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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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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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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59
추천수 :
619
글자수 :
174,136

작성
18.04.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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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0쪽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DUMMY

숨어 있다가 반격하기 좋은 장소가 어디에 있을까.

쿼드라도 바보가 아닌 이상 우리의 흔적을 쫓아올 게 뻔했다.

숨을만한 장소는 많이 있었다.

바위틈, 나무뿌리 사이, 우거진 수풀 속··· 나무위로 타고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높아서 좀 힘들어보였다.

“저기가 좋겠군.”

풀잎이 무성한 덤불을 발견했다. 바위를 등진 상태에서 양옆으로 공간이 트여있어 쿼드라를 상대로 숨어있기에 아주 최적이었다.

하지만 덤불 크기가 좀 애매해서 두 사람이 들어가기엔 좀 그랬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자니 함께 숨어있는 의미가 없었다.

“어떻게 하지?”

“그냥 숨으면 되죠.”

망설이는 내 손을 나유영이 잡아끌었다.

“어어?”

무엇 때문에 망설였는지 알기나 하는 걸까.

결국 덤불 속에 들어가게 된 나와 나유영은 완전 밀착한 상태로 덤불 속에 들어가게 됐다.

“이거··· 좀 애매한데.”

내가 바위에 등을 붙인 상태였고 그런 나의 품 안에 쏙 들어온 형태로 나유영이 숨어있었다.

“쉿, 조용히 해요. 놈이 오는 소리가 안 들리잖아요.”

“아니··· 그렇지만···”

“흥, 속으론 좋으면서 곤란한 척 하지 마요.”

“······.”

몸이 밀착한 상태라 나유영을 뒤에서 부비적대는 모양새였는데 많이 민망했다.

“굳이 이런 자세가 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럼요?”

“다른 곳을 찾아보는 것도···”

“그러다가 뒤통수 맞고 죽는 거예요.”

하긴, 급박한 상황이라 일단 숨고 보는 게 맞았을 것이다.

“으음.”

약간의 침묵.

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낭랑하게 울려퍼지는 새소리만이 깊은 정글속에 가득했다.

당장이라도 튀어나가야 했기 때문에 쭈그리고 있는 자세로 너무 적나라하게 부비적대는 자세라 솔직히 기분이 자꾸 이상해졌다.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었으므로 밀착부위는 둔탁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디까지나 인식 문제였다. 본래 남자란 이런 은밀한 느낌이 나는 상황에 더욱 흥분하는 법이다. 일종의 스릴감이라고 해야 하나.

등은 물론이고 목덜미까지 방어구에 가려져 있어 다행이지 안 그래으면 시각적인 자극까지 더해져 더욱 참기 어려워졌을 지도 모른다.

나도 이 상황에 발딱 세우기는 싫다고!

-스스슷.

“시익.”

왔나.

다행스럽게도 쿼드라의 움직임이 감지되어 집중력을 되살릴 수 있었다.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네요.”

스스슷, 하는 쿼드라가 움직일 때 나는 특유의 소리가 점점 커졌다.

“어때?”

난 뒤쪽이라 전방 시야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쪽으로 오고 있네요.”

“좋아. 신호해. 뛰쳐나가자.”

“······지금!”

그녀가 벌떡 일어나자 나 역시 따라 일어났다. 손에는 독이 발린 볼트를 움켜쥔 상태였다.

“이야아아아!”

나유영이 괴성을 지르며 내달렸고 나도 으아아아! 소릴 지르며 뛰쳐나갔다.

“쉬익?”

유독 놀란 소리를 내는 쿼드라. 보아하니 몸체는 하나뿐이었다.

L···콘인가.

우리는 곧바로 L콘을 덮쳐 자빠트렸고 가진 무기로 난도질을 시작했다.

푸욱, 푸욱 질긴 그 덩어리를 마구 찔러댔다.

“시익, 시이익!”

놈이 괴로운 듯 소릴 질러댔지만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라 어찌 할 수 없었다.

따로 촉수라든가 손처럼 다루는 무기가 없었던지라 이렇게 덮쳐서 엎어놓으면 뒤집어진 거북이 같은 꼴이 된단 말이지.

푸욱, 푸욱 몇 번을 더 찔렀는지 모른다.

“움직임이··· 멎었어요.”

“죽었나보군.”

맵에서 표시된 붉은 점이 사라져서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맵을 보고 있으면 됐는데··· 나유영이 갑자기 밀어붙여서 정신이 없었네.

뭐, 나쁜 경험은 아니었다.

마지막 여자친구를 사귄지 얼마나 지났더라. 특히나 짐꾼이 된 후론 여자와의 인연은 거의··· 아니 아예 없던 터라, 오늘 일은 유난히 강렬하게 각인됐다.

“마지막 하나 남았네.”

쓰러진 L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까 그 장소로 가자.”

그마나 그곳이 트인 곳이었다.

서벅서벅 다리를 움직여 처음 싸운 장소로 이동했다.

-쿠웅!

기다렸다는 듯 마지막 남은 몸체가 등장했다.

“1종 포메이션. 폭주모드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R콘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벌떡대고 있었다.

“일단 숨어!”

이곳에 온 이유는 딱 하나다. 그마나 퇴로가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마지막 남은 몸체는 피아식별이 불가능한 상태의 완전 폭주모드라 무작정 적을 쫓아다니며 탄막서례를 퍼붓는 마지막 발악이다. 그만큼 엄청나기 때문에 몸체 숫자는 하나지만 모든 포메이션 중 가장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 남은 몸체가 T콘이나 B콘이었다면 훨씬 편했을 것이다.

아무리 탄막세례를 쏟아 붓는다 해도 부술 수 있는 것이기에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저 폭발형 포자는 잘못 맞으면 이리저리 뜯긴 고깃덩이가 될 수 있다.

커다란 바위 뒤편으로 몸을 숨기자 곧 콰콰쾅, 하는 폭음이 사방을 뒤덮었다.

이건 엎드린다고 피해지지 않는다. 아래 위 모두 덮쳐드니까.

“아저씨!”

폭음 때문에 잘 안 들렸지만 마찬가지로 건너편 바위 뒤에 몸을 숨긴 나유영이 소리쳤다.

“이제 어쩔 거예요?!”

젠장.

-쿠궁, 쿠궁, 콰과광!

바위가 요란하게 흔들린다.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터.

“기다려 봐!”

-콰앙!

“우악!”

나는 바위가 깨지는 바람에 저 멀리서 날아가 버렸다.

“으윽, 졸라 아파.”

나를 발견한 마지막 몸체가 서서히 다가오면서 그 와중에도 탄막을 뿌려댔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아무리 공략법을 알고 있다 해도 그게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리란 법은 없다. 이번 레이드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핑크 골렘의 핵’ 아이템을 꺼냈다.

지금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매한 아이템이다. 가격은 더럽게 비싸서 두 개밖에 못 샀고 그마저도 반값 정도를 외상 했다.

이거 하나가 자그마치 1억이었으니까!

A급 생명석을 전부 팔고도 두 개 사는 것이 어려웠다.

뭐, 인스턴트형 A급 던전 보스 몬스터가 가끔씩 떨어트리는 거였으니 그럴만 했지만, 대신 위력은 확실하다고.

폭발범위는 작으면서 그 안에 응집된 위력은 TNT 폭탄 1.5톤에 해당한다. 뭐, 폭탄전문가가 아니라 저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좀처럼 상상은 안 되지만 판매자 말로는 빌딩 한 채는 쉽게 날려버린다는데.

-콰쾅!

새카만 연기가 R콘을 휘감았다. 나는 맵에서 빨간 점이 사라지지 않은 걸 보고 경악했다.

“징그럽구만.”

마지막 하나를 꺼내서 다시 던졌다.

-콰콰쾅!

드디어 빨간 점이 사라졌다.


<4종 키메라 쿼드라를 처치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레벨 업을 하였습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나지막이 울렸다. 이번엔 저번처럼 쭉 오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5단계나 레벨이 올랐다.

“씨바알! 이겼다!!”


이재호 Lv.32

힘 : 35

민첩 : 40

정신력 : 60

*특수 : 신의 공략집(Lv.2)

*스킬 : (1)심안


방금 레벨 업 한 것까지 스텟 분배를 마친 나의 스펙이다.

만족스럽군! 흡족해! B급 중에서도 최고수준일 거다. 거의 A급에 맞먹는 수준!

“어머나.”

이게 갑자기 뭔 상황인가 따라잡지 못한 나유영이 놀란 얼굴로 바위 뒤에서 나왔다.

“뭐예요? 해치운 거예요?”

“그래.”

“뭔가 아이템을 쓴 것 같은데요.”

“어어··· 혹시 몰라서 사둔 거야.”

“저한테 말하지 그랬어요. 잔뜩···은 무리고 여러 개 사갔을 텐데.”

“하하 됐어. 언제까지고 신세질 순 없지.”

어차피 돈이야 다시 벌면 그만이고. 이런 고등급 보스몹을 잡으면 보상이 짭짤할 테니까.


<100% 클리어 보상을 획득하였습니다.>

<특별 클리어 보상을 획득하였습니다.>


좋아, 보상 퍼레이드네.


[100% 클리어 보상으로 S급 생명석 1개, A급 생명석 15개, 다크티온의 포자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특별 클리어 보상으로 ‘미지의 파편’, ‘자격의 증명’ ‘봉인된 반지’ 아이템을 획득합니다.]


저번에 받은 보상이랑 비슷하다만, 다른 것도 있군.

쿼드라의 진짜 이름은 다크티온인가. 생긴 거랑은 다르게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이다.

“뭐 받았어?”

“S급 생명석 1개랑 A급 생명석 100개에··· ‘다크티온의 가죽’이란 것도 있네요.”

“가죽도 남긴 거냐? 호랑이도 아니고.”

“고급 방어구를 만드는데 쓰면 될 것 같아요. 아저씨는 뭐에요?”

제법 궁금한지 눈을 깜빡이며 바짝 다가온다. 나는 문득 아까 숨었을 때의 일이 떠올라서 시선을 피하면서 입을 뗐다.

“포자라는군. 어디···”

아이템 설명을 보니 포자덩어리를 날려 적중한 사람의 능력을 대폭 약화시킨다고 되어있다.

“나름 쓸 만하겠는데?”

“그러네요.”

다만 1회용이라 신중을 기해서 써야 할 것 같다.

“이제 돌아갈까?”

“네.”

특별 클리어 보상에 대한 건 역시 나중에 혼자서 확인해야겠지. 앞의 두 개는 받아본 적 있는 녀석이지만 ‘봉인된 반지’는 또 뭐람.


<지구로 귀환하시겠습니까?>


YES.

빛에 휩싸이기 전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새카만 연기는 아직도 꾸역꾸역 솟아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핑크 골렘의 핵’은 확실히 강력하다. 다음에도 써먹을 수 있다면 써먹어야지.


<귀환에 성공하였습니다.>


눈을 뜨니 우릴 격하게 반기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드디어 왔구나! 그것보단 반나절밖에 안 걸리다니, 역시 뭔가 있다니까!”

김기만이었다.

“죽는 줄 알았다고. 아무리 깐족거려도 반응도 없는 저 어깨형님 때문에.”

입에 담배를 물고 있던 그는 연기를 연거푸 뿜어내며 떠들어댔다. 한 번에 하나만 좀 해라.

“역시 기대한 대로야.”

김기만은 담배를 바닥에 떨구고 지익지익 밟았다.

“그럼 하기로 한 이야기나 하자고.”

“좋아.”

“그 전에 배부터 채웁시다, 형씨. 콜?”

“······.”

“그건···”

나유영이 반대의사를 표하려 했지만 내가 손을 들어 막았다.

+25

이러다가 100을 돌파하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녀석의 호감도는 상승세였다.

“좋아.”

“오케이! 가즈아~!”

결국 대한민국 S급 헌터 5인 중 하나인 김기만과 식사시간을 갖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작가의말

다음 보스는 뭘로 해야 좋을까요... 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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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인형극의 거장(2) 18.05.03 963 14 11쪽
26 인형극의 거장(1) 18.05.02 1,045 12 11쪽
25 네 개의 술잔 18.05.01 1,000 15 9쪽
»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18.04.29 1,050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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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18.04.28 1,050 12 9쪽
21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18.04.27 1,147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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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불사의 괴물(2) 18.04.21 1,222 14 10쪽
15 불사의 괴물(1) 18.04.20 1,288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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