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1,896
추천수 :
619
글자수 :
174,136

작성
18.04.28 12:00
조회
1,050
추천
12
글자
9쪽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DUMMY

<S급 던전 4종 키메라 쿼드라의 둥지에 입장하였습니다.>


먼젓번에 들렀던 ‘블랙 울프 헤드’가 있던 던전은 새파란 기운이 감도는 동굴 안이었는데 이곳은 녹음이 짙은 숲, 아니 정글이었다.

슬라임 던전이 그냥 동네 산이고 고블린 던전이 어디 큰 숲이면 여긴 아마존의 열대우림 한복판 같았다.

“으으.”

나유영은 눅눅한 기운이 가득한 식물에 감싸인 이 공간이 부담스러운지 신음성을 내뱉었다.

“따라와.”

“어디 있는지 알아요?”

“어.”

나에게만 보이는 맵에서 보스가 어디에 있는지 표시해 주고 있었다.

위치는 바로 정글의 정중앙.

“흐음, 역시 아저씨에겐 뭔가 비범한 능력이 있는 것 같네요.”

“내가 보기엔 너도 그래.”

나는 피식 웃어주고 정글나이프를 꺼냈다.

“김기만, 그 작자는 무슨 속셈인 걸까요?”

저 멀리서 들려오는 야생 조류의 소리가 희미해질 때쯤 나유영이 입을 열었다.

“글쎄, 나야 모르지.”

팍, 팍 덩굴을 잘라내며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나갔다.

“하지만 딱 봐도 흥미위주로 움직이는 쾌락주의자 같은 느낌이었단 말이지.”

“뭐, 틀린 소리는 아니네요.”

아무래도 나보다 그 남자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인 나유영이 내 말에 동의하였다.

“아무튼 방심해선 안 돼요.”

“맞는 말이야.”

-서걱, 서걱.

“아, 교대해드릴까요?”

“괜찮아. 이제 내 스텟도 상당해졌다고.”

“그러네요.”

2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슬슬 보스와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었다.

“문득 생각난 건데, 우리가 너무 앞만 보고 가는 거 아냐?”

“네?”

“아니, 여기 얘기가 아니라 바깥. 박찬일 씨가 강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게 혼자 세워놓고 와도 되는가 싶어서.”

“문제없어요.”

“왜?”

“찬일 씨라면 다른 S급들에게 결코 밀릴 실력이 아니에요. 만약 찬일 씨를 쓰러트리려면 자신도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하죠. 하지만 S급 헌터들은 서로가 경쟁 상태에요. 피를 흘리며 이겨봤자 다음 먹잇감은 자신이 될 뿐이죠.”

“흐음. 김기만 그놈이 완전 미친놈이라면?”

“아저씨도 잘 알 거 아니에요. 오히려 그런 놈이 손해 보는 걸 싫어해요.”

“계산적이라는 건가.”

“네. 결국 저들은 우리가 나오길 기다릴 거예요.”

“그렇군.”

발밑의 흙이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 엄청 질척거렸다. 게다가 무슨 식물들이 이리 두껍고 질긴지 내 무릎 위까지 잠식하였다.

“앗!”

“어이쿠, 조심해.”

아슬아슬하게 따라오던 나유영이 발을 잘못 디뎌서 휘청거렸는데 내가 잘 잡아주었다.

“아, 고마워요.”

“하하, 바보 같긴.”

“우읏.”

바보 같다고 말하자 부루퉁해진다. 이러면 놀리는 재미가 있는데.

“일단 보스를 잡고 봐야지. 자, 다 왔다.”

뭐라고 응수를 하려 한 나유영이 입을 다물었다.

“처음 합체상태의 쿼드라는 일정한 간격으로 포자를 발사할 거야. 대충 피해주면서 공격하다보면 분리하는데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이지.”

나는 인벤토리에서 석궁을 꺼내들었다.

“분리된 4개의 키메라는 우리를 사각형으로 감싸고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특수한 포자를 날려댈 거야.”

손을 들어 따라오던 나유영을 멈추게 하였다.

“포자는 2가지의 유형으로 날아올 거야. 하나는 단순한 타격용, 하나는 마취용. 그런데 중요한 건 마취용은 입자가 큼지막해서 날아오는 도중에 부숴서 저지할 수 있어.”

“포자라면 호흡기관으로 침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가 않아. 피부에 직접 닿아야 해. 그것도 대량으로.”

“아하, 그래서 크게 덩어리로 만들어 발사하는 거네요.”

“맞아.”

눈앞을 가리는 덩굴을 치워내자 저 멀리 키는 사람보다 조금 더 컸지만 하체부분이 식물의 뿌리가 뭉친 것 같은 군체였기에 크기는 사실상 상당했다.

“굳이 불편하게 덩어리로 날리는 이유가 뭘까요?”

“거기까진 나도 모르지.”

레벨 업한 공략집에도 딱히 명시된 내용은 없었다.

“저는 아저씨가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미 다 조사가 된 내용이잖아?”

우리보다 앞서 도전한 S급 헌터들에 의해 어느 정도 저 괴물의 공격패턴은 파헤쳐진 상태였다.

“그렇긴 하지만 더 알고 있을 것 같아서요. 제 말 맞죠?”

“···알기야 알지.”

나는 헛기침을 했다.

“아무튼 놈의 공격패턴과 그에 따른 대응방식, 그리고 내가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설명해줄 테니까 잘 들어.”

좀 지루한 설명시간이 되었지만 이렇게 미리 말해두지 않으면 나유영이 보스의 공격으로 인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네, 잘 알겠어요.”

다행히 나유영은 더 이상 따지고 들지 않았다.

“그럼 가볼까?”

“네.”

요 녀석은 그 늑대머리와는 달리 근처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는데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주변을 슬금슬금 돌아다니긴 했지만 우리의 위치가 발각될 정도로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


<쿼드라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감지합니다.>


덤불에서 나와 놈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시스템이 경고를 했다.

“참 게임이랑 다를 바가 없단 말이지.”

그런 말을 중얼거리는 사이,

“쉬익!”

듣기 싫은 쇳소리가 섞인 거침 숨을 뿜어내며 쿼드라가 움직였다.

“당황할 거 없어. 일단 패자고.”

“네.”

확실히 놈의 움직임은 느릿했다.

나는 석궁을 장전했고 나유영은 창을 든 채 앞으로 달려 나갔다.

-슉!

놈의 몸체에 난 구멍들이 일제히 포자를 뿜어냈다.

“흡!”

나유영은 내가 알려준 대로 건드리지 않고 피했다.

쿼드라는 분리되기 전엔 폭발형 포자를 사용한다. 이것은 마취형 포자와는 달리 건드릴 시 폭탄처럼 터지기 때문에 그냥 피해주는 게 좋다.

“하압!”

창을 쿼드라의 몸체에 꽂는다.

피슉, 연녹색 피가 튀는 게 보기에 영 그랬다.

나 역시 구경만 한 게 아니라 부지런히 석궁을 쏴서 날려댔다. 사실 총을 가져올 수도 있었겠지만 쿼드라를 상대로는 이게 적격이었다.

총알은 ‘블랙 울프 헤드’급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보스몹다운 재생력을 가지고 있는 쿼드라에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석궁에 쓰는 볼트에 ‘리자드 킹’의 독을 발랐다.

A급 인스턴트 던전에서 나오는 보스 몬스터에게서 채취하는 독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쌌지만 고맙게도 나유영이 해결해주었다.

또한 이 녀석은 기계식 장치가 달려서 연발이 가능했다.

탄창모드까지 부탁되어 있어 재장전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해준다.

위력도 상당히 강력한 편이다.

그로인해 석궁의 무게가 좀 나가지만 인간을 초월하는 근력을 가진 헌터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초에 쿼드라를 상대하기엔 석궁이 좋았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쿼드라가 4개체로 분리할 경우 시속 60km 정도의 속도로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데 그런 속도의 몸체를 맞추려면 애매한 공격속도를 가진 석궁이 교묘하게 들어맞았다.

“쉬이익, 쉬이이익!”

어렵지 않게 포자를 피하면서 공격을 해대자 쿼드라가 거친 쇳소리를 냈다.

“분리한다!”

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리자드 킹’의 독은 강력한 부식성이라 그걸 바른 볼트에 계속 맞아대다간 속이 제대로 녹아내려서 종국엔 쓰러지게 될 것이다.

물론 저 괴물은 S급 보스 몬스터로 한참은 더 독을 주입해야 할 테고 독이 오를 대로 올라도 끝까지 발악하겠지.

“정신 바짝 차려!”

“아저씨야말로요!”

곧 4개체로 분리한 쿼드라가 나와 나유영을 사방에서 에워싸고 휙휙 돌기 시작했다.

정말 스릴 넘치는군.

나는 나도 모르게 싸움으로 인한 희열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파앙, 파앙!

공기총 쏘는 것 같은 소리가 울리며 쿼드라의 포자들이 발사되었다.

쿼드라는 4개체로 분리되면서 각 개체가 고유의 형태를 띤다.

R콘, L콘, T콘, B콘의 명칭으로 불리는데 R콘과 L콘이 폭발형 포자를, T콘과 B콘이 마취형 포자를 발사한다.

생김새도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모두 다르다.

물론 저렇게 정신없이 빙글빙글 돌고 있어서야 제대로 구분할 수가 없지만 처음에 분리되기 전에 배치되어 있던 구도를 생각하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맨 처음 앞으로 나온 게 R콘이고 맨 마지막이 B콘이다.

나는 팔꿈치를 들어 마취형 포자를 쳐냈다.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폭발형 포자를 맞아 상처가 생기면 그곳으로 침투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안 맞으면 된다.

나유영 역시 마취형 포자는 쳐내고 폭발형 포자가 올 때는 요리조리 움직이면서 피해내고 있었다. 미리 일러준 사항이긴 해도 그걸 행동으로 실천하는 걸 보면 나유영 역시 A급 헌터다운 움직임이었다.

뭐, 엄청난 레벨 업으로 스텟이 상승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폭발형 탄환에 맞아 나동그라졌을 테지만.

“···!”

기회를 엿보고 있던 나는 석궁을 연사했고 한꺼번에 날아간 볼트 중 일부가 지나가던 L콘의 몸체에 꽂혔다.

“좋아.”

이런 식으로 간다.


작가의말

느리지만 꾸준하게 늘어가는 선작 숫자를 보면 흐믓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의 공략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리자드킹입니다. 18.04.10 1,414 0 -
42 약속된 운명 18.05.18 721 5 8쪽
41 플레임 브레이크(5) +1 18.05.17 696 6 8쪽
40 플레임 브레이크(4) 18.05.16 670 6 9쪽
39 플레임 브레이크(3) 18.05.15 701 5 9쪽
38 플레임 브레이크(2) 18.05.13 993 9 13쪽
37 플레임 브레이크(1) 18.05.13 728 9 9쪽
36 어둠의 잔상(5) 18.05.12 756 8 11쪽
35 어둠의 잔상(4) 18.05.11 777 11 8쪽
34 어둠의 잔상(3) +1 18.05.10 837 14 11쪽
33 어둠의 잔상(2) 18.05.09 839 12 10쪽
32 어둠의 잔상(1) 18.05.08 871 12 9쪽
31 뒤바뀐 운명 18.05.06 913 9 11쪽
30 인형극의 거장(5) 18.05.06 924 15 8쪽
29 인형극의 거장(4) 18.05.05 889 13 10쪽
28 인형극의 거장(3) 18.05.04 926 10 11쪽
27 인형극의 거장(2) 18.05.03 964 14 11쪽
26 인형극의 거장(1) 18.05.02 1,047 12 11쪽
25 네 개의 술잔 18.05.01 1,001 15 9쪽
24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18.04.29 1,050 12 10쪽
23 파상공세의 생물병기(3) 18.04.29 1,077 14 8쪽
»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18.04.28 1,051 12 9쪽
21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18.04.27 1,149 13 10쪽
20 한 번 죽었던 자 +2 18.04.26 1,193 10 10쪽
19 불사의 괴물(5) 18.04.25 1,151 13 9쪽
18 불사의 괴물(4) 18.04.24 1,180 13 10쪽
17 불사의 괴물(3) 18.04.22 1,205 14 8쪽
16 불사의 괴물(2) 18.04.21 1,222 14 10쪽
15 불사의 괴물(1) 18.04.20 1,288 13 11쪽
14 검은 하늘(3) 18.04.20 1,381 14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