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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루이 입니다.

무당천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이루이
작품등록일 :
2020.11.25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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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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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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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7화

DUMMY

진무혼은 자신의 계획을 가감 없이 현천에게 말했다. 아무리 친우라지만 이런 일은 서로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나 이 일은 문정군주만 아니었다면 현천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진무혼은 현천에게 모든 걸 말했고, 진무혼 자신이 얻을 이익까지 상세히 말해주었다.


진무혼의 얘기를 들은 현천 역시 진무혼이 쉽게 얘기를 꺼낸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훗.


“이거. 이거. 황제의 어전시위이자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그 무서운 동창의 한 개 대대의 대주께서 너무 날로 잡수시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진무혼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면 현천은 물론 무당파까지 위험할 수도 있는 계획이었다.

그런데도 친우인 현천은 불쾌한 표정한번 짓지 않고 오히려 농을 던져 분위기를 풀어주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


“고맙다.”


현천은 친우의 감사인사에 낯 뜨거움을 느끼며 손사래 쳤다.


“이거 왜 이러시나. 나는 다만 내 목적과 맞는 계획이기에 따를 뿐이야. 만약 내가 문정군주를 알지 못했거나, 문정군주가 개입이 안 되어 있다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어. 그러니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사부님 역시 그렇게 말하시더군. 나에게 현천을 그리도 모르냐면서 말이야.”


“아 이런.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걸 내 깜빡했구나.”


“사부님께서는 늘 정정하시지.”


현천의 능청에 진무혼이 웃으며 대답했다.


“뭐 어르신이야 항상 정정하셨으니 말이야. 그럼 시간도 없는데 이쯤에서 나는 가봐야겠군. 여량을 따라 잡으려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할 것 같으니 말이야.”


말을 마치고 그만 떠나려는 현천을 진무혼이 붙잡았다.


“이걸 가져가라.”


휙.


진무혼이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을 던졌다.


“송문고검을 알아보는 자가 있다면 어쩌려고. 이 검은 대충 대장간에서 쓸만한 거로 구한거니 알아보는 이가 없을 거다.”


“이 친절한 배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군. 친구여.”




* * *




절강성 항주.


여량의 저택에까지 황궁에서 있던 여량의 굴욕이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후환이 두려워 소리 내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암암리에 시종들에게까지 소문이 퍼졌다.


문정군주의 시비가 된 매랑은 문정군주에게 자신이 들은 소문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군주님. 황궁에 가신 좌군도독께서 수모를 당했다고 합니다. 황제폐하의 어전시위라고 하는데 약관도 안 된 나이에 좌군도독의 호위장수 다섯을 황제폐하의 앞에서 단칼에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원래라면 이런 말을 문정군주에게 할 수 없었다. 문정군주의 부군이 될 좌군도독의 치부이기에. 하지만 매랑은 그동안 문정군주의 시중을 들면서 문정군주와 많이 가까워졌다. 그렇기에 문정군주가 이 혼인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문정군주 역시 이 외로운 곳에서 의지할 사람이 시비인 매랑 뿐이기에 평소라면 하지 않을 본인의 속마음 역시 많이 털어놓았다.


“폐하의 어전시위라면 진무혼 그 자이구나. 제독동창의 하나뿐인 제자라던가.”


문정군주 역시 황궁에 있을 때는 황제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호위하는 청년을 자주 보았다. 잘생긴 얼굴에 제독동창의 하나뿐인 제자라는 배경. 황궁의 수많은 여인들이 그 청년을 연모함은 물론 나이 많은 관리들 역시 자신의 사위로 들이고 싶어 한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제독동창의 하나뿐인 제자라지만 그 나이에, 정말 대단하구나. 헌데 어째서 여량 그자의 호위장수를 베었다고 하느냐?”

“그것은.......제 입으로 말하기가 너무.......”


머뭇거리는 매랑을 보고 문정군주는 희미하게 웃으며 괜찮다며 말해보라 하였다.


“좌군도독께서 폐하를 모욕했다고 합니다. 그에 분노한 폐하의 어전시위가 많은 대신들 앞에서 좌군도독께 죄를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좌군도독 역시 화가나 호위장수들을 불러 폐하의 어전시위를 베라 했지만 오히려 단칼에 호위장수 다섯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고 합니다.”


“놀랍구나. 하지만 내가 봐온 그자는 능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항상 폐하를 극진히 모시는 자이니.”


문정군주는 진무혼을 생각하다가 문득 용진용이 생각이 났다.


‘아마 용 공자의 나이가 진무혼 그자와 비슷하겠구나. 용 공자가 그자처럼 그런 힘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자신의 생각에 놀라 머리를 흔든 문정군주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자신이 좋아했던 남자를 그런 식으로 비교하고 싶지 않았다.


‘무공이 낮다 한들 어떠한가. 그저 내가 좋아하면 그뿐일 터. 더군다나 이리된 게 용 공자의 탓도 아닌데.’


문정군주는 침상에 걸터앉은 채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자신의 얇고 하얀 발목을 쓰다듬었다. 그 손길에 만져지는 발찌의 촉감을 느끼며.


그런 문정군주의 모습을 보며 매랑은 문정군주가 또 그분을 생각한다는 걸 읽었다.


그 슬픈 모습을 바라보기 힘든 매랑은 문정군주에게 예를 올리고 나왔다.





* * *





눈물과 함께 밤을 지새우다시피 한 문정군주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지만 밖에 소란스러움에 금방 잠에서 깨었다. 잠에서 깨어 옷단장을 하던 그때 시비인 매랑이 찾아왔다.


“군주님. 혹 기침하셨습니까?”


“밖이 소란스러워 조금 전 잠에서 깨었네. 들어오너라.”


문정군주의 명이 떨어지자 매랑은 급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슨 일이기에 그리 급히 들어오는 것이냐?”


“저 군주님. 술시(戌時)(오후 7시 ~ 오후 9시)에 황궁으로 출타하셨던 좌군도독께서 도착하신다 하십니다.”


문정군주는 어차피 겪게 될 일이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다가오자 당혹스러움에 어찌할 줄 몰랐다.


그동안 이 저택에 머무르며 여량의 두 자식인 여문과 여순의 노골적인 음란한 눈빛을 받으며 수치스럽게 지내왔는데 이제는 여량 그자가 온다면.


문정군주는 생각만 해도 온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어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의 문정군주였지만 만약 자신만을 생각해서 그리한다면 자신을 아껴준 황제에게 너무나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리 소란스럽구나.”


“예 군주님. 또 한 군주님을 지금부터 씻기고 꽃단장을 시키시라며.......”


“그럼. 그러자꾸나.”


문정군주는 모든 걸 체념한 듯 매랑에게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군주님. 괜찮으세요?”


“그래. 괜찮다.”


전혀 괜찮지 않은 슬픈 눈빛으로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괜찮다 말하는 문정군주가 안쓰러워 눈물을 흘렸다.


“매랑아. 나는 정말 괜찮구나. 나로 인해 폐하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지금은.....지금은 그걸로 족하구나.”

* * *




마차에 몸을 싣고 잠시 눈을 붙이고 있던 여량은 호위장수의 말에 눈을 떴다.


“도독대인. 이제 곧 저택에 도착합니다.”


“알겠다. 그리고 그 자들에게 연락이 왔느냐.”


“예 오늘밤에 저택으로 올 것이라 연락이 왔습니다.”


여량은 문정군주를 잡을 때 고용했던 그들을 불러들여 진무혼을 죽이려 했다. 그들이라면 진무혼 그 녀석을 황궁 밖으로 나오게만 만들 수 있다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진무혼에 대한 분노로 이를 갈던 여량은 자신의 저택이 보이자 자신의 저택에 얌전히 있을 문정군주를 떠올렸다. 문정군주를 떠올리자 여량의 아랫도리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하하하. 고 계집을 생각만 해도 이렇게 아래에 힘이 들어가는구나. 황실의 군주라고 꼿꼿이 목을 세우던 고 계집이 나에게 깔려 신음을 내뱉을 생각을 하니 아주 좋구나.”


여량은 몇 년 전부터 문정군주를 지켜봐왔다. 아직 어린 소녀일 때도 문정군주의 미모는 황실에 소문이 파다했었다. 그리고 소녀에서 여인이 되었을 때는 그 미모가 얼마나 뛰어난지. 황궁에 모든 사람들이 그 옛날 전설적인 미인들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흥. 도도하기 그지없게 굴던 네년이지만 내 아랫도리에 길들어 어떻게 변할지가 궁금하구나. 크크”


“그리고 진무혼 그 까마귀 녀석은 절대로 곱게 죽이진 않겠다.”


여량은 황궁에서의 굴욕을 오늘밤 문정군주로 푸리라 다짐했다.


잠시 후 마차는 여량의 저택에 도착했다. 장수들과 병사들을 물린 여량은 곧장 문정군주의 방으로 향하였다.


방으로 들어온 여량의 눈앞에는 면사를 쓴 채 침상에 걸터앉은 문정군주가 보였다. 그 앞에는 시비인 매랑이 술상을 봐놓고 있었다.


매랑이 먼저 여량에게 예를 취하며 입을 열었다.


“도독대인. 먼저 여독을 푸시도록 목욕재계를 돕겠습니다.”


시비인 매랑의 말에 여량은 문정군주를 쳐다보며 음탕한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필요 없다. 내 몸은 문정군주의 혀로 씻을 터이니 말이다. 넌 이제 그만 나가거라.”


매랑은 여량의 말에 문정군주를 안쓰럽게 쳐다본 후 문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문정군주 역시 여량의 치욕스런 말에 당장이라도 저 문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음에 면사에 가려진채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문정군주는 차라리 술에 취했으면 싶어 술상 앞에 앉아 여량을 불렀다.


“도독. 자리에 앉아 여독을 술로 좀 푸시지요.”


하지만 그것마저 문정군주의 뜻대로 될 수 없었다.


“흐흐. 네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것 같으냐. 넌 오늘밤 멀쩡한 정신으로 나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우당탕.


여량은 문정군주의 앞에 놓은 술상을 들어 옆으로 던졌다. 상이 부서지고 그 위에 있던 술과 음식을 담은 그릇이 깨져나갔다.


커다란 손으로 문정군주를 잡아 침상에 밀치자 문정군주는 힘없이 침상에 쓰러졌다.


“드디어 네년이 내 것이 되는구나.”


여량은 우악스럽게 문정군주의 앞섬을 헤집었다. 그 힘이 얼마나 센지 문정군주의 옷이 찢겨 나가며 가슴가리개가 들어났다.


“꺄악.”


문정군주는 두려움에 눈물이 날것만 같았지만 억지로 참았다. 여량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여량은 더 의기양양할 것이기에.


“흐흐 아무리 비명을 질러봐야 소용없다.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싫다고 앙탈을 부리지만 네년역시 내 아랫도리의 맛을 알게 된다면 네년이야말로 밤낮없이 나한테 달려들 것이다.”


그러면서 여량은 한손으로 문정군주의 움츠러든 다리를 발목까지 쓸었다.


“으음.”


여량은 발목에 느껴지는 다른 이질감에 문정군주의 발목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저잣거리에서나 팔법한 싸구려 발찌가 있었다.


“군주에겐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군. 혹 증표로 누군가에게 받은 물건이냐?”


문정군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여량은 문정군주의 표정을 보고 눈치 채었다.


“황궁에서는 그리도 도도하게 굴던 년이 이 낭군을 두고 다른 사내를 받아들인 것이냐?”


흥분한 여량은 문정군주에게 막무가내로 달려들어 가슴가리개를 찢으려 했다. 놀란 문정군주는 그런 여량의 팔을 이로 물어버렸다.


“아악! 이 빌어먹을 년이”


팔을 물린 여량이 문정군주의 뺨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뺨을 맞아 침상에서 떨어진 문정군주의 아름다운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입술은 터져 피가 흘러내렸다.


“오늘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네년을 길들어주마. 그때는 네년이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고 있을 것이다.”


여량이 쓰러진 문정군주를 다시 침상으로 끌고 가던 그때.


쾅.


쾅.


방 밖에서 경비를 서던 호위장수 두 명이 방문을 부수며 날아와 쓰러졌다.


“여봐라. 침입자다. 당장 장수들은 병사들을 이끌고 오거라.”


여량은 놀라 부서진 문밖을 쳐다보며 소리치며 검을 빼 들었다. 그렇게 부서진 문밖을 주시하던 여량의 눈에 한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피풍의를 두르고 피풍의에 머리덮개를 깊게 뒤집어써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다.


“네놈은 누구냐. 여기가 감히 어딘 줄 알고 들어온 것이냐.”


하지만 방안으로 천천히 들어온 인영은 여량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문정군주만 쳐다보았다.


그렇게 잠시간 쳐다보던 인영은 깊게 눌러썼던 머리 덮개를 뒤로 젖혀 얼굴을 들어내었다.


문정군주는 방안으로 들어오는 인영의 피풍의를 입은 모습에 설마 하던 생각이 머리 덮개를 뒤로 젖히고 나온 얼굴을 보자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크게 떠진 문정군주의 눈에서는 이슬 같은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 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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