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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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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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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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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18

DUMMY

“아무래도 적은 양동을 할 생각이 없는 듯하네만.”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듣기로는 한 개 군단을 제외한 나머지 병력이 여전히 후방에 있다고 하니 움직이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겠죠.”


난민에 의한 문제는 대강 해결되었다. 물론 식량문제까지 해결되었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었지만 우선 인력은 대부분 전선으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요동에 묶인 삼사만의 병력. 이들은 두말할 것 없는 정예병으로 발해군과의 교전에 아주 유용히 쓰일 수 있는 병력이었다. 이들까지 합류해 발해를 괴롭힌다면 신병이 훈련을 끝마칠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근데 그게 지금 요동에서 손가락이나 쪽쪽 빨며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하고 있으니 제정신이 박힌 고구려인이라면 복장이 터질 수밖에.


물론 후방의 발해군을 묶어놓는다고 생각한다면 그래, 그럴 수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찜찜한건 어쩔 수 없었다.


“저 망할 발해 해군만 어찌할 수 있다면···.”


문제의 발해 해군.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요동 곳곳을 생선 익었나 안 익었나 확인하듯 쿡쿡 찔러보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저 흔들려는 걸 모르냐고? 바보야? 그걸 모르게?


알면서도 흔들리는 거다. 마땅한 대응책이 없으니까.


“뭔가 필요합니다. 하나라도 좋으니 적에 대응할 수단이 필요해요.”


“그래, 그 성벽과 참호의 이용만으로는 부족하겠지. 물론, 그 생각이 기발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엄밀히 말해 신형 성벽과 참호는 방어를 위한 구조물이다. 더군다나 신형 성벽을 요충지에 깔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어쩌면 전쟁이 끝나도 다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어설프게나마 방패는 준비되었다. 그리고 이 방패를 강화하는 건 적어도 단기간엔 불가능했고. 그러니 공격, 공격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적어도 회전이 성립될 수 있게.


유격전은 결국에 한계를 맞이할 거다. 남만주 지역은 한반도 지형과 굉장히 유사했으니 그곳에서 살며 이리저리 훈련한 발해군이라면 금세 적응할 게 뻔했고 북만주의 평야라고 하면 연해도의 기병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으니.


“우선 당나라가 저리 망가진 틈을 타 최대한 폭죽을 구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 양이 많지는 않겠지. 애초에 지금 당나라에 폭죽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네만.”


화약엔 화약으로.


그 발상이야 나쁘지는 않았다만 솔직히 폭죽 안의 화약이 얼마나 된다고 그걸 모아서 쓰나? 그리고 지금 당나라가 화약 만들 여력은 있고?


이런 부분에서 봤을 때 끽해야 단 한 번, 사용할 양을 모으면 성공한 것이리라. 물론, 손에 쥔 패가 하나 더 있어 나쁠 것은 없으니 일단 모으고야 있다지만, 글쎄? 그게 패로 완성될지 말지는 모르는 일이라.


그리고 완성된다고 해도 문제다.


우선 지난번의 전투에서 발해군을 말 그대로 ‘폭파’하며 승리한 건 좋은데 그 폭발이 너무 거대해 제대로 노획한 무기가 없었다. 그러니 고구려군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곤 투석기에 담아서 날리거나 아니면 묻어서 터뜨리거나 정도인데···.


전자는 망할 풍등과 다연장포의 조합으로 그 폭발이 자기네들 진영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고 후자의 경우엔 소극적인 대응밖에는 안 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우선은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세. 그 전까지는 시간을 벌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폐하. 이미 정보의 우위는 사라졌으니.”


...


그랬다.


정보의 우위.


처음 몇 개월간 발해군이 승승장구를 거듭했던 이유는 화약도 화약이지만 고구려가 화약 병기에 대해 몰랐던 탓이 컸다.


아니, 뭔지도 모르는 데 대응을 어떻게 해?


하지만 그 무기가 무엇인지 안다면, 맞대응까지는 아니어도 피해를 줄이며 시간을 벌 순 있다.


서로 납탄과 화살을 주고받고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자 고구려군의 대응은 재빨랐다.


“여단장님, 적이 모래주머니를 쌓았답니다.”


“이런···.”


아무리 발해군의 소총이 활과 다른 위력을 가졌다고 해도 모래주머니를 이 거리에서 관통할 정도는 아니다. 아마 쏘는 족족 가로막히겠지.


하지만 화살은 여전히 곡사를 이용해 발해군을 갉아먹을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갑옷에 막히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일부는 갑옷을 뚫든, 빈 부분을 비집고 들어오든 할 것 아닌가.


“소총수를 뒤로 물리고 보병을 전진시켜라.”


“보병 전진!”


방패를 단단히 쥐고 발해의 보병이 대열을 맞춰 전진하자 고구려군은 격렬히 저항했으나 발해군은 꿈쩍도 하지 않고 모래주머니에 도달했다.


“방패로 밀어!”


“2소대는 1소대를 든든하게 지원해라!”


“빈틈 보이면 찌르란 말이야!”


고구려군이고 발해군이고 서로 칼과 방패를 들고 엉키며 서로의 피와 살을 탐했다.


검과 도, 창과 도끼가 오가며 서로의 목숨을 앗아갔고 정신없이 싸우다 보면 어느새 적의 무기를 들고 싸우는 일도 허다했다.


고구려나 발해나 철기로 유명한 나라는 맞았지만, 전근대의 철기라는 것이 계속 챙챙거리며 싸우다 보면 이가 빠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 눈앞에 적당한 새 무기가 있네? 그럼 써야지. 의 결과가 이것이었다.


“음···. 역시 단순 힘 싸움에서 압도하긴 무리가 있군.”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아군이 살짝 불리합니다.”


이젠 의미가 퇴색되었지만 어쨌건 고구려군은 구조물을 끼고 싸우니 비슷한 실력이라면 당연히 고구려군이 우위일 수밖에.


“여단장님, 슬슬 해가 지고 있습니다. 조명탄을 준비할까요?”


“... 이대로 전투를 지속해도 달라지는 건 없겠죠. 군을 물리십시오.”


길이 하나라 정면 힘 싸움이 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답이 없는데 서로 간의 실력도, 병력도 비슷한 상황.


물론 계속 갈아대다 보면 발해군이 승리하긴 하겠지만···.


‘그럼 우리도 만 단위의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지영이나 육군부 장관이나 ‘손실’은 각오하고 ‘패배’도 각오하고 있다지만 그게 이런 식으로 무식하게 병력을 갈아대라는 소리는 아니다.


“군수과장”


“예, 장군.”


“보급품 중에 여분 천이 있던가요?”


“뭐... 천이야 항상 여유를 두긴 합니다만.”


천은 민간에서도 쓸 일이 많지만, 군에서도 상당히 유용한 품목이었다. 아니, 필수품이나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천막에 구멍이 나도 천 하나면 해결할 수 있었고 갑옷 겉감의 보수도 천으로 했다. 그 이외에도 온갖 잡다한 것에 천이 필요했으니 천 정도는 약간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 포병대를 인솔해 화약을 담은 주머니를 만드세요. 그리고 배짱이 두둑한 보병들을 뽑아서 투석을 연습하게 하는 것이 좋겠군요.”


“투석을요···? 흠, 화약을 직접 던지실 생각이십니까? 확실히··· 그편이 더 정확하게 적을 타격할 수 있겠군요.”


역시 짬밥은 무시 못 하는 것일까? 척하면 척인 군수과장을 견훤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원래 여단급 군수장교는 소령에서 중령급 인사가 보임되지만, 견훤은 첫 실험여단을 방패 삼아 때를 쓴 덕분에 말년 대령을 군수과장으로 끌어올 수 있었고 덕분에 견훤은 여러모로 편하게 여단을 지휘할 수 있었다.


“맞습니다. 좀 번거롭지만···. 부탁드립니다.”


“예, 맡겨주십시오.”


그리고 그날 저녁식사 후 발해군은 약 500명의 돌 좀 던진다, 혹은 깡 좀 있다 하는 병사들을 선별해서 돌 던지기 훈련에 나섰다.


사실 훈련이랄 것도 크게 없었는데 발해군은 전부 기본적인 투석은 할 줄 알았다. 기초 생존 교육에 불 피우기, 신호 보내기, 물 얻기. 방향 파악, 투석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투석이 우습게 보이겠지만 고대 전장에는 투석병이라는 병과가 있을 만큼 투석이라는 행위는 사람을 죽이거나 부상시키기 충분한 위력을 가졌다.


왜, 다윗과 골리앗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돌멩이 하나로 죽이잖아. 그게 영 픽션은 아니라는 거지. 물론 슬링이라는 도구를 사용한 것이긴 하지만 인간은 의외로 뛰어난 능력을 여럿 가졌는데 그중 하나가 투척 능력이다.


아무런 훈련조차 받지 않은 성인 남성조차 힘껏 던지면 대강 원하는 방향에 시속 70km 이상은 무난히 뽑아내는 투척 능력은 동물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튼 슬링이라는 전문적인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적당히 원하는 장소 언저리에 힘껏, 멀리 던지는 훈련은 이미 여러모로 훈련받은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면 어려울 것 없던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대강 심지가 달린, 천으로 포장된 주먹만 한 간이 수류탄이 완성되었다.


“이건 수류탄이여, 까불지들 말더라고!”


“야들아 던져라!”


퍼엉! 펑!


현대의 수류탄이었다면 발해군도 다쳤겠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흑색화약이라 폭발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아, 그렇다고 근처의 병사 여럿 데려가는 건 우스운 일이니 너무 오해는 하지 말고. 좁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으니 작게 터지기만 해도 주위 인원들에게 화력의 맛을 보여주기는 충분했다.


“여단장님, 적의 대열이 흐트러집니다!”


“역시 화력은 강해···!”


발해군 최고의 화력 신봉자인 견훤은 신이 나서 지휘봉을 붕붕 휘두르며 보병을 양껏 밀어 넣었다.


발해군 보병들도 밀어도 잘 밀리지도 않던 고구려군이 흐트러지니 이를 악물고 무기를 휘두르며 전진했다.


지금 안 밀면 이거 내일도 해야 한다고, 그건 싫어!


“여단장님, 해가 집니다.”


“거, 질릴 정도로 단단하군. 하지만 이대로 밀어붙이면 충분히 뚫고 나갈 수 있을 터. 군을 물리게.”


밤새도록 밀 수야 있겠지만 아무래도 체력 안배가 필요한지라 견훤은 혀를 차면서도 미련없이 군을 거뒀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마자 공격, 또 공격!


그런데 대체 왜 우리가 던진 수류탄이 우리한테 날아오는 것 같지? 기분 탓인가?


발해군에게는 굉장히 유감스럽게도 기분 탓이 아니었다.


비뢰포야 사표가 이미 있으니 대략적으로나마 신관의 길이를 조절해 시간을 맞출 수 있다지만 이 임시 수류탄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은가.


그러니 아군 머리에서 터지는 걸 막기 위해 신관을 좀 길게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우리도 던지라!”


“옛다, 이 형님의 마음이다!”


퍼엉! 펑! 콰앙!


양측 진형에서 펑펑 터져대니 기대와는 달리 발해군이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가짜 수류탄을 만듭시다. 최대한 많이.”


집어서 되돌려준다고? 그럼 이것도 그렇게 할 수 있는가 보자!


견훤은 이를 박박 갈며 가짜 수류탄 4: 진짜 수류탄 1의 비율을 만들었다.


작가의말

무언가를 함부로 던지면 안 되는 이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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