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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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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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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136

작성
18.04.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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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불사의 괴물(1)

DUMMY

어떤 구조인지 참으로 신기할 따름인데 ‘헌터’와 관련한 모든 요소는 RPG 게임의 시스템적 요소를 빼다 박았고 그것이 현실로 옮겨와 있었다.

내 고유능력인 ‘신의 공략집’ 역시 그러했으며 마음속으로 명령어를 입력하듯 인식하면 컴퓨터로 게임을 하듯 척척 진행이 되었다.

이러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신의 공략집’은 내 근방에 있는 던전을 자동으로 검색하여 ‘공략’의 가능성과 그 성공여부,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데 500m쯤 떨어진 상공에서 발생한 던전 역시 감지 범위 안이었다.

범위는 경험상 거의 10km 정도는 되었다.


[블랙 울프 헤드의 거처 : S급 던전]


검색이 완료되었고 해당 던전이 목록에 떠올랐다.

“아저씨!”

“어, 어?”

클릭해서 내용을 확인하려 했는데 나유영이 나를 불러서 급히 일어났다.

“슬슬 구경하러 갈까요.”

어느새 그녀는 드레스를 평상복으로 갈아입을 상태였다.

“아저씨도 갈아입고 나와요.”

“알겠어.”

나중에 검색해도 늦지 않겠지.

나와 나유영은 파티룸을 나갔고 대기 중이던 박찬일과 합류하여 건물 밖으로 이동했다.

웅성웅성.

주변은 굉장히 소란스러웠다.

이미 던전 주변을 헌터들이 가득 에워싼 상태였고 경찰이 아닌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을 정도로 분위기는 흉흉했다.

“각성자 분들! 질서를 유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총을 들고 무장한 간부 한 명이 큰 소리로 현장정리를 하느라 애쓰고 있었지만 헌터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장난 아니네.”

이 혼잡함 속에선 뭘 어떻게 해 볼 엄두도 내지 못 할 것이다.

“아저씨. 저기 좀 봐요.”

나유영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S급 헌터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보였다.

대한민국의 S급 헌터는 총 다섯.

한 명만 있어도 그 나라의 군사력 취급을 받는 S급 헌터가 다섯이나 한 자리에 모여있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사실, 던전이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S급들이 뛰쳐나올 리가 없었지만 지금 생긴 게이트의 기세가 보통이 아님을 그들은 모두 느꼈기에 이렇게 모이게 된 거겠지.

저 다섯 왕들은 험악한 기세로 목에 핏대를 세우는 중이었다.

“헌터들의 던전 클리어도 포화 상태에 이른 지금 이런 규모의 신규던전은 세력다툼이 심할 거예요.”

“너는 어쩌고 싶은데?”

“저요? 저는··· 글쎄요.”

씁쓸한 얼굴로 말끝을 흐리는 게 영 그녀답지 않았지만 나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광경이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중이라 흘려 넘겼다.

“그러고 보니, 박찬일 씨도 S급이잖아요. 저기 껴도 괜찮지 않나요?”

나의 반쯤 농담이 섞인 물음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는 쓰임을 받아야 올바른 사람입니다.”

고려시대의 한 무장이 연상되는 소리를 하며 한 발 물러선다.

“어? 들어간다!”

구경 중이던 누군가가 외쳤고 놀라서 쳐다보니 다섯 명의 S급 헌터들이 이제 막 생성된 던전 게이트로 진입 중이었다.

“결국 다섯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기로 했나보네.”

나유영이 중얼거렸다.

“저러다가 다 죽으면 어떻게 해?”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그녀는 딱 잘라 말했다.

“엉? 모르는 일이지. 저 던전이 어떤 던전인 줄 알고?”

카르사스의 미궁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충분히 제기할만한 의문이라 생각했다.

“S급 헌터 다섯이에요. 저 정도면 과장 좀 보태서 작은 나라 하나는 거뜬히 집어먹어요.”

“확신에 차있구만?”

“충분한 근거 아닌가요?”

“뭐, 그렇지.”

우리가 잡담을 떠는 사이 S급 헌터들은 슥, 사라졌다. 포탈을 타고 던전 안으로 전송된 모양이었다.

“아마··· 금방 끝나고 나올 거예요. 클리어 여부와는 상관없이.”

“오올, 이게 그 사업가로서의 안목이라는 거냐?”

“예? 아아, 네에.”

무언가 생각에 빠져있던 나유영은 나의 장난 섞인 놀림에 흠칫 놀랐다.

“오늘따라 이상한데 너.”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어흠, 헛기침을 하며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가는 나유영. 나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혼탁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S급 헌터 다섯이 들어갔으니 확실히 금방 끝나겠지.”

비단 나와 나유영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예상했고 정말로 금방 끝이 났다.

거의 하루가 지나서 던전에서 돌아온 그들은, 정말 무지막지한 괴물이 나왔는데 너무나 강력해서 혼자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라 모두가 힘을 합쳐 해치웠다고 입을 모았다.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은 사필귀정의 결말이라 언제나 그렇듯 ‘슈퍼 히어로’ 이미지가 형성된 S급 헌터들의 무용담 중 하나로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던전은 S급에 인스턴트 형식이며 괴물 한 마리가 단신으로 나온다고 했다.

“인스턴트라면 쿨타임마다 잡으러 가도 되겠는데?”

핸드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확인하던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도 언제 이렇게 큰물에서 놀아보냐?”

어떤 던전인지나 확인해볼까.

기사를 아무리 뒤져봐도 자세한 사항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무지막지한 괴물’ ‘S급’ 같은 추상적인 의미로만 다가올 뿐.


[블랙 울프 헤드의 거처 : S급 던전]


저번에 검색하려다가 깜빡했으니까.

항목을 클릭해서 주루룩 나오는 내용들을 살펴보았다.

“어···”

찬찬히 글자들을 읽어나가던 나는 바보처럼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뭐라고?”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두 손이 바들바들 떨리며 온 몸의 피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흥분’이며 아드레날린 분출로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과정이었다.

“정말로?”

아무도 없는데 되묻고 말았다.


[해당 던전은 공략이 가능합니다.]


공략집의 안내창에 떡하니 적혀 있는 문구.

만약 트롤 50마리가 있는 던전을 공략하려 했다면 ‘해당 던전은 공략이 불가능합니다.’ 같은 경고문구가 나오면서 가도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건 어째서인지 공략이 가능하다는 ‘헛소리’가 적혀있었다.

“뭐지?”

너무 긴장된 나머지 손이 파르르 떨렸다. 정신 차리고 설명을 다시 한 번 보았다.


[블랙 울프 헤드의 거처 : S급 던전]

[여신 카스레아의 사생아인 블랙울프헤드는 사람을 잡아먹는 흉포함과 단순무식하기 짝이 없는 성정으로 인해 신들의 배척을 받게 되었고 결국 추방되기에 이르렀다.]

[던전의 형태는 단독 보스존이며 클리어하면 다시 생성되지 않는다.]


그 밑으로는 자세한 공략법이 적혀 있었다.

“정말 이대로 하면 된다는 건가?”

나지막이 되물었다가 참 멍청한 소릴 했음을 깨달았다.

이미 이 고유능력 ‘신의 공략집’은 충분히 증명이 된 상태였다. 이것 덕분에 몇몇 던전을 완벽하게 클리어해내지 않았던가.

“으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도박이었다.

공략집에 적힌 방법대로 한다면 당연히 적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던전 형태도 ‘단독 보스존’이므로 보상도 차원이 다를 터.

던전의 형태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단독 보스존’이 가장 난이도가 높았고 그에 따른 보상 역시 달랐다.

이 형태는 다른 몹들은 일체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보스방 안에 보스 하나만 있는 경우를 말했다.

RPG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보스 레이드의 현실판이었다.

“아니 잠깐만.”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분명 녀석들은 이 던전을 클리어 했다고 하지 않았나?”

형태도 인스턴트라고··· 했었다.

“그럼 여기 나와 있는 설명은··· 아니 이게 맞는 거겠지.”

즉 S급 헌터들이 서로 짜고서 대국민 사기를 쳤다는 소리가 된다.

“어째서?”

그 이유는 쉽게 상상이 가능했다.

모두들 우러러보며 거기에 대해 거드럭거리던 S급 헌터들이 전부 모여 클리어를 시도했는데 실패하였다는 뜻이다.

이제 보니 귀환하고서 꼴들이 말이 아니었는데 엄청난 접전을 벌였으나 쫓기듯 귀환석으로 도망친 건가.

이러니 더더욱 망설여졌다.

아무리 공략이 가능하더라도 이것만 믿고 냅다 들어갔다가 개죽음 당하는 건 아닐는지··· 걱정이 됐다.

“헛?”

내가 무슨 생각을? 이런 건 아예 관심을 꺼야 하는 거라고!

‘신의 공략집’을 종료시키고 이불을 확 들어 걸치며 누웠다. 그리고 눈을 감고 다른 생각으로 의식을 집중시켰다.

············.

물론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온갖 잡생각이 스쳐 지나는 와중에도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요동치는 투지와 혈기가 간질간질, 나를 못 견디게 간지럽혔다.

“그냥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결국 야금야금 한 걸음씩 나아가기에 이르렀다.

“설마 들어가자마자 머리가 터지면서 게임 오버가 되겠어? 눈치 보면서 도망 다니다가 귀환석 쓰면 되는 거 아냐?”

S급 헌터들도 엉망이 되어서 도망치듯 나왔는데 내가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나는 한참을 꼼지락거리다가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다.

“먼저 문자부터 보내볼까.”

또닥또닥 문자를 보내니 한 10초쯤 지났을까.

-띠리리리리!

“으왓, 깜짝이야! 뭐가 이리 빨라?”

허둥지둥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저씨. 전화해달라니요. 무슨 일이에요?]

이때까지도 고민하고 있던 나는 믿음직스럽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결심을 굳혔다.

“같이 갈래?”

[네?]

이런, 마음이 너무 급했구나.

“저번에 생긴 S급 던전 말이야. ‘블랙 울프 헤드의 거처’에 같이 갈래?”

던전의 이름은 시스템이 정해주는 거기 때문에 모두들 그렇게 불렀다.

[···확실하게 승산이 있다고 보고 제안하는 건가요?]

“어···”

나는 말문이 막혔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는 둥 정신 나갔냐는 둥 만류하는 소릴 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호응하는 식으로 물어오니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너, 내 말 제대로 들었어?”

[네.]

나유영의 목소리는 단호해서 도저히 농담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이런 늦은 시간에 숙녀한테 다짜고짜 전화해도 되겠냐고 문자를 보내놓고서 어영부영 굴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너, 나를 믿냐?”

[믿어요. 믿으니까 아저씨와 파트너를 맺은 거잖아요.]

“정말 미치겠네.”

이게 무슨 파릇파릇한 커플의 첫날밤도 아니고.

“역시 너 수상하네.”

상식적이지 않은 반응에 희미해져가던 내 의심이 다시 강화되었다.

“하지만 그 의심은 일단 뒤로 할게.”

당장은 그녀의 힘이 필요한 게 사실이었으니까.

“이번에 생긴 S급 던전, 같이 좀 가자!”

[좋아요.]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아저씨를 믿으니까요.]

이런 미친. 그딴 소리 하지 마!

“아, 그리고 박찬일 씨도 같이 가는 거야. 오케이?”

[그래야죠.]

다행이다. S급 헌터인 그가 동행한다면 이 무모한 도전에 상당한 안정성이 생긴다.

“하 미치겠네.”

전화를 끊고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어.”

수많은 위대한 실행과 도전은 이런 마음의 고난을 거쳐 성립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목숨을 잃는 자들도 있었겠지만···.

“나는 죽지 않아! 안 죽을 거야!”

죽음의 고비는 예전부터 수도 없이 넘겨오지 않았던가. 이제 와서 쫀다니 말도 안 되지!

자, S급 던전 공략을 시작하자.


작가의말

드디어 보스몹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어떻게 하면 보스를 공략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연재분량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일요일에는 연참을 고정으로 할까, 고민 중입니다.


예약설정을 해두고 올린 건데 왜 업로드가 된 건지 모르겠네요 -.-

덕분에 의도치 않게 연참을 하게 되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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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플레임 브레이크(1) 18.05.13 726 9 9쪽
36 어둠의 잔상(5) 18.05.12 755 8 11쪽
35 어둠의 잔상(4) 18.05.11 777 11 8쪽
34 어둠의 잔상(3) +1 18.05.10 837 14 11쪽
33 어둠의 잔상(2) 18.05.09 838 12 10쪽
32 어둠의 잔상(1) 18.05.08 870 12 9쪽
31 뒤바뀐 운명 18.05.06 911 9 11쪽
30 인형극의 거장(5) 18.05.06 923 15 8쪽
29 인형극의 거장(4) 18.05.05 888 13 10쪽
28 인형극의 거장(3) 18.05.04 925 10 11쪽
27 인형극의 거장(2) 18.05.03 963 14 11쪽
26 인형극의 거장(1) 18.05.02 1,045 12 11쪽
25 네 개의 술잔 18.05.01 1,000 15 9쪽
24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18.04.29 1,049 12 10쪽
23 파상공세의 생물병기(3) 18.04.29 1,077 14 8쪽
22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18.04.28 1,050 12 9쪽
21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18.04.27 1,147 13 10쪽
20 한 번 죽었던 자 +2 18.04.26 1,191 10 10쪽
19 불사의 괴물(5) 18.04.25 1,149 13 9쪽
18 불사의 괴물(4) 18.04.24 1,178 13 10쪽
17 불사의 괴물(3) 18.04.22 1,205 14 8쪽
16 불사의 괴물(2) 18.04.21 1,222 14 10쪽
» 불사의 괴물(1) 18.04.20 1,288 13 11쪽
14 검은 하늘(3) 18.04.20 1,380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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