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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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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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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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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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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나뉘다6

DUMMY

남월국이 세워지자 발해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


“남월국왕이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선 축하사절을 보냈고.


“넌 이제부터 공사여.”


안남 영사였던 민합은 그대로 승진해 공사가 되었다. 어차피 현지 사정을 잘 알기도 했고 괜히 지금 복잡하게 사람 보내고 교체하고 인수인계하느니 차라리 원래 있던 사람을 승진시켜서 잘 굴려 먹는 게 나았다.


남월국도 이미 발해의 영사관을 봐 왔고 경험했기에 빠르게 인물을 뽑아 사람을 보냈다.


“신임 공사로 부임한 즈엉딘응에라고 합니다. 앞으로 양국간의 우호를 쌓아나가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름이 어렵다는 단점 하나만 빼면 그는 빠르게 업무와 발해에 적응했다.


“이로써 발해와 남월 간의 물자교류에 대한 협정이 공식 발효되었음을 알립니다. 양국은 식량 및 안보에 대해 공동대응할 것입니다.”


물자교류에 대한 협정, 그 내용은 실로 간단했다.


우선 일본과 맺었던 식량 교환에 관한 내용이 들어갔다.


제아무리 남월이라도 흉년이 들지 말라는 법은 없었으며 급할 때 빌리고 여유있을 때 갚을 수 있는 상대국이 있다면 나쁠 게 없었다.


그 다음은 물자교류. 남월은 흉년에 시달리는 발해 신민을 위해 인도주의적 활동의 일환으로 식량을 보내고 발해는 보답이 아닌 ‘자발적으로’ 안 쓰는 무기나 방어구를 남월의 안보를 위해 기증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역시 남월이 이제 공식적으로 독립을 천명하며 질 좋은 무기나 방어구가 필요했고 발해는 발해대로 추가적인 인구 삼백만 정도를 떠안게 되며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남월은 아직 배가 고팠다. 왜? 밑에는 참파라는 강성한 적이 위에는 쓰러져가지만 그래도 덩치는 무시 못 하는 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즈엉딘응에는 실례를 무릅쓰고 제안했다.


“그, 양국 간의 군사적인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이걸 듣던 육군 사령관 김철은 어이가 없었다.


협력? 누구랑? 저 남월인이랑?


협력이라는 건 서로 도와야 하는 건 아닌가? 근데 우리가 저 남월과 군사적인 교류를 하며 협력한다고 해서 얻는 게 있나?


하지만 외교부 장관의 생각은 좀 달랐다.


‘군사적으로 좀 지원해주고 대신 다른 걸 받아오면 그만이잖아?’


이미 민합의 보고로 이곳에서는 나지 않는 자원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마 지영의 성질을 생각하면 눈이 돌아가 있겠지.


‘고무고무고무고무고무고무고무고무고무’


그리고 그건 적중했다.


좀 심하게 적중한 감이 있지만 지영의 머리는 아주 쌩쌩 돌아가고 있었다.


‘기억하기론 중국 남부 지방이랑 인도차이나 쪽이 원산지인 고무나무가 있다.’


현대에는 남미 아마존이 원산지인 고무나무를 최고로 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긴 한데 지금 발해는 최고니 뭐니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물론 지영은 이걸 어떻게 정제하는지도 몰랐지만, 그거야 대가리 박아가며 알아가면 되는 일이었다. 어차피 초창기 인류도 고무를 어찌 쓰는지를 몰랐을 것 아닌가?


“흠, 전하. 제 생각에는 양국 우호를 위해 남월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즈엉딘응에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현대화 사업? 딱 들어도 도움을 주겠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은가?


물론 공짜는 아니겠지만 그 천하의 발해군이 피와 돈, 시간을 쏟아부어 만든 지식과 경험을 조금이라도 전수받는데 그걸 그냥 돈으로 사면 굉장히 저렴한 것이었다.


그리고 정통성에 관한 문제도 있었다.


사실 남월이 독립하기는 했다지만 문제는 이걸 어느 정도는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아직 국제교류의 폭이 좁다고는 해도 국가의 왕이라는 걸 인정받지 못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 발해와 동등한 관계에서 맺은 이런저런 조약들은 정통성 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엄연한 사실이었다.


“흠, 우선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다시 알려줘도 되겠소?”


“물론입니다, 전하. 긍정적인 답을 기대하고 있겠나이다.”


즈엉딘응에가 나가자 지영은 곧바로 육군 사령관과 방위성 총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퇴역 군인들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지 않느냐. 오히려 이렇게 시간을 버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남월에서 얻을 걸 생각해봐라. 그 재물이면 우리의 살림이 좀 더 나아질 것이고 그건 군에게도 좋은 일 아닌가?


등등의 연유를 들어 결국 그들의 동의를 얻어낸 지영은 웃는 낯으로 다시 찾아온 즈엉딘응에를 마주했다.


“양국의 우호를 위해 발해는 기꺼이 사업을 진행할 용의가 있소만”


“오오, 정말입니까?”


“그렇고말고. 다만, 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네만”


“아아, 물론이지요. 도움은 주고받는 것, 어찌 도움을 받기만 하겠습니까?”


지영은 천천히 자신이 찾는 고무나무의 특징을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느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인도차이나 지방에 탐색대를 보낼 수도 없었다.


이미 인도차이나 반도에는 여러 나라가 존재했으니까. 그러니 차라리 현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편했다.


“토지 이용의 건은 전하께서 정당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하셨으니 발해의 이름으로 토지를 구입해 세금을 내는 형식으로 토지를 구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는···. 우선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일단 현재로서는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그렇소? 다행이군. 중요한 건 그 나무요, 나무. 여기서는 그걸 알 수 없으니 우선 본국과 의견교환을 한 뒤 답을 주시오.”


“예, 전하.”




"그래서 전하? 이번엔 대체 뭘 만들고 계신 겁니까?"


"자전거라네, 자전거."


사실 자전거는 지금 만드는 게 우스울 정도로 고급 기술이다.


체인 만드는 게 쉬운 게 아니란 말씀.


"이번엔 성공하실 수 있습니까?"


"씁. 날 못 믿나?"


그 말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사실 지금까지 만든 쓰ㄹ-아니, 실패작이 한 둘이 아니잖습니까?"


쓰레기라니. 말이 심하잖아.


"그래도 성공한 것도 꽤 된다네. 예를 들자면 저 항구에서 사용하는 크레인이라든지"


"도대체 언제적 일입니까"


어···. 몇십 년쯤 되긴 했지?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몇십 년 동안 사용하며 그 성능을 인정받은 발명품이란 뜻이다.


"그리고 세세한 것을 따져보면 끝도 없다네. 뭐, 실패한 것도 많다지만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왜 자전거입니까?"


"그거 아나? 발해가 너무 커지고 있어."


한반도에서 만주, 연해주, 대만, 오키나와까지.


감히 말하길 한반도 역사상 최대의 강역을 집어삼켰다.


이제는 영토가 작다는 말은 할 수 없으리라.


중국이 지나치게 큰 거지 우리라고 작은 건 아니니까.


"문제는 그 넓은 영토를 이동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지."


배? 가장 효율적이고 좋다.


그런데 우리 한반도 환경이 거지 같다는 단점과 배라는 특성상 물이 없으면 가지 못한다는 특성 또한 존재한다.


배가 일부를 담당할지언정 전부를 담당할 수 없었다.


말? 말이라고 해도 휴식이 필요하다. 거기에 짐까지 실었다면 더더욱


평소에는 아예 걷다시피 한단 말이다. 무엇보다 먹는 양도 많고 비싸니만큼 모두가 손쉽게 이용 가능한 수단은 아니었다.


그리고 승마 배우는 것도 나름 교육이 필요한 일이다. 발해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말을 사는 건 고사하고 배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축쿠두. 우리말로는 뭐시기 외발 뭐시기는 좋기는 하지만 워낙에 좀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까놓고 말해서 킥보드 비스무리한 것에 짐 잔뜩 싣고 달리는데 안정적이면 그게 이상한 것 아닌가?


"그래서 자전거라네. 만들어지기만 하면 분명 내륙 운송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예전에 너튜브에서 순수 100% 목재로 만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에 체인 따위는 없었지만, 꽤 준수하게 달리는 모습도 보았고.


그렇다면 나라고 못 할 이유는 없지. 거기다 난 발해에서 손재주 좋은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새로운 총기류의 규격은 16.5mm, 새로운 박격포의 구경은 95mm로 통일하시오.”


사실 이 명령은 육군 내에서는 나름 반발이 있었다.


해군이야 사실 총의 위력이나 보급보다는 화석식이라는 그 방법 자체가 문제였던 것이니 수석식으로 변경만 하면 만족했기에 문제 될 여지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구경을 다르게 책정해버리면 보급과 생산을 따로 해야 해서 보급이 더뎌질 테니 명령이 아니라도 구경을 통일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육군.


사실 박격포를 조금 더 소형화해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게 만들 작정이었던 그들은 갑자기 야전포와 동일한 구경인 95mm를 들이밀자 몹시 당황했다.


물론, 아직 박격포에 대한 시제품은 나오지 않았고 현재 만들던 중이었지만 그래도 구경이 늘어나니 무거워지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화포 구경을 통제하신다는 건...”


“아, 그러니까 일단 만들어 보세요. 만들어 보지도 않고 어찌 압니까? 구경 통일해서 생산장비랑 장약 호환되게 하면 좋은 거 아니에요?”


육군부에서는 나름 소소한 항의를 했지만, 이빨도 먹히지 않았다.


사실 방위성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았다.


“나라에 군대만 있냐고.”


이거 개발한다, 저거 개발한다. 그거 다 돈이잖은가.


심지어는 시뮬레이터 같은 것도 없는 시대니 사표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백 말의 시험사격이 필요하다. 그것도 최소한의 조건으로.


“그래도 공성용 중포 만드는 건 허락해 줬잖아요.”


방위성이 자세히 알아보니 이 중포라는 건 화약은 훨씬 많이 먹으면서 화력은 늘어난 화약 양에 비례하지는 않는, 어떻게 보면 효율이 안 나오는 대포였다.


문제는 적이 성벽을 보강한다고 치면 지금의 야전포 화력으로는 부족할 건 확실했고 확실한 한 방을 때려줄 수 있는 대포가 필요하긴 했다는 것이지.


“그건-”


“그럼 그걸로 만족하시죠. 박격포야 95mm 안에서 조건 잘 맞춰 주시고.”


육군 입장에서는 한숨이 푹푹 나오는 상황이지만 뭐 어떡하겠나. 하라면 해야지.


혹시 또 모르잖은가? 괜찮은 게 나와서 오히려 좋을 수도.


작가의말

고무고무 열매를 애타게 찾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8 루이미너스
    작성일
    24.07.05 12:19
    No. 1

    100년 넘게 자전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자전거 한정)실패자... 누가 엄복동의 나라 아니랄까봐

    중간에 남월이 월남으로 되어 있어유(어차피 같은 소리긴 하지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4 몽쉘오리진
    작성일
    24.07.05 14:09
    No. 2

    유전자에 각인된 자전거의 본능...!
    오타 수정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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