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aeK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JaeK
작품등록일 :
2018.06.18 12:11
최근연재일 :
2018.11.10 10:00
연재수 :
142 회
조회수 :
130,950
추천수 :
2,769
글자수 :
1,307,372

작성
18.09.25 06:00
조회
679
추천
19
글자
20쪽

벌크의 왕(4)

DUMMY

쉘터의 외부에는 가장 앞에 네명의 남녀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위를 응시하고 있었다.

" 네가 그 남자인가? 우리 부화장을 부쉈다는..? "

콧수염과 턱수염을 길게 기른 남자, 황쉬안이 바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황쉬안이 느끼기에 분명히 바위는 강자였다. 하지만 에너지의 크기가 월등히 뛰어나게 느껴지지 않았고 무슨 짓을 했는지 바코드가 없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지 생각만큼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기에 의문가득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채 서 있다.

" 우리 선물에 놀랐나? 너희들이 이 도시내에 있다면 우리의 눈을 피할 수 있을꺼라고 생각한건가? 흐흐흐.. "

어짜피 바위는 중국어를 몰랐기에 멀뚱히 무표정하게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바위를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여는 황쉬안이었다.

" 혹시 뒷문으로 도망치는 너희 일행들에게 시간을 벌기 위해 못 들은척 하는 거냐? "

바위의 당황한 표정을 보기 위함인지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는 황쉬안을 지긋이 응시하던 바위가 쇠사슬을 들어올려 뿌리듯이 휘둘렀다.

후웅! 반원을 그린 쇠사슬의 경로에 황쉬안과 그의 동료들이 걸려 있었다.

깡! 출렁. 바위의 쇠사슬은 쥐상의 사내 허유의 단검들에게 막혀 튕겨져 나갔다.

" 으으윽. 무,뭐야.. 이거.. "

허유는 자신의 능력 가속을 이용해 손쉽게 바위의 공격을 막았지만 쇠사슬을 타고 들어오는 충격은 미처 흘리지 못했다. 그 결과 그 자리에서 몇걸음 뒤로 물러서며 신음을 내뱉는 모습이었다.

그런식의 공격을 받아본 적이 없는 그들은 허유의 모습에 경각심을 가지고 급히 자세를 잡았다.

" 초선! "

황쉬안의 부름에 이미 여러 번 합을 맞춰온 이들은 유일한 여성인 초선을 보호하며 바위를 경계했다. 하늘하늘한 중국 전통 복식을 입은 초선은 부채를 휘두르며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곧 그녀의 전신으로 기이한 향과 함께 에너지가 주변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바위 역시 그런 것을 느끼고 망치를 들어오리며 그들에게 뛰어들었다.

쾅! 쾅! 그 모습에 덩치가 가장 큰 장비가 장팔사모를 들어올려 마주 부딪혀갔다. 두어번 굉음이 울리고 앞서 나간 장비가 도로 튕겨져 자신들에게 날아오자 황쉬안이 손을 흔들어 허공에서 그를 붙잡아 내려놓았다.

압도적인 실력차이였다.

" 너.. 도대체 뭐냐? 갑자기 이런 강자가 어디서.. 혹시 중국인민이 아니.. "

여태껏 한마디도 하지 않는 바위를 보며 황쉬안이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말을 끊었다. 나머지 인원들도 그런 사실을 깨달았는지 서로를 쳐다봤다.

" 너희 한국에서 왔구나. 위성을 탈취하기 위해서.. 이런 빵즈놈들.. "

그제야 황쉬안은 진실에 접근을 했지만 상황이 변한건 없었다.

하지만 그들도 초선이 능력을 완벽하게 펼친 것을 본 뒤라 아직까지 여유가 있었다.

" 어디 다시 한번 까불어봐라. 생포는 없다. 죽여라! "

황쉬안은 이미 도망친 이들에게도 괴수들을 보내 놓은 뒤였기에 바위를 잡고 괴수들을 상대하고 있을 적들을 요리할 생각이었다.

가장 먼저 뛰쳐나간 인물은 장비였다. 온몸의 근육이 팽창했고 신체가 삼미터에 달할 정도로 커진 그는 아까의 밀림을 복수라도 할 생각인듯 가장 먼저 장팔사모를 휘두르며 바위의 앞으로 짖쳐들었다.

그 뒤로 허유가 양손에 단감을 쥔 채 은밀하게 그림자로 숨어들었다.

황쉬안 역시 바위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공에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초선이 자신의 능력으로 상대의 능력을 깍아내고 가장 앞서 장비가 몸으로 밀어붙이고 어둠속에서 은밀히 공격을 시도하는 허유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적을 으스러뜨리기 위해 접근하는 황쉬안까지.

한두번 합을 맞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완벽한 합공이었다.

가장 먼저 바위와 마주한 인물은 장비. 그가 휘두른 장팔사모의 구불구불한 날이 바위의 목을 쳐갔다.

하지만 바위는 그런 그의 공격보다 뒤쪽에서 질러들어오는 허유의 단검을 쳐내기 위해 몸을 돌리며 망치를 휘둘렀다.

깡! 허유가 보라색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은 쌍단검으로 바위의 방치를 막으며 뒤로 물러서며 허공에 보라색 연기를 뿌리듯이 연기를 만들어냈다. 그 보라색 연기에 닿은 바위의 망치가 치칙 거리는 소리와 함께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극독이었다. 어느새 장팔사모의 날은 바위의 목에 아주 가깝게 다가왔고 급히 스텝을 밟으며 좌측으로 물러서자 스치듯이 지나쳐갔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위가 물러서는 방향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바위를 잡기 위해 공기를 가르며 다가왔고 이를 느낀 바위가 바닥을 차며 공중으로 몸을 띄웠다.

순식간에 공방이 오고간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바위는 이들의 경지가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첫번째 격돌때 느끼며 더 이상 실력을 감추며 싸울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바위가 거리를 벌리며 다시 자세를 잡자, 자신들이 우위라는 것을 체감했는지 여유롭게 바위를 압박하며 다시 포위망을 구축한다.

" 흥! 빵즈놈. 네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우리 숭산칠성앞에서 쪼무래기일뿐이다. "

허유가 혀를 날름거리며 보라색 단검을 눈높이까지 들어오려 위협하듯 말했다. 실제로도 그들은 그런 말할 자격이 충분했다.

바위는 한숨을 쉬며 쇠사슬을 주먹에 말아쥐고 다른 손으로 망치를 고쳐잡으며 두눈을 번뜩였다.

이제부터 제대로 상대해주마. 그렇게 마음을 먹으며 바위는 그들에게 몸을 날렸다.

순간이동과 맞먹을 만큼 빠른 속도로 장비의 앞까지 이동한 바위는 쇠사슬을 감은 주먹을 들어 그대로 내질렀다. 깜짝 놀란 표정의 장비는 급히 창을 들어 막았지만 불안정한 자세로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대로 뒤로 날라가 건물에 처박혔다.

쾅! 우르르.. 뒤이어 쥐새끼처럼 생긴 허유에게 다가간 바위가 망치로 머리를 노리며 내리찍자 눈치 빠른 허유가 좌측으로 몸을 날리며 가볍게 피했다. 하지만 그것은 바위의 노림수였다.

퍽! 망치를 중간에 거둔 바위가 허유를 따라 붙으며 그대로 발차기로 머리를 노렸다. 허유가 급히 두손을 들어 막았지만 그 충격은 그대로 전해져 허공을 날았다.

그렇게 순식간에 둘을 무력화시킨 바위를 향해 황쉬안이 급히 능력을 발휘해 암수(暗手)로 바위를 꽉 잡았다.

" 잡았다. 이놈! "

황쉬안의 분노에 찬 육성과 함께 에너지를 끌어올려 바위를 그대로 짜부시킬듯이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바위는 마치 거인이 자신을 잡고 있는 듯한 충격을 받으며 온몸에 힘을 주어 그 손을 벌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벌어지는 자신의 암수를 느끼며 황쉬안이 고함을 질렀다.

" 초선! 지금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는게 맞는거냐? "

" .. 맞아요.. 지금 온힘을.. 다해서.. 크윽. "

황쉬안은 순간 두려움을 느꼈다. 초선의 능력은 교란(攪亂). 상대의 능력을 흔들어 제대로 위력을 내지 못하게 하고 에너지를 교란시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 이건 사이퍼라면 예외가 없었다.

하지만 바위는 그런 상태에서도 자신의 암수를 쉽게 이겨내고 오히려 압도하고 있었다.

" 저.. 건 괴물인가? "

황쉬안은 지금 자신이 밀리면 다른 이들 역시 살아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때마침 건물에 처박혀 있던 장비가 정신을 차리고 튀어나왔다.

" 이 개새끼가! 죽여버린다! "

삼미터에 달하는 덩치에 커다란 장팔사모를 치켜들고 바위를 향해 달려오는 그 모습은 투우사를 향해 달려드는 황소 같았다. 암수에 같힌 바위는 꼼짝없이 당할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그때 바위의 몸이 회전을 했다.

꽈드드득. 그 회전력에 실린 힘에 암수가 꺽이며 빠져나온 바위는 마주달려오던 장비와 부딪혔다.

꽈릉! 아까와 비교할 수 없는 굉음이 둘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주변 가로수, 조경들이 사방으로 튕겨져 나가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이미 이전 전투에서 반파가 된 호텔의 정원은 이미 그 예전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파괴가 되었다.

초선은 이미 흘러내린 땀으로 온몸이 젖어 있었고 황쉬안 역시 만만치 않을 정도로 땀범벅이었다.

멀리 튕겨져 나갔던 허유가 절뚝거리며 장내에 도착하며 물었다.

" 어떻게 됐어? 그 빵즈는 죽었나? "

아직 흙먼지가 가라앉지 않은 장내를 둘러본 허유의 눈에 큰 덩치의 그림자가 들어왔다.

" 장비! 역시 네가··· "

그 커다란 덩치의 그림자는 통나무가 쓰러지듯이 그대로 앞으로 넘어가며 자신의 모습을 모두에게 드러냈다.

허유의 말대로 그는 장비가 맞았다. 다만 그 드러난 모습은 그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반쯤 부서진 머리와 역방향으로 꺾인 두팔은 그가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 장비! 이.. 이.. 안돼! "

평소 허유는 장비와 가까운 사이였는지 감정이 극에 달한 목소리로 외쳤지만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장비는 들을 수 없었다.

허유는 보라색 단검을 들고 먼지사이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바위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파칵! 하지만 가볍게 바위의 망치에 막히고 로우킥을 맞아 반원을 빙그르르 돌며 바닥에 꼬꾸라지는 모습이었다. 그런 허유를 황쉬안이 암수를 통해 자기쪽으로 안전하게 땡겨오며 소리쳤다.

" 정신차려! 장비가 당했다. 우리로썬 역부족이야. 일단 후퇴를 한다. "

황쉬안의 현명한 상황판단이었다. 괜히 이들의 두목으로 그 역할을 하는게 아닌 모양이다.

그런 중국어를 알 수는 없는 바위였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채고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기전에 그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쾅! 쾅! 쾅! 세번의 폭음이 울리고 황쉬안이 연신 뒷걸음질을 친다.

" 으윽, 초선. 풀출력으로 잠시만 묶어놔! "

황쉬안이 신음과 함께 초선에게 지시를 하자 초선의 눈이 하얗게 달아올랐다. 급격한 에너지 유출현상이었다.

순간적으로 바위가 멈칫하자 허유와 황쉬안이 기절하듯 쓰러지는 초선을 업고서 빠르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크로우, 오르크, 거미인간들이 우루루 쏟아지며 바위를 덮쳐들어갔다.

그런 괴수들을 쇠사슬로 쓸어버리며 바위가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적들을 바라봤다.

충분히 쫒아가는게 가능했지만 뒤편에서 울리는 에너지의 파동에 갈등한 바위는 결정을 해야 했다.

탄강을 꺼내든 바위는 다시 한차례 괴수들을 쓸어버리고 도망치는 적들을 향해 큰 동작으로 그것을 쏘아보냈다.

파앙! 쏘아진 탄강은 순식간에 음속을 돌파하며 일직선으로 도망치는 그들의 후미를 노리며 쏘아져갔고 그런 사실을 느꼈을 때는 이미 탄강이 그들의 척추를 부수고 장기를 갈아대며 반대쪽으로 빠져나온 후였다.

허유가 달리던 와중에 허리가 접히며 가슴이 터져나가자 놀란 황쉬안은 허유를 쳐다보며 신음을 흘렸다.

" 크윽. 허유, 너마저.. 용서하지 않겠다! "

황쉬안은 또 어디서 탄강이 날아올지 몰라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초선을 업은 채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 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고 두눈은 붉게 달아올라 악마를 보는 듯 했다.


한편, 일행들을 이끌고 후문쪽으로 몸을 피한 사스와 다희, 선샤인은 또 하나의 난관에 부닥혀 있었다.

" 니들맨티스! "

에볼라가 자신들을 막아서는 괴수를 보며 외쳤다.

사스가 예전에 장비와 하후형제들에게 쫒길때 그들이 불러들인 괴수들의 이름이었다.

높이만 사미터가 넘었고 기본적인 외형은 사마귀를 닮았지만 여덟개의 다리에는 바늘과 같은 쇠침이 날카롭게 서 있었고 양팔에 달린 거대한 낫모양의 흉기는 쇳덩이라도 자를듯이 날이 서 있었다.

사방으로 움직이는 더듬이와 곤충 특유의 겹눈은 맨티스에게 사각을 없애주었다.

찌르르.. 저 맨티스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그나마 조금만 머리에 나있는 날카로운 주둥이를 열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목표물을 위협하듯이 바라보는 수십마리의 맨티스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 서,선샤인님.. 다시.. 돌아가는게.. "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제안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나온 곳, 즉 바위가 있는 곳에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 진퇴양난이야. 우린 저것들을 뚫고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해. "

선샤인은 바위가 그들을 물리치고 자신들을 도와주러 올것이라는 희망을 접었다. 빨리 이들을 데리고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에게는 방법이 있었다. 지하수로. 그곳의 진입로까지만 가면 된다.

이미 사스와 다희는 전투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선샤인도 급히 구한 군용대검을 꺼내들며 맨티스를 마주봤다.

" 여기서 이백미터 지점에 지하수로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있어. 그곳까지.. "

" 뭔 개소리야. 일단 이것 다 잡고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바위를 기다린다. "

사스가 선샤인의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사스에게 선샤인은 반박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할일은 이 멘티스를 물리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논쟁은 그 이후였다.

그런 사스를 보며 입술을 깨문 선샤인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탐사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 너희들은 최대한 물러서서 스스로를 보호해. 용수 네가 책임지고. "

" 네, 선샤인님! "

그렇게 물러서는 일반인의 틈에 끼인 춘봉은 별다른 걱정없이 흥미로운 눈빛으로 전장을 훑어봤다.

춘봉은 여기까지 오면서 겪은 경험만으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고 누구보다 바위와 사스, 다희를 믿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 대치상황은 그리 길지 않았다.

쉬익! 그들이 대치하고 있는 이곳은 그리 좁은 지역이 아님에도 모든 맨티스가 달라붙지 못했다. 불과 대여섯마라의 맨티스가 일행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그 길은 꽉 막혀버린듯 틈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은 사스일행에 도움이 되었다.

비교적 맨티스보다 덩치가 작은 개똥이는 한마리의 맨티스와 붙어 싸우면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콜레라는 커다란 대가리를 까딱거리며 붉은 두눈을 빛낼때 마다 맨티스가 멈칫거리며 일행들을 위험에서 구해내고 있었다.

맨티스의 앞발이 허공을 가르는 속도는 엄청났다. 본래도 사마귀의 사냥법은 낫과 같은 앞발과 강철같은 이빨 공격이 다였지만 그 민첩함은 곤충 중에서도 으뜸인 생물이었다.

공격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허공을 갈랐지만 사스등은 별로 어렵지 않게 방어와 공격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맨티스를 감싸고 있는 갑각의 단단함이었다.

깡! 깡! 맨티스의 낫은 강철과 같아 부딪힐때마다 쇳소리가 났고 어쩌다 성공하는 공격들도 온몸을 감싸고 있는 갑각에 막혀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맨티스의 대가리는 완전히 쇠덩어리였다.

" 다리를 노려! "

사스가 몸체에 비해 가는 다리를 노렸지만 그건 그녀의 오판이었다.

다리를 듬성듬성 나있는 바늘 모양의 털들이 그녀의 존재를 파악하자마자 발사되듯이 그녀의 전신에 쇄도해 온 것이었다. 그 모습에 급히 바닥에 몸을 눕히듯이 피한 사스는 뒤로 물러나며 이를 갈았다.

" 하, 젠장. 사마귀면 사마귀답게 만들어야지.. 왜 다른 능력을 붙인거야. "

사스는 이내 다리쪽 공격을 포기하고 맨티스의 낫을 쳐내며 머리를 집중공격하기 시작했다.

전투 중인 사이퍼중 선샤인이 가장 고전하고 있었다. 공간이동을 통해 접근하기는 용이했지만 공격력이 낮아 도저히 상처를 입힐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야, 너 혹시 나하고 같이 공간이동이 가능해? "

사스가 툭 던지듯이 선샤인에게 물었다. 잠시 생각해본 선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 이번에 레벨업해서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실험은 안해봤어. "

" 그럼 지금 해봐. "

" 하지만.. "

처음 시도하는 공간이동에 자신이 없는 선샤인보다 오히려 사스가 더 재촉을 했다. 마치 실패해도 상관이 없다는 듯한 사스의 모습에 표정을 굳힌 선샤인이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

" 간다. 대비해. "

그렇게 둘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그리고 불과 몇미터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 위치는 맨티스의 머리부근이었다.

둘이 동시에 나타났지만 멀쩡한 선샤인에 비해 사스는 살짝 중심을 못잡고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그녀는 쌍검을 가위처럼 휘둘러 그나마 갑각에 보호가 덜한 목을 그대로 잘라버렸다.

푸슉! 몸통에 비해 조막만한 대가리가 떨어져 나가자 녹색 체액이 분수처럼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가리가 잘린 맨티스는 한참을 발광하듯이 낫질을 하고서야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덕에 주변에 있던 맨티스들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었기에 오히려 큰 소득이었다.

그렇게 둘의 합공이 생각보다 합이 맞아들어가자 사스는 지체없이 다른 맨트스로 이동을 하고자 했지만 선샤인이 고개를 저었다.

" 이거.. 생각보다 에너지 낭비가 심해. 그리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연속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해. "

선샤인은 쿨타임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이해하지 못한 사스는 선샤인을 노려보다 바닥을 박차고 직접 맨티스를 향해 달려갔다. 대충 약점을 파악했기에 직접 공격하려는 시도였지만 선샤인은 그런 그녀의 저돌성을 보며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 이건.. 마치 싸움에 미친년같잖아. 나도 우리구역에선 미친년 포지션이었는데.. 씨발.. "

아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한 그녀의 표정은 다시 전투가 이어지는 광경을 보며 굳어져 갔다.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 다희, 대가리와 몸통 사이가 약해. 그곳에 집중해. "

사스가 싸이드를 맨티스의 낫과 같이 부딪히며 치열하게 싸우는 다희의 모습을 보며 조언을 해준다.

다희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가시줄기를 뽑아내자 맨티스가 날개를 벌려 푸드득 날아올랐다. 그뒤를 다희가 놓치지 않고 같이 몸을 띄우며 싸이드를 맨티스의 목부분을 향해 휘두르자 그대로 맨티스의 대가리가 날아가 버리며 아까와 같은 광경이 재현되었다.

그 이후로는 다희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가시줄기 소환과 싸이드의 공격력은 니들맨티스의 연약한 목줄기를 따기에 충분했고 순식간에 전투의 향방은 아군측으로 기울수 밖에 없었다.

열심히 맨티스의 목을 따고 있었지만 아직도 십여마리가 넘게 남은 상황.

서서히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는 것을 느낀 다희와 사스, 선샤인은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며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었다. 쉽게 말해 큰 한방을 넣지 못해 맨티스의 숫자를 더 이상 줄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 순간, 하늘에서 바위가 떨어져 내리며 밑에 있던 니들맨티스의 등을 밟으며 망치로 맨티스를 두들겼다.

쾅! 키엑! 커다란 덩치의 맨티스에 비해 작은 망치였지만 그 결과는 결코 작지 않았다. 이제껏 머리를 날리느라 맨티스의 비명소리를 처음듣는 일행들은 맨티스의 갑각이 조각조각나며 해체되듯이 무너져내리는 맨티스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 대장님이 오셨다! 만세! "

아군 사이퍼들의 맹활약을 보면서 조금 긴장을 한 상태의 춘봉이 바위가 모습을 드러내자 만세를 외쳤다. 그만큼 그에게는 바위라는 존재는 엄청났다.

춘봉의 바람대로 십여마리가 쓸려나간것은 불과 몇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 광경을 우두커니 지켜본 선샤인은 모든 맨티스가 터져나가자 바위를 보며 멍하니 말했다.

" 그, 그자들은 어떻게 됐죠? "

" 둘을 놓쳤다. 예상이동경로가 어떻게 되지? "

" 그게··· "

그때 일반인들과 함께 뒤로 물러서 있던 벌크, 에볼라가 입을 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이오 바코드(Bio BarCod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3 진실의 끝(2) +1 18.10.10 645 19 20쪽
112 진실의 끝(1) +1 18.10.09 651 17 19쪽
111 수복(修復)(4) +1 18.10.08 672 17 21쪽
110 수복(修復)(3) 18.10.06 618 21 22쪽
109 수복(修復)(2) +1 18.10.05 663 24 21쪽
108 수복(修復)(1) 18.10.04 681 19 20쪽
107 귀향(歸鄕)(5) 18.10.03 674 22 20쪽
106 귀향(歸鄕)(4) +1 18.10.02 657 25 20쪽
105 귀향(歸鄕)(3) +1 18.10.01 660 21 18쪽
104 귀향(歸鄕)(2) 18.09.29 677 22 21쪽
103 귀향(歸鄕)(1) +4 18.09.28 711 20 21쪽
102 벌크의 왕(6) +1 18.09.27 679 22 19쪽
101 벌크의 왕(5) +3 18.09.26 656 21 21쪽
» 벌크의 왕(4) +2 18.09.25 680 19 20쪽
99 벌크의 왕(3) +1 18.09.24 658 20 20쪽
98 벌크의 왕(2) +2 18.09.22 681 23 19쪽
97 벌크의 왕(1) +2 18.09.21 684 21 18쪽
96 구조작전(8) +1 18.09.20 692 21 18쪽
95 구조작전(7) +1 18.09.19 658 18 20쪽
94 구조작전(6) +1 18.09.18 684 17 19쪽
93 구조작전(5) +1 18.09.17 664 17 20쪽
92 구조작전(4) 18.09.15 676 17 19쪽
91 구조작전(3) +1 18.09.14 698 17 20쪽
90 구조작전(2) 18.09.13 714 18 20쪽
89 구조작전(1) +1 18.09.12 778 19 20쪽
88 The Gear(6) +1 18.09.11 725 17 20쪽
87 The Gear(5) +2 18.09.10 736 19 19쪽
86 The Gear(4) 18.09.08 752 15 21쪽
85 The Gear(3) +2 18.09.07 769 18 20쪽
84 The Gear(2) +4 18.09.06 755 17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