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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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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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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9
글자수 :
1,307,372

작성
18.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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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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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8쪽

구조작전(8)

DUMMY

" 아, 깨어나셨군요. 전 최용수라고 합니다. 근데.. "

춘봉의 옆에서 멍하니 바위를 쳐다보던 최용수가 급히 고개를 숙이며 자기 소개를 전했다. 그는 바위의 얼굴을 훑어보며 의문스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왜.. 바코드가 없으신거죠? 분명히 듣기로는 사이퍼라고.. "

그 말에 최용수를 바라본 춘봉이 급히 말을 가로챘다.

" 자네, 무슨 소리야! 대장님은 우리 쉘터에서··· "

" 그만. 시간이 없군. 먼저 저곳부터 가볼테니 다희나 사스가 오면 따라오도록. "

" 아, 그게.. 저.. "

방금 깨어난 바위에게 사실을 말해주지 못한 춘봉은 급히 지금 어떤 상황인지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그 자리에는 이미 바위가 없었다. 어떤 기척과 바람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지듯이 몸을 날린 바위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던 최용수가 조용히 물었다.

" 혹시 공간계열 능력자 이신가요? 우리 탐사대장 선샤인님과 같은..? "

" 아.. 닐껄? "

한번도 바위와 다니면서 이런 능력을 본적이 없는 춘봉은 그렇게 밖에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 바코드가 없는데..? 이상하네. 뭐가 뭔지. "

그런 의문어린 시선을 보내는 최용수와 춘봉을 뒤로하고 바위는 빠르게 몸을 날리고 있었다. 아예 공기와 동화가 된 듯 몸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도 바뀌지 않은 상태로 주변 지형을 디딤돌 삼아 빠르게 현장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바위는 그런 자신의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고 숨쉬듯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이 몇일사이 사이퍼가 가진 에너지의 본질을 완전히 이해했다.

그것은 집착, 분노등 희노애락의 감정과 수많은 세포들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유기물을 산화시켜 생성되는 에너지가 겹쳐지며 발산하는 일종의 힘. 그것을 형상화 시켜 물리력을 가지고 현실화시키는 것이 각자의 능력.

유전자에 새겨진 그 힘의 파장은 지문과 같아 다른 이들과는 차별되어 본인만 본능적으로 깨닫고 쓰는 능력들.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어떻게 생성되고 쓰이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그 결과, 이마에 박힌 바코드가 사라졌다. 바위는 확실히 느꼈다.

' 리미트가 사라졌다. 그것이 뜻하는 것은.. '

공간이동에 가까운 바위의 몸놀림은 그를 현장에 금방 도착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바위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채 물흐르듯이 높은 지형에 잠시 몸을 멈추었다. 그 상태로 아래쪽에 벌어지고 있는 생사혈투를 잠시간 지켜보았다.

상황은 급작했다. 한쪽 인간들의 진영으로 보이는 곳에서 통나무로 몇겹의 장벽을 쌓은 채 그위에서 화살이나 총기등으로 밖에서 다가오는 오르크와 처음보는 괴수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천천히 범위를 좁히는 모습이었다.

공벌레 혹은 콩벌레라고 부르는 동각류를 수백, 수천배 확대해놓은 것과 비슷한 모양을 지닌 괴수가 자신의 외골격을 믿는 듯 무방비상태로 슬금슬금 다가와 몸을 발아 공처럼 만들어 순식간에 방벽과 충돌을 했다.

꽈쾅! 순간적으로 높이만 십여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방벽이 흔들렸다. 더불어 그 위에서 공격을 하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주변 사물을 붙잡으며 몸을 고정시키려 노력을 했다.

그 사이에 공격이 끊어지자 괴수들이 괴성을 지르며 일제히 방벽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전투.

바위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이성이 없는 괴수들을 저렇게 전술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이들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곧 그의 눈에 조금 떨어진 곳의 나무위에 올라선채 방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들어왔다.

바위는 목표를 잡고 순식간에 그들의 눈높이까지 내려섰다.

" 허억! 무,뭐야! "

" 귀신? 아니면.. "

기척도 없이 허공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바위를 본 나무 위에 자리잡고 있던 사이퍼들 중 성격이 급한 인물들이 능력을 끌어올려 바위를 공격했다.

하지만 그런 이들의 공격을 단 한번의 손짓으로 무위로 돌린 바위가 그들 하나하나를 살펴 본 후 중얼거렸다.

" 한명만 살아있으면 되겠지. "

그런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이들은 뭐라고 말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허공을 가른 바위의 쇠사슬에 그 시도는 성공을 하지 못했다.

휘릭! 팟! 그곳에 모여있던 다섯의 사이퍼 중 네명의 머리가 허공에 떠오르는 모습과 그것을 지켜보며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나머지 한명의 모습이 슬로우비디오처럼 지나갔다.

" 여기서 기다려라. "

한명 남은 적 사이퍼의 눈을 똑바로 보며 의사를 전달한 바위는 몸을 돌려 개판이 된 전장에 뛰어들었다.

괴수들을 통제할 인원들이 사라지자 상황은 개판 오분전으로 흘러갔다. 덩치가 큰 괴수들이 작은 괴수를 공격해 잡아먹고 혹은 반대로 시도하려고 저희들끼리 치고 받는 난장판. 그 와중에 몇몇은 인간의 냄새를 맡았는지 광분을 하며 목책을 오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바위가 모습을 드러내자 괴수들의 시선이 일제히 바위에게 꽂혀들었다.

가장 먼저 달려든 공벌레 괴수의 외골격을 부수며 허리를 꺾은 바위의 망치를 시작으로 난전에 들어섰다. 망치가 허공을 가르면 괴수의 전신이 터져나가고 휘두른 쇠사슬에 잘리듯 갈려나가는 괴물들은 순식간에 바위의 주변에 쌓여갔다.

그런 모습을 멍하니 방책위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정신을 차리고 공격을 시작했고 바위는 어느정도 정리를 하고 나서 돌연 그 자리에서 사라지듯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바위가 어디로 갔는지 신경쓸새도 없이 아직 전투가 끝이 나지 않았고 시간이 한참이나 흐른후에야 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수호대 쉘터의 사람들이었다.


바위는 포로 한명과 함께 동굴로 돌아왔다. 그런 모습에 반색을 하며 반기는 춘봉과 아직도 얼떨떨한 기색이 역력한 최용수는 포로라는 말과 함께 자신들에게 넘겨진 사내에게서 정보를 얻어야 했다.

포로로 잡힌 사내는 의외로 술술 털어놓았다. 자신의 이름, 나이, 능력, 신세계에서 위치, 여기까지 온 목적, 그리고 몇일전 일어난 사건의 전말등. 제법 자세한 내용까지 나온 상태였다.

그런 사실을 종합해 바위에게 설명한 춘봉은 바위의 반응을 기다렸다.

" 그렇군. 그럼 사스, 두미에게서 연락이 아직까지 없다는 말이지? 다희는? "

" 다희씨는 오전에 수련 겸 정보를 얻는다고 정저우시까지 나간 상황입니다. 대장님. "

바위는 고민을 했다. 당장 사스를 찾아서 움직일 것인지, 아님 탐사대를 먼저 수소문해야 할지를 말이다. 이곳까지 온 목적을 잊지 않고 있었다.

" 거기에 대한 대답은 이 친구, 용수가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

최용수가 뒤편에서 쭈뼛쭈뼛 자리를 하고 있다가 춘봉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춘봉이 눈짓으로 재촉을 하자 최용수가 나서며 말을 했다.

" 그,그게 제 역할이 탐사대 보호도 있지만 이렇게 흩어졌을때 찾아내는 역할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

최용수가 더듬거리며 한 말의 요지는 이랬다. 몇일전부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여기저기 탐문해 본 결과 몇명만이 살아남아 있고 대다수의 탐사대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는 말. 그 말은 살아남은 인물이 얼마 없다는 말이었다.

" 그래? 그럼 남아있는 이들을 찾는 건 어렵지 않겠군.. 좋아. 출발하도록 하자. "

바위는 결정을 내린듯 몸을 일으키자 덩달아 자세를 바로한 춘봉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 아직.. 준비가.. 다희씨도 기다렸다가 움직이는게 낫지 않을까요? "

" 다희는 금방 찾을 수 있다. 준비는 지금 바로 하도록. 여기서 지체한 시간이 너무 길었어. "

이미 확고한 결정을 내린 바위를 뒤로하고 뛰듯이 동굴안으로 들어간 춘봉과 최용수를 느끼며 아직도 어리버리하게 무릎이 꿇린채 바위를 올려다보는 포로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 시선에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추린 사내는 눈은 사시나무처럼 흔들렸다. 자신의 최후를 짐작이라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는 순간 동굴 방향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있었다. 그것을 느끼며 바위는 조용히 기다렸다.

" 춘봉! 춘봉! 여기에··· "

한 중년인이 산적처럼 모피를 입은채 동굴로 들어오며 춘봉을 찾았다. 하지만 입구에 그린 듯 서 있는 바위를 발견하고는 흠칫하며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런 사내의 뒤로 몇명의 인원들이 따라붙었다. 바위의 입장에서 몇몇은 안면이 있었다. 방금 전 전투에서 방벽의 위에서 화살을 날리던 여인과 여러가지 능력을 발휘하던 사이퍼들이었다.

그런 그들도 바위를 보고는 흠칫 놀라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 역시 당신이었군요. 석상처럼 굳어 있는 모습은 몇번 봤어요.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

커다란 화살을 들고 있던 여인이 앞으로 나서며 인사를 올렸다. 그 인사와 함께 무릎을 꿇고 있는 사내에게 시선을 옮기며 눈빛을 발했다.

" 이.. 사람, 신세계측 인원이군요. 우리를 습격한.. "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바위는 저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지만 대충 표정과 몸짓, 손짓을 보고 예상하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러는 사이, 춘봉과 최용수가 준비를 마치고 나오자 앞서 큰 소리로 춘봉을 불렀던 사람이 반색을 하며 인사를 건냈다.

" 어이, 춘봉. 이제 떠나려는 건가? "

" 아저씨. 거기는 잘 처리됐나요? 뭐 보다시피 이제 떠나야 할 입장이죠. "

올때처럼 커다란 가방을 다시 짊어진 춘봉의 모습을 본 여인이 중년인에게 뭔가를 속닥였다.

" 큼, 근데 저기 이 분과 인사를 해야하지 않겠나. "

" 아, 맞다. 대장님. 이 사람들이 아까 이야기한 우리에게 여기에 머물게 해준 사람들입니다. "

바위도 이미 짐작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이곳에 격리한 것도 저들이었고. 만약 저들이 손님대접으로 자신들의 쉘터에 초대를 했다면 대우가 달라졌겠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었다.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망치를 든 바위를 보며 다급히 중년인이 다시 말을 걸었다.

" 춘봉이. 혹시 저 포로를 우리에게 넘겨주면 안되겠나? "

" 네? 무슨.. "

춘봉은 막 망치를 빼어든 바위와 그 앞에 무릎꿇고 있는 포로를 돌아봤다. 이내 무슨 이야기인지 깨달은 춘봉이 급히 바위에게 그들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꾸없이 그대로 포로의 대가리를 내리쳐 부순 바위는 그들을 한차례 돌아보고는 밖으로 나섰다. 그런 냉정함에 모두 얼음이 된 상태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고 몇몇이 화가 난 표정으로 저희들끼리 뭐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춘봉과 최용수는 그런 이들의 말을 들어줄 시간따위는 없었다. 서둘러 바위를 따라 나서며 춘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 대장님. 저기 입구에 앉아 있는 사이퍼는 어떻게 할까요? "

바위의 눈에 들어온 사내는 넋이 나간듯 먼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고 그런 사내를 보며 바위가 대꾸했다.

" 육체만 살아있군. 그냥 간다. "

" 아.. 네. "

예전이었으면 어떻게든 데리고 갔겠지만 바뀐 바위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단번에 그 사람의 상태를 파악한 바위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아마 수호대라고 하는 저 조직에서 저 사람을 거두든지 할 것이 분명하니 춘봉은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자신들에게 그는 짐일 뿐이었으니까.

숭산을 내려오는 길은 평탄치 않았다. 올때 개똥이를 타고 온 덕에 쉽게 온 길도 발로 걸음을 옮기니 험로로 바뀌어 있었다.

헉! 헉! 그 중에서도 춘봉은 제일 죽을맛이었다. 커다란 배낭도 이미 최용수에게 넘긴 상황, 그동안 자신이 이렇게 높고 험한 지형에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끼며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고 있는 중이었다.

그에 반해 바위와 최용수는 편안한 얼굴로 평지를 걷듯이 걸음을 옮기고 있었고 그런 그들을 불만스런 표정으로 보던 춘봉은 이내 얼굴이 밝아졌다.

" 저기, 개똥이가 옵니다. "

저 멀리 커다란 늑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점점 다가오면서 커지는 개똥이는 이미 말보다 훨씬 커진 상태였다. 거의 24인승 버스보다 부피가 더 나갈 듯 보였다.

" 일어났네.. 바위.. 어디.. "

바위조차도 머리를 위로 들어야 보이는 다이어늑대의 위용과 그보다 위에서 들리는 다희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런 높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뛰어내린 다희가 변한 바위의 모습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팔뚝을 잡으며 매달렸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준 바위는 이것저것 질문을 던졌다.

다희의 대답은 평이했다. 그 이후 그 공장지대부터 도시내부까지 몇번을 방문했지만 거미인간과 오르크, 그리고 독수리 대가리에 날개를 가진 인간형 괴수등 만을 목격하였고 수십마리를 때려잡았지만 인간은 커녕 사이퍼들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도시 전체의 에너지 흐름이 뒤엉켜 있어 추적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곁들었다. 그런 사실은 이미 바위도 느끼고 있었다.

조용히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들은 바위는 이제 슬슬 차가운 땅거미가 지고 있는 도시를 흘겨보았다. 그런 도시가 마치 거대한 괴물의 입처럼 그늘이 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스는 숨을 쉬고 있었다. 정확히는 숨만 쉬고 있는 상태였다.

키힛.. 키이힛. 만신창이가 된 사스의 옆에서 나지막히 괴성을 내고 있는 것은 콜레라였다. 그 큰 대가리를 좌우로 흔들며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는 사스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사스의 찢어진 슈트사이로 보이는 상처는 제법 아물었지만 흉터와 같은 흔적들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목의 절반을 찢고 나간 상처는 아직도 푸른빛으로 물든채 상처가 벌어져 있었다.

거기에 더해 왼쪽 이마부터 오른쪽 턱까지 그어진 상처는 고양이 같던 그녀의 얼굴을 완전히 망쳐놓았다. 다행히 눈을 다치지 않은듯 보였지만 여자로써는 치명적인 흉터였다.

그런 상처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흉터없이 자가치유가 가능했겠지만 괴수들과 적 사이퍼들에게 당한 것 때문인지 시간도 오래걸리고 흉터가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콜레라는 붉은 눈으로 사스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입으로 무언가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뚝, 뚝. 자세히 보니 얇디 얇은 팔에 미세한 상처를 내어 자신의 피를 그녀의 입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안그래도 커다란 대가리외에는 빈약한 몸통과 팔다리였는데 지금은 말그대로 뼈만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그 둘이 지금 갇혀 있다시피 하고 있는 이 공간은 빛이라고는 콜레라의 번뜩이는 붉은 눈빛뿐이었고 사방이 막혀 있어 몸을 조금 움직이기에도 힘든 좁은 곳이었다.

정확히는 그 마지막 전투당시 들이닥친 괴수들과 장비와 하후형제들을 피해 후퇴를 하다 시간을 벌기 위해 벌인 전투에서 무너지는 건물들 사이 틈으로 숨어들면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전투에서 심한 상처를 입고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할뻔한 사스를 데리고 콜레라가 이 틈으로 기어들어 왔다. 그 후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사스는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나갈 통로마저 붕괴를 한 상황이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이다.

콜레라는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시간마다 반복되는 행위를 하고 있었고 그 덕인지 사스의 상세가 조금씩이지만 나아지고 있었다.

투툭.. 워낙 소리가 없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지내서 그런지 미세한 소음도 천둥처럼 크게 들려왔다. 그 소리에 콜레라가 시뻘건 두눈을 빛내며 진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별다른 징조가 보이지 않았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지만 잠시후 그보다 더 큰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탁, 타탁. 와르르.. 분명하게 들려오는 이것은 돌덩이를 움직이는 소리였다.

잔뜩 긴장을 한 콜레라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이빨을 보일때 윗부분에서 빛이 새어들어왔다.

그 빛 사이로 보이는 얼굴들. 인간의 형태였지만 이질적인 얼굴로 초록빛이 감도는 피부에 물고기와 비슷한 눈깔을 하고 있는 벌크라는 괴물이었다.

키히힛! 콜레라가 상처입은 맹수처럼 표효를 하자 돌틈사이로 내민 벌크의 얼굴들이 사라졌다. 하지만 콜레라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연신 눈알을 굴렸고 잠시후 커다란 얼굴이 그 사이로 들이밀어졌다.

벌크의 특징이 나타나 있는 얼굴이었지만 그 크기는 두배이상으로 몸집도 그만큼 클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크기였다.

그렇게 갑작스레 나타난 얼굴은 적대감보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뻐끔거렸지만 의사전달이 되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던 그 벌크는 이내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구멍을 통해 무언가 떨어져 내렸다.

툭, 콜레라가 바라 본 그것은 주인과 그 일행들이 가끔 뜯어먹던 통조림이었다. 아직까지 그것들의 진의를 알 수 없다고 느낀 콜레라는 여전히 경계하며 통조림을 주워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 뭐··· 해? 줍지 않고.. "

꺼끌꺼끌하고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 사스가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콜레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시간동안 의식이 없었던 그녀가 깨어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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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벌크의 왕(2) +2 18.09.22 681 2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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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구조작전(6) +1 18.09.18 684 17 19쪽
93 구조작전(5) +1 18.09.17 664 17 20쪽
92 구조작전(4) 18.09.15 677 17 19쪽
91 구조작전(3) +1 18.09.14 698 17 20쪽
90 구조작전(2) 18.09.13 714 18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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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The Gear(5) +2 18.09.10 736 1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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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The Gear(3) +2 18.09.07 769 18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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