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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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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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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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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용이 나뉘다7

DUMMY

“왕 실장, 이번에 새로 들어온 조 비서는 어떤가?”


“조 수석비서 말씀이십니까? 뭐, 일 잘 합니다. 행정 경험도 있어서 빠릿하고 연륜이 있어서 좀 유연하기도 하구요.”


“차기 실장으로 키워볼 만한가?”


왕건은 잠시 고민하다 이내 결론을 냈다.


“예, 키워볼 만합니다.”


“그래? 그럼 왕 실장이 한번 잘 키워봐.”


왕건을 언제까지 비서실장에 박아둘 수는 없다.


차기 총리감이니 재무부 장관도 시켜보고 국토부 장관도 시켜보고 하여간 이리저리 시켜봐야지.


짧은 대화를 마치고 회의실에 들어가니 이미 각 부 장차관들은 내가 나누어준 자료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보자고.


“오늘 국무회의는 내가 먼저 이야기를 하겠소.


자, 다들 보았다시피 내가 추진하고픈 사업은 박람회요, 박람회. 몇 년마다 도시를 정해 각 분야에서 여러 재주를 겨루는 것이오. 지난날 몇 번의 사건을 겪고 알다시피 아무리 중앙에서 노력해도 전국 각지의 숨은 고수들을 전부 끌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소.”


무슨 통신망이 깔린 것도 아니고 말이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제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나흘은 걸린다. 그것도 무거운 짐 다 빼고 있는 대로 말을 갈아타며 간다는 가정하에서.


“하여 그들 스스로 박람회에 나오게 하여 재주를 뽐내게 한다면 작게는 그들이 명성을 얻고 금전적인 이익을 얻을 기회가 되고 크게는 그 재주를 나라에서 가려 써 나라의 힘이 될 것이 아니겠소?


또한, 박람회가 열리면 사람이 몰릴 것이니 이는 곧 육상교통의 활성화와 상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되오. 자, 여기 표를 보면 알다시피 통계청에서는 통상적인 박람회 개최 시 최소 이만여 명의 인파가 각지에서 몰리리라 예측했소.”


삼만 명이 적어 보이겠지만 사실 이거 이동하는 것도 일이다. 그리고 현대에서도 이만여 명이면 어지간한 경기장 하나 정도는 그냥저냥 채운다고.


“그러니 이 일을 여러 부서에서 협력하여 진행한다면 좋을 것 같소만.”


“전하, 그만한 인원들이 모두 재주를 자랑하기 위해서는 필시 넓은 공터와 여러 시설이 필요할 것인데 그만한 재정은 어디서 마련합니까?”


“세금으로 충당할 생각이오.”


그 말에 재무부 장관 허각의 얼굴이 흰 도화지처럼 새하얘지고 있었지만 세금이 아니면 저 돈 마련할 방법이 마땅찮다.


막말로 부스 차리고 주변에 여러 시설도 정비하고 해야 할 텐데 그걸 어떻게 일개 시 예산이 독박 써서 하나.


“국토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긍정적일 것 같습니다, 다만 전하께서 설명하신 추첨을 공정하게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그야 뭐, 제비뽑기 등을 활용해야지 않겠소. 그리고 내 직접 선정할 테니 문제 될 것은 없을 거요.”


뽑기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특허를 즉석에서 신청할 수 있게 관료들을 파견하기도 해야겠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재주를 빼앗아 제 것인 양 누리는 무뢰배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음, 그렇소. 그러한 부분은 마땅히 과기부에서 신경 써 줘야지.”


나는 고개를 돌려 행안부와 보건부 장관을 바라보았다.


“두 장관은 어찌 생각하시오? 이러한 박람회를 개최하는데 여러 문제가 없겠소?”


“여러 시행착오는 있으나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경기장만 가 봐도 사람이 많을 땐 이만여 명도 넘지 않습니까?”


“일시적으로 근처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동원해 병원을 운영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박람회의 통제가 잘 이루어져야겠지요.”


좋아. 일단 안전상의 문제는 크게 없다는 거지?


그럼 정리하자면 예산 문제는 음···. 어쨌건 말이 없는 거로 봐서는 단박에 잘릴 정도는 아니고 나머지 장관들도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거로 보아선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겸사겸사 나도 얼굴 좀 비치면서 호감 스택 좀 쌓고. 박람회 시찰이라는 명목으로 구경도 좀 하고.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으니 각 장관은 자체적으로 검토한 뒤에 보고하도록 하시오. 자, 그럼 다음 안건인데 이 대출 관련 업무를 따로 분리하는 것 어떻소?”


한마디로 요약하면 은행 만들자는 거다.


이게 나라가 커지고 여러 상업과 산업이 크니까 돈을 빌려서라도 창업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물론 늘었다고는 해도 현대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과거보다 훅훅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이자도 정하고 아예 나라에서 돈을 빌려주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게 늘어나다 보니 각 관공서의 업무가 엉키기 시작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예 따로 빼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지요. 특히나 돈 관련된 것이니 발해은행이 담당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 말하는 허각의 얼굴에서는 ‘제발 우리 재무부에 맡기지 말아 주세요.’라는 간절함이 엿보였다.


으음, 장관 된 지 이제 일 년 되었는데 왜 저리 늙었는지. 남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재무부 장관인데.


“음, 허 장관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재무부는 이미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지요. 이 일은 임 총재께서 맡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지.”


“나 역시 그리 생각하네. 돈과 관련된 것이니 임 총재가 수고해주는 것이 맞다 생각하는데 어떤가?”


그녀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은행이야 이미 어지간한 도시에 있으니 약간의 조치만 한다면 바로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검토 후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음, 정확히는 은행이라기보다는 동전 창고 정도긴 한데 어차피 사무실 등 건물은 있으니 약간 손만 보면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겠지. 좋아.


“내가 가져온 안건은 여기까지요. 자, 시간 많이 잡아먹었으니 빨리빨리 각 부 보고할 게 있다면 합시다.”


토요일에 오후까지 일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지?



=====



발해가 간도(만주)를 집어삼키고 이제야 조금 더부룩한 속이 내려가는 것 같다며 연신 트름을 하고 있을 무렵 일본의 상황은 한층 급박하게 돌아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새 천황을 옹립한다!”


후지와라 가문의 당주이자 우대신인 후지와라노 다다히라가 결단을 내리자 귀족파의 행동은 재빨랐다.


이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는지라 다이고 천황의 행동이 점차 자신들의 목을 조인다는 걸 알은 덕분이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라면 천황파 역시 눈이 있고 귀가 있다는 것을 망각한 점이었다.


“천황을 놓쳤습니다!”


“뭐라?”


다이고 천황은 속옷 차림으로 간신히 살수에서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후지와라 다다히라와 그 일당은 감히 천황을 해하려 한 조적이다!”


후지와라 가문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필살기를 사용했다.


“천황께서 편찮으셔서 정무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새로 천황이 된 이는 바로 우다 덴노의 형제인 고레타다 친왕이었다.


전전대 천황의 1황자가 천황이 되니 정통성 면으로도 부족함이 없었고 고레타다 친왕 본인도 기왕 이리 된 김에 천황이 되고자 하는 욕구 또한 충분했으니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은 되는 선택이었다.


최선은 다이고 덴노의 아버지인 우다 덴노를 다시 복귀시키는 것이었지만 우다 덴노 자체가 후지와라 가문에 데인 것도 있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총애한 것도 있던지라 도저히 설득할 수 없었다.


이렇게 다이고 덴노의 북조와 데이효 덴노의 남조가 서로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중간에 낀 발해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나마 있는 체급 큰 동맹국이 남북으로 쪼개져 싸우는데, 서로 도와가며 발전해야 할 국가가 저러고 있으니 속이 멀쩡할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양 조정이 ‘우리 동맹 맞지?’라고 추파를 보내니 지영은 그 길로 뒷목을 잡았다.


지영이 뒷목을 잡건 말건 양 조정은 바로 군사 행위에 들어갔다.


어차피 말로 백 마디 씨부려 봐야 정통성이라면 양쪽 모두 만만찮게 가지고 있으니 결국은 힘으로 말해야 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교토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교토는 일본의 수도.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중심지인 탓이었다.


“저 북조 놈들은 기본적으로 기반이 우리보다 약하다. 그러니 있는 힘껏 몰아붙여 교토를 넘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저 남조 놈들은 우리보다 강하니 하루라도 빨리 교토를 탈환해야 한다.”


양측의 전략적 목표가 교토로 향하니 교토 인근에서 양군 총합 십육만에 달하는 대군이 치고받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에라이, 저 미친놈들”


발해 입장에서 보면 십 육만(물론 그게 다 정예군은 아니겠지만)이라는 노동인력을 빼다가 내전에 쓰는 두 조정 모두 또라이들이었다. 문제는 그게 또 완전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


발해의 골칫거리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우리도 슬슬 중원으로 들어가 봐?”


키탄이 중원을 노리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던 탓이었다.


간도(만주)야 군사 강국인 발해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으니 엄두를 못 낸다지만 지금의 당나라는 말 그대로 조각난 상태에 군대의 상태도 영 좋지 못했다.


그에 비해 키탄은 비록 인구가 오십 만 정도에 그친다고는 하나 유목민족 오십만 명이면 조금 무리해서 기병 십만을 뽑을 수도 있는 인구였다.


장기전으로 가면 당연히 키탄이 지겠지만 지금 당나라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춰서 장기전을 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지영도 그 부분까지 염려해 군단 하나를 통째로 간도에 주둔시킨 것이 아닌가.


그리고 키탄이 할 수 있는 짓은 발해도 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었다. 어쨌건 생산-보급까지 자체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나라였으니.


키탄도 그걸 알기에 계속 뒤를 흘끔거리는 것이었고.


막말로 발해가 ‘필리핀 ㅈ까고 한 삼십 년 빚더미에 앉겠다!’라는 마음으로 독하게 먹고 공격하면 키탄의 뒤통수를 기병 야전군으로 후려갈길 힘을 낼 수는 있었다.


그래서 초창기 훈훈하던 관계와는 달리 키탄과 발해의 사이는 약간 서먹해진 사이였다.


“전하, 지금 당장 키탄을 정벌해야 합니다! 저들이 중원을 먹었을 때 그 힘이 어느정도나 될지 생각해 주십시오!”


“아니, 굳이 키탄을 정벌해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에겐 천혜의 방어선이 있고 총포가 있으니 산맥에 의지해 지키고 남쪽으로 나아가야 함을 모릅니까?”


정북이냐 정남이냐는 발해 내에서 아주 뜨거운 감자였다.


지영은 분명 정남의 뜻을 밝혔고 실제로도 사업은 남진북수의 원칙 아래에 착착 진행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중원이다.


지금의 미국 취급받는 중국이 저 모양 저 꼴이고 충분히 중원을 평정할 능력을 갖춘 나라가 남쪽으로 가자고 하며 성이나 만들고 있으니 서로 티격댈 수밖에.


작가의말

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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