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130,917
추천수 :
2,769
글자수 :
1,307,372

작성
18.09.24 06:00
조회
657
추천
20
글자
20쪽

벌크의 왕(3)

DUMMY

바위의 예상대로 그날 오전시간을 넘지 않아 사스와 콜레라가 제발로 찾아왔다. 괴이한 생김새의 벌크도 동행했지만 그녀의 취미생활에 대해 알고 있는 일행들은 그것에 별로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상처를 보고도 큰 반응이 없었다. 문제는 그 벌크가 말을 하면서 발생했다.

" 이..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

뭐가 그렇게 놀라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어제 저녁 구출을 해온 탐사대 대원, 듣기로는 무슨 박사라고 소개했던 인물이 머리를 붙잡고 절규하고 있었다.

그 이유인 즉슨, 수백만년에 걸쳐 인류가 진화해오고 발전을 해온 문명을 단 몇달사이에 만들어진 괴물이 따라잡았다는것 때문이었다.

" 아니, 한국말 좀 한다는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거야? 괴물들도 지들끼리 괴성을 지르면서 의사소통을 하는건 같던데? "

" 휴우, 그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나 돌고래들도 자신들만의 의사소통 방식이 있죠. 하지만 그들이 인류의 언어를 따라하지는 안잖아요. 이게 무슨 차이냐하면.. 쉽게 말하면 이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이뤄온 문명을 그대로 학습하고 배껴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

그 말에 의미를 아는 사람도 있고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바위는 개의치 않고 그 벌크가 하는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 .. 그러니까, 너희를 도와달라는 건가? 차라리 다른 곳, 적색 바코더가 없는 지역에 자리잡아서 너희들만의 생활, 문명을 만들어가는게 낫지 않나? "

" 지금 이 중국이라 불렸던 나라에는 그런 곳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린 인간이 남긴 이 문명이기가 필요합니다. "

" 봐요! 저, 저.. "

그 박사라는 인간은 뭐가 그리 못마땅하고 혐오스러운지 얼굴 가득 그런 기색을 보이며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려 노력했다.

"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에요. 보세요. 만약 저 괴물들이 지성을 가지고 자신들의 문명을 이룩한다면 분명히 인간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지구의 주인이 되려고 할껍니다. "

계속되는 그 남자의 헛소리를 듣고 있던 사스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돌아서자 춘봉이 화들짝 놀라며 그 박사의 입을 막으며 속삭였다.

" 아씨, 좀 조용히 해요. 그런 인류 존속 시나리오는 나중에 살아남고 고민하든지 토론하든지 하라구요. 괜히 가만히 있는 우리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

그나마 다행히 그 박사는 눈치가 있는지 가라앉은 장내 분위기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춘봉이 막은 입을 풀어주고 헤헤 거리며 사스에게 말했다.

" 사스님. 별거 아닙니다. 그냥, 뭐랄까.. 인류애? 자기만의 걱정? 헤헤헤.. "

춘봉은 자기가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든 사스의 시선을 돌리려 애썼고, 바위의 이어지는 말소리에 사스의 고개가 돌아가자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벌크와 바위의 대화에 다시 집중을 했다.

" 그렇군. 너희들 입장에서 꼭 여기, 정저우시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거군. "

바위의 질문이 핵심을 질렀는지 그 벌크, 에볼라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위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 좋아, 동맹을 맺지. 어짜피 우리도 저들에게 받아야 할게 있으니까.. "

바위는 이곳에 돌아온 뒤에 춘봉에게 구조된 인원들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들었다.

애초 이들의 목적은 저궤도위성들의 통제권. 그것이 얼마나 대단하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정확한 설명은 생략했지만 분명히 유용하다는 것은 동의를 했고 저들에게 빼앗긴 그것을 찾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이런 결정의 이면에는 추후 복귀시 만월회와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심리도 깔려있었다. 지금의 자신이라면 누가와도 상관없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거기에 사스에게 들은 이들의 능력은 과소평가할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숫자들까지.. 분명히 이후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때, 얌전히 엎어져 있던 개똥이가 벌떡 일어서며 어느 방향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그와 동시에 바위역시 거친 에너지 유동을 느끼며 같은 곳을 바라봤다.

" 아무래도 뭔가가 움직이고 있군. 사스는 여기서 휴식을 취하고 다희만 따라와. 나머지는 안전지대에서 움직이지 말고 있어. "

빠르게 지시를 내린 바위의 몸이 흐려지며 그 자리에서 사라지듯 몸을 날렸다. 그를 따라 다희와 개똥이도 몸을 날렸고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는 모르는 일반인들은 그저 바위의 지시에 따라 안전지대쪽으로 움직였다.

사스도 분하다는 표정으로 사라진 방향을 노려보다 한숨을 쉬며 그들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한편, 어느새 밖으로 나선 바위는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에 순식간에 도착을 해서 먼 곳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런 바위의 눈에 들어온것은 다큐멘터리나 책에서만 봐왔던 공룡, 티라노사우르스의 모습이었다. 한 책에서는 공룡이 파충류냐 조류냐에 대해 가설을 적은 것을 본적이 있었는데 지금 모습은 파충류에 가까웠다.

물론 신세계가 만들어낸 괴수였기에 그런 사실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그 크기에 있었다.

무려 십여미터가 넘는 높이. 갑각류와 닮은 갑옷같은 표피에 척추를 따라 나이는 섬뜩한 비늘은 하늘을 향해 올곶이 세워져 있었다. 거기에 거대한 입과 칼날같은 이빨사이로 떨어지는 침은 콘크리트를 녹이는 모습이었다.

" 도대체.. 저런 괴물을 만들어 어디에 쓰려고 하는거지? "

그 동안 가장 이해가 안되는 사실은 지금 인류는 멸종직전이다. 좀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인류를 노예로 만들고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 분명한데.. 왜 저런 괴물들을 만들어내는지 궁금했다.

제3의 세력? 아직 존속하고 있는 국가? 정보가 부족한 자신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 그래서 저궤도 위성이 필요한 건가? 직접 눈을 확인하기 위해? '

바위는 자신이 그동안 경험하고 알고 있는 사실들이 얼마나 좁은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당장은 눈앞에 있는 저것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티라노의 뒤편에 누군가 나타났다. 정확히 티라노의 머리부분이었다.

하지만 공룡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어디론가 꾸준히 묵직한 걸음을 옮기고 있었고 그 인영이 뭔가를 집중하듯 행동을 취하자 멈칫한 티라노가 홀린듯 걸음을 돌려 왔던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잠깐 고민한 바위는 코트 안쪽에서 주먹만한 물체를 꺼내들었다. 탄강(彈剛)이란 이름의 쇠뭉치였다.

그것을 든 바위가 숨을 들이키며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고선 그대로 던지려는 찰나 바로 앞에 누군가가 그리듯이 나타나 두손을 들며 말했다.

" 잠깐, 바위씨. 일단 멈춰주세요. "

그 짧은 머리의 여자는 분명히 바위가 알고 있는 여자였다. 탐사대의 대장이라고 했던 선샤인이 분명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이채를 띄며 폼을 푼 바위가 질문을 했다.

" 당신이 왜? "

" 휴우, 결국 회주님이 당신을 여기로 보내셨군요. 일단 제 이야기부터 들으시고 행동을 하시죠. "

콰가각! 말을 하는 그녀의 상체를 베어들어가는 싸이드와 가시줄기들이 얽히며 선샤인을 찢어발기려 들었지만 이미 선샤인은 그런 기척을 느끼자마자 공간이동을 한 상태였다.

다시 바위의 곁에 나타난 선샤인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 다희를 쳐다보며 무표정하게 말을 이었다.

" 인사가 과격하시군요. 지금은 상황상 상대하기 어려우니 다음을 기약하도록 하죠. "

두눈을 번뜩이며 다희를 쏘아보는 선샤인의 말에 다희가 싸이드를 다시 고쳐 잡았지만 바위의 손짓에 허공에 휘두르며 무기를 거둬들였다.

그런 그녀를 다시 한번 쏘아보고 바위에게 시선을 돌렸다.

" 당신.. 바코드가 없어졌군요. 하여튼 신기한 분이세요. "

슬그머니 바위의 팔근육을 쓸어내리는 선샤인의 말을 끊으며 바위가 물었다.

"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경과와 이유를 말해. "

차가운, 마치 서리가 내린듯한 바위의 말투에 입술을 삐죽한 선샤인이 지금까지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선샤인의 탐사대는 바위의 예상대로 물길을 이용했다. 우여곡절 끝에 배를 구한 탐사대는 지도를 따라 운항을 하며 겨우겨우 정저우시에 도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도시에 들어서고부터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괴수들이 도시를 지나다니고 있었고 십여명에 달하는 탐사대는 조금씩 전진을 하며 그런 괴수들의 눈을 피해야 했다. 절반이 일반인인 탐사대원들은 하루하루 피말리는 생활을 해야 했다.

그렇게 운이 좋게 목적지인 우주항천국에 도착을 한 일행들은 널려져 있는 수라지란과 온 건물안을 점령하고 있는 부화장의 모습에 놀랐지만 침착을 유지한채 목적을 이루기 위해 건물을 수색했다. 그 결과 최상층에 위치한 서버에서 위성 접속 코드를 얻을 수 있었고 탈출을 위해 빠져나오는 도중 괴수들과 맞닥들이게 된다.

처음 마주친 괴수들은 거미 괴수들과 오르크. 그리 어렵지 않게 물리치고 도망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였다. 온갖 괴수들이 탐사대의 뒤를 쫒기 시작한 이후 한두명씩 대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했고 결국 남은 이들은 적 사이퍼들과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 그들은 강하기도 했지만 이상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요. 무슨 원리인지 알 수 없지만 사이퍼들의 에너지를 강제로 흩트려놓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난 지금 7단계를 넘어 8단계에 다다른 사이퍼에요. 그럼에도 그들이 사용하는 그것에 내가 자긴 에너지의 절반? 그 이하밖에 통제할 수 없었어요. "

이를 으득 간 선샤인이 그 당시 상황이 생각이 난 듯 주먹을 꽉 말아쥐며 분통이 터진 표정을 지었다.

" 그렇게 결국 잡혀들어갔고.. 혼자 탈출을 할 수 있었죠. 그 이후에.. "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결사대와 만남, 그리고 회복 후 정찰과 적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말을 맺었다.

선샤인의 말을 끝까지 듣고도 바위가 별말 없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자, 선샤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적들의 수장은 숭산칠성, 이란 어이없는 별칭을 사용하는 일곱명의 사이퍼들이에요. 그리고 그들은 저런 괴수들을 움직여 전투를 하죠. 아마 겪어보신 사항일테니.. 여튼, 저들을 자극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어제와 같이.. "

마치 어제 일을 타박이라도 하듯이 선샤인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바위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다시 다희가 싸이드를 움켜 잡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 그렇군. 그들이 두려운가? "

" 뭐라고요? 두려운게 아니라.. 신중하게.. "

아니라고 말하는 선샤인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녀 자신은 분명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이퍼가 된 이래 자신이 나서서 실패한 적이 없었던 그녀로써는 첫번째 좌절에 마음이 크게 꺾인 것을 그녀는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정확히 꿰뚫어본 바위의 한마디가 그런 그녀의 본심을 수면위로 끌어올린 것이었다.

" 넌, 지금 휴식이 필요해. 자신을 몰아세우지 마라. "

바위의 말대로 그녀는 정신은 피치에 몰려 있었다. 작전의 실패, 수모를 당했던 과거, 거기에 자책감까지.. 그녀는 조금도 쉬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적들의 동태를 감시하는등 지금까지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바위의 말에 뭔가를 말하려는 듯하다 이내 고개를 떨구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마무리를 지은 그들은 다시 쉘터로 돌아왔고 선샤인을 본 최용수와 박사일행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반겨주었다. 선샤인도 그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놀라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서로 해후를 나누었다.

그런 시간들이 흐르고 호텔의 라운지에 세명의 사람이 모여 앉았다. 바위, 사스, 선샤인은 각자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이후의 일정에 대해 상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스의 옆에는 벌크, 에볼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 그러니까, 이 괴물.. 아니 벌크들을 위해 그 적색 사이퍼들을 잡겠다는 말이에요? "

애초에 사스는 이 여자, 선샤인에 대해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앞뒤말을 다 잘라먹고 결론만 이야기 했다. 그렇기에 이런 반응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바위도 역시 거기에 말을 보태지 않고 그저 듣고만 있었다. 그런 그들을 어이없이 바라본 사스가 얼굴을 구기며 다시 에볼라를 쳐다보고 사스와 바위의 얼굴까지 돌아본다.

" 좋아요. 당신들의 임무는 우리를 구출하고 한국까지 데려다 주는 것. 그 외의 결정에 대해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하겠죠. 다만.. "

잠시 말을 끊고 생각을 한 선샤인이 다시 말을 이었다.

" 우리 역시 임무가 있어요. 그것을 이루기 전에는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어요. "

선샤인의 마음같아서는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자존심때문인지 끝내 말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쳐다보던 바위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 결국 너희의 임무와 내가 하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지. 아닌가? 굳이 따로 떨어뜨려 이야기 할 필요가 있나? "

" ··· "

맞는 말. 하지만 선샤인은 그에게 끌려다니기 싫었는지 끝내 긍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 이렇게 하지. 우리가 그 숭산칠성인지 뭔지를 잡아주지. 그럼 너희는 이곳에 온 목적을 이뤄. 그럼 간단하잖아? "

" ··· 좋아요.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그들은 위험해요. "

" 크크큭, 이년아. 답답한 소리하네. 그렇게 꼬랑지를 내릴꺼면 그냥 우리에게 한번만 도와달라고해. "

파삭. 선샤인의 감정변화로 인해 주변으로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가볍게 먼지가 날렸다. 하지만 지지 않고 사스가 에너지를 마주 내뿜자 서로의 에너지가 거칠게 부딪히며 소음이 흘렀다.

그런 그녀들을 본 바위가 가볍게 손을 흔들어 에너지를 날려버리며 말했다.

" 그만, 이미 결정난 사항이야. 세부사항을 이야기하도록 하지. "

" 칫. 알았어. 에볼라, 적들의 동태를 말해봐. "

사스는 그런 바위의 행동에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더 이상 반항하지 않고 에볼라를 보며 물었다. 선샤인도 고개를 돌려 충돌을 피했지만 사스의 행동에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

왜 저 벌크에게 적들의 동태에 대해서 묻는지 의아한 시선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의문은 곧 경악으로 바뀌었다.

" 네, 사스님. 지금 가장 강한 일곱명의 머리중 세 사람은 서쪽 항구에서 물건을 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명은 정찰과 괴수들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방금 거리로 나왔으며. 나머지 인물들은 아직 거주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 너..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무슨 능력인건가? "

" 넌 신경쓸거 없어. 바위, 대충 이렇다는데. 어쩔거야? "

바위는 그런 말을 듣고 머리속에 지도를 그렸다. 선샤인에게서 들은 저들의 주거지는 이곳에서 서쪽으로 거리 십여키로 떨어져 있는 전시호텔. 적들은 괴수들을 이용해 주변을 정찰하고 언제든지 더 많은 괴수들을 부릴 수 있다. 방금 본 공룡괴수까지..

이것은 단순히 능력의 뛰어남을 넘어 굉장한 위협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건 일반 사이퍼들의 입장이었다.

툭, 파앙! 꽥!

돌연 바위가 바닥에 아렇게나 널려있던 돌조각을 차올려 바깥방향으로 던졌다. 그 방향으로 비명소리가 울리며 무언가 떨어져 내렸다.

그 모습에 급히 선샤인이 순간이동으로 확인을 하고 돌아왔다.

" 크로우.. 새머리를 가진 인간의 모습을 하고 날개가 있어 날아다녀. 주로 정찰을 하는 괴수야. "

바위와 사스 역시 본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새인줄 알고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나중에서야 그것이 괴수의 하나였고 그것들로 인해 자신들의 위치가 들통이 났다는 사실도 알았다.

까마귀와 비슷한 대가리를 하고 손발대신에 날카로운 발톱과 손톱을 가진 괴물이었다.

" 언제 여기까지 온거지. 바위씨. 아무래도 여기를 옮겨야 해. "

사스는 자신을 구해준 결사대가 왜 지하로 숨어들어야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들도 본래 이 도시의 한구역을 차지한 채 적색 바코드를 가진 사이퍼들, 신세계와 자웅을 겨루며 많은 사람들을 구했었다. 그러던 도중 몇몇 인간들의 욕심과 분쟁, 이념의 차이로 신세계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괴수들의 등장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몰락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저 크로우였다. 하늘에서 정찰과 기습은 사이퍼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고 결국 건물을 벗어나지 못한채 서서히 말라죽어갔다.

그런 그들이 택한 것은 도시의 지하수로. 지하로 숨어드는 것이었다. 물론 그곳에도 스캐빈저라는 막강한 괴수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어찌어찌 지금까지 잘 버텨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 크로우가 여기까지 왔다는 건 그들에게 이곳이 발각되었다는 말과 같아. 어서 빨리.. "

" 늦었어. 벌써 손님이 왔네. "

바위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호텔의 로비를 감싸고 있던 창문들이 일시에 터져나갔다.

차차창! 그 사이로 오르크들의 커다란 몸집과 그 뒤로 거미인간들의 모습까지 한꺼번에 들이닥치고 있었다.

그 소란에 다른 쪽에서 쉬고 있던 인물들이 고개를 내밀어 확인하고는 비명같은 고함을 질렀다.

" 우와앗! 적이다. 괴수들의 공격이다! "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로비와 호텔내부에서 오롯히 선 바위가 그 모습들을 바라보며 지시했다.

" 선샤인, 사스. 일행들을 이끌고 대피해라. "

" 혼자서 막겠다고? "

선샤인이 한걸음나서며 반박하려고 했지만 그의 어깨를 잡는 이가 있었다. 사스였다.

" 하라는대로 해. 괜히 걸리적거리지 말고.. "

선샤인은 굳건한 믿음이 서려있는 사스의 두눈을 지그시 노려보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빠졌다. 그렇게 공간이동으로 사라진 선샤인을 지켜보던 사스가 툭 던지듯이 말했다.

" 빨라와, 기다리고 있을께. "

" 걱정마라. 거기 에볼라를 잘 챙겨라. 혼란스러워 하는것 같으니까. "

" 쯧, 이 새끼들도 만능은 아니네. 뭐? 이제 나섰다고? "

사스의 말에 어깨를 움츠린 에볼라는 고개를 더욱 떨구며 눈빛을 피했다. 분명히 벌크들의 실수가 맞았기에 할 말이 없다는 몸짓이었다.

그 순간에 바위의 정면까지 들이닥친 오르크의 주먹을 가볍게 흘리고 머리를 날려버린 바위가 서두르라는 듯이 눈짓을 주자, 사스 역시 자기의 애완괴수들을 이끌고 뒤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스까지 빠지자 거칠것이 없어진 바위가 쇠사슬과 바위를 들어올리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 확실히 똥개도 제 집에서 먹어들어간다는 건가. "

쇠사슬을 휘둘러 쇠사슬의 범위에 들어온 괴수들의 몸을 터트리듯 쳐낸 바위가 바깥에서 대기중인 적색 사이퍼들의 에너지 파동을 느끼며 장내에 들어선 괴수들을 한꺼번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위가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자 호텔로 진입한 모든 괴수들의 시선이 바위에게 집중되었다. 마치 춤을 추듯이 무기를 휘둘러 차근차근 줄여나가기 시작한 바위는 머지 않아 멈춰서야 했다.

더 이상 로비에 남아 있는 괴수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호텔은 난장판을 넘어 벽이 뚫리고 기둥이 깊이 패어 철근이 드러나 조금만 더 하면 무너질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그 사이로 괴수들의 시체조각들과 체액들이 추상화처럼 사방에 덧칠해져 있어 마치 지옥의 한장면과 같았다.

바위는 더 이상 진입하지 않고 있는 괴수들을 쫒아 밖으로 나섰다.

밖에는 그런 바위를 기다리고 있는 인물들과 괴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포위를 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3 진실의 끝(2) +1 18.10.10 645 19 20쪽
112 진실의 끝(1) +1 18.10.09 651 17 19쪽
111 수복(修復)(4) +1 18.10.08 672 17 21쪽
110 수복(修復)(3) 18.10.06 618 21 22쪽
109 수복(修復)(2) +1 18.10.05 662 24 21쪽
108 수복(修復)(1) 18.10.04 681 19 20쪽
107 귀향(歸鄕)(5) 18.10.03 674 22 20쪽
106 귀향(歸鄕)(4) +1 18.10.02 657 25 20쪽
105 귀향(歸鄕)(3) +1 18.10.01 660 21 18쪽
104 귀향(歸鄕)(2) 18.09.29 676 22 21쪽
103 귀향(歸鄕)(1) +4 18.09.28 711 20 21쪽
102 벌크의 왕(6) +1 18.09.27 679 22 19쪽
101 벌크의 왕(5) +3 18.09.26 655 21 21쪽
100 벌크의 왕(4) +2 18.09.25 679 19 20쪽
» 벌크의 왕(3) +1 18.09.24 658 20 20쪽
98 벌크의 왕(2) +2 18.09.22 681 23 19쪽
97 벌크의 왕(1) +2 18.09.21 683 21 18쪽
96 구조작전(8) +1 18.09.20 692 21 18쪽
95 구조작전(7) +1 18.09.19 658 18 20쪽
94 구조작전(6) +1 18.09.18 684 17 19쪽
93 구조작전(5) +1 18.09.17 664 17 20쪽
92 구조작전(4) 18.09.15 676 17 19쪽
91 구조작전(3) +1 18.09.14 698 17 20쪽
90 구조작전(2) 18.09.13 714 18 20쪽
89 구조작전(1) +1 18.09.12 778 19 20쪽
88 The Gear(6) +1 18.09.11 725 17 20쪽
87 The Gear(5) +2 18.09.10 736 19 19쪽
86 The Gear(4) 18.09.08 752 15 21쪽
85 The Gear(3) +2 18.09.07 769 18 20쪽
84 The Gear(2) +4 18.09.06 755 17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