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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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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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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07,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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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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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벌크의 왕(6)

DUMMY

" 이거나 먹어라! "

카르노타우르스의 희번득이는 둔을 향해 칼을 밀어넣는 사스와 사피노의 눈에도 비슷하게 낫을 꽂아넣은 다희의 모습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크롸아앗! 쿠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두 공룡으로 인해 삽시간에 주변이 초토화되었지만 용케도 떨어지지 않고 공룡들의 얼굴에 붙어 칼과 낫을 밀어넣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순간 다희가 붙어 있던 사피노사우르스의 몸이 경직되면서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마도 긴 낫의 칼날이 뇌를 뚫어버린 모양이었다.

다희는 그런 공룡의 눈에서 싸이드를 꺼내들며 아직도 발광하고 있는 카르노에 붙어 있는 사스를 쳐다보며 싸이드에 묻은 체액을 털어냈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바위쪽 방향을 바라보았다.

바위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안개로 변한 초선과 티라노의 뒷편에서 공격을 하던 황쉬안은 운이 좋게 티라노나 알로의 목표가 되지 않아 살아남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티라노는 앞에서 깔짝거리는 알로사우르스에 분노를 한 듯 큰 입을 벌려 알로의 목을 물어뜯었다.

키에에엑! 티라노의 이빨에 걸린 알로는 비명을 지르며 발악했지만 이내 티라노의 이빨에 목이 부러지며 먹이감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 모습에 반쯤 미쳐버린 황쉬안은 얄팍한 이지를 붙잡으며 신음을 흘렸다.

" 이.. 크으.. 도대체.. 저 새끼를, 죽이란 말이다! "

황쉬안의 비명섞인 고함이 아니라도 티라노는 바위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죽어버린 알토를 뱉어낸 티라노는 포효를 내지르며 바위를 향해 달려갔다.

그 전과 같은 공격이 이어졌지만 이성을 잃은 티라노는 그리 큰 위협이 아니었다. 체계적인 합공도 아닌 혼자서 발광하듯이 난리를 치는 티라노의 공격은 일반 사이퍼라면 모를까, 바위의 입자에서는 먹이감에 지나지 않았다.

바위는 자신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안개를 헤치며 뛰어올라 티라노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티라노는 순간 멈춰섰지만 바위는 망치를 들어올려 온 힘을 다해 내리꽂았다.

꽈릉! 코잔등에 꽂힌 망치에 달려오던 자세 그대로 슬라이딩하듯이 엎어진 티라노의 머리위에 내려선 바위는 다시 망치를 들어 그대로 내리꽂으려 했지만 등뒤로 다가온 암수를 느끼고 훌쩍 뛰어올랐다.

" 크흑, 크흑. 죽인다! "

황쉬안은 이미 제정신도 아니었고 인간의 모습과도 멀어져 있었다.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본 바위는 먼저 그를 잡기 위해 달려들어갔다.

그런 모습에 황쉬안도 마주 능력을 발휘하며 부딪혀갔다. 예전에는 두개에 불과했던 암수가 네개까지 늘어나며 사방에서 바위를 덮쳐왔다.

바위는 그런 것을 느끼며 쇠사슬을 풀며 사방으로 휘둘렀다.

파파팡! 허공에서 보이지 않는 암수가 쇠사슬과 부닥뜨리며 터져나간다. 더불어 공기가 마치 폭탄처럼 터지면서 먼지를 날렸고 바위는 오직 직선으로 그것을 헤치며 뚫고나가 황쉬안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런 바위의 앞에 놀란 눈과 일그러진 얼굴에 핏줄이 도드라진 화쉬안이 보였다.

" 여기까지다. "

휘둘러진 바위의 망치에 황쉬안이 급히 암수를 전개했지만 그것을 다 파괴시키며 그대로 황쉬안의 얼굴을 훑으며 지나갔다. 너무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잠시 시간이 정지된 듯 보였다.

머리를 잃은 황쉬안은 몸뚱아리가 힘을 잃고 그대로 엎어지자 다시 시간이 흘렀다.

쿠와아악!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일어선 티라노가 포효를 질렀다. 바위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

어느새 바위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안개는 사라져 있었고 황쉬안의 시체 옆에 초선이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처연한 눈동자로 바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뒤이어 따라온 티라노의 거대한 발이 나타나 그녀의 모습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바위는 티라노의 발톱을 피해 뒤로 몸을 날렸다.

그렇게 모든 방해물이 사라진 바위는 물끄러미 티라노를 올려다봤다. 그리곤 시선을 내려 티라노가 밟고 있는 곳, 초선이 주저앉아 있던 자리까지 훑어봤다.

마침 저쪽도 전투가 끝나 있었다. 핏자국이 곳곳에 보였지만 큰 상처는 없는 듯했다.

그렇게 전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제 이 티라노만 정리하면 이곳의 상황은 끝이 난다.

그렇게 바위가 짖쳐들어오는 티라노를 향해 마주 몸을 날리려던 순간, 한 건물에서 벌크가 모습을 보였다.

" 바위님! 저 공룡은 우리에게 맡겨 두실 수 있는지요? "

막 꼬리치기 공격을 피하며 티라노의 죽빵을 날려버린 바위는 어처구니없는 시선으로 그들을 내려다봤다. 인간과 외형적으로 비슷하지만 녹색피부와 물고기 눈깔, 얇은 팔다리로 어떻게 공룡을 상대한다는 말인가?

그런 시선을 느꼈는지 벌크는 단단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 저희 능력으로 이 공룡을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

그들도 나름 절박한 사정이 있는지 간절한 눈빛을 보이고 있었고 내심 궁금했던 바위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을 해주었다.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디서 나타났는지 열댓마리의 벌크가 모습을 보이며 공룡을 향해 두 손을 들어 무언가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리가 시작했다.

열댓이 넘는 숫자의 벌크들이 중얼거리는 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그런 소리가 신경이 쓰였는지 티라노가 고개를 돌려 벌크들을 쏘아보며 쿵쿵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더욱 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벌크들의 목소리에 티라노의 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박고 서서히 잠이 드는 모습이었다.

" 재미있네. 이런식으로 통제를 하는 건가? "

" 아닙니다. 일단 급하게 재우기 위해서 무리를 한겁니다. 이렇게 서서히 세뇌를 시켜 저희의 수족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시간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

" 그렇겠지. 너희들은 이것과 저기 배에 실리려는 것들로는 만족하지 않겠지? "

" ··· 네. "

약간 늦은 대답. 그것만으로도 바위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욕심과 탐욕 그리고 이상을 도모하고 있었다. 마치 인간처럼.

어쩌면 이런 모습들이 이들의 베이스가 인간이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안전을 위해 도전하고 희생하면서 대비를 하려고 한다.

" 그럼 이 도시는 너희들 것인건가? "

" .. 방금 저들의 거점에 마지막 사이퍼가 죽었습니다. 바위님의 말씀대로 이곳은 저희의 영역이 될 것입니다. "

" 그래, 그럼 우린 빠져주지. 부디 너희들이 살아남아 나에게 조금만 도움이라도 되길 기원해주지. "

" 걱정마십시오. 우리의 동맹은 잊지 않을 것이고 바위님이 살아계시는 동안에 영원할 겁니다. "

" 크큭, 재미있어.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만 말이지? "

나지막히 중얼거린 바위는 몸을 돌려 일행들이 쉬고 있는 곳으로 다가서려 했지만 궁금한 것이 남아 다시 물었다.

" 여기 동쪽부근에 정박해 있던 배가 아직도 있는지 알 수 있나? "

바위의 질문에 잠시 뭔가를 집중하던 벌크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을 해주었다.

" 처음 이곳까지 타고온 어선을 말씀하신 겁니까? 그렇다면 그 배는 이미 괴수들에 의해 파괴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

바위는 돌아갔던지 습격을 당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에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벌크는 이어 말을 했다.

" 괜찮으시다면 저 배를 이용해서 하류까지 이동을 하시는게 어떠신지.. "

" 저 큰배? 저것을 운항할 수 있는 이가 없어. "

" 그건 저희가 운항할 수 있습니다. 어짜피 저희 동족을 여기로 실어와야 하기에 지속적으로 배를 움직일 생각입니다. "

배려라면 배려였다. 천키로가 넘는 거리를 두발로 이동을 한다는 건 엄두도 못낼 노릇이었다. 특히 일반인들이 있는 이런 파티라면 더욱더. 그런 걱정을 벌크들이 단번에 해결해 주었다.

" 고맙군. "

" 동맹의 역할로써 당연한 일입니다. "

바위는 일행들에게 그러한 사실을 전했고 벌크들의 안내를 받고 도착한 일반인들도 그런 소식에 반색을 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선샤인과 최용수도 크게 그런 사실을 반겼다.

비교적 멀쩡한 선샤인과 달리 최용수는 한바탕 큰 난리라도 친듯 온몸에 상처가 가득했다.

" 너 혼자 싸웠냐? "

춘봉이 그런 그를 보며 은근슬쩍 물었다. 최용수는 그런 질문에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 춘봉형님. 눈이 너무 높아져서 그래요. 보통 사이퍼끼리 싸우면 이정도는 약과에요. 저런 괴물들과 비교는 하지 말아주세요. "

최용수는 여기에 도착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랐다. 진짜 공룡보다 큰 것으로 보이는 괴물들이 사방에 시체가 되어 널부러진 광경이라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개똥이랑 콜레라는 죽은 공룡들의 시체를 파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선샤인은 목표물을 얻었는지 자신의 일행이 모여있는 곳에서 뭔가를 쑥덕쑥덕거리더니 환한 표정으로 모두에게 외쳤다.

" 됐어요. 위성 통제권을 얻었어요. 이제 돌아가기만.. 크음. "

선샤인은 아무도 그것에 관심이 없는지 집중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헛기침과 함께 시선을 외면하며 목소리를 흐렸다. 하지만 선샤인은 남몰래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흐흐, 그래. 관심을 안가져주면 좋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챙길 수 있었어. 특히 그 초능에 관한 연구자료는 분명히 회에서 유용하게 쓰일꺼야. '

선샤인은 주거점에 쳐들어가 단순히 위성접속코드가 담긴 저장장치만 회수한것은 아니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온갖 연구자료와 저장장치들을 챙겨와 박사일행에게 건내주자, 그들이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 이 자료들.. 평범한 자료가 아닙니다. 주로 초능력에 관한 연구와 저 수라지란이라는 괴물들의 둥지에 대한 자료들입니다. 이것만 있다면.. "

선샤인은 거기서 더 이상 이야기를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당부했다. 괜히 바위에게 이런 이야기가 들어가 곤란한 상황이 만들어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모두 모인 상황에서 바위가 출발 신호를 보내자 수십에 달하는 벌크들이 먼저 승선해 준비를 마친 배에 하나둘씩 올라탔다. 그렇게 모든 인원이 출발준비를 마치자 해가 져 어둠이 깔리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서서이 어두워지는 정저우시를 떠나며 모든 일행들은 많은 일들이 벌어졌던 이곳을 떠난다는 묘한 감정을 가지고 다시 한번 도시를 훑어봤다.

" 다시는.. 다시는 이곳에 올일이 없겠죠. 대장님. "

춘봉은 그 감회가 남다른듯 어딘지 서글픈 목소리로 바위에게 말했고 바위는 별다른 대꾸없이 멀어지는 정저우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황하를 따라가는 뱃길은 평온했다. 벌크의 말로는 강이나 바다속을 헤엄치는 괴수들도 다수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보이지 않았고, 가끔 큰 도시를 지날때 보이는 벌크들의 민둥머리를 감상하며 무료하지만 안전한 항해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 회주님. 중국에서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

" 그래요? 어떻게 됐죠? "

" 모든 인원은 아니지만 구조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선샤인님도 포함되어.. "

" 휴우, 잘됐네요. 정말.. "

만월회주는 급하게 전언을 해온 비서의 보고를 들으면서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다행히 선샤인을 포함해 박사급 인력들이 무사하다는 소리와 목표를 얻었다는 보고를 받고 한결 편해진 얼굴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그 휠체어를 밀고 있는 김집사는 그런 그녀를 보며 허허 웃음 지었다.

" 다행입니다. 천둥이 안그래도 계속 난리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허허허.. "

" 그래요. 일단 지금 만나는 인물에 신경을 써야 할것 같네요. 그 작전에 못지 않은 중요한 사람이니.. "

" 네, 회주님. "

그들은 곧 강원도 산들이 훤히 보이는 방탄유리로 한쪽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회의실에 들어섰다. 이곳 벙커에서 유일하게 외부를 볼수 있는 곳으로 외부에서는 이쪽을 감지할 수 없게 지어진 곳이었다.

지어지고 사용한지 얼마되지 않는 이 벙커는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는 벙커들중 하나였다. 이곳 지하에는 연구소가 건설되어 있었고 최근 좀비백신이 개발되어 대량 양산에 들어가는 시설이 완비되어 있었다.

그녀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선 방에는 세명의 외국인, 러시아인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방금 러시아에서 헬기를 타고 이곳까지 날아온 인물들로 정부 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 FSB의 부국장 알렉과 수행원들이었다.

" 알렉 지르코프라고 하오. "

" 방가워요. 임나연이라 해요. "

" 허어, 러시아어를 원어민처럼 사용하시는구려. 놀랍소. "

" 네, 감사드려요. "

가벼운 인사들이 오가고 서로를 재단해 보는 듯 치열한 탐색전이 벌어졌다. 회주는 그런 시선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며 테이블에 놓인 차를 천천히 한모금 마시며 말했다.

" 여기까지 오신 것을 보니, 거래에 응하겠다는 말이겠죠? "

" 허허허.. 대단하군요. 풀문(Full Moon)이라는 조직은 처음들었는데.. 이정도까지 준비가 철저할지 짐작도 못했소. "

FSB의 정보력으로도 이런 조직을 감지 할 수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역량을 갖췄다는 반증이었기에 감탄을 터트리는 알렌이었다. 또한 그런 조직의 수장인 그녀를 보는 시선이 바뀌어 있었다.

" 그럼 다시 조건을 말씀드리죠. "

" 큼, 쿠츠네초프 항공모함을 달라고 하시다니.. 너무 큰 요구사항이오. "

쿠츠네초프 항모는 러시아 해군의 유일한 항공모함이다. 비록 5만톤급의 디젤항공모함이지만 17대의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고 1,700명의 승조원을 태울 수 있는 선박이었다. 그외 외장무기 수십기까지 달려있어 항고모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배로 아직까지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항공모함이었다.

" 하지만 좀비 백신의 값어치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돌연 김집사가 유창한 러시아어로 알렌의 말에 반박을 했다. 여전히 회주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김집사의 말대로 러시아의 상황은 핀치에 몰려있었다. 가장 중국과 접경지역이 긴 러시아는 중국에서 몰려오는 수천만의 좀비들로 인해 이미 수많은 도시가 함락된 상태였다. 이미 극서지역은 유럽쪽에서 흘러들어오는 좀비떼로 인해 완전히 막혀버려 유럽방향의 길이 완전히 끊겨 버렸다.

더군다나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의 지척까지 좀비가 몰려들고 있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러시아 내부에서 발생한 좀비들은 의외로 조기에 진압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군대를 초기에 진입시켜 무조건 사살이라는 극단적인 수법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다운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곳도 임시방편. 외부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좀비무리들을 막기 위해 물자를 쏟아부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전선도 점점 밀리는 형국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한번 물린 병사들은 무조건 사살을 해야 했기에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그런 상황을 이미 알고 있는 회주는 어짜피 승기는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천천히 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 차라리.. 우리측 인공위성의 사용권을 드리겠소. 지금 가장 필요한게 정보아니오. "

분명 이전이었으면 고민할 가치가 있는 조건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 필요없어요. 알렌. 우리의 조건은 변하지 않을 것이니.. 가부만 결정해주시길 바래요. "

회주가 단호가 말하자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알렌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 휴우, 대체.. 알겠소. 그럼 먼저 물건부터 확인해도 되겠소? "

회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김집사가 자신이 들고 있는 서류철을 열어 푸른색 감도는 약병을 꺼내 회주에게 건내주었다. 좀비 백신이었다.

모두의 눈이 그 백신에게로 모이자 빙긋 웃음지은 회주는 그것을 내밀며 말했다.

" 그럼 어떻게 확인하실 생각이신지요? "

그녀의 물음에 알렌이 옆에 놓인 007가장을 열어 몇가지 샘플을 꺼냈다.

" 이건 좀비의 타액을 채취한거요. 이걸 이렇게 정상적인 혈액과 섞으면··· 이렇게 좀비타액처럼 변하지요. "

알렌이 한쪽에 들어있는 회색의 좀비타액을 테이블 위에 미리 떨어뜨려놓은 몇방울의 혈액에 뿌리자 붉은 피가 회색빛으로 물들기 시작해 금방 그 색을 변색시켰다.

그리곤 다시 붉은 혈액을 몇방울 떨어뜨리고 그 위에 받아든 백신을 몇방울 떨어드려 잘 섞이게 해놓고, 아까처럼 좀비의 타액을 다시 그위에 몇방울 떨어뜨린다.

러시아측 인물들이 침을 삼키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번 일이 자신들의 조국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리라는 것은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좀비에 감염된다는 것에 대한 공포는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좀비의 타액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붉은 혈액과 회색빛 타액은 엉켜붙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성공이었다.

당연하게도 회주와 김집사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별달리 바뀐 기색이 없었지만 러시아측 인물들은 백신이 진짜라는 사실에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도 반신반의하며 이곳까지 온 것이 분명했다.

" 오! 지저스! 놀라운 발견이오! 이것만 있으면.. "

환한 표정으로 맘껏 놀람을 감추지 않던 알렌은 그 조건이 생각이 난듯 가라앉은 표정으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 휴우, 항모.. 항모라니.. "

비록 지금은 운항을 하지 않고 멀지 않은 군사항구에 잠들어 있지만 항공모함 그자체는 군사전략자산 중에 손꼽히는 것중 하나였기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 회주, 조금만 시간을 주시오. 본국에 연락을 해봐야 겠소. "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회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를 내렸다.

" 집사님, 이분들에게 머물곳을 안내해주시고 결정이 끝나면 집사님이 계약서를 작성해서 보고만 하세요. "

" 네, 회주님. "

깍듯하게 고개를 숙인 김집사는 능숙하게 그들을 이끌고 회의실을 나섰다. 그렇게 그들이 모습을 감추자 한숨을 내쉰 임나연은 마음속으로 계산을 했다.

' 이제 한고비를 넘겼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일기장의 상황보다는 훨씬 긍정적이야. '

가장 큰 문제는 아버지가 선택한 노아프로젝트였다.

마치 머리속에 있는 것을 떨쳐버리려는듯이 긴머리를 좌우를 휘날리며 고개를 흔든 회주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유리밖의 풍경을 쳐다봤다. 그렇게 한참을 그 자리에 못박힌듯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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