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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루이 입니다.

무당천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이루이
작품등록일 :
2020.11.25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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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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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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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4화

DUMMY

후기지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인영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청운과 황보현에게 다가갔다.


황보현은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인영을 바라보면서 마치 못 볼걸 본 사람처럼 얼굴이 굳어지고 말아 쥔 주먹이 떨려왔다.


황보현이 보고 놀란 자는 현천이었다.




* * *




현천은 장문인과 대화를 마치고 청운을 만나볼 겸 후기지수들이 있는 전각에 갔다. 그때 안에서 황보현과 청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 앞에 서서 얘기를 듣던 현천은 대충 상황을 파악하고 문을 열고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후기지수들의 시선이 현천 본인에게 몰렸지만 현천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청운과 황보현에게 다가갔다.


현천의 눈에 황보현의 굳은 얼굴과 떨려오는 주먹이 보였다.


“이봐, 오랜만이야? 산동에 화화객잔이었나? 그때 나한테 맞은 곳은 좀 괜찮나?”


말을 하며 현천이 청운의 옆에 섰다.


“현천 사숙.”


“청운아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 네 녀석이 나한테 화난 건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보다 말이야. 황보세가의 황보현 이랬나? 밖에서부터 들리는 말소리로는 무당파를 모욕하더라고? 그리고 나를 무시하는 말도 있던데 말이야. 그때 내가 너무 살살 때렸나 봐?”


현천이 황보현에게 한 발짝 다가가자 황보현이 놀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그 모습을 보고 현천이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풍류도사인줄 몰랐소. 정말이오.”



현천은 황보현을 손봐주려 하다가 백윤이 생각이 나자 이쯤에서 그만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정도 했으면 굴욕을 충분히 받았을 것이다.


‘백윤 녀석이 성장하게 되면 복수를 하든 알아서 하겠지.’


현천은 황보현에게 그만 꺼지라는 눈짓을 보냈다. 황보현은 아직 떨고 있는 자신의 주먹을 한번 쳐다보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주먹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덤벼볼까도 싶었지만, 자신의 마음보다 주먹이 먼저 전의를 상실한 듯 떨려오는 모습에 어쩔 수가 없음을 느꼈다.


“청운 네 자리는 어디냐. 오랜만에 나와 함께 술 한 잔 마셔야 하지 않겠냐?”


청운은 여전한 사숙의 모습에 고개를 절래 흔들며 자신이 앉아있던 식탁으로 현천을 안내했다.


“정주에서부터 동행하셨으니 이미 안면이 있으시겠지만 다시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저의 사숙되십니다.”


청운의 소개에 당소소가 얼른 앉으라며 손짓했다.


“이미 아는 사이인데 무슨 소개에요. 현천 오라버니 얼른 앉으세요.”


“다시 뵙게 되는군요. 현천 도사님.”


당가 남매가 반겨주자 현천 역시 웃음으로 화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다행히 당가 분들께서 우리 청운과 함께해주고 있었군요. 이 녀석이 숫기도 없고 말수도 없고 애늙은이 같은 면만 있어서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데 말입니다.”


현천의 말에 당소소가 박수를 치며 맞장구를 치자 청운의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 황보세가의 소가주랑은 무슨 일이 있던 거에요?”


당소소가 현천을 보자 쉽게 꼬리를 마는 황보현의 모습에 궁금증이 일어 물었다.


그 궁금증은 당소소뿐만이 아니라 연회장에 있는 모든 후기지수가 궁금한지 귀를 열고 현천의 입을 주시했다.


“아아. 별건 아니고 산동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그때 한번 봤었거든. 나한테 뭐 무당파에 이름을 내려놓고 싸울 수 있냐길래 살짝 손 좀 봐줬지. 그런데 이번에 청운에게도 그러네? 내가 끼어들지 않았으면 황가 놈 걸어서 이 자리를 나가지 못했을 거야”


당소소 뿐만 아니라 후기지수들이 이번에는 청운을 주목했다. 현천이야 아무리 안 좋은 소문들이 돌았다지만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면 옥허진인의 유일제자인 현천의 무공이 황보세가의 소가주를 꺾은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기에.


“청운 도사가 그리 강해요?”


당소소가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 청운을 힐끔 거리며 현천에게 물었다.


“뭐, 한때는 내가 매일같이 무공수련을 해줬으니까. 대련도 많이 했고. 장담하는데 비슷한 또래에서 청운보다 강한 구파의 후기지수는 없을 거다."


보통 후기지수라 하면 이립(而立)(서른 살) 까지는 후기지수로 통한다. 청운의 나이 이제 갓 지학을 넘어 십육 세.


같은 또래로 한정하면 유망한 후기지수들 중에서 얼마나 되겠냐 싶겠지만 무려 구파의 제자들이다.


그 ‘구파’ 중에서 감히 가장 강하다고 단언하는 현천.


천하오대세가를 포함하여 모든 세가들이 꼭 넘어야 할 산으로 구파를 꼽는다. 아무리 그 지역의 패주를 자처하는 세가들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영역을 넘어서면 구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현재 무림에서의 구파와 세가의 위치였다.


단순히 무력만으로 따진다면 세가 중에서도 특히 천하오대세가 같은 곳은 구파보다 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면전을 벌인다면 천하오대세가의 무력이 더 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호 무림이란 단순히 무력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곳. 구파를 지탱하는 큰 힘은 그 무력도 무력이지만 그 무력을 이용해 ‘협의심(俠義心)’을 펼치는 것에서 기인한다.


구파가 끝까지 그 협의심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백성들은 항상 구파를 세가의 위로 올려놓아 줄 것이다.


현천이 화산파를 사이비 도사라 칭하는 것 역시 협의심과 무관하지 않다. 그들이 협의심을 위해 정진하는 것이 아니라 세가처럼 자신들의 몸집을 불리는 것에 힘을 쓰기 때문이다.


현천은 주위의 후기지수들을 둘러보았다.


현천의 말에 청운을 경외의 눈빛으로 보는 세가의 후기지수들이 생겼다.



하지만.


당가 남매를 제외한 천하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의 표정은 굳어져 있었다.


‘천하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이라....내 숨겨진 뜻을 알아차렸나?’


현천은 ‘구파’를 거론했지만, 그들이 느끼기에는 세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현천 역시 단순히 세가의 후기지수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구파’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대로 안중에도 없기에 말하지 않은 것이다.


‘뭐, 내 의도에 분해서 난리 칠 놈이라면 애초에 그 정도 그릇밖에 안 되는 것. 그게 아니라 지금의 분함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을 더 단련하는 밑거름으로 사용한다면 크게 발전할 것이다.’


그러면서 눈앞의 당가 남매를 쳐다보았다. 그 중에서 진중한 눈빛의 당청보를.


‘당청보라....어쩌면 이 녀석이 당가를 이끌 때는 사천당가가 천하오대세가의 수위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 같구나.’


현천은 그런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며 당청보와 청운. 그리고 자신의 빈 술잔에 술을 따랐다.


당소소 역시 자신도 달라며 떼를 썼지만 당청보의 눈빛에 작게 투덜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술잔을 비우고 서로의 술잔을 채워주길 반복하며 연회를 보냈다.





* * *





이른 아침부터 정천맹에 속한 세가의 가주들과 무당파의 장문인 현청진인이 남궁세가의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회의실에 중앙에 기다란 탁자가 위치해있고 양쪽으로 세가의 가주들과 현청진인이 앉았다. 그리고 상석인 중앙에 앉은 남궁세가의 가주 창천검 남궁준이 자리했다.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준은 자리에서 잠시 일어나 양쪽에 앉은 세가의 가주들과 현청진인에게 포권을 하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우선 이렇게 갑작스러운 정천맹의 회합에 자리해주신 점 감사드리오. 또 한 초대에 기꺼이 응해준 현청진인께도 이 남궁준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낍니다.”


남궁세가주와 친분이 있다고 소문난 현청진인이지만 사실 지금의 남궁세가주가 아닌 전대의 남궁세가주인 태상가주 남궁천과의 친분이었다. 그렇기에 남궁준이 현청진인에게 대하는 예는 대단히 깍듯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자리에 앉은 남궁준은 회의실 구석에 서 있는 외총관 남궁선에게 눈짓했다. 가주인 남궁준의 눈짓에 남궁선은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를 자리에 앉은 각 세가주들과 현청진인에게 나누어 주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 무림에는 기괴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소. 우선 나누어드린 종이에는 남궁세가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것을 모아 적어놓은 것이오. 다 같은 내용이니 나누어 드린 종이를 한번 살펴보시지요.”


남궁준의 말이 끝나자 각 세가주들과 현청진인은 남궁선이 나누어준 종이를 천천히 읽어가기 시작했다. 처음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읽어가던 세가주들과 현청진인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갔다.


“남궁세가주. 이 기괴한 짓이 안휘에서도 나타난 것이오? 남궁세가를 상대로?”


하북팽가의 가주 팽아행의 말이었다. 팽아행이 한 말에는 여러 뜻이 담겨있었다. 단지 안휘에서 일어났냐는 궁금증이 아닌 안휘에서도 나타났냐. 묻는 팽아행.


그 말인즉슨 팽가가 있는 하북에도 그리고 팽가를 상대로 일어났다는 말이었다.


팽가의 가주 팽아행의 말에 다른 몇몇 가주들 역시 종이에 적혀진 기괴한 사건들을 겪은 듯 팽아행의 표정과 다를 바 없었다.


무당파의 장문인 현청진인은 종이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종이에 적힌 내용은 심히 기괴하고 잔인하여 도력이 높은 현청진인 조차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남궁세가가 조사한 내용이 적힌 종이.


현청진인이 읽은 내용은 이러했으니.


남녀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인 살인.


무림에서 이런 살인이 한두 번 일어나는 것인가 싶지만 그 내용이 실로 기괴하고 잔인했다.


살인한 이후 심장이 위치한 가슴을 파내어 심장을 때간 것.


시체 몸속의 피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듯이 뽑아간 것.


그 어느 누가 살인한 이후에 이런 기괴하고 잔인한 짓을 벌인단 말인가.


남궁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남궁세가의 무사들 또한 살해를 당했소. 그들의 시체를 찾았을 때는 종이에 적힌 대로 가슴이 파여 심장을 때 갔음은 물론이고 온몸에 피를 빼간 듯 주위에 시체에서 나온 피의 흔적은 극히 적었고 시체는 말라비틀어져 있었소.”


팽가주를 비롯해 몇몇 세가의 가주들 역시 같은 일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그럼 이런 일을 벌이는 자들은 아직 모르겠구려.”


현청진인의 말이었다.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쉽지만 아직 그들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침중하게 말한 남궁준이 좌중을 둘러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마 우리 남궁세가와 같은 변을 당한 세가들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되오.”


남궁준의 말에 팽아행을 비롯한 몇 세가의 가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도대체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하북팽가와 마찬가지로 하북에서 활동하는 진주언가의 가주 언무기의 말이었다.


그 역시 같은 변을 당한 세가 중 한 곳이었던 듯 침중한 표정이었다.


그때 제갈세가의 가주인 제갈유가 입을 열었다.



“당장은 그들의 짓을 현장에서 잡는 방법 외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길이 없겠군요. 아니면 미끼를 던지고 그들이 물기를 바랄 수밖에.”


제갈유의 말에 다른 가주들이 더 말해 보라는 듯 제갈유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나 지금까지 변을 당한 무사들은 세가의 일반 무사들이겠지요?”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준을 비롯하여 팽가의 가주. 언가의 가주. 등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세가 내의 고수들을 일반 무사와 같이 변장 시켜 미끼로 쓰고 그들이 접근하길 바라야겠죠.”


“하지만 그들이 생각보다 고수면 어찌하오? 오히려 세가 내의 고수들만 위험에 빠지는 것 아니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각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을 벌이는데 세가 내의 고수들보다 강하다? 그런 집단이 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소. 과거 마교와 같은 자들이 아니고서야. 더욱이 이런 더럽고 잡스러운 일을 그와 같은 자들이 하겠소? 분명 자신들의 하수인을 시킬 것이오.”


제갈유의 말에 납득이간 세가의 가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세가의 가주 남궁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비단 이것은 우리 세가들만의 문제가 아니오. 실제 이런 일을 벌이는 자들이 무슨 목적으로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목적이 분명 좋은 일은 아닐 터. 그렇기에 구파에 속한 무당파의 장문인을 이 자리에 초대한 것이오. 또 한 우리에게는 아무런 정보가 없소. 제갈 가주의 말대로 미끼를 던지는 것. 나 역시 찬성하오. 하지만 마냥 미끼만 물도록 기다릴 수는 없는 법. 그렇기에 이 자리에 한 분을 더 초대했소.”


각 세가의 가주들이 물었다.


“그게 누구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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