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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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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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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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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7

DUMMY

난 그 자리에서 영호를 만났다. 음, 저런 타입의 수염은 처음 보는군. 이젠 발해에서 어지간한 사람은 수염을 기르질 않아서 턱수염을 본 지도 꽤 오래됐다.


“영 선생. 선생은 발해에 충성할 준비가 되었소? 그것만 맹세하면 우린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오.”


“믿어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음, 그만하면 좋소. 헌데 사람마다 잘 하는 것이 있고 못 하는 것이 있는 법. 그러니 선생께서는 한번 자신을 소개해 보시오.”


“... 예?”


어허, 요즘은 자기 PR 시대라고. 자기 장점은 자기가 뽐내야지 않겠나.


“손자병법에 백전불태면 지피지기라는 말이 있소. 자신에 대해 한마디 이야기조차 못 하는 자를 도대체 어디에 쓰겠소? 선생께서도 이제 좀 성숙해졌으니 자신에 대해 한마디 정도는 할 말이 있을 것이오.”


영호는 명백히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나 이내 자세를 바로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어릴 적부터. 아이, 지루해라. 면접에서 자기소개 저렇게 했으면 무조건 불합격이야.


영호도 내 태도에서 그걸 깨달았는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이내 조금 더 들을만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신은 본디 어릴 적부터 물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여 예전에는 대운하를 관리하는 일도-”


오호, 운하라. 운하 좋지. 발해도 수운이 발달한 나라라 운하를 파면 좋긴 하다. 이제 화약도 나왔으니 발파작업도 할 수 있고 이제 북방까지 관리해야 하니 수송로를 늘리면 나쁠 게 하나 없지.


“-하여 신이 생각하기엔 운하란 이러한 장점들이 있습니다. 마침 발해도 수운이 매우 중요한 나라이니 이를 장려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하였으니 이야말로 신이 부족한 능력이나마 운하를 관리하고 건설하는데 능력을 다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음, 좋소. 선생께서 원한다면 흠, 보자···. 국토부에 국장 자리를 하나 만들어 주겠소. 운하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곳으로. 어떻소? 같이 큰일을 해보는 것은?”


“전하께서 신을 이토록 믿어주시니 미욱한 능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한 말씀을. 무려 2급 관리관 직책이라고. 어딜 가도 고위 관료로 인정받는단 말이야.


“좋소, 좋아. 헌데, 선생.”


혹시 주변에 아는 사람이 있으신가?



=====



역설사 게임 하면 들어본 말이겠지만 ‘작계 쌓고, 장비 채워서 힘 모아 민다’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거나 해 봤을 것이다.


갑자기 그런 말을 왜 하냐고 물으면, 우리 상황이 그거랑 비슷하거든.


포탄 보급하고, 총탄 보급하고, 새로운 대포 끌어오고, 병력 쉬게 하면서 공격 계획 다듬고.


그리고 이제야 전쟁을 끝낼 마지막 공세를 개시할 시간이 되었다.


이번 전쟁을 거의 한 이 년 했나? 이번 전쟁이 끝나면 당분간 확장이 없겠지. 남방(필리핀) 작전도 적어도 십 년, 이십 년 뒤에나 시작할 테니.


“발포!”


쾅!!!! 콰앙!!!!


새로 도입한 95mm는 굉음을 내뿜으며 고구려군의 성벽을 타격했다.


“호오, 상당한 파괴력이군요.”


아자개는 새로 도입한 대포의 위력이 나름 괜찮다고 판단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도 그랬다. 사실 전근대의 대포라 얕보고 있었는데 맞았다간 그대로 이지영 고기를 으깬 떡갈비 신세가 될 것 같았다.


“대포 자체도 훨씬 튼튼해 보이고요. 몇 번의 운용훈련까지 했음에도 터지지 않다니. 좀 무겁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비뢰포를 대체할 만도···.”


“사거리도 훨씬 깁니다. 250m가 가져다 주는 우위는 전혀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죠. 다만 포탄이 폭발하지 않는 것은 조금 불만이긴 합니다만.”


그랬다간 95mm가 95mm 비뢰포마냥 내부에서 폭발하지 않을까? 그래도 비뢰포 터지는 것보다는 상황이 나으려나.


“빨랑빨랑 밀어!”


“나보다 늦는 새끼들 오늘 들어가서 보자!”


음, 저건···. 넘어가자. 왜인지 안 좋은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날 것 같아. 젠장, 군대 갔다 온 지 백 년도 넘었는데. 이게 바로 워리어 플랫폼의 대한육군인가.


그리고 95mm를 도입하며 달라진 점. 물론 이전과 같이 집단 사격을 해서 화망을 형성하는 것은 같지만 그 화망이 훨씬 오밀조밀해졌다.


예전에는 몇십 미터의 오차를 고려해 그냥 ‘적 여단이 모인 곳에 떨구자!’라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적 대대를 노리고 일제 사격!’이라는 느낌?


그게 성벽의 성문을 한 번에 타격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제사를 몇 번 하면 마치 전함의 협차처럼 명중탄을 낼 수 있었다.


어쨌건 95mm의 활약 덕에 비뢰포는 제 역할을 다하기 시작했다. 비뢰포의 역할은 폭발(아군 진영에서도 터진다는 것이 문제지만)을 이용한 적 인마의 살상. 95mm가 성벽을 깨 먹으면 비뢰포는 고각으로 폭발탄을 발사해 보수 인력을 이었던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적들은 아직 이 포에는 적응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직접적인 파괴력 자체는 95mm가 훨씬 강하니까. 성벽을 공략하는데는 95mm가 효과적이지. 물론 성벽만 노리라고 만든 물건은 아니겠지만.”


비뢰포를 이전에 파괴력을 이용해, 혹은 우연히 성벽에 박힌 후 터져(그건 진짜 운이 좋았다.) 적의 성벽을 공략했지만 애초에 비뢰포의 물리적 파괴력은 약한 편이다.


물론 명색이 화약 무기인지라 어지간한 투석기 이상의 물리적 파괴력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대포마냥 무식한 운동에너지로 성벽이고 사람이고 날려버리는 그 정도의 물리적 에너지를 가지진 못했단 말이지.


준비를 열심히 한 모양인데 이 95mm는 드릴링 공법을 통해 유극을 최소화한 대포란 말이지. 보방식 요새가 아니라면 막기 힘들 터였다.


“하지만 역시 모자라지 않소? 차라리 저 재료로 200mm 정도만 만들었어도···.”


그럼 톤 단위를 가뿐히 넘어 2톤도 바라볼 수 있을 텐데, 그거 나를 마차는 있냐고. 아이고야.


“과연 그렇군. 200mm였다면 저따위 성벽은···.”


음, 사실 200mm 정도는 공성포로 굴릴만 한데.


“하하, 저희는 95mm 아주 마음에 듭니다. 무겁긴 하지만 95mm가 이 정도라면 더 커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확도도 아주 좋고요. 파괴력도 나쁘지 않습니다. 만약 야전이었다면 적의 대열에 그대로 구멍을 내었겠지요.”


그래, 그렇다니까! 역시 견훤은 이 포의 진가를 알아봐 주리라고 믿었다. 역시 화포 중심의 발해 육군의 개혁은 견훤한테 맞기는 게 낫겠군.


“에잉, 견 소장은 너무 소박하구먼! 한 방에 적 성벽을 날리는 무기를 얻고 싶지 않나?”


“그래, 차라리 통 크게 500mm 포는 어떤가? 그거라면 비뢰포의 사거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걸세.”


음, 뭐지. 이 꼴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가 연상되는데


???: 우리에게는 무츠도 있고! 나가토도 있고! 세계 제일의 야마토도-


아, 이건 아니다. 이 정도로 우리 장군들이 막장이지는 않아.


???: 개런드 최고! 근본 없는 ar15는 저리 치워라!


음, 이 정도이려나. 하긴, 비뢰포가 톡톡히 공을 세우긴 했으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음. 어차피 이번 전쟁이 끝난 후에 육군본부를 설립할 생각이니 그때 저들을 좀 배제하면 되겠군.


사실 이전부터 육군을 총괄할 사령관의 필요를 느끼긴 했다. 해군도 마찬가지고.


마침 이번 전쟁이 끝나면 군축이 세게 들어갈 예정이고 그렇게 되면 전쟁을 겪은 유능한 부사관, 장교, 장군들이 붕 뜬단 말이지. 이들을 육군본부 및 해군본부에 넣을 예정이다.


실전 경험을 겪은 장교들은 귀한 인재들인데 최대한 건져야지. 병사들은 음, 정예만 남기고 걸러야겠군.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기초적인 교육을 받은 나름 고급 인력이니 어딜 가도 대접받을 것이다.


“그래도 성벽이 나름 튼튼하니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정도는 공성전을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래 공성전이야 그 정도는 기본으로 하지 않습니까. 그거야 사령관이 알아서 진행하세요. 나는 비서실장을 좀 만나봐야겠습니다.”


우리의 프로 분탕러, 비서실장께서 드디어 오셨다.


“전하께서 내리신 명령은 완수되었습니다.”


“고생 많았네, 비서실장. 듣자 하니 남오국이라는 나라가 생겼다지?”


“예, 다만 모든 것이 제 덕은 아닙니다. 이미 누더기처럼 이리저리 찢어져 있더군요. 제가 가지 않더라도 몇 년 정도 지나면 어딘가에서 알아서 터졌을 겁니다.”


“하지만 신민들이 호응하지는 않았겠지. 그 부분이 중요한 건데. 위에서의 분열과 밑에서의 분열은 달라. 이젠 잘 알지 않나.”


왜, 이런 말이 있지 않나. 노예 열 명보다 자유민 한 명이 더 효율적이라고. 사실 그게 맞다. 뭐든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그러니 저렇게 자발적으로 서로를 물어뜯으면 그 상처는 훨씬 깊고 오래 간다.


“아무튼, 고생했다. 이번 전쟁과 뒤처리가 끝나면 휴가를 두둑이 주지.”


아, 남오국과는 우선 수교를 해 공식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또한, 약간의 식량을 제공하고 빈민들을 받는 그런 거래도 했지.


저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 없는 자원을 받고 필요한 자원을 주는 거래였으니 거래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렇게 얻은 인구가 대략 이만 명. 적어 보이겠지만 이들만으로도 이번 전쟁에서 잃은 인구를 상당수 복구할 수 있다. 그 질이야 좀 떨어지겠다마는


“아, 그리고 당에서 사신이 올 것 같습니다만”


“사신? 당이? 흠, 그치들이 지금 그럴 정신이 있나.”


아무리 단출하게 보낸다고 해도 여행자 몇 떠도는 것과 사신이 오는 것과는 그 규모 자체가 다르다. 특히나 당의 장안과 우리의 수도 서울과는 거리가 좀 되니 사신을 호위하기 위한 인원만 상당할 텐데.


“저들이 말하는 이른바 동방의 정세가 이제 굳어지려 하지 않습니까.”


“굳어진 지는 한참인데 말이지. 음, 알겠네.”


그들이 무슨 이유로 사신을 보내려는 건지는 대강 알겠다. 아마 관계를 유지하고 싶겠지. 우리가 미쳐서 장성을 넘으면 당나라는 떨어뜨린 프링글스마냥 조각조각 흩어질 테니.


작가의말

95mm 대포는 프랑스의 그리보발 체계 대포를 참고했습니다.

다만 발해의 기술 부족을 감안해 무게를 늘리고 구경과 사거리를 줄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푸집으로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에 비하면 훨씬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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