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130,933
추천수 :
2,769
글자수 :
1,307,372

작성
18.09.26 06:00
조회
655
추천
21
글자
21쪽

벌크의 왕(5)

DUMMY

" 그들은 지금 서부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에볼라가 나서자 사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타박했다.

" 이 새꺄, 니들의 잘못된 정보때문에 이 지경이 된거 아냐? 그런데 믿으라고? "

" 죄송합니다. 그들이 마음먹고 우리를 속이려고 들면 우린 그들을 쫒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바위님에게 당해서 급하게 이동하느라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있어서.. "

" 오케이. 변명은 거기까지. 니들하고 계약을 다시 생각해봐야겠어. 서로에게 믿음을 보여줘야지? 안그래? "

더 이상의 변명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는 에볼라의 민둥한 뒷통수를 바라보던 바위가 물었다.

" 그 서부 선착장에는 뭐가 있지? "

" 네, 아까 보셨던 공룡들, 세명의 머리가 그곳에서 배에 그것들을 실고 있는 중입니다. "

" 흠, 그 공룡들을 어딘가로 수송하려고 한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 "

" 아닙니다. 그동안은 그 공룡들을 키우기 위해서.. 이번이 처음 있는 작업입니다. "

" 키웠다라.. 그 먹이는 너희들이었겠군. "

정답을 말한 듯 에볼라는 고개를 숙인채 대답을 못했다. 그 모습에 사스가 물었다.

" 도대체 그 공룡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한데? 여기 사마귀들보다 강한거야? "

" ··· 사마귀는 그것들의 먹이중 하나일뿐입니다. 이 도시의 진짜 목적은 그 공룡들입니다. "

바위는 그제야 이해가 됐다.

수많은 수라지란을 봤을땐 괴수들이 이 도시를 덮고도 남을 숫자여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적은 괴수들과 벌크들의 숫자에 약간의 의심을 하고 있던 와중에 그런 말에 아귀가 맞아갔다.

" 이상해. 너희들 뭔가를 숨기고 있어. "

바위는 벌크들이 전해주는 말에 뭔가 허점이 있어 보였다.

" 어짜피 저 사이퍼들을 죽인다고 해도 결국에는 다시 이곳으로 인원이 보낼 질것이 분명한데.. 왜 하필 지금 그들을 죽여주길 원하는 거지? 이곳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말도 어폐가 있어. "

바위의 말에 사스와 다희가 두눈을 번뜩이며 에볼라를 압박했다. 그녀들도 생각이 있었고 에볼라의 말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었다.

그런 압박에 한참을 고개만 숙이고 있던 에볼라가 서서히 고개를 들며 생선눈깔을 굴리며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으로 대꾸를 했다.

" 우리는 숨긴 것이 없습니다. "

그런 에볼라의 대꾸에 피식 웃음을 지은 바위가 말했다.

" 그래? 그럼 우린 이대로 이곳을 떠나도 된다는 말이지. "

" .. 하지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 전에, 바위님과 우리들의 동맹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바위가 고개를 끄덕이자 에볼라가 바위를 직시하며 또렷하게 말을 이었다.

" 우리 벌크들은 바위님과 완전한 대칭적 동맹을 맺고 싶습니다. "

동맹은 힘이 비슷한 상대간의 대칭적 동맹과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비대칭적 동맹이 존재했다. 그리고 에볼라가 말하는 것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어떤 경우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동맹을 말하고 있었다.

" 너희들.. 뭔가 착각하고 있어. 너희들이 지금 무슨 힘이 있다는 거지? 동맹은 어느정도 수준이 맞아야.. "

사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에볼라를 쏘아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맺기도 전에 에볼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스가 써늘한 눈빛으로 그런 에볼라를 쳐다봤지만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에볼라였다.

" 앞선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벌크의 개체중 특이개체가 존재합니다. 마치··· 인간들이 말하는 사이퍼와 비슷한.. "

" 뭐? 미친.. "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억이 넘는 개체수. 거기에 특이개체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도 계속 탄생하고 있는 벌크의 숫자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전력이었다.

" 그럼.. 너도? "

" 네. 전 인간들이 말하는 염동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그곳에 모여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일행들은 놀라움에 입을 닫지 못하고 있었다.

" 그런데 왜 하필이면 바위씨와 너희들간의 동맹이지? 그보다 더 큰 단위도 있는데.. "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조금 애타는 표정으로 선샤인이 끼어들었다. 당장 바위보다 강한 힘을 보여줄 수 없지만 세력을 어필해서 한발 걸치겠다는 생각이 표정에서 들어났다. 그만큼 벌크들의 가치는 폭등했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바위가 핵심을 질렀다.

"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지 않나?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일반 사이퍼들에 비해 절반도 안돼. 아니 오히려 그것보다 더 작아. "

에너지가 작아도 숫자로 커버할 수 있지만 바위의 생각은 달랐다. 한명의 사이퍼 강자가 능력자 벌크 수백을 단숨에 쓸어버릴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 .. 이후의 이야기는 바위님과 독대하고 싶습니다. "

" 뭐? 왜? 우리도.. "

" 닥쳐. 쌍년아! 겨우 구해줬더니.. 나불대지 말고 얌전히 있어. "

사스가 단번에 선샤인의 입을 막아서며 거칠게 말했다.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는 선샤인은 멍한 표정으로 사스를 보곤 입술을 깨물며 뒤로 물러섰다. 지금 현재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인지한 것이다.

그렇게 자리를 옮긴 둘은 다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 자, 이제 그 이유를 말해봐. 내가 너희를 신뢰할 수 있는 진실을 말야. "

" 네, 아시다시피 저희는 신세계의 연구로 태어난 이종입니다. 그 과정에서 베이스가 되었던 인간들 중에 사이퍼의 자질이 있던 인간들도 실험체가 되어 그 유전자가 수라지란에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몇몇 괴수들에게 특수한 스킬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

" 그래 대충 이해했어. "

" 그런 와중에 저희 벌크들은 가장 쓸모없는 개체 중 하나로 취급을 받고 사료로 취급받았습니다. 가장 인간과 유사함에도.. "

뻔뻔하게 초록 피부에 생선 눈깔을 하고서 외형만 인간과 비슷하다고 지껄이는 에볼라를 지긋이 바라보던 바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이야기하라는 듯이 눈짓을 주었다.

" 최근 저희들의 능력 중에 저들의 기본적인 능력인 괴수를 통제할 수 있는 벌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

결국 에볼라의 말은 이랬다. 괴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지능이 없는 각종 괴수들을 자신들의 수족으로 부릴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 말은 이곳 도시의 본래 목적인 공룡들을 중간에 가로채 자신들의 병력으로 만들겠다는 작전으로 귀결되었다.

" 대단하군. 너희들의 지식과 지혜는 이미 인간에 근접한 건가? 아니면.. "

" 저희는 집단지성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을 합니다. 인간처럼 개개인이 가지는 자율성은 없지만 저희 나름의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행동하기까지 짧은 시간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

" 그렇군. 그래서.. "

이 말이 사실이라면 벌크들이 지금 적 사이퍼들을 죽여달라고 한 이유가 설명이 되었다. 공룡들만 히치하이킹에 성공한다면 이후에 들이닥칠 적 사이퍼들과의 전투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것도 그 공룡의 대한 통제권을 계속적으로 확보해야 하지만 말이다. 아마 이들은 그것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 있는 듯 보였다.

" 좋아. 그 동맹 받아들이지. "

" 감사합니다. "

전혀 표정변화없이, 솔직히 표정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마치 당연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간결하게 대답한 에볼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 방금 그들과 서부 선착장의 인원들이 만났습니다. 공룡을 깨워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바위도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 공룡을 죽이면 안되는거 아닌가? "

" 네, 하지만 몇마리 정도는 상관없으며 지금 그들이 통제할 수 있는 공룡의 숫자도 최대 세마리가 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 도대체 공룡을 몇마리나 키운거야? "

" 정확히 열세마리입니다. "

거기까지 대답을 들은 바위는 일행들과 합류해 이 동맹사실을 알렸다. 물론 대화내용은 비밀로 했고 에볼라 역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선샤인만 다급한 표정으로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지만 그녀가 들을 수 있는 대답은 없었다.

" 나와 사스, 다희는 숭산칠성을 잡으러 간다. 선샤인과 최용수는 계획대로 위성접속코드가 담긴 저장장치를 찾아 그들의 거주지로 가라. 나머지 인원들은 여기 에볼라를 따라 안전지대로 이동한다. "

" 네! 대장님. 출발전에 이들을 만나면 전해주라는 가방이 바로 위성통신장치 였습니다. 아마 그 접속코드만 탈취해 위성통제권을 획득한다면 바로 통신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춘봉이 그동안 박사일행들과 지내면서 얻은 정보들을 바위에게 슬쩍 보고했다.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위의 지시대로 인원들이 흩어져 갔다.

마지막으로 적들의 거주지로 향해야 하는 선샤인의 복잡한 눈빛은 도시 안쪽으로 사라져 가는 바위의 뒷모습을 쫒고 있었다.

" 선샤인님. 우리도 가시죠. "

최용수가 그런 선샤인을 보며 말했고 그녀도 곧 고개를 돌리며 몸을 날렸다.


바위가 서부 선착장이라는 곳에 도착을 했을때는 이미 네마리이 공룡들이 깨어나 있었다.

이전에 봤던 티라노사우루스를 포함해서 알로사우르스, 카르노타우루스, 스피노사우르스로 그 외형과 닮았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의 공룡들이었다.

아마도 운송하려고 했던 공룡중에 육식계열 공룡들만 깨운듯 보이는 그것들은 날카로운 이빨과 손발톱은 마치 장검처럼 길고 뾰족했다. 가장 큰 것은 티라노로 십여미터가 넘는 덩치였고 가장 작은 공룡은 오미터 정도의 알로였다.

특히 티라노의 경우는 산성액을 만드는 능력을 지녔는지 연신 떨어지는 침들에 의해 바닥이 녹아들고 있었고 알로사우루스의 경우는 붉은 불길이 입안에서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외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 일행들에게 그런한 점을 주지시킨 바위는 가장 먼저 몸을 날려 그들을 향해 짖쳐들었다.

그런 바위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사람이 아니라 공룡이었다. 알로사우루스가 고개를 휙 돌리며 짖쳐드는 바위를 바라보며 순식간에 불길을 내뿜었다.

" 놈이다. 정신차리고 집중해. 루한 공룡들의 통제를 부탁한다. "

냉막한 인상의 검은 무복을 입은 사내, 루한은 써늘한 눈빛으로 바위를 보며 몸을 허공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루한이 하늘로 올라가자 큰 덩치의 하후형제들에게 황쉬안이 지시를 내렸다.

" 너희들은 나와 같이 움직여 그 놈을 꼭 잡아야 해. 무슨 말인지 알지? "

" 당연하죠, 형님. "

" 장비형님 복수를 해야지요. "

그렇게 외친 하후연, 하후돈 형제는 능력을 개방해 몸집을 키웠다. 그리고 주사기를 꺼내들어 자신의 목에 그대로 놓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황쉬안도 자신의 목에 주사를 놓으며 불길을 뚫고 알로의 주둥이를 망치로 가격하는 바위를 노려봤다.

" 이 자리에서 널 잡아서 오체분시(五體分屍)해주마! 크윽! "

약기운이 돌기 시작하자 거의 에너지가 바닥이었던 황쉬안의 기세가 살아나기 시작하며 온몸의 붉고 푸른 핏줄들이 흉하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 훅, 훅. 초선 너도 준비해라. "

일그러진 얼굴로 정신을 차리고 있던 초선에게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흔들며 대꾸했다.

" 꼭 그 약까지 사용해야 겠어요? 부작용은 어쩌려고.. "

" 시끄러, 넌 우리 형제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지 못한게냐! 이 복수는 반드시.. 크흑. "

" 휴우, 알았어요. 복수는 해야죠. "

초선도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꺼내들어 목이 아닌 팔에 질러넣으며 약기운이 돌기를 기다리며 중얼거렸다.

" 큭, 어짜피 인간이길 포기한 몸이니까.. "

초선은 씁쓸하게 고소를 지었고 잠시후 솟구쳐 오르는 약기운을 온몸을 느끼며 신음을 흘렸다.

이 약은 살아있는 사이퍼들에게서 채취한 혈액과 여러가지 재료들로 만든 에너지 충전제이자 상대 능력을 일정시간 훔쳐올 수 있는 극약이었다. 왜 극약이냐면 그 부작용 및 휴유증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큰 부작용은 인간으로써 감정을 상실할 수 있거나 심하면 미쳐버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예가 공장지대를 지키고 있는 티탄이었다. 그도 한때는 자신들과 같은 형제였지만 그 약물의 실험대상으로 스스로 나서 결국 이성을 상실한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 바람에 자신이 발탁되어 이 숭산칠성이라는 모임에 들어오게 되었고 결국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 크흑, 미친 새끼. 칠성이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

애초 자신은 그냥 평범한 능력자였고 조직에서 그리 큰 대접을 받지 못하는 그냥 그런 인물이었지만 황쉬안의 칠성, 일곱명이어야 한다는 집착때문에 티탄이 빠진 자리에 보조계열에 불과한 자신이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된 상황이었다.

잠시 후 초선의 온몸에도 핏줄이 울끈불끈 도드라지며 두 눈에 광망이 흘러넘쳤다.

" 크흐흐, 죽여버린다. "

끌어넘치는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낀 초선은 붉어진 두눈으로 막 공룡들을 후려갈기고 있는 바위를 담으며 들끓는 에너지를 발산시켰다. 거기에 더해 자신에게 주사한 원액의 주인 능력인 안개화를 깨닫고 온몸이 안개처럼 흩어지며 주위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상공 이십여미터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루한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 큭큭, 결국 이렇게 되는군. 생각보다 일이 빨라지겠어. 흐흐흐.. "

유일하게 그 천사의 눈물이라는 약물을 주사하지 않은 그는 돌아가는 상황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이득을 줄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적들로 보이는 한명의 남자와 두명의 여자, 그리고 늑대한마리와 대가리만 큰 기형적인 괴물 한마리가 전장에 뛰어들어 공룡 네마리와 치열하게 치고박는 와중에 겁을 먹은 두목과 그 형제라고 불렀던 이들이 기어코 천사의 눈물을 투약했다.

당연히 그 약물이 얼마나 위험하고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은 루한이 더 잘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 내가 만들었으니까. 크크.. 티탄을 그렇게 만들고 어떻게 저 약을 투약시킬지 한동안 고심했는지.. 우연찮게 이렇게 목적을 달성하다니. 이젠 저놈들을 잡고 나머지를 정리하면 내가 이 도시의 왕이 되는거다. 아하하하. "

루한의 이명은 매드알케미스트. 신세계에서 수라지란을 계획시 가장 큰 역할을 한 이들중 하나였다. 그리고 천사의 눈물을 만들고 이 공룡들까지 키운 장본인이 바로 루한이었다.

" 싸워라! 그리고 죽어라! 크하하하! "

루한의 사념이 공룡들에게 전달되면서 더욱 광폭해진 그것들은 사방을 날뛰면서 적아를 가리지 않고 물어뜯고 후려갈기는 모습이었다. 선착장에 쌓여 있던 물건들이 폭발하듯 사방으로 부서져 나가고 시멘트등 도로와 건물들 역시 제 모습을 찾지 못할 정도로 파괴되고 있었다.

거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티라노였다. 가끔 토하듯 내뿜는 산성액은 주변을 완전히 녹아내리며 희뿌연 안개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십여미터에 달하는 덩치와 그 몸무게에서 나오는 파괴력은 그 주변을 완전히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쿠와아아앗! 그렇게 공룡들이 난동을 피우자 바위일행뿐만 아니라 황쉬안 형제들 역시 활동범위가 축소되었다. 그 중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하후형체들이었다.

" 크악! 죽인다! 죽여! "

덩치가 삼미터가 넘게 커진 상태에서 온몸에 힘줄이 도드라져 도저히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게 변해버린 그들은 각각 도끼창과 양날도끼를 들고 미친듯이 공격일변도에 빠져 있었다.

그런 그들과 효율적으로 싸우고 있는 다희와 사스는 각각 다른 공룡들 한마리씩 붙들고 교묘하게 하후형제들과 공룡들이 부딪히게 만들면서 상대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겠지만 무슨 이유인지 하후형제의 이성이 거의 마비되어 있어 제법 훌륭하게 먹혀들고 있었다. 그중 다희는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똥이의 목에 발을 걸친 채 거대한 낫, 싸이드를 휘두르며 늑대 특유의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전술을 보여주는 다희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적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사스 역시 지지 않을려는 듯 엄청난 속도로 좌우상하를 오가며 공룡과 하후형제의 혼을 쏙 빼놓고 있었다. 그녀 곁에는 콜레라가 큰 대가리를 흔들며 용케도 따라붙으며 붉은 두눈을 번뜩이고 있었고 그럴때마다 적들의 움직임이 잠시나마 멈칫거렸고 그 틈에 사스가 칼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적들에게 치명타를 먹이지 못하고 있었고 적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꽈르릉! 티라노가 꼬리로 또 한채의 건물을 무너뜨리고 그 주변으로 알토사우르스가 화염을 뿌리는 와중에 몸을 날린 바위는 난데없이 보이지 않는 손에 맞아 반대편으로 처박혔다. 바위주변에는 희뿌연 안개들이 가득차 있어 주변이 식별이 어려웠고 높은 시야를 가진 공룡들은 정확히 바위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 퉷! 단단하네. 하지만.. "

바위가 박혀든 시멘트 바닥에서 몸을 빼내며 주변을 돌아봤다. 안개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왔고 계속해서 자신의 힘을 누르고 있었다. 그 초선인가 하는 여자의 능력이었다.

끈적거리며 달라붙는 그여자의 에너지를 떨쳐내듯이 몸을 턴 바위는 어느새 다가와 이빨을 디미는 티라노의 공격을 피하며 암수의 주인, 황쉬안의 위치를 파악했다.

황쉬안은 티라노의 뒷편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핏줄이 도드라진 몸부터 흔들리는 에너지까지 정상은 아니었지만 예전보다 급격하게 에너지통이 커진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암수를 맞을때 예전과 달리 주변공기가 터져나가며 추가적인 타격을 주고 있었다.

그런 저들의 공격보다 공룡들이 문제였다. 몇번이나 대가리와 몸통을 망치나 쇠사슬로 직격시켰지만 저 두꺼운 가죽을 뚫고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제대로 된 공격은 아니었다. 건물을 무너뜨릴때 사용했던 그 기술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것이지만 문제는 한마리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바위는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바위는 아직까지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채 하늘에서 고정되어 이곳을 내려다보는 남자를 쳐다봤다. 아무래도 그가 이 공룡들을 조종하는 듯 보였다.

" 일단, 저놈부터 잡아야.. "

바위는 몸을 숙여 티라노의 꼬리 공격을 회피한뒤 뒤로 물러서며 알토의 이빨공격까지 피했다. 그리고 코트 안쪽에 달려 있는 탄강을 꺼내들고 온 힘을 다해 루한에게 던졌다.

파앙! 순식간에 음속을 돌파한 탄강은 미사일처럼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며 일직선으로 루한에게 쇄도해 들어갔다. 그 잠깐의 허점때문에 암수에 직격당해 또 다시 한 건물로 처박혔지만 바위의 목적은 성공을 했다.

쾅! 하늘에서 4D영화를 감상하듯 편하게 떠 있던 루한은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탄강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탄강은 그런 루한의 허리를 통과해 어깨로 빠져나가며 하늘 저멀리 사라져갔다.

" 크헉! 무,뭐.. "

고속회전하는 탄강은 허리에는 주먹만한 구멍을 뚫었지만 어깨를 뚫고 나올때는 세배는 더 큰 구멍을 만들어내며 상체를 거의 폭발시키듯이 빠져나왔고 허공에 핏물을 뿌리며 루한은 절명한채 떨어져 내렸다.

쿵, 루한은 억울한 듯 눈조차 감지 못한채 바닥에 떨어졌고 그 결과는 금방 드러났다.

크아아악! 쿠와아악! 공룡들은 순식간에 통제를 잃고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피해를 본 이는 하후형제들이었다.

하후형제는 카르노와 사피노, 두 공룡의 주변에서 두 여자를 밀어붙이듯 싸우고 있던 와중에 갑작스런 두 공룡의 배신에 대응하지 못한채 상반신이 물린 채 허공으로 몸을 띄울수 밖에 없었다.

꽈드득, 두 공룡의 악력은 엄청났다. 다희나 사스의 무기로도 큰 상처를 주지 못했던 하후형제들의 단단한 몸은 각 공룡의 입안에서 제법 버텼지만 곧 끔찍한 소리와 함께 상하체가 분리되어 버렸다.

후드득.. 하체만 남아 바닥으로 떨어진 그들의 최후를 지켜보던 다희와 사스는 곧 공룡들을 공격했다. 이미 약점은 파악해 놓은 상태였고 방해꾼이 사라졌기에 쉽게 몸을 띄워 공룡의 정면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3 진실의 끝(2) +1 18.10.10 645 19 20쪽
112 진실의 끝(1) +1 18.10.09 651 17 19쪽
111 수복(修復)(4) +1 18.10.08 672 17 21쪽
110 수복(修復)(3) 18.10.06 618 21 22쪽
109 수복(修復)(2) +1 18.10.05 663 24 21쪽
108 수복(修復)(1) 18.10.04 681 19 20쪽
107 귀향(歸鄕)(5) 18.10.03 674 22 20쪽
106 귀향(歸鄕)(4) +1 18.10.02 657 25 20쪽
105 귀향(歸鄕)(3) +1 18.10.01 660 21 18쪽
104 귀향(歸鄕)(2) 18.09.29 676 22 21쪽
103 귀향(歸鄕)(1) +4 18.09.28 711 20 21쪽
102 벌크의 왕(6) +1 18.09.27 679 22 19쪽
» 벌크의 왕(5) +3 18.09.26 656 21 21쪽
100 벌크의 왕(4) +2 18.09.25 679 19 20쪽
99 벌크의 왕(3) +1 18.09.24 658 20 20쪽
98 벌크의 왕(2) +2 18.09.22 681 23 19쪽
97 벌크의 왕(1) +2 18.09.21 684 21 18쪽
96 구조작전(8) +1 18.09.20 692 21 18쪽
95 구조작전(7) +1 18.09.19 658 18 20쪽
94 구조작전(6) +1 18.09.18 684 17 19쪽
93 구조작전(5) +1 18.09.17 664 17 20쪽
92 구조작전(4) 18.09.15 676 17 19쪽
91 구조작전(3) +1 18.09.14 698 17 20쪽
90 구조작전(2) 18.09.13 714 18 20쪽
89 구조작전(1) +1 18.09.12 778 19 20쪽
88 The Gear(6) +1 18.09.11 725 17 20쪽
87 The Gear(5) +2 18.09.10 736 19 19쪽
86 The Gear(4) 18.09.08 752 15 21쪽
85 The Gear(3) +2 18.09.07 769 18 20쪽
84 The Gear(2) +4 18.09.06 755 17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