌 것만은 알겠군. 저곳에서 느껴지는 공기의 흐름과 인위적인 기운이 느껴져 이곳에 진법이 설치됐을 거라 예상해본 거지.”



현천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곽소미는 진법을 풀러 다가가려는 순간, 눈앞의 전경이 바뀌기 시작하자 뒤로 물러섰다.


현천의 눈에도 눈앞의 전경이 바뀌기 시작하자 곽소미를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상황이지?”


“누군가 안에서 진법을 풀고 있는 거예요. 아마 입구에서 진법을 지키던 자가 제 모습을 보고 풀고 있는 듯해요.”


곽소미의 말에 현천은 가만히 눈앞의 전경을 쳐다보았다. 확실히 진법이 풀리고 있는지 눈앞에 절벽의 모습이 점점 걷혀지며 커다란 암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앙에 들어난 동굴.


커다란 동굴입구에서 십여 명의 하오문의 문도들이 나왔다.


그중에 한 사내가 현천을 잠시간 쳐다보다 시선을 곽소미에게 옮겼다.


“개봉 분타 사람이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오? 더구나 외부인을 데리고 오다니.”


“개봉 분타에 정보를 얻으러 온 사람이에요. 하지만 개봉 분타에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정보라 분타주께서 명하길 직접 문주님께 안내해드리라 하여 갑작스럽게 방문하게 됐어요.”


“들어오시오.”


사내가 곽소미와 현천을 보며 말한 후 나머지 사내들에게 눈짓하자 사내들이 현천을 포위하듯 서며 동굴 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오문은 정보를 얻으러 온 사람에게 참으로 적대적이군.”


현천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편하게 걷기 시작했다.


자신을 포위하듯 둘러싼 인영들의 모습에도 현천이 아무생각이 없는 듯 태연하게 걸어가자 사내가 현천을 흥미롭게 쳐다보았다.


“아무렇지도 않은가 보군.”


사내의 물음에 현천이 웃어보였다.


“하하.”


“뭐가 우습지?”


“내 질문을 듣는다면 단번에 이해할 텐데.”


사내가 현천을 보며 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산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소. 근데 지나가던 토끼무리 열 마리가 호랑이를 포위한다고 하여 호랑이가 겁을 먹을까?”


현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내가 현천을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하지만 현천은 상대가 쏘아보든 말든 신경 안 쓴다는 듯이 천천히 걷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들어가자 넓은 공터가 들어나기 시작했다.


‘오호. 동굴이 꽤나 넓군. 이렇게까지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겠어.’


현천은 동굴 내부의 모습을 보고 감탄하였다.


현천이 감탄하고 있는 사이 사내는 공터를 두르고 있는 여러 문중에 한곳으로 현천을 불렀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문주님이 계실 거다.”


“나만 들어가나?”


현천이 곽소미를 쳐다보며 한 물음에 사내가 비웃음을 지어 보였다.


“겁나나? 자칭 호랑이라 하지 않았나?”


“설마. 당신들의 문주를 나와 독대를 시켜도 괜찮냐는 말이지.”


“그렇게 혼자인 몸으로 안에서도 까분다면 온몸이 벌집으로 될 것이다.”


“하오문이?”


현천은 고작 하오문 따위에서 할 수 있겠냐는 듯이 물으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현천의 눈앞에 저 멀리 검은 인영이 태사의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자가 하오문의 문주인가 보군.’


하오문의 문주라 생각되는 인영에게 다가가자 현천에게 자리를 권했다. 현천은 양쪽에 나열해있는 의자를 하나 집어 들고 태사의에 앉은 인영과 마주보도록 앉았다.


“당신이 문주인가?”


현천의 건방진 말투에 상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하오문이 아무리 무림에서 시정잡배 취급을 받는다지만 어린 것이 목숨아까운지 모르는군.”


피식.


현천이 웃음을 보이며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다 다시 시선을 하오문의 문주에게 보냈다.


“숨어있는 문도들을 믿고 이리 나오는 건가? 가만 보자 하나. 둘. 셋. 넷.......오십 명이라.”


하오문의 문주인 임영은 최대한 기척을 숨기고 동굴 안에 숨어있는 문도들을 현천이 단숨에 간파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복면인들에게 당한 수하 오십 명과 같이 문도들을 염라대왕에게 보내기 싫으면 내가 묻는 말에 성심껏 대답해야 할 거야.”


“이놈이!”


현천이 복면인에게 죽어간 하오문의 문도 오십 명을 거론하자 분노한 임영이 자신의 뒤에 매달린 커다란 징에 장법을 날렸다.


두웅. 두웅.


임영의 장법에 커다란 징이 동굴에서 크게 메아리치며 울렸다.


그게 신호였을까. 기척을 숨기며 숨어있던 오십 명의 문도들은 물론 문 밖에 있던 하오문의 문도들까지 징소리를 듣고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문주의 신호에 깜짝 놀란 곽소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수많은 하오문의 문도들이 몰려와 현천을 둘러싸기 시작했지만 현천은 의자에 앉은 채로 한쪽 다리를 꼬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하오문이라지만 그래도 일문의 문주라는 자가 상대의 역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문도들을 사지로 몰다니. 쯧쯧.”

현천의 혀를 차는 소리가 신호탄이 되었을까.


화를 참지 못한 문주가 소리쳤다.


“쳐라!”


하오문의 문도들이 달려들기 시작하자 고민했다.


‘후우. 여기서 무당파의 무공을 사용해야하나....그게 아니면...’


찰나의 고민을 하던 현천은 순간적으로 하오문의 문주를 쳐다보며 웃음지어 보였다.


씨익.


하오문의 문주인 임영은 현천의 미소가 꺼림칙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한 찰나. 자신에게 빠르게 쇄도해 들어오는 현천이 보였다.


당황한 임영이 급히 검을 빼내려는 순간 현천은 임영의 검병을 밀어 넣으며 목을 움켜쥐었다.


현천이 목을 움켜쥐며 들어 올리자 임영은 숨이 막히는 고통에 비명조차 제대로 안 나왔다.


하오문의 문도들은 자신들의 문주가 눈 깜짝할 새에 제압되자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임영은 목을 죄어오는 고통스러움에 양손을 들어 자신의 목을 움켜쥔 현천의 손목을 붙잡으며 버둥거릴 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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