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130,922
추천수 :
2,769
글자수 :
1,307,372

작성
18.10.05 06:00
조회
662
추천
24
글자
21쪽

수복(修復)(2)

DUMMY

구미방위본부 위원장 오세복. 불을 다루는 원소계열 능력자인 그는 초반 좀비사태가 번질때 각성을 했고 그것을 기회로 삼아 세력을 일군 능력자였다.

하지만 세력이 점점 커짐에 따라 자신의 입지와 발언이 줄어들고 시시때때로 태글을 해오는 타 능력자들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는 했다. 하지만 고아읍 생산기지를 점령한 뒤로부터는 식량을 무기삼아 길을 들이고 있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지가 약해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접촉을 한 정부인사는 그에게 한줄기 빛과 같았다. 과거 야당의 대표를 지낸 그 인물은 자신의 세력이 필요했고 자신은 정보 및 지원이 필요했기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들어갔다.

그 야당대표는 임시정부에게 강력히 요청을 해서 중소도시의 수복을 주장했고 정부는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에 받아들이기 되었다. 그리고 그 정보는 구미방위본부에 흘러들어가 위원장의 머리속에서 새로운 계획이 수립되었다.

" 위원장님. 과연 계획대로 흘러갈까요? "

앞서고 있는 위원장을 따라가며 의문을 표하는 인물은 그의 심복이자 부위원장인 최대운이었다. 위원장 오세복이 초장기 활동할때부터 같이 다니던 인물로 서로에 대한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였다.

" 흐흐흐. 당연하지 않겠어? 우린 정부 군대가 어느방향으로 들어올지 다 알고 있고 그들과 협조해서 어느 방향으로 몰고갈지도 뻔히 아는데, 실패하면 병신이지. "

애초 위원장은 이 정보를 취득했을때 정부와 협력을 할 생각과 함께 반대세력을 숙청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결국 이 사태가 해결되면 정부의 역할이 강조될것이고 아무리 사이퍼들 개개인이 힘이 뛰어나다고 해도 결국 정부의 한 구성원으로 흡수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그리고 우린 사이퍼부대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이 구미지역을 방어하는 독립적인 조직으로 인정을 받을꺼야. 이미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단 말이지. 크크큭.. "

정부는 공적으로 신세계와 적색 바코더를 삼았고 대대적인 토벌과 함께 중소도시 수복에 당분간 전력을 다할 것이다. 한정된 인력만으로 토벌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지방행정은 이미 마비가 된 상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 그 도시에서 자리잡고 있는 생존조직들을 쓴다는 계획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이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야당대표였던 그 인사에게 받았고 차후에 그를 지지하기로 밀약한 것은 당연했다.

" 그럼 우린 구미일대의 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는 말이시죠. 크윽. "

" 그래. 기대해도 좋아. 장미빛 미래가 눈앞에 있으니까 말야. 그전에.. "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피의 댓가가 뒤따랐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이시기에도 똑같이 작용하고 있었다.

" 네, 위원장님. 군대와 함께 신세계 새끼들을 몰아치며 서쪽과 남쪽으로 뚝이 터지듯이 밀려나갈 겁니다. 그럼··· "

여태껏 눈에 가시갔던 타격대 넷을 이곳에서 묻어버린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말조심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부위원장을 보며 슬그머니 미소를 짓는 위원장이었다.

저 멀리서 군용장갑차와 K2전차들과 함께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보다 더 뒤쪽에서 날아오는 헬기편대의 모습까지 보이기 시작하자 위원장의 미소가 더욱 진해지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구미수복작전을 펼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쾅! 쾅! 투투투투!

새카맣게 몰려드는 좀비들에게 전차에서 발사된 폭탄이 직격되고 공중에서는 헬기들이 기관총을 콩볶는 소리와 함께 쏟아붙는 모습은 전쟁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비록 공단시설을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지만 전투에 들어가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내가 죽이지 않으면 내가 먼저 죽을텐데 말이다.

50사단 병력들은 넓게 포진을 한상태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좀비들을 한두번 상대해본 솜씨가 아닌듯 제법 침착하게 상대하는 병사들은 이젠 정예병력이 되어 있었다.

" 김병장님! 소대장님이 뒤로 빠지랍니다. "

근래 들어 이런 대규모 전투가 없었지만 예전에는 몇일에 한번꼴로 이런일들이 벌어졌다. 그런 일들을 여러 번 겪은 김병장은 한참 총알을 쏟아붇고 있는 와중에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재정비 시간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철모를 고쳐쓴 김병장은 얼굴에 덕지덕지 처바른 위장크림을 훔치며 중얼거렸다.

" 씨발, 무슨 좀비잡는데 위장크림이야. 하여튼 FM은 힘들어. 쯧! "

자신의 k2소총을 내리며 뒤로빠진 김병장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봤다. 무수히 쌓여있는 좀비들의 사체, 그리고 뒤따라오면서 확인사살을 하고 있는 작업병들까지. 익숙한 모습이었다.

" 근데, 김뱀. 여기가 그 신세계인지 뭔지 하는 놈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서요. 대구거점 탈환때처럼.. "

" 재수없는 소리하지마. 설마 대구에 자리한 놈들보다 많을까? 혹여나 그 놈들이 쳐 나오더라도 우리쪽에도 그 사이펀지 뭔지 초능력자들이 있잖어. 이곳에 자리잡은 능력자들도 있다고 하니 말야. "

이곳과 그리 멀지 않은 대구의 경우는 최초 시발점부터 급속도로 퍼진 좀비들과 함께 사이퍼들의 등장도 빨랐다. 문제는 그 사이퍼들이 대부분 적색 바코드를 지닌 자들이었고 그 사실을 알 수 없는 일반인들과 병력들은 초반 수많은 인원들을 잃어야 했다.

물론 나중에 편성된 사이퍼부대들과 군대의 동원으로 일망타진을 했지만 군대에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은 사실이었고 그 때 살아남은 병사들은 그것을 대구의 악몽, 참사라고 불렀다.

김병장도 그 당시 그곳에서 당시 상황을 목격한 병사들 중 하나였다. 도저히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신세계 일당들과 정부 소속 사이퍼부대들간의 전투와 좀비들을 상대하는 일반 병사들. 처절하고 장엄했다.

그때 김병장은 느꼈다.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새로운 주역들은 저 사이퍼들이겠구나하고 말이다.

그 이후 군대의 작전은 단순하게 갈렸다. 좀비들은 일반병사들과 화기로 적 사이퍼들은 사이퍼들이 상대하는 전략으로.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하겠지만 큰 틀의 작전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전개되었다.

지금도 전면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저 어디선가 상대 사이퍼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는 든든한 아군이 준비중일 것이다. 또 다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김병장은 후방으로 빠져 장구류를 점검하고 탄약을 보급을 받기 위해 움직였다.

데엥! 큰 종이 울리는 소리가 파도처럼 사방으로 번져나갔다. 그 소리는 장갑차안에 있던지 멀리 떨어져 있던 가리지 않고 모두의 고막을 때리고 있었다.

우에엑! 우엑! 순간 소리를 들은 모든 일반 병사들이 구토와 함께 심하면 정신을 잃는 모습이 속출하고 있었다.

" 적이다! 사이퍼가 나타났다! "

누군가 외쳤다. 실제로 이런 이적을 발휘할 수 있는 인간은 사이퍼뿐이었고 이렇게 적대적인 효과를 보일 사이퍼는 신세계 사이퍼들 뿐이었다.

" 모두, 멈춰서 정비한다! 모두 멈춰! "

꾸준히 진군하던 병사들과 전차들이 그 울려퍼진 소리에 저항하기 위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꽤나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었다. 지휘관들 역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후웅, 후웅. 콰가가각! 콰쾅!

헬기를 타고 있던 조종사들 역시 이 음파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정신을 잃거나 똑바로 차리지 못한채 조종간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했다. 그 결과, 헬기들이 추락을 하면서 아래에 위치하고 있던 병력들과 충돌 폭발하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었다.

후방에 빠져있던 김병장의 소대에도 어김없이 헬기가 중심을 잃고 추락하고 있었고 김병장은 멍하니 가까워지고 있는 헬기의 동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곧 다가올 죽음이 코앞이라는 것을 느낀듯 그 시선에 어둠만이 남아있었다.

그때, 누군가 뛰어올라 헬기의 꼬리부분을 잡아 그대로 뒷편으로 던져버린다. 예전 영화에서 봤던 헐크 케릭을 떠올릴 정도의 장면이었다.

" 사,살았다.. 씨발.. "

그런 뒤 그 사이퍼는 또 다른 헬기가 떨어지는 곳으로 뛰어가 똑같이 헬기를 다른 곳으로 던져버리며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고 그와 다르지만 여러가지 방법들로 헬기들을 밀쳐내는 다른 사이퍼들의 모습도 보였다.

데엥! 다시 한번 음파가 사방을 휩쓸었다. 무슨 원리인지 몰라도 지독한 멀미의 수백배에 달하는 충격을 한꺼번에 주는듯한 이 공격에 일반병사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대부분 기절하거나 오늘 먹은 음식들이 어떻게 소화가 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면서 주저앉은 인원들이 대다수였다. 역부족이었다.

아군 사이퍼들도 그것을 느꼈는지 공중에 떠 있는 헬기가 보이지 않자 흩어져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들어갔다. 그들이 뭐라고 소리지는 것을 들으며 바닥에 쳐박혀 정신을 잃는 와중에 김병장은 내심 안타까웠다.

' 아, 같이 싸워볼 기회가 생겼는데.. 젠장할.. '

그렇게 일반병사들이 대부분 바닥에 코를 박자 다급해진 것은 사이퍼부대와 위원장 산하 사이퍼들이었다.

" 젠장! 이 무슨 사기같은 능력이야. 씨발! 모두 집중해. 정신차려! "

위원장은 예정과 다르게 흘러가는 전장을 보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정신을 잃은 병력들을 걷어차고 있었다. 본부에서 데려온 사이퍼는 열명, 일반병력의 숫자는 삼백여명. 그동안 엄청난 공을 들여 준비한 자신의 모든 병력이었다. 이들이 죽는다면 자신은 손발이 잘리는 것이나 진배없는 상황이었다.

그 음파공격은 능력이 약한 사이퍼들은 고작 어지러움을 느낄정도였지만 일반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의 효과를 내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파악한 위원장은 이를 뿌드득 갈며 멀쩡히 서 있는 자신의 사이퍼들에게 소리쳤다.

" 우리도 모두 정부측 사이퍼들에게 협조한다. 먼저 원흉부터 잡아야 해! "

본래라면 저들이 신세계 일당들을 몰아내고 난 뒤 뒷수습만 하려고 했던 그의 생각은 초반부터 깡그리 무너져내렸다. 그렇게 결정한 위원장을 따라 최전선으로 몸을 날린 그들에게 정부측 사이퍼들이 말을 걸어왔다.

" 당신들이 그 구미쉘터 사이퍼들이오? 일단 인사는 나중에 하고 좀비들부터 막아주시오. 지금 우리팀이 수색하고 있으니 곧 소식이 올꺼요. "

대위 견장을 한 사내가 그들을 돌아보며 외쳤다. 그렇게 말하는 그 사내의 양손에 창이 들려있었고 사방을 휘두르며 좀비의 대가리를 박살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데려온 사이퍼들에게 좀비의 진격을 막으라고 지시한 뒤 자신도 손에 불덩이를 만들어내며 좀비들에게 달려들었다.

다행히도 적절한 시점에 합류한 그들 덕분에 밀리기 시작한 전선을 겨우 고착화시킬 수 있었고 병사들 한두명씩 정신을 차리며 전장에 합류하기 시작하자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 이 새끼들 어디에 숨어있는거야? 아니 이것들이 원래 이렇게 머리를 썼었나? "

위원장이 산업단지 깊숙이까지 들어서고 있는 정부측 사이퍼를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리자 그 옆의 옆에서 좀비의 대가리를 막 깨고 돌아오던 부위원장이 대꾸를 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예전에는 무작정 처들어와서 약탈해갈 뿐이었는데.. 도대체 무슨 노릇일까요? "

" 혹시.. 함정이.. "

꽈르릉! 순간 사이퍼들이 들어간 안쪽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퍼졌다. 그 소리를 들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시선이 교차되었다.

' 함정이다! '

급히 뛰쳐나가려는 부위원장의 뒤덜미를 잡으며 위원장이 나지막히 소리쳤다.

" 안돼! 늦었어. 빨리 대열을 정비하고 군부대 책임자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해. " 위원장의 말은 타당했다. 물론 그 속에 담긴 의미외에 진짜 의도는 따로 있었지만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부위원장은 뒤로 빠져나갔다.

' 지금 우리 본부 병력을 잃으면 안돼. 무조건 지켜야해. 만약 일이 잘못되더라도 우리 전력은 유지해야해. 젠장,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

정부측 군대 역시 그런 굉음을 들었는지 잠시후 천천히 전선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당장 앞으로 전진하기에는 너무 큰 도박임을 지휘관도 깨달은 모습이었다.

휘웅, 철퍼덕.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위원장의 전면에 누군가 허공을 날아 떨어져 내렸다. 그 사내는 위원장도 본 적이 있는 정부측 사이퍼부대의 팀장이라고 소개받은 변형계열의 엄청난 덩치의 사이퍼였다. 전신이 상처로 갈라져 도저히 살아있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숨을 쉬는 모습은 목숨을 구할 수 있을듯 보였다. 변형계 특유의 방어력때문에 살아남은 모습이었다.

" 크윽.. 함정.. 검은 마녀··· "

제대로 된 말을 전하지 못하고 몇마디 단어만 내뱉은 그는 금세 정신을 잃었다. 그런 그를 병사들이 급히 수습해 뒷편으로 후송시키는 모습을 지켜보던 위원장은 그가 내뱉은 단어중 검은 마녀에 집중했다.

" 설마.. 아니겠지. 그래 서쪽에 있어야 할 그녀가 어떻게.. "

최근 자신의 수족과 다름없는 노태욱 타격대의 사이퍼들이 단체로 병원신세를 진적이 있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내뱉은 말은 어둠, 마녀, 검은색등 부정적인 단어였기에 문득 떠오른 것은 그녀였다.

위원장은 급히 고개를 돌려 폭음이 들려왔던 곳을 바라보았지만 어떠한 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다크는 빠른 속도로 어둠을 타고 허공을 날면서 기감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기감에 잡힌 수많은 에너지의 파동들과 함께 폭음소리가 전달되었다.

에너지의 파동들은 각각의 파문(波紋)을 가지고 있어 하나하나가 사이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저 폭음들은 화기, 폭탄으로 만들어지는 소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과거 몇번이나 들었던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소음이 한참동안 들려오는 와중에 특이한 파문과 함께 종소리가 들려왔다. 비록 몇키로나 떨어져 있어 충격을 줄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능력으로 만들어진 음파공격이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 더 종소리가 울리자 다크는 그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고 빠르게 그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동한 끝에 보인 광경은 커다란 덩치의 사내와 같은 편인듯 보이는 사이퍼들이 한쪽에 서 있는 커다란 종을 들고 있는 사내에게 짖쳐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갑작스레 전면에 나타난 한 여자, 순식간에 주변이 어둠으로 잠겨들었다. 다크는 자신의 어둠과 비슷하지만 다른 그것을 느끼는 사이에 어둠안에 잠겨든 사이퍼들의 중심에서 커다란 굉음이 터져나왔다.

순식간에 어둠이 걷히며 보인 장내의 상황은 마치 미사일이 떨어진것과 같이 크레이터가 만들어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 사이퍼들의 사체로 보이는 조각들과 핏물이 널려 있었다. 언제 사라졌는지 어둠을 만들어낸 여자와 종을 든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크는 고개를 갸웃했다. 8단계에 들어선 이후에 자신의 기감을 빠져나가 능력을 발휘하는 사이퍼를 본적이 없었기에 의문이 생긴것이었다.

분명히 그 폭발은 능력으로 만든 폭발이 아니었다. TNT나 특수화학물질로 만든 폭약이 분명했다.

그 짧은 순간에 이정도까지 준비를 했단 말인가? 의외로 이곳에 자리잡은 신세계 사이퍼들의 능력과 심계가 보통이 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다크가 고개를 휙 돌렸다. 방금 여기서 느꼈던 파문을 가진 사이퍼들이 뒤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이 기감에 걸려든 것이다. 그 방향은.. 서쪽, 송일섭과 김정연 타격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들을 호위하듯 수많은 좀비들의 움직임도 느껴졌기에 잠시 군대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다 고개를 젓고 급히 돌아가기 위해 몸을 날리는 다크였다.

전술적인 의미로 보자면 변형된 금선탈각지계(金蟬脫殼之計)로 적군이 강대해 저항해 봤자 손해만 입을 경우 일시적으로 물러서 체제를 정비한다는 전략이지만 신세계 일당들은 거기에 더해 적장을 끌여들여 크게 한방을 먹이고 그 틈을 타 물러선 것이었다. 그들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고 유유자적하게 퇴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변수인 다크의 존재에 대해 몰랐다.

전력으로 날아 진지로 돌아온 다크는 걱정이 가득 묻은 얼굴로 자신을 타박하는 송일섭을 보며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문을 열었다.

" 적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어. 준비해. "

" 네? 무슨··· 갑자기요? "

송일섭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되묻고는 이내 그녀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깨달은 얼굴로 사색이 되어 외쳤다.

" 모,모두! 준비해! 좀비들이 몰려온다! "

그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김정연 후다닥 다가오더니 되물었다.

" 갑자기 무슨 소리야? 이제 막 시작한거 같던데? "

그녀는 물론 이곳에 진을 짜고 있던 모든 인원들은 불과 몇십분전까지 울려퍼지는 폭탄소리를 들었기에 어이없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송일섭은 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어버버거리는 사이에 다크가 한발짝 앞으로 나섰다.

" 그곳의 사이퍼들, 대부분 죽었어. 그리고 적들은 막 후퇴를 해서 여기로 오고 있어. 아마 삼십여분이면 여기에 도착할꺼야. "

" 도대체 무슨 말을.. 믿을 수 있는 말을 해야 믿던지 하지. "

" 하아, 정연아. 그녀말을 믿어줘. 어짜피 오늘 중에 한번 부딪힐 예정이잖아. 조금 시간을 땡겨서 준비한다고 해주면 안될까? "

간절하게 말하는 송일섭의 얼굴을 잠시 동안 바라보던 김정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 자, 준비해. 지금부터 준비해도 상관없겠지. 야! 빨리 움직여! "

김정연은 그렇게 소리치며 주변을 재촉하며 돌아다녔다. 그녀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쉰 송일섭 역시 서둘러 자신의 병력들을 다독이며 진의 구축을 서둘렀다.

그렇게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 채 진지가 구축되기도 전에 좀비들이 먼저 들이닥쳤다.

급히 사이퍼들이 투입되면서 정리했지만 좀비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그 순간 허공을 날아든 다크의 검은 드레스가 사방을 뒤덮는 듯이 펼쳐졌다.

꽈드득, 우드득.. 사방을 감싼 어둠안에서 뼈가 바스라지는 작은 소음이 들려왔다. 좀비들과 마주하고 있던 아군 사이퍼들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어둠이 걷혔다. 전면에서 달려들던 수십, 수백의 좀비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핏덩어리들만 있을뿐.

" ··· 도대체.. 뭐야? 야, 송일섭.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또 무엇을 숨기고 있는거야. "

멍하니 전장을 훑어보던 김정연이 자신과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는 송일섭에게 물었다. 하지만 송일섭은 대답없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다크의 능력을 본 것은 단 한번, 그때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곧 뭔가를 묻기도 전에 좀비들의 후속타가 이어졌고 진영을 갖춘 타격대 대원들은 힘겹게 그 물결을 막아내고 있었다. 문제는 그때 터졌다.

" 뭐야? 여기도 지키고 있어? "

좀비들을 이끌고 나타난 이들은 붉은색 바코드를 이마에 박은 신세계 사이퍼들이었다. 서로 안면이 있는 송일섭과 김정연 진형의 사이퍼들은 그런 그들을 일일이 훑어보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 크크크, 오랜만이네. 니들도 저기 정부의 개새끼들과 한패인건가? 역시 그동안 살려둔게 잘못이었어. 진작에 정리했어야 했는데 말야. "

" 개소리 하지마! 언젠가는 이런일이 올지 알았어. 이 괴물들아! "

구미방위본부에 속한 사이퍼들은 신세계 일당들이 식인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자신들의 식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괴물이라는 소리에도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을 쏘아보는 신세계 일당들의 시선을 느끼며 송일섭은 등뒤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 너무 많아. 어떻게 된거지. 정부측 사이퍼들과 위원장 측과 충돌이 없었나? 아니면.. '

지금 나타난 신세계 사이퍼들의 숫자는 이십여명. 이곳에 존재하는 신세계 사이퍼들의 전체 인원이었다. 최소한 절반 이상은 줄었을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신과 김정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쪽이 인원은 아홉명. 일반대원들은 좀비무리를 막기에도 벅찼다. 이십대 아홉. 숫자로써도 말이 안되지만 그들의 수준도 차이가 났기에 절망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변수라면 다크의 존재뿐.

이대로라면 전멸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3 진실의 끝(2) +1 18.10.10 645 19 20쪽
112 진실의 끝(1) +1 18.10.09 651 17 19쪽
111 수복(修復)(4) +1 18.10.08 672 17 21쪽
110 수복(修復)(3) 18.10.06 618 21 22쪽
» 수복(修復)(2) +1 18.10.05 663 24 21쪽
108 수복(修復)(1) 18.10.04 681 19 20쪽
107 귀향(歸鄕)(5) 18.10.03 674 22 20쪽
106 귀향(歸鄕)(4) +1 18.10.02 657 25 20쪽
105 귀향(歸鄕)(3) +1 18.10.01 660 21 18쪽
104 귀향(歸鄕)(2) 18.09.29 676 22 21쪽
103 귀향(歸鄕)(1) +4 18.09.28 711 20 21쪽
102 벌크의 왕(6) +1 18.09.27 679 22 19쪽
101 벌크의 왕(5) +3 18.09.26 655 21 21쪽
100 벌크의 왕(4) +2 18.09.25 679 19 20쪽
99 벌크의 왕(3) +1 18.09.24 658 20 20쪽
98 벌크의 왕(2) +2 18.09.22 681 23 19쪽
97 벌크의 왕(1) +2 18.09.21 683 21 18쪽
96 구조작전(8) +1 18.09.20 692 21 18쪽
95 구조작전(7) +1 18.09.19 658 18 20쪽
94 구조작전(6) +1 18.09.18 684 17 19쪽
93 구조작전(5) +1 18.09.17 664 17 20쪽
92 구조작전(4) 18.09.15 676 17 19쪽
91 구조작전(3) +1 18.09.14 698 17 20쪽
90 구조작전(2) 18.09.13 714 18 20쪽
89 구조작전(1) +1 18.09.12 778 19 20쪽
88 The Gear(6) +1 18.09.11 725 17 20쪽
87 The Gear(5) +2 18.09.10 736 19 19쪽
86 The Gear(4) 18.09.08 752 15 21쪽
85 The Gear(3) +2 18.09.07 769 18 20쪽
84 The Gear(2) +4 18.09.06 755 17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