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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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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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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07,372

작성
18.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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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9쪽

벌크의 왕(2)

DUMMY

꽈르릉! 콰쾅! 도시의 한쪽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뚫고 에너지의 파동이 전해져 온다.

" 바위.. 킥. 왔네. "

사스가 앞에서 안내하는 벌크를 따라가며 핏 터져나오는 웃음과 함께 중얼거렸다.

와 줄줄 알았다. 솔직히 기다렸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네? 크흐흐..

아직 부족한 자신의 강함에 들고 있던 칼의 손잡이를 꽉 쥐며 살기를 흘렸다. 그런 기세에 놀란 벌크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 아, 아무것도 아냐. 계속 안내해. "

사스의 손짓을 이해했는지 다시 고개를 돌려 어디론가 이동을 시작한다. 꽤 먼 거리를 걸었다.

골목을 돌고 어두운 통로를 몇번 지났다. 심지어 지하통로를 통과하고 쓰레기장과 다름없는 그런곳도 지났다.

이제 드디어 목적지에 다가오는지 보이는 벌크들의 모습이 건물들 사이에 언듯 보였다. 그 수가 적지 않았다.

도시의 외곽지역인지 높은 건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안내를 하던 벌크는 나무로 지어진 별장으로 발을 내디디며 손짓했다.

아마 이곳이 그 목적지이리라. 그리고 왜 이들이 자신을 도와줬는지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이다.

별장의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즈넉한 실내가 드러났다.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실내장식과 모피가 바닥에 깔려 있고 촛불이 곳곳을 밝혀 주고 있는 모습.

" 확실히 특이해. 네가 나를 초대한 것이야? "

커다란 흔들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는 벌크, 아니 벌크라고 하기에는 덩치가 두배 이상이나 되었고 죽어 있던 생선과 같던 두 눈에는 빛이 감돌고 있었다. 마치 인간의 그것과 비슷한 그런 이성을 가진자의 눈빛이었다.

" 어서와. 역시 살아남았군. "

맨들맨들한 입이 열리며 놀랍게도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심지어 꽤나 원어민에 가까운 말이었다.

잠시 놀람에 대답을 못하고 있던 사스가 돌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재미있어, 역시 이곳까지 온 보람이 있네. "

사스는 여유롭게 실내 풍경을 돌아보며 비치되어 있던 소파에 걸터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그런 사스를 그저 지켜만 보던 그 벌크가 다시 말을 이었다.

" 너희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끼는 건가? 아님 너만 그런건가? "

" 왜? 그게 궁금해? "

" 아니다··· 난 벌크들의 왕이자 머리인 오버로드라고 한다. 이 이름은 내가 임의로 지은 것으로 단어의 의미와 내 현재 상태를 종합해서··· "

" 오케이. 알았어. 오버로드란 말이지. 사족이 길어. 그래서? "

" 난 너희들이 벌크라는 부르는 종족, 아니 실패작들의 아버지다. 우리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주체가 없어 단순히 수라들. 흠 너희들이 말하는 괴물들의 식량에 지나지 않았지. 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모든 벌크들의 정신이 연결되고 합해져 거대한 집단지성으로 우리는 다시 태어났다. "

잠시 말을 끊은 오버로드는 눈을 감고 무언가를 느낀 듯 잠시 몸을 떨었다.

" 휴우, 미안하군. 너와 함께 이곳에 온 남자는 정말 인간인가? 방금 그는 둥지를 네개나 파괴하고 수백마리의 수라를 때려 잡았다. 그는··· "

" 바위 이야기는 그만하고 니들 이야기나 해봐.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

" .. 알았다. 우리의 모태는 인간, 너희들이 부르는 좀비라는 생물이다. 우리는 이 땅위에 가장 많은 개체들이 존재하고 지금도 태어나고 있다. 그동안 힘과 의지가 없어 먹이로 사육당했을뿐, 우리도 그 격을 가지고 있다. "

" 크큭, 그래? 지금은 강해? 니들의 운명을 벗어날 만큼? "

뭔가 즐거운 예능을 보듯이 깊숙이 소파에 몸을 묻고 자세를 잡고 있던 사스가 돌연 물음을 던졌다.

" 그렇다. 지금 우리는 이곳의 모든 수라들과 인간들의 힘을 합한것보다 강하다. "

" 호오. 그래? "

사스가 무의식적으로 감탄을 흘리자 돌연 문이 열리며 벌크 두마리가 들어왔다. 그 벌크는 일반적인 벌크와 달리 갑옷과 창으로 단단히 무장을 한 모습이었다. 예전의 허름한 옷만 걸치거나 벌거벗은 벌크만 봤던 사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놀라운 모습이었다.

거기에 더해 그들의 손에 사스의 나머지 한짝의 칼이 들려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오버로드에게 전해주고는 돌아나갔다.

오버로드는 그 칼을 사스에게 내밀며 다시 말했다.

" 우린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하나로 이어져 있으며 두려움, 절망, 공포가 없다. "

자신의 칼을 받아든 사스는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오버로드의 말은 신빙성이 높았다. 집단지성이니 정신이 연결되어 있니 그런 말은 이해가 안되었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은 말이 아닌 텔레파시와 비슷한 어떤 명령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에 두려움과 공포가 없는 절대적인 명령에 복종하는 병사들이라. 그건 지휘관이면 누구나 꿈꾸는 군대의 모습이리라.

" 좋아. 인정하지. 그래서? "

" 하지만··· 우린 그들의 지시와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의 눈을 피해 숨어들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지금 모습이다. "

사스는 오버로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번에 알아들었다. 좀비들을 조정하고 괴수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존재, 적색 바코더들을 말하는 것이다.

" 그런 그들과 싸우는 세력은 현재 이 땅위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우린 꼭두각시가 되지 않기 위해 투쟁을 할 것이다. 너희들.. 그 남자의 힘이 필요하다. "

비로소 사스는 이 벌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투쟁이니 혁명이니 이런 말을 어디서 배웠는지 몰라도 이 괴물들은 자신들만의 왕국을 세우길 원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신세계, 아니 적색 바코드 사이퍼를 우리가 상대해 주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 뭐, 니들 입장은 알겠어. 그래서 우리가 얻는게 뭐지? "

사스는 이 벌크들이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숙원이 뭔지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평소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자라는게 그녀의 모토였고 당장 벌크들이 죽을 위기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별개로 생각해보면 이들에게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면 바위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것도 마음 한켠에 있었기에 그렇게 물은 것이었다.

" 우린.. "

잠시 눈을 감고 집단지성인지 뭔지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듯 보이는 오버로드를 바라보며 사스는 자신의 몸상태를 다시 조율했다.

최악은 아니지만 지금 상태로는 예전과 같은 전투를 벌일 수 없다. 그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 일단 바위를 찾아 합류해야 해. '

아까 들려왔던 소동은 사스도 느꼈고 바위가 뿌려놓은 에니지의 잔재를 느끼고 있었다. 이 도시자체가 벌크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괴수때문인지 몰라도 에너지가 뒤엉켜 특정 패턴을 찾지 못하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바위의 에너지는 뚜렷이 구분이 되었다.

' 하여튼 대단해. 지금은 또 얼마나 강해진거야. '

자신의 남자다. 하루하루 강해지는 것이 눈에 보일때 그 누구보다도 기쁘고 즐거웠다.

" 우리는 지금 당장 너희에게 해줄것이 없다. 하지만 개체 1억오천만에 달하는 우린, 언제가는 너희에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

" 미래의 약속? 그걸 어떻게 믿어? "

" 우린 인간들의 약속과 다르다. 반드시 지킨다. "

자신들의 진심을 무시해서 인지 오버로드의 얼굴이 구겨진다. 스멀스멀 흘러나오는 에너지의 양도 제법 많다. 그는 확실히 강자였다.

잠시 생각한 사스는 본래 결정을 내렸던 말을 했다.

" 좋아. 지금 이 중국 땅에 흩어져 있다는 너희들은 각 개체가 듣고 본 내용들을 공유하는 건가? "

" 그렇다. 순간순간 실시간 공유가 아닌 선별적이고 선택적 공유가 정확하다. 모두의 눈과 귀를 받아들이기에는 내 정신은 아직 미약하다. "

사스는 확인하듯 질문을 던졌고 오버로드는 금방 대답을 했다. 쉽게 말하면 움직이는 CCTV가 중국본토 전역에 있다는 말이다. 정보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큰 혜택이다.

" 일단, 난 찬성이지만 우리 두목에게 허락을 받아야 해. 네가 말한 그 남자말야. "

" 당연하다. 지금 당장 그 남자에게 너를 데려다 주마. "

오버로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처음 자신을 안내해온 벌크가 집안으로 들어섰다. 벌크들의 징그러운 이목구비를 많이 보다보니 제법 귀여운 구석도 있다고 생각한 사스가 그 벌크를 가리키며 물었다.

" 이 벌크는 다른 능력이 있어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거야? "

" 아니다. 모든 벌크는 동일하다. 여기서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이다. "

" 흠, 그럼 내가 데리고 다녀도 되나? 연락책도 있어야지. "

" 그건.. 좋다. 저 아이도 동의를 했다. 잘부탁한다. "

그렇게 벌크 애완동물을 공짜로 얻은 사스는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옆에서 아까부터 꾸벅꾸벅 졸고 있는 콜레라의 대가리를 찰싹 때리며 몸을 일으켰다.

키힛! 갑작스런 감촉에 놀란 콜레라가 고개를 들며 사스를 뻔히 바라봤다.

" 인사해. 니 부하야. 이름은.. 에볼라다. "

사스가 멍하니 서 있는 벌크를 가리키며 말하자 고개를 갸웃거린 콜레라는 그저 좋다고 고개만 끄덕였다. 아직 지능이 복잡한 말을 알아듣기에는 부족한 듯 보였다.

그에 반해 자신을 에볼라라는 이름으로 부르자, 그 벌크는 입술이 없는 입을 벌려 조그맣게 중얼거린다.

" 내 이름.. 에볼라.. "

사스가 그 모습에 놀라 오버로드를 돌아보며 물었다.

" 어, 니들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

" 아니다. 저 아이는 나의 세번째 아이. 내가 가진 지식을 이전시킨 몇개체중 한 개체다. "

" 그래? 무엇을 할 수 있는데? "

" 그게 무슨 말이지? 무엇을 할 수 있다니..? 그는 하나의 벌크이자 우리의 지성중 하나다. "

아, 사스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이들은 각자 개성이 아닌 집단으로써 자신들을 인지한다. 쉽게 말해 하나하나가 뇌세포이고 이들이 모여 거대한 뇌를 만들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개개체의 능력, 힘을 이야기하지 않고 집단이라는 거대한 것에 묶어 자신을 표현한다.

" 아냐, 출발하지. 그럼 에볼라를 통해 너에게 연락하면 된다는 말이지? "

" 그렇다. 그, 에볼라를 잘 부탁한다. "

생선의 눈이었지만 또렷한 눈동자를 가진 오버로드가 눈빛으로 다시 한번 당부를 한다. 어찌보면 참 인간과 비슷한 생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사스였다.

그렇게 오버로드의 집을 나선 사스는 저 멀리 동쪽에서 뜨기 시작한 해를 볼 수 있었다. 참 오랜만에 보는 해였기에 잠시 그것을 바라본 사스는 자신을 기다리며 고개를 돌리고 있는 에볼라에게 손짓으로 가자고 말하며 발걸음을 떼었다.


정저우시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전망대, 중국 전통악기인 적(笛)을 형상화한 건물이 수백미터 높이로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세로로 백여미터에 달하는 전시호텔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호텔의 최상층, 예전이면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나 국빈등이 머물렀을 스위트룸을 독차지 하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른 그 사내는 뚱뚱한 몸매에 비단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전통 양식의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여섯명의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예전에 본 장비와 그 하후형제들의 모습도 보였다.

쾅! 수염의 사내, 황쉬안이 테이블을 내리쳤다. 원목으로 만든 테이블임에도 불구하고 쩍하는 소리와 함께 갈라졌지만 다행히 무너지지 않은채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지적하거나 말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 도대체! 도시 관리를 이따위로 해왔단 말인가! "

황쉬안은 덕지덕지 붙은 볼살이 부들부들 떨리도록 화가 났는지 길게 난 수염도 같이 흔들렸다.

" 형님. 침입한 그 놈들 보통놈들이 아니었소. 특히 그 여자들.. "

" 고작! 여자들을 잡지도 못하고 놓치다니.. 장비! 그 동안 무엇을 했단 말이냐! "

장비가 수세미처럼 거친 수염을 쓸면서 지지 않겠다는 듯이 크게 소리를 높였다.

" 티탄을 때려잡은 놈들이오. 거기에 그 여자는 치명상을 입고 건물에 매몰되어 죽었을 것이란 말이오. 너무 우리를 몰아세우지 마십쇼. "

" 자자. 두목, 부두목 사로 싸우지들 마시고.. 일단 그놈들의 위치와 향후 대처방향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지 않겠소? "

쥐새끼처럼 생긴 남자가 중재를 나서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 흥, 허유. 너도 어떻게 했길래 부화장 다섯개나 날려먹었단 말이냐. 지금.. "

" 휴우, 형님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오. 원악(元惡)님이 지시한 것을 잊어버린건 아니유? "

" 맞아요. 오라버니들. 지금 중요한 건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닥쳐올 미래에요. "

여태껏 조용히 있던 여성, 역시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천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가 허유를 거들듯 입을 열었다.

그녀까지 나서며 중재를 하자 황쉬안은 거칠게 수염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돌렸다.

" 에잉! 우리 숭산칠성(嵩山七星)이 어쩌다.. 쯧. "

" 호호, 황오라버니. 일단 사냥개들을 풀었으니 뭔가 반응이 올껍니다. 그때··· "

" 그래도 믿을건 초선, 너뿐이구나. "

" 아니에요. 여기 루한 오라버니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

초선이라 불린 여인이 살짝 눈웃음을 치며 맞은편에 묵묵히 앉아 있던 사내를 옹호했다. 그는 검은색 무복을 입고 검은색 두건을 질끈 동여맨 걍팍한 인상의 사내였다.

황쉬안은 그런 루한을 힐끔 보고는 헛기침과 함께 치하를 했지만 별다른 대꾸없이 앉아 있자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주제를 바꿨다.

" 지금 우리 신세계는 북으로는 저 러시아, 남으로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유럽과 중동을 상대로 마지막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너희들도 알고 있겠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새로운 신세계를 건설하고 진정한 천하통일을 하고자 함이다. 우리의 병력들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번 성과로 인해 병력의 충원문제를 해결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통일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는 원악님의 전언이 있었다. "

" 크크크, 우리 귀여운 수라들이 전장에 투입되면 전황이 바뀌는 건 시간 문제지요. "

쥐상의 허유가 음흉하게 웃으며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초선이 반박을 하듯 말했다.

" 하지만 오라버니, 생각보다 불량률이 너무 높아요. 쓸모없는 벌크들이 태어날 확률이 높단 말이죠. 이것부터 해결해야.. "

" 흐흐.. 초선 동생. 그게 무슨 걱정이야. 어짜피 사료로 쓸 것들은 많을수록 좋지. 더군다나 지들끼리 교배를 통해 그 숫자까지 늘려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아. 크하하하하. "

" 하지만.. "

초선은 벌크의 숫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경각심을 가지려 했지만 허유가 말하는 것과 같이 대다수의 사이퍼들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이 말했다.

실제로 저 벌크들은 좀비와 같이 자신들의 정신지배를 벗어나지 못하기에 더욱 그런 한 생각이 깊었지만 초선은 조금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 흠.. 벌크들의 움직임이 이상해. 예전과 달리 뭔가 조직적이고 은밀해 졌어. 내가 너무 과민한 건가? '

" 그래. 벌크 이야기는 그 정도로 하고.. 본래 이 도시가 부화장의 시범기지 비슷하게 사용하다 버릴 곳이긴 하지만 어제 사건으로 신세계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보고 있어. 아직까지 수라지란에 대해서 외부로 정보가 유출되어서는 곤란하단 말이지. "

" 형님. 그냥 이곳은 처분하고 우리도 전장으로 가는게 더 낫지 않습니까? 이제 얻을껀 다 얻었는데. "

하후연이 부리부리한 눈으로 보며 말했다. 그의 말에 황쉬안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대꾸했다.

" 본래는 몇달안에 철수 할 계획이었는데.. 그 침입자들을 잡는 바람에 기간이 더 길어졌어. "

" 하아, 그 더 기어 프로젝트인지 뭔지를 이용한 인공위성때문에요? 이미 정보를 얻었지만 그걸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걸 어떻게···? "

" 뭔가 생각이 있겠지. 나도 그것까지는.. "

우당탕! 스위트룸의 회의실이 거칠게 열리며 한 사이퍼가 급하게 모습을 보이며 소리쳤다.

" 두,두목님. 밖을 보셔야.. 할것 같습니다! "

그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선이 손을 휘저어 커튼을 걷어부쳤다.

촤아악! 커다란 통유리를 통해 오후의 햇살이 비췄지만 장내의 인물들중 어느 누구도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쿠와아악! 그 통유리를 통해 보인 광경은 그만큼 놀라웠다. 누가봐도 공룡을 닮은 듯한 괴수가 빌딩숲을 헤치며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는 모습. 높이만 수십미터, 불꽃이라도 터질것만 같이 번쩍이는 눈과 주둥이에서 떨어지며 콘크리트를 녹이고 있는 산성침. 비현실적이었다.

" 씨발.. 저게 왜 나와있어? 어! "

" 그..그게.. "

퍽! 성격급한 장비가 일어나 그 인원의 턱을 돌려놓았다. 우당탕 거리며 나뒹군 그 사이퍼는 급히 일어나 자세를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다.

" 어,어제 그 부화장 건물이 붕괴되면서 깨어났습니다. 어떻게든 다시 재우려고 노력을 했지만··· 죄송합니다. "

" 하아.. 다른 공룡(恐龍)들은? "

" 다른 개체들은 다행히 별탈없이.. "

" 휴우, 저 티라노가 예민한건가? 하필이면 지금같은 시기에.. 루한, 네가 좀 나서줘야 겠다. "

그동안 조용히 앉아 팔짱을 끼고 있던 걍팍한 흑의 무복을 입은 사내가 고개를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 하아, 저런 공룡 유전자는 너무 불안정해. 차라리 곤충이나 동물 베이스로 만들어내는 편이 더 낫고 관리가 쉬운데 말야. "

초선이 한숨을 쉬며 한탄을 했고 다른 이들은 그저 묵묵이 창밖에서 건물들을 부수며 어디론가 가고 있는 티라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애초 수만년, 수십만년전의 유전자를 뽑아내 그것을 베이스로 아군 괴수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은 참신했지만 그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무엇보다 통제가 너무 힘들었다.

" 칫, 뭐 벌크나 좀 사냥해서 잡아먹고 다시 돌아오겠지. 어짜피 루한이 나서면 쉬운일이잖아. 안그래? "

허유가 루한이 사라진 자리를 힐끗 보며 말했지만 어느 누구의 표정도 밝아지지 않았다. 몇일전부터 계속 안좋은 일이 연달아 생기니 쉽사리 안정이 되지 않는 모습들이었다.

어느 누구도 끝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날의 회의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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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크의 왕(2) +2 18.09.22 681 2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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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구조작전(7) +1 18.09.19 658 18 20쪽
94 구조작전(6) +1 18.09.18 684 17 19쪽
93 구조작전(5) +1 18.09.17 663 17 20쪽
92 구조작전(4) 18.09.15 676 17 19쪽
91 구조작전(3) +1 18.09.14 697 17 20쪽
90 구조작전(2) 18.09.13 714 18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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