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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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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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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4,136

작성
18.04.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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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DUMMY

‘블랙 울프 헤드’를 잡고 난 다음 날.

하루를 점검하면서 쉬는 시간으로 소모한 나는 바로 다음 진행을 위한 의욕에 불탔다.

S급 던전을 클리어하면 남다른 보상을 움켜쥘 수 있다.

후발주자인 내가 단숨에 저 앞에 서있는 녀석들을 앞지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저렙 던전엔 갈 수 없었다. 아니, 갈 필요가 없었다. 수직상승하는 레벨 업과 범상치 않은 아이템의 맛을 본 이상 그곳으로 가야 했다.

스텟도 많이 붙었겠다, 공략집 레벨도 올랐겠다, 여러모로 자신감도 상승했다.

오늘 아침은 어제와 달리 거절하지 않고 아침식사에 나가 나유영을 만난 나는 다른 S급 던전들이 있는지 조사하고 싶다고 하였다.

이 근방에선 더 이상 S급 던전에 감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긴, 그렇게 쉽게 발견이 되면 S급이 아니겠지.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알아볼게요.”

“고마워.”

“대신 확실하게 자신이 있을 때만 가요. 알겠죠?”

“하하, 자신이야 넘치지.”

던전의 목록만 구해준다면 굳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검색이 가능했다. 참으로 편리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내 고유능력은.

“그나저나 실패하는 줄 알았어요.”

“나도 그랬어. 갑자기 버프가 발생해서 말이지. S급 던전에선 원래 그런 건가?”

“···S급 던전은 저도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흐음.

한 차례 고비를 넘긴 후라 그런지 몰라도 다른 쪽으로도 관심이 쏠린다.

+9

0

각각 나유영과 박찬일의 머리 위에 떠있는 숫자다. 애정은 +100이상이고 적대는 –250이라고 나와 있었으니 신경 쓸만한 수준이 아니다.

아무튼 내게 적대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걸까.

솔직히 S급 던전에 헤딩하러 간다고 말할 때 죽으라면 너 혼자 죽으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는데.

호감도가 엄청 높아서 나한테 사랑에 빠진··· 게 아니란 것은 방금 확인했다.

당분간은 조용히 있자.

말 잘못 꺼냈다가 뭔가 지금 관계가 파토나기라도 하면 좋을 게 없었다. 특히나 S급 던전을 돌아다니려면 혼자 힘으론 부족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뭐, 나중에 생각해야겠지, 이런 문제는.

“당장 내일이라도 가고 싶긴 한데, 오늘 중으로 목록 보내줄 수 있지?”

“물론이죠.”

“좋아.”

우리는 S급 헌터들이 견제를 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논의한 후 자리를 끝냈다.

목록이 온 때는 점심이 좀 지나서였다.

하나하나 자세하게 살펴보던 나는 그 중에서 몇 개를 골라냈다.

“이것들 중 하나로 하자.”

내 방에 모인 나유영에게 그리 말하였다.

“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고른 것들이겠죠?”

“물론.”

“이번에도 찬일 씨는 도움을 줄 수 없을 거예요. 바깥에서 다른 자들이 끼어들지 못하게 막아줘야 하니까요.”

각 던전엔 입장 가능한 인원이 정해져 있다. 평범한 던전들은 딱히 제한을 두진 않지만 고급 던전일수록 제한이 걸려있다.

1인만 허용하는 것도 있지만 5인까지 허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즉, 나와 나유영이 던전에 들어가서 한창 싸우고 있는데 뒤늦게 난입한 녀석들이 훼방을 놓음녀 여러모로 귀찮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밖에서 막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찬일 씨는 완전 믿음직하지. 안 그래요?”

“으음, 부정의 여지가 없네.”

“뭐가 좋을까요?”

나유영은 아무래도 선택을 내게 미룰 생각으로 보였다.

“나는 이게 좋아 보이는데.”

종이 한 장을 슥 밀어주었다.

“4종 키메라··· 쿼드라.”

“그래. 그것들을 잡으러 가고 싶은데.”

“숱한 S급 헌터들이 도전했다가 실패한 녀석이네요. 정말로 자신 있어요?”

“당연하지.”

쿼드라는 인간의 상체가 달려있는 식물형 몬스터다. 본래 하나로 합쳐져 있지만 어느 정도 타격을 입으면 4개의 개체로 찢어지는데 특이하게도 넷 모두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공격을 해왔다.

단순히 몬스터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게 다채로운 형태의 공격방식을 선보여서 어느 순간 포위당해 집중포화를 맞게 되는 구조였다.

더군다나 격파 순서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라는 정보도 있었다.

보통의 헌터들은 4개로 찢어져서 공격하는 방식에 놀라고 기껏 하나씩 쓰러트려도 점점 거세지는 저항에 부딪쳐 결국 물러나게 된다.

던전의 등급은 크라낙과 같이 S였고 단독 보스존이었다.

물론 나는 공략집을 통해 어떤 식으로 공략을 해야 손쉽게 쓰러트릴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챙겨갈 무기는 뭔가요?”

“으음, 수류탄 같은 게 있다면 좋을 텐데. 가능해?”

“어려울 것 같아요.”

“굳이 억지 부릴 생각은 없어. 다른 것도 가능하니까. 예를 들면 석궁이라든지.”

“석궁 정도는 헌터용 매장에서 구할 수 있을 거예요.”

칼이나 창 등 구시대에서 사용됐던 냉병기는 특별하게 제작되어 헌터들의 매장에서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었다.

“질질 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일 출발하자.”

쿼드라가 있는 던전은 부산에 있었다. 석궁을 매장에서 구하는 즉시 부산으로 내려가 도전할 생각이었다.

“정말 신기하네요. 벌써 공략할 방법을 떠올린거죠?”

“뭐, 그렇지.”

“너무 자신에 차있지는 말아요. 저번엔 순전히 운이었으니까.”

“알아.”

하루만에 필요한 준비를(그렇게까지 준비할 것도 없었지만) 마친 우리는 곧장 부산으로 출발했다.

부산의 남구에 도착했을 땐 저녁 해가 지고 있었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저녁이나 먹고 갈까.”

“···그러죠.”

메뉴는 돼지국밥이었다.

“조용하네요.”

“뭐가?”

“다른 S급 헌터들은 우리의 움직임을 충분히 감지하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조용하다는 것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으려는 거겠지.”

“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우리가 어디에 갈지를 추측하고 주변의 던전에 파수꾼들을 배치해놓을 가능성도 있어요.”

“엉? 보초를 세워놓는다는 거야?”

“아마도요.”

“S급 헌터가 직접 와서 막는 게 아니면 강행할 수단은 있을 겁니다.”

박찬일이 듬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S급이 와있으면 어떻게 하는데?”

“최악의 경우엔 물러서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4종 키메라 쿼드라’의 던전으로 갔다.

“역시 이쪽으로 오셨구만.”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버려진 공장 근처에 있는 던전에는 이미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 있었고 재수 없게도 S급이었다.

“쉐도우헌터··· 김기만.”

나유영이 혀를 찼다.

김기만은 그림자를 다룰 줄 아는 S급 각성자로 변칙적이고 제멋대로인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잠깐만.”

잔뜩 경계 태세로 들어가는 두 사람을 말리며 나는 앞으로 나섰다.

“호오. 형씨가 헌터세계에서 유명한 판도라의 상자구만?”

“판도라의 상자?”

“도는 얘기 못 들어보셨수? 하긴, 그럴 수도 있겠군. 형씨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거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지.”

“···왜?”

“몰라서 물어? S급 던전을 처리했다고. 거기 옆의 무서운 어깨형님이 없었는데도 말이요. A급인 계집애랑 함께 했다고는 해도 D급인 녀석이.”

김기만은 양아치다운 시건방진 표정을 지으며 키득거렸다.

“S급 던전에 대해 얼마나 아는 진 몰라도··· 어쨌든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잖수?”

그는 두 손을 팍 펼치며 미소 지었다.

“어딜 가도 여기에 오다니. 역시 난 운이 좋아.”

“무슨···”

“기다려.”

나는 입에 손가락을 댔다. 나유영은 당황한 눈치로 입술을 뻐끔거렸다. 그야 내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저 녀석 머리 위에 +20이라는 숫자가 보이니까.

“중요한 건, 너희들도 저기에 있는 던전을 클리어하지 못했다는 사실 아냐?”

내가 그렇게 묻자 김기만은 피식 웃었다.

“여간 어려워야지. 기껏 4마리 중에 일부를 쳐죽여도 남겨지는 놈들 패턴이 워낙 극악무도해서 하마타면 죽을 뻔한 적도 많수. 그렇게 도망쳤다가 다시 가보면 4마리가 다시 복구되어 있다고. 무한반복이야!”

“우린 저걸 쳐부수러 가는 길이야.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

한동안 양측 간에 시선이 교차하며 침묵이 깔렸다.

“형씨, S급 던전에 대해 얼마나 알지?”

“그다지 많이 알지는 않아.”

공략법은 잘 알아도 S급 던전은 보상 많이 주는 노다지 아니었나?

녀석이 느닷없이 저런 말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머리 위에 떠있는 +를 보고 과감하게 나서고 있는 것뿐이다.

이럴 땐 그럴듯한 말로 뭔가 아는 척을 해주면 된다. 만화에서 많이 봤다. 이러면 악당들이 알아서 술술 분다.

“흐음. 뭐, 좋아.”

김기만은 흥미롭다는 듯 눈꼬리를 치켜 올렸다.

“얘들아. 일단 길을 내주자.”

“예?”

“네?”

부하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인다.

“새끼들아. 말귀를 못 알아 듣냐? 내 말이 우스워?”

“아닙니다, 형님!”

무리는 우두머리의 성향에 따라 분위기가 결정된다더니 여긴 조직폭력배 같은 느낌이군.

“무슨 속셈이야?”

나유영은 아직 이 상황을 따라가질 못 하고 있었다.

“재미란 것도 살아야 느낄 수 있는 법이요. 난 거기 있는 어깨형님이 무서워서 그쪽하고 전면전 하기가 겁나니까. 다만, 확실하게 겁을 줘야 쓰겠소.”

그는 터벅터벅 뒤로 물러났다.

“나랑 여기서 구경 좀 합시다.”

박찬일은 나유영을 쳐다보았고 그녀가 끄덕이자 앞으로 걸어나가 김기만과 대치했다.

“거기 계집이랑 형씨가 저 S급 던전 클리어하고 나와보슈. 그럼 내가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드릴 테니.”

“허어.”

나는 헛웃음이 나와버렸다. 이 녀석, 정말 소문대로군.

“제발 죽지 말고. 살아야 재미를 보지.”

그러면서 왼손으로 고리를 만들어서 오른손 검지로 슉슉 찔러대기 시작했다.

“빨리 가요, 아저씨.”

얼굴을 붉힌 나유영이 내 등을 밀어댔다.

“어, 으응.”

결국 우리는 S급 던전 ‘4종 키메라 쿼드라의 둥지’에 입장하게 되었다.


작가의말

선호작 100명을 달성했습니다! 이대로 200까지 가고 싶군요.


이번 보스는 고전게임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보스의 공격방식도 유사하게 전개될 예정입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이 계시더군요. 항상 조용히 보시던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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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플레임 브레이크(4) 18.05.16 670 6 9쪽
39 플레임 브레이크(3) 18.05.15 700 5 9쪽
38 플레임 브레이크(2) 18.05.13 993 9 13쪽
37 플레임 브레이크(1) 18.05.13 728 9 9쪽
36 어둠의 잔상(5) 18.05.12 755 8 11쪽
35 어둠의 잔상(4) 18.05.11 777 11 8쪽
34 어둠의 잔상(3) +1 18.05.10 837 14 11쪽
33 어둠의 잔상(2) 18.05.09 838 12 10쪽
32 어둠의 잔상(1) 18.05.08 870 12 9쪽
31 뒤바뀐 운명 18.05.06 912 9 11쪽
30 인형극의 거장(5) 18.05.06 923 15 8쪽
29 인형극의 거장(4) 18.05.05 888 13 10쪽
28 인형극의 거장(3) 18.05.04 925 10 11쪽
27 인형극의 거장(2) 18.05.03 963 14 11쪽
26 인형극의 거장(1) 18.05.02 1,046 12 11쪽
25 네 개의 술잔 18.05.01 1,001 15 9쪽
24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18.04.29 1,050 12 10쪽
23 파상공세의 생물병기(3) 18.04.29 1,077 14 8쪽
22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18.04.28 1,050 12 9쪽
»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18.04.27 1,149 13 10쪽
20 한 번 죽었던 자 +2 18.04.26 1,192 10 10쪽
19 불사의 괴물(5) 18.04.25 1,150 13 9쪽
18 불사의 괴물(4) 18.04.24 1,180 13 10쪽
17 불사의 괴물(3) 18.04.22 1,205 14 8쪽
16 불사의 괴물(2) 18.04.21 1,222 14 10쪽
15 불사의 괴물(1) 18.04.20 1,288 13 11쪽
14 검은 하늘(3) 18.04.20 1,380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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