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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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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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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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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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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10

DUMMY

“그래, 무기의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하셨지요. 대사?”


“예, 이번 전쟁의 결과를 천황께서도 주의 깊게 보셨습니다. 아국 역시 그러한 무기를 도입해 열도를 평정하고 북해도와의 교역로를 확보하면 양국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왕율은 딱히 동의하진 않았지만 웃으면서 그렇다고 해 주었다. 어차피 무기는 팔 생각이었으니까.


“흠, 그러시다면 우선 무기의 시연을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말로 이러니저러니 해 봐야 무기라는 것은 결국 사용하는 모습을 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어 두 나라의 외교관은 사냥용 소총의 시연을 보게 된 것이었다.


타타타탕!!!


흑색화약이 자신의 몸을 불태우며 날린 탄환은 여지없이 갑옷을 뚫고 그 결과를 이리저리 알리겠다는 듯 뿌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어떻습니까. 이 무기만 있다면 십여 년을 수련한 무사라 할지라도 어린아이가 이 무기를 들면 가히 대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연, 과연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한 무기로군요. 이 무기를 무어라 합니까?”


“소총이라고 합니다. 지난번의 작품에서 더욱 가볍게 개량했지요. 육지뿐 아니라 해양에서도 가벼우니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긴 했다. 애초에 조총 자체가 해상에서 사용하던 물건이었으니 당연히 바다에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긴 하겠지.


“헌데... 그, 더 큰 무기도 있다 들었습니다만”


“아···. 음, 있기야 한데. 그게 문제가 많은 물건이라서···.”


“그래도 한 번 보고 싶습니다만, 안 되겠습니까?”


왕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 싶다는데 보여 줘야지.


콰앙!!!!


“... 이래서 보여드리려 하지 않았던 겁니다. 아군과 함께 터지는 무기인데 이런 무기를 동맹에 어떻게 넘긴다는 말입니까?”


“어···. 음. 예, 장관께서 이리 아국을 생각해 주시니 양국의 우호가 더욱 돈독해지는 듯합니다.”


결국에는 사냥용 소총의 도입으로 가닥이 잡혔다. 파괴력은 뛰어난 것 같지만 일본의 성은 저런 포로 무너뜨릴 순 없었다. 바위 그 자체를 가져다 만든 성도 있을 지경이니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못한데 아군을 잡아먹는 무기를 구매하고 싶지는 않았으니.


“헌데, 가격이 꽤 비쌉니다만···. 귀국이 구매하실 수 있는지요.”


“예산을 두둑이 챙겨 왔으니 한번 말씀해 보시지요.”


일본 대사는 호언장담했으나 정당 천 오백 원이라는 가격에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천 정만 도입해도 십 오만 원에 이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화약과 총알은 또 별도로 계속 공급해야 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아예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웠다. 발해가 통 크게 ‘이거 팔아 줄게’라며 수출 허가를 내어 줬는데 놓치면 언제 다시 수입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 그러면 우선 백 정만...”


“제가 잘 못 들은 것 같습니다만”


“크흠, 그 생각보다 비싼데 조금만 깎아주실 수 있으신지요.”


“음, 대량 구매를 한다면 가격이 조금은 저렴해지겠지요. 헌데 백 정이라···. 진심으로 하신 소리는 아니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이게 싼 무기도 아닌데-”


“그러니 더더욱 소량만 사 가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무기를 만드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발해로서는 이 무기를 팔지 않는 편이 안보 면에서 더 적합할지도 모릅니다. 그 부분은 이해하고 계시겠지요?”


신임 대사 쥬이치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화약을 사용하는 국가는 발해뿐이고 이는 그대로 기술적 우위로 이어진다.


“그런데도 발해는 동맹을 위해 약간의 부담을 감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헌데, 일본이 이런 식으로 소량만 구매한다면 발해로서는 소량만 구매해 기술적인 부분을 습득하려 든다는 오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국의 동맹이 그런 신의 없는 짓을 할 리는 없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터무니없는 오해이십니다. 다만, 흠. 아시지 않습니까. 군은 새로운 무기의 도입에 원래 보수적인 법이지요. 그리고 습한 일본의 환경에서도 잘 작동할지도 미지수이지 않습니까. 괜한 오해로 양국의 우의가 금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대사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참으로 안심이 됩니다.”


왕륭은 찻잔을 들어 잠시 분위기를 환기하자는 신호를 보냈고 쥬이치로도 이를 받아들였다. 어차피 함께 할 나라인 만큼 굳이 언성을 높여 감정 상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음,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발해로서는 최소한 일본이 일군을 운영할 정도의 소총을 구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군···. 이라고 하심은”


“적어도 한 개 여단 규모는 되어야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대략 육천여 명입니다.”


그 말에 쥬이치로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저 중 3분의 1에만 총을 보급한다고 해도 총기값만 삼백만 원에 달한다. 이것도 예비용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화약과 총알값은 별개로 했을 때의 이야기.


삼백만 원이면 백미가 무려 삼만 이천 석(발해 기준: 대략 520만 톤)이었다. 여기에 화약과 총알을 고려한다면 가격은 그 배가 될지도 몰랐다. 순수하게 국방비만 그 정도를 더 늘리기에는 부담이 되는 가격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중앙집권이 덜 된 일본으로서는 더더욱 그렇고.


“장관님, 아시겠지만 저희 일본은 지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꺼낸 제안입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만”


왕륭은 온화한 목소리로 자신이 진짜 준비한 제안을 꺼내 들었다.


“대사께서도 아시겠지만, 무기란 누가 쓰느냐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로 갈립니다. 결국,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화약 무기에 있어 발해는 가히 천하제일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만일 귀국이 적절한 값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실전 경험을 겪은 우수한 병력이 직접 일본군 한 개 여단 규모의 군 양성에 도움을 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으음”


“또한, 일본 내부에서 소총을 수리하고 정비할 수 있게 일본 내에 정비창을 건설하고 인력을 파견해 창정비를 실시해드릴 의향 역시 있습니다.”


여기까지 나오자 쥬이치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냥 무기를 구입해 굴리는 것과 이 년간의 실전 경험 끝에 나오는 경험까지 전수 받고 발해인이 담당한다지만 일본 내에서 수리와 정비까지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었다.


문제라면 역시 예산. 개혁을 진행할 돈도 없는데 군비에 몇백만 원씩 더 투자하란 말인가. 아니, 이 경우는 천만 원 단위까지 올라갈 수도 있었다.


“음···. 잠시 본국과 상의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이건 저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닌듯합니다.”


“아 물론이지요. 긍정적인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왕륭은 첫 협상을 나름 괜찮게 마친 것 같았다.


“그런데, 전하. 굳이 일본에게 이렇게까지 하실 이유가 있는지요?”


“? 그래야 무슨 일 터지면 무기랑 화약을 팔아치울 것 아닌가.”


“아”


“무기를 써보지도 않았는데 무슨 일 터졌을 때 덜컥 소총을 도입하려 할까? 어떤 성능인지도 모르고 가격도 비싼데? 그 돈이면 창 몇십 자루 만들고 만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직접 써보고 굴려도 봐야 지속적인 고객이 될 것 아닌가.”


원래 무기에 있어 최고의 세일즈는 실전이다. 그리고 그 실전을 본인들이 겪으면 더 좋고. 인도가 처음에 k-9 백 문 도입했다가 파키스탄 분쟁 겪고 직접 굴려보니 좋아서 이백 문을 추가로 도입한 거 아냐. 마트 시식코너에서 소고기 잘라주고 만두 잘라주는 이유가 뭔데? 다 이런거지 뭘.


“그리고 솔직히 일본은 앞으로 같이 가야 할 국가 아닌가? 적어도 향후 이백 년은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데 가장 강력한 연줄인 천황이 흔들려버리면 곤란해.”


내 사도 금광! 이와미 은광이 날라간단 말이다! 거기서 지금 못 뽑아낸 금은이 얼만데! 크르르릉.


“아···. 이해했습니다.”


“좋아. 이번 협상이 잘 체결될 수 있게 최대한 성의를 다하게. 굳이 돈으로 받을 필요는 없어. 구리, 유황 등 천연자원도 좋고 아니면 산림벌채권이나 채굴권도 좋지.”


어떻게든 고객에게서 제값을 받아내는 것, 그것이 능력 아니겠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진짜 노선만 잡고 가셨네.”


새로 임명된 서간도지사 백가헌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으로 도지사가 되어 가슴이 쿵쾅거렸건만 알고 보니 그 쿵쾅거림이 지금 도망쳐야 한다는 경고의 징후가 아니었을까.


“이걸 어디부터 손대야 하려나.”


관료들이야 뭐 충분할 정도로 주어졌고 인력도 많지만, 문제는 그 인력을 써먹을 곳이 마땅찮았다. 아니, 땅 나눠주는 건 몇 년 뒤에야 가능하다니까? 그것도 완전히 나누어주려면 이십 년은 더 남았다.


“부지사, 무슨 좋은 의견이라도 있소?”


고구려 출신 부지사 민치윤 역시 아무리 고민해 봐도 지금 당장 농업을 진흥해 농민을 부양할 방법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요동···. 그러니까 서간도는 예로부터 질 좋은 철광이 나는 지역입니다. 그걸 개발하고 품을 주며 항구를 통해 운반해 항구도 개발한다면···.”


“오, 철이라. 철광 지대를 알고 있소?”


“저야 이곳 토박이니 알고 있지요. 잠시 지도를···. 그렇지, 이곳과 이곳···.”


설명을 다 들은 백가헌은 아주 깔끔하게 결론을 내렸다.


‘군축도 해서 예산도 우리 쪽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고 이곳에서 지금 당장 농업이 불가능하니 가용 가능한 노동력 전부를 공공사업에 투자한다! 그리고 그 인건비는 중앙에서 타 먹는다!’


“여기 서간도 인구가 백만 좀 넘는다고 되어 있는데 이 자료의 신뢰성은?”


“음, 몇년 전 자료군요. 죽고 도망친 자들도 있겠지만 당에서 유입된 난민도 존재합니다(발해가 밀어 넣은 그 난민 맞다). 그래도 참고 정도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 좋소. 내 생각은 이렇소. 임기가 십 년이니 오 년으로 나누어 초반 오 년에는 본토와 도로를 놓고, 철광을 개발하고 도시를 개발하며 토지조사를 합시다. 그리고 후기 오 년에는 면세 혜택을 걸고 저기 저 뻘밭이나 개발하면 되겠소.”


“... 그러면 농사는 누가 짓습니까? 아니, 것보다 그런 큰일들을 어찌 그리 몰아서 하시렵니까?”


“농사는 본토에서 쌀을 가져오면 그만이오. 큰일 역시 본토에서 예산을 받으면 그만이고. 음, 못해도 연에 억은 받아내야겠군.”


“...”


“그에 관해서는 부지사의 협조를 받아야겠소. 부디 우리가 당나라 침략자와는 다르다는 걸 널리 퍼뜨려 주구려. 일당도 넉넉히 줄 것이고 집이 없다면 집도 만들어 주겠노라고 말이오.”


“으음, 일단 최선을 다해 보지요.”


반대하고 싶었지만 민치윤이라 해도 딱히 뚜렷한 계획이 떠오르지 않았고 무엇보다 발해인들과 어울리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돈으로 설득이 안 되면 돈이 모자란 것이다’


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재무부는 간도 지방에서 이억 사천만 원의 예산 청구서를 받았다.


작가의말

돈이 물 쓰듯이 쓰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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