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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루이 입니다.

무당천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이루이
작품등록일 :
2020.11.25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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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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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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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DUMMY

집무실 밖에서 문정군주가 행차하고 있다는 시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무혼은 문정군주가 자신을 이리 찾아온 적이 한 번도 없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재빠르게 수하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진무혼의 눈짓을 받은 흑오대 대원들은 영성왕에 관한 자료들을 빠르게 정리해 치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황실의 일원인 문정군주라 할지라도 흑오대에서 관리하는 정보와 자료들을 보일 수는 없었다. 특히나 영성왕에 관한 문제라면 더더욱 보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 진무혼이었다.


자신의 문제와 현천의 안위를 걱정하는 문정군주 입장에서 영성왕의 역모까지 신경 쓴다면 문정군주의 몸이 탈이 날것이다.


흑오대 대원들이 자료를 다 치웠을 때 문정군주가 진무혼의 집무실에 들어왔다.


진무혼은 물론 흑오대 대원들이 문정군주에게 예를 취했다.


“문정군주님을 뵙습니다.”


문정군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진무혼은 흑오대 대원들을 내보냈다.


그리고는 문정군주에게 자리를 권하였다. 진무혼이 권하는 자리에 앉은 문정군주가 진무혼에게 자리에 앉으라 손짓하자 진무혼은 문정군주의 맞은편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군주님께서 이곳에는 어쩐 일로?”


문정군주가 온다고 했을 때부터 무슨 일 때문인지 예상은 했지만, 혹시나 다른 문제일 수도 있기에 문정군주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그 사람은 잘 있나요?”


문정군주의 물음에 진무혼은 역시나 싶었다.


‘역시 현천 때문인가. 문정군주께서 그 사람이라 지칭할 사람이 현천밖에 더 있겠는가.’


“얼마 전에 안휘의 남궁세가에서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남궁세가요?”


“예. 무림의 세가연합인 정천맹의 회합이 있었습니다. 저희 쪽 정보로는 그때 무당파의 장문인께서 초대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아마 현천은 장문인에게 정보를 얻으러 남궁세가에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진무혼의 말을 듣고 문정군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어디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예. 딱히 적을 만나거나 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적을 만나더라도 쉽게 당할 녀석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무혼의 대답에 문정군주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조금은 풀어졌다.


“현천의 일 때문에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진무혼의 웃음기 묻은 말에 문정군주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아무래도 저 때문에 그 사람이 힘든 길을 가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군요. 만약 그 사람이 잘못된다면....”


문정군주의 마지막 말에 물기가 묻어나오며 감정이 복받치는지 말을 잇지 못하였다.


‘문정군주 역시 현천을 대하는 마음이 저리 크시구나.’


진무혼은 친우인 현천을 생각하는 문정군주의 마음이 자신에게까지 전해지자 문정군주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군주님. 현천은 약한 녀석이 아닙니다. 감히 제가 장담하건대 무림에서 그를 넘을 만한 재능을 갖춘 자를 찾기 힘들 겁니다. 그러니 현천 그 녀석을 믿으십시오. 현천 역시 군주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군주님 못지않기에 몸 성히 군주님에게 돌아올 겁니다.”


진무혼의 위로가 위안이 되었는지 문정군주의 얼굴이 밝게 펴졌다.


“그 사람이 궁을 떠난 이후로는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는데 진 시위의 말을 들으니 이제야 한숨 놓이네요. 고마워요. 진 시위.”


문정군주의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에 진무혼은 황송함을 느끼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 * *




강서성(江西省) 남창(南昌)


항주에서 이른 아침부터 떠나온 현천과 서유선은 강서 남창에 도착하였다. 어차피 귀주를 가려면 들려야 하는 곳이기에 이왕 들린 김에 강남의 삼 대 명루(名樓) 중 하나인 등왕각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유선은 빨리 귀주를 향해 가자고 했지만 현천은 오히려 그럴 거면 혼자 가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등왕각을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와아. 정말 좋군요.”


빨리 가자고 재촉하던 서유선도 현천을 따라 등왕각에 올라오니 그 경치에 눈을 못 떼었다. 그렇게 한참을 등왕각에 올라 경치를 보던 서유선에게 한 사내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소저. 저는 은하전장의 추기룡이라 합니다. 혹 소저의 방명을 알 수 있을까요?”


값비싸 보이는 비단옷을 입은 사내가 은근히 은하전장을 내세우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서유선은 사내가 자신을 소개할 때 입에 올린 은하전장이란 말에 놀라 되물었다.


“은하전장이요?”


서유선이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은하전장이라 하면 만금전장. 중원전장과 함께 삼 대 전장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전장은 물론 표국과 여러 사업채를 가지고 있는 거부였다.


추기룡은 서유선의 물음에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예. 제가 바로 그 은하전장의 후계자인 추기룡이라 합니다.”


자신이 은하전장의 후계자임을 당당히 말하는 추기룡.


“저는 서유선이라고 합니다.”


“서 소저시군요. 등왕각의 경치가 그리 아름답다기에 왔는데 서 소저 같은 미인을 보니 등왕각의 경치가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군요.”


현천과 항주에서 떠나는 다음날 남장이 아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서유선은 확실히 미인이긴 했다.


서유선은 추기룡의 노골적인 칭찬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소저 괜찮으시다면 가까운 곳에서 차라도 한잔하심이 어떠신지요?”


“죄송해요. 저는 일행이 있어서요.”


서유선은 추기룡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며 현천에게 다가갔다.


“이봐요. 혼자서만 그렇게 가는 게 어디 있어요?”


“일부러 좋은 시간 보내라고 자리를 피해 준 것인데 뭐가 또 불만인지 모르겠군.”


“뭐라고요!”


서유선의 음성이 날카로워지자 현천은 손으로 귀를 덮는척하며 입을 열었다.


“은하전장의 후계자라면 귀주 천지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야. 더군다나 저자 어려서부터 영약을 얼마나 먹었는지 내공의 양이 장난 아니군.”


“그게 여기서 느껴져요?”


“나 정도 되면 그 정도는 느낄 수 있지. 더군다나 저자가 일부러 내보이는 건지 아니면 제대로 갈무리해 숨길 능력이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단순히 거부의 후계자로만 생각했다가 내공까지 많은 무림의 고수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유선은 추기룡이 새롭게 보였다.


“이제 좀 관심이 가나?”


“흥. 저 그렇게 속물적인 여인이 아니랍니다.”


서유선의 새침한 말에 현천이 놀리듯 웃어 보였다.


“내가 아쉬워서 그러지. 둘을 이어주고 뭐 콩고물이라도 하나 얻어먹으려고 했더니 말이야.”


멀리서 현천과 서유선이 투닥거리는 모습을 바라본 추기룡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나를 거부하고 저런 도사 따위와 어울리다니.’




추기룡은 자신을 거부하고 고작 도사 따위와 다니는 서유선의 모습에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나는 것이 더욱 자존심이 상한다 생각한 추기룡은 현천과 서유선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현천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추기룡을 흥미롭게 쳐다보았다.


“안녕하시오. 서 소저의 일행이 누구신가 했더니 도사셨군요. 실례가 안 된다면 어디의 도사신지 알 수 있을까요?”


“무당파입니다.”


현천이 추기룡의 물음에 답하였다.


“호오. 무당파시라고요?”


무당파라는 현천의 대답에 추기룡 역시 놀란 눈치였다.


‘사기꾼 아니야?’


평소 무당파의 도사를 보기란 매우 힘들었다. 무당파 제자들의 수가 그리 많지도 않을뿐더러 현천처럼 젊은 제자들이 세상을 돌아다니는 경우 또한 드문 일이었기에.


‘혹시. 무당파의 제자를 사칭해서 여인들을 희롱하는 녀석일 수도 있겠군. 그렇다면 네놈이 가짜란 걸 서 소저 앞에서 까발려 주겠다.’


의심에서 확신으로 넘어간 추기룡이 눈을 불태웠다.


“그 뵙기 힘들다는 무당파의 도사를 뵙다니, 이 추 모가 운이 좋군요.”


은근슬쩍 현천을 띄워주며 자신의 속마음을 감춘 추기룡이 이어 말했다.


“괜찮으시다면 요 앞에 괜찮은 찻집이 있는데 거기서 차라도 한잔 마심이 어떻겠습니까? 그 유명한 무당파의 도사님을 뵈었는데 제가 차라도 한잔 대접하고 싶군요.”


“추 공자께서 그렇게 말하시니 이거 거절하기가 힘들겠군요. 앞장서신다면 따라가지요.”


서유선은 현천답지 않은 모습에 현천을 빤히 쳐다보았다. 서유선의 시선을 느낀 현천은 서유선을 쳐다보며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어서 따라오라고 손짓하였다.



추기룡이 안내한 찻집은 겉에서 보기에도 화려한 것이 고급 객잔이었다. 현천은 일부러 추기룡을 띄워주려는 듯 과장되게 놀란 모습을 보이며 객잔에 들어섰다.


“와아. 추 공자 덕택에 제 생전 이런 객잔을 다 방문해 보다니.”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리 놀라십니까?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니니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천의 말에 추기룡의 어깨가 올라가며 그만큼 고개도 빳빳이 세워진 듯 보였다.


후르륵.


차가 나오고 현천이 차를 마시며 다시 한번 감탄을 하였다.


“역시 고급 객잔이라 그런지 차의 향기와 맛이 입안에 계속 맴도는군요. 추 공자 덕택에 정말 호강합니다.”


“이 정도는 저한테 정말 별거 아닙니다. 아 제 소개를 제대로 못했군요. 저는 은하전장의 후계자인 추기룡이라 합니다.”


이번에는 현천 앞에서 은하전장의 후계자를 내세우며 말하는 추기룡.


현천이 추기룡의 말에 처음 듣는다는 듯 과장되게 놀라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헉. 추 공자께서는 은하전장의 후계자셨군요. 이거 제가 너무 몰라뵌 것 같습니다.”


현천이 과도하게 놀라하자 이상함을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어깨며 콧대며 고개가 세워진 추기룡이었다.


“하하. 은하전장의 후계자라고 뭐 대단한 자리는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도사님께서는 무당파의 제자라 하셨는데 도명이 어떻게 되시는지?”


‘이 사기꾼 놈아 어디 무당파의 제자를 사칭하고 다니느냐?’


추기룡은 현천이 도명을 제대로 대지 못한다면 당장이라도 혼내줄 요량이었다.


“이런. 제가 예의도 없이 소개를 하지 않았군요. 무당파의 제자 현천이라고 합니다.”


“!!!”


“!!!”


현천의 말에 서유선은 물론 추기룡까지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이 옥허진인의 유일제자인 현천진인 이라고요?”


“황실 문정군주의 부마도위인 현천진인?”


서유선과 추기룡의 입에서 동시에 나온 말에 둘은 얼굴은 마주보았다.


“거짓말.”


“사기꾼.”


얼굴을 마주본 서유선과 추기룡이 이번에는 현천을 바라보며 동시에 말하였다.


현천은 그런 서유선과 추기룡을 보며 여유 있게 자신의 찻잔에 담긴 차를 목에 넘기었다.


찻잔을 내려놓은 현천이 입을 열었다.


현천의 입에서 아까와 같은 공대는 나오지 않았다.


“흐음. 도대체 뭐가 거짓이고 뭐가 사기꾼인지 모르겠군. 그보다 역시 은하전장의 소식통은 빠르군.”


문정군주와 현천의 소식을 말함이다.


애초에 현천이 추기룡에게 접근한 이유이기도 했다. 무림에서 정보력을 가장 높게 치는곳은 개방과 하오문이라지만 은하전장. 만금전장. 중원전장 같이 표국은 물론 상인연합의 사업채까지 가지고 있는 부호들의 정보력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


현천은 은하전장의 후계자라 밝힌 추기룡과의 친분을 다져 은하전장의 정보력을 얻을 심산이었다.


“당신이 옥허진인의 제자인 현천 도사라니....어째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죠?”


“무당파의 무공을 보고는 그저 납득만하고 도명까지 묻지는 않았잖아?”


현천의 대답에 서유선의 입이 다물어졌다. 가만히 듣고 있던 추기룡이 물었다.


“그럼 진짜 무당파? 거기다가 황실의 부마도위라고?”



“황실의 부마도위라니 그건 무슨 말이죠? 당신 황실의 군주와 혼인이라고 했다는 말인가요?”


현천은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 그냥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표시를 하였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현천을 보자 서유선은 현천과 서호의 유래를 말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그래. 들은 적이 있다. 황실 문정군주의 미모가 정말 대단하다는 소문을.’


“흥. 그렇다면 서호의 야경을 보며 말한 것이 결국에는 자기 자랑이었군요.”


“아니 서호의 야경을 같이 구경하고, 이번에는 등왕각에 같이 와 구경하다니 이게 말이 될법한 소리요? 그것도 무당파의 도사라는 자가 정인을 놔두고 다른 소저와 강호 유람이라니.”


추기룡의 분개한 소리에 현천은 오해를 푸느라 대충 사정을 설명하였다. 하지만 감추는 것이 많아 보이는 설명에 추기룡이 믿지 않자 현천이 추기룡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현천의 전음을 들은 추기룡의 태세가 바뀌며 현천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역시 무당파의 도사라 그런지 협의심이 넘치는 모습이군요. 이 추기룡 무당파의 도사님을 따라 서 소저의 일을 도와드리겠소.”


서유선은 갑자기 바뀐 추기룡의 태도에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현천을 빤히 쳐다보았지만 현천은 그런 서유선의 시선을 모른 척 고개를 돌리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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