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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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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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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4,136

작성
18.04.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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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한 번 죽었던 자

DUMMY

아주 오래 전이라고 해야 할지, 제법 최근이라고 해야 할지.

“하아.”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메마른 땅과 검게 갈라진 하늘··· 그리고 미쳐 날뛰는 괴물들.

“그 늑대괴물 때문인가.”

‘블랙 울프 헤드’ 다른 이름으로 크라낙.

크라낙의 죽음으로 인해 이재호가 유명해진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가 있다면 좀 더 사안이 심각해지기 전이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

“올바른 길로 이끌고 있는 걸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나유영은 침대에서 빠져나와 창가로 걸어갔다.

“······.”

밝은 햇살이 지평선 너머로 빠져나와 눈이 부셨다. 세상은 이제 막 깨어나 움직이려 하는 중이었다.

얼마 전, 이재호가 S급이자 보스형 몬스터인 크라낙을 처치하러 가자고 할 때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닌가 싶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기까지 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아직 시기상조라 더 많은 성장을 해야 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예상은 맞았고 확실히 위기였다.

“역시 너무 빨라.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야.”

나유영은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든 정답이라 생각하는 쪽으로 이끌어보는 중이었지만 그게 정확히 맞아 떨어지리란 보장이 없었다.

“좀 어긋나더라도··· 내가 잘 지탱해줘야지. 이번처럼.”

그래도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역시 경험은 중요한 것이다.


[회귀의 내정자.]


나유영이 18살 각성을 하고 받은 고유능력의 명칭이었다.

그 내용은 무려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 사망 시 처음 능력을 각성한 시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사기적이라고 한다면 사기적이었지만 오로지 그것뿐인 능력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기본 스텟 150% 증가’라는 자체적인 버프 덕분에 어느 정도 커버를 할 수는 있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스킬을 개발하는 각성자들에게 뒤처지기 때문에 그녀는 아무리 잘해봐야 A급이 한계였다.

당시의, 그러니까 한 번 죽기 전 나유영은 자신이 왜 이런 고유능력을 얻게 되었는지 알지 못 했지만 시간이 지나 세계에 재앙이 시작되자 그 의미를 깨달았고 결국 그녀가 선택한 것은 자살이었다.

지옥으로 변한 세상에서 회귀를 하기 위해.

그녀는 결코 세계가 그렇게 될 줄 몰랐다.

지구 곳곳에 퍼져 있는 던전들이 조금씩 생명력을 빨아들이며 영역을 넓히다가 한계에 다다르면 수명이 다한 별이 폭발하듯 그 안에 있던 몬스터들을 죄다 토해놓는다는 사실을 그녀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폭발한 던전에선 최소 A급 이상의 몬스터들을 풀어놨다.

“갈 길이 멀구나.”

창가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자니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가씨. 일어나셨습니까?”

박찬일이었다.

나유영의 충직한 심복이자 유일하게 회귀했다는 사실을 공유하고 있는 남자.

“네.”

“준비가 끝나면 식사하러 가시죠.”

“찬일 씨도 같이 먹어요.”

“알겠습니다.”

나유영은 자신이 속옷차림으로 창가에 앉아있음을 떠올렸다.

얼른 씻고 준비해야겠다.

“아저씨는요?”

“이재호 씨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상태를 볼 겸 아침을 함께 하자고 했는데 그는 거절했다.

약간이지만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구석에 자릴 잡고 앉자 박찬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계속해서 S급 보스존 사냥을 다녀야 해요.”

이번에 늑대머리를 때려잡고 광렙, 아니 폭렙을 하면서 깨달았다. 깨작깨작 저급 던전들을 돌아봐야 이전의 삶을 반복할 뿐이다.

어차피 S급 보스존 던전들을 모조리 때려잡아야 하는 이상 이게 맞았다.

“다른 S급 헌터들의 견제가 시작될 겁니다.”

“어떻게든 협력자를 구해야죠. 정 안 되면 외국의 헌터들이라도.”

보스존 던전들이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전 세계에 골고루 퍼져 있었다. 한국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면 해외로 나가야 했다.

“그런데 아저··· 이재호, 그 남자에 대해선 뭔가 알아낸 게 있나요?”

“죄송하지만 본래 무명이었던 사람인지라 건질 게 없었습니다.”

“으음.”

한 번 회귀한 입장이지만 이재호의 능력이 뭔지 그녀는 여전히 몰랐다.

사실, 나유영이 회귀 전에 만난 시점의 이재호는 충분히 성장을 거쳐 S급 헌터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클라스를 지녔던지라 이렇게 초반부터 보니 더욱 헷갈렸다.

뭔가 사기적인 능력을 쓰는 건 아닌데 정말 비상한 머리와 재주로 위기상황을 해쳐나가는 거였다.

‘블랙 울프 헤드’도 그렇다.

그 괴물이 가진 쇠몽둥이로만 타격이 먹히는지를 과연 누가 알아 챌 수나 있겠는가.

아니면 자신의 회귀능력처럼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무언가를 고유능력으로 각성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나유영이 중점을 두는 사안은 이재호라는 인간 그 자체에 관한 정보였다.

“······.”

회귀 전 이재호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생각하면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아가씨. 드시면서 생각해도 됩니다.”

“아, 네.”

나유영은 겨우 생각을 멈추고 빵을 입으로 가져갔다.

한편, 다른 호실에서 머물고 있던 이재호는 이번에 보스를 잡고 얻은 전리품들을 살펴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야.”

‘크라낙의 혈액포션’을 손가락으로 집고 햇빛에 비춰보았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붉은 보석이 반짝반짝 영롱한 빛을 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디자인 센스 마음에 드는군. 보석이라니.”

이건 위급상황 때 쓰기로 하고, 다른 것들을 보았다.

“S급 생명석!”

D급 생명석은 부서진 돌조각 같은 거였지만 S급은 마름모 형태로 거의 주먹만 했다. 색깔도 진한 분홍색이 선명했다.

“이게 그렇게 맛있다니 나중에 먹어보자.”

A급 생명석은 같은 형태였지만 S급보다 크기가 좀 작았다.

“나머지는 특별 클리어 보상 아이템들인가.”


[미지의 파편]

[자격의 증명]

[성숙의 책]


하나하나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했다.


[미지의 파편 : 성분을 짐작할 수 없는 빛나는 물질로 이루어진 조각. 오로지 S급 네임드 보스 몬스터에게서만 얻을 수 있다.]


이건 다른 보스 몬스터를 잡다보면 알 게 될 것 같다. 그때까지 잘 챙겨놓기로 했다.


[자격의 증명 : 알 수 없는 문자가 기록된 돌조각. 오로지 S급 네임드 보스 몬스터에게만 얻을 수 있다.]


미지의 파편과 설명이 같았지만 약간 이상했다. 알 수 없으면 알 수 없는 거지 ‘자격의 증명’이라는 아이템 명칭이 좀 거슬렸다.

“뭐, 이것도 모으다보면 알겠지.”

그렇게 결론을 내린 이재호는 마지막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성숙의 책 : ‘신의 공략집’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전용 스킬북. 이 아이템을 사용시 고유능력의 레벨이 상승하고 추가 스킬이 발생한다. 가끔씩 떨어지니 유의할 것.]


“오오오!”

이재호는 이 대목에서 소릴 질렀다가 아차 싶어 입을 틀어막았다.

괜히 뭔가가 찔리는 사람마냥 휙휙 주변을 둘러보고 조심스럽게 아이템을 꺼내보았다.

“이게··· 스킬북이라고?”

평범해 보이는 책의 겉면을 슬슬 쓰다듬었다.

솔직히 ‘신의 공략집’은 아주 좋은 능력이었지만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단 능력을 쓰는 본인의 스텟은 올려주지 않는다는 것과 공략에 나온 설명이 그렇게까지 자세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아니,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엄청난 거였지만 예를 들어 ‘블랙 울프 헤드는 하울링 공격을 한다’ 같은 설명은 없었다.

하마타면 그 하울링에 당할 뻔했던 걸 생각하면 오싹한 기분이었다.

그놈이 하울링만 쓴 건 아니었으니 아마 뭔가 쿨타임 같은 규칙이 있을 테지만 기왕이면 그런 정보까지 싹다 알려줬으면 했다.

“그걸 해결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이재호는 미소를 지으며 ‘성숙의 책’을 사용했다.


[성숙의 책을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수락을 표하자마자 책이 빛을 내면서 사라졌고 곧 자신에게 흡수됐음을 알았다.

-띠링!

들려오는 시스템 메시지.


[고유능력 ‘신의 공략집’ 레벨이 2단계로 상승합니다!]

[스킬창이 개방됩니다. 스킬을 1개 획득하였습니다.]


내용을 확인하는 이재호의 입은 귀에 걸렸다.


[레벨 상승효과 : 1. 사용법 다운로드 목록의 추가 2. 공략대상 설명 확대 3. 공략대상 추적범위 확대.]


그러다가 개방된 스킬의 내용 확인에서 멈칫했다.


[개방된 스킬 : 심안 –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한 힘의 일부를 개방한다. 상대가 당신에게 호의적인지 적대적인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건···”

개쩐다, 같은 마음은 생기지 않았지만 활용가치는 높아보였다.


[수치는 0에서 플러스, 마이너스로 갈라지며 플러스면 호감, 마이너스면 비호감이다. 또한 그 수치 폭이 커질수록 애정, 증오로 나뉘게 된다.]


“흐음.”

결국 호감도를 알아낼 수 있는 거였다.

“과연.”

이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스킬이 있다면 누가 나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쉬워진다.

동료와 배신자를 골라내기 쉬워질 것이다.

“어쨌든 좋군.”

이재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래서야··· 보스몹 사냥을 멈출 수가 없겠는 걸?”

이번에 레벨업도 왕창 했겠다 좀 더 과감하게 다른 보스 사냥을 시도해 볼만 했다.

무엇보다 ‘신의 공략집’도 레벨 2가 되었고 말이다.

“후후후.”

신이 난 그는 이번에도 나유영에게 협력을 구하기로 했다. 다른 S급 헌터들이 견제를 시작할 테니 그녀가 없으면 혼자선 여러모로 위험할 테니까.


작가의말

예측하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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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인형극의 거장(2) 18.05.03 964 14 11쪽
26 인형극의 거장(1) 18.05.02 1,047 12 11쪽
25 네 개의 술잔 18.05.01 1,001 15 9쪽
24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18.04.29 1,050 12 10쪽
23 파상공세의 생물병기(3) 18.04.29 1,077 14 8쪽
22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18.04.28 1,050 12 9쪽
21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18.04.27 1,149 13 10쪽
» 한 번 죽었던 자 +2 18.04.26 1,193 10 10쪽
19 불사의 괴물(5) 18.04.25 1,151 13 9쪽
18 불사의 괴물(4) 18.04.24 1,180 13 10쪽
17 불사의 괴물(3) 18.04.22 1,205 14 8쪽
16 불사의 괴물(2) 18.04.21 1,222 14 10쪽
15 불사의 괴물(1) 18.04.20 1,288 13 11쪽
14 검은 하늘(3) 18.04.20 1,381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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