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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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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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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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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나뉘다10

DUMMY

“대사님 괜찮으십니까!!”


“아아아악!!! 이 거지 같은 후지와라 병신들!!! 대체!!! 뭔 짓을 한거야!!!!!”


미나모토노 토오루.


그 명망 높은 사가 겐지씨로 조상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무려 천황이 나오는 신적강하한 황족이다.


도게자 한 거야 그럴 수 있다.


그 대상이 무려 우방국의 왕이고 천황가와 혈연관계로 맺어졌으니 격으로 따지자면 아득히 위에 있고 이번 일은 누가 봐도 일본 측 잘못이 맞으니까. 그리고 지금 일본에서는 도게자는 신하된 신분으로서는 그다지 어색하지도 않았다.


문제는 조상들이 만들고 지킨 일본을 귀족 따위인 후지와라씨가 말아먹을 뻔한 것이었다.


물론 일반 귀족 따위라고 하기엔 대대로 황후를 배출한 명문가라서 가문의 격으로 보자면 오히려 사가 겐지를 넘기겠으나 토오루의 머릿속에서는 이 사실은 이미 지워진 지 오래였다.


“이 일을 대체 어떻게 수습하라고!!!”


솔직히 말해서 그로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지라 최대한 빠르게 배를 수배해 천황께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다이고 천황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허허 웃기만 했다.


아니, 누가 이기던 발해는 중요한 교역국이고 동맹국이 아닌가. 그런데 왜 저놈들은 발해 면상에 대고 칼을 박아넣는단 말인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사나 주재무관이 죽지는 않았군”


죽었다면 이미 개입하고도 남았으리라. 최악의 경우에는 저들을 정부로 인정해버리고 선전포고와 동시에 해군이 들이닥쳤겠지.


후지와라노 다다히라도 머리는 있기에 재빨리 주동자들과 발해 포로(...)들, 그리고 예물까지 바리바리 싸서 천황 쪽으로 보냈다.


여기서 발해의 한 개 사단만 와도 전세가 확 기우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양군 십 육만인데 무슨 걱정이냐 하겠지만 거기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한다면 한 개 사단의 개입은 결코 작지 않았다.


“그들을 만나고 짐이 직접 위로해야겠다.”


“아무리 대사라 한들 어찌 천황께서 직접”


이라고 말한 용기 있는 신하 한 명은 좌우에서 날아드는 따가운 눈초리에 입을 꾹 다물었다.


애초에 발해에서 일본 대사를 어지간한 왕족 이상으로 대우하는 걸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은가. 지금으로서는 천황 이외에는 격을 맞출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든 발해가 군사적 개입을 하는 건 막아야 하느니라.”


다른 전쟁이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동맹국 병사의 피가 귀하다고는 하나 자국민의 피에 비할 것은 아니니.


문제는 이건 내전이었고 내전에서 외세를 끌어들인다는 건 그만한 정치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함을 의미했다. 군사고문단, 무기 지원 정도야 어떻게 어떻게 넘어간다고 해도 본격적인 군대를 지원받는 것은 천황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었다.


“왕립 서울 조병창의 총기 생산 능력을 월 천정까지 증강하라.”


일본이 사건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 때 발해도 개입할 준비를 명확히 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총기 조병창을 최대 능력으로 굴리는 것.


본래 조병창의 생산 능력은 저열했지만, 그간 경험을 쌓고 여러 생산라인을 정리했기 때문에 현재는 월 천정까지는 무리 없이 뽑을 수 있었다.


다만, 군축 바람이 불고 한 사단이라고 해 봐야 총병은 많이 쳐줘야 삼천여 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월 생산량을 육백 정 정도로 낮춰 놓은 상태였다.


“정말 군대를 보내실 겁니까?”


“설마. 하지만 무기를 판매하기엔 참 좋은 상황이로군.”


화가 안 났다면 이상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잘 쌓아오던 일본과의 관계를 나락에 박을 정도로 화가 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회라면 기회잖나. 얻을 건 얻어야지.”


그나마 대사와 장군은 무사했다. 만약 둘 중 하나라도 죽었다면 걷잡을 수 없었겠지만 아직은 수습 가능한 범위다.


“어차피 배상금은 빵빵하게 올 테니 그걸 일부 돌려서 위로금으로 뿌리고 나머지는 예산에 보태 쓰지. 그리고 조총 정도나 팔아치우면 괜찮지 않겠나. 이런 상황이 되었으니 대사관의 호위병력을 증강하고 군사고문단 정도는 보낼 명분이 생기겠지.”


“해군이 헤매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육군은 나름대로 길을 잘 찾아가고 있었다. 저 간도 전쟁에서부터 이미 포와 총을 생산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에 기반해 차근차근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군은 그렇지 못했다. 애초에 해군한테 대포와 그걸 이용할 수 있는 함선은 처음 접해보는 물건이요, 개념이니까.


기존의 함선을 개량해 약간의 대포를 실어 연안 방어용으로 쓰는 것은 그냥저냥 되어가고 있었지만, 대포의 반동을 견딜 정도로 튼튼하고, 항해성이 좋으며, 어느 정도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함선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지영에 의해 아주 대략적인 범선의 모습을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실패하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사이 개발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니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수밖에.”


조경은 자신이 도움이 될까 싶어 머릿속의 기억을 뒤져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지영의 말대로 이 길은 처음 가보는 길이었다. 그냥 부딪히고 깨지며 경험을 쌓고 지식을 확보하는 수밖에.


“아, 그건 그렇고 북경 계획안은 올라왔는가?”


“예, 여기 있습니다.”


발해의 영토는 지나치게 커졌다.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한반도만 한 영토가 이제 북방에도 있는 셈이었다. 이제는 한반도 중심만을 수도로 고집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렇지만 남방을 위해서는 물자를 집중시킬 수 있는 서울이 중요했고 결국엔 평양을 준수도인 북경으로 삼자는 안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실제로도 합리적인 것이 평양은 최대의 군사도시였고 대동강과 보통강을 끼고 있어 수운 이용도 용이했으며 방어에도 유리했다.


아니, 그 이전에 서울과 왕복이 용이하고 북방에 영향을 끼치기에 좋은 도시가 평양 말고 마땅치 않았다. 평양의 장점을 열거하기 전에 선택지 자체가 평양밖에 없던 셈이다.


“흠, 생각보다 반대 의견이 많구만”


“아무래도 준수도라고는 하나 새로운 수도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사실 준수도를 만든다고 치면 누구를 책임자로 할 것인지, 권한은 어디까지 넘길 것인지가 참으로 애매해집니다.”


“수석비서, 옛 조국에서 이와 비슷한 선례가 없는가?”


“정리해 두기는 했습니다만, 지금과는 상황이 명백히 다릅니다. 솔직히 국내에서도 예전에는 다경제를 실시하지 않았습니까? 헌데 그 자료가 지금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랑 비슷할 것입니다.”


정곡이었다. 예전과는 국가의 체계가 180도 뒤바뀌기도 했고 발해는 강력한 중앙 집권을 목표로 하는 국가였으니.


“차라리 정부 청사 중 일부 기능만 이전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그것도 문제라면 문제지. 연락하는데 적어도 하루 이틀은 넘게 걸리니 아예 부나 외청 하나를 통째로 옮겨야 하는데, 흠. 마땅한 곳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군. 일단 조금 더 검토해 보는 것으로 하지.”


“그리고 무제한 사략 작전 말입니다만···.”


무제한 사략 작전. 이름에서부터 알다시피 발해의 유구한 전통으로 자리 잡은 사략질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그 근거는 간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화가 되면서 시작되었다.


우선 고구려와 발해는 그 문화에 공통점이 많았고 교류한 시간도 많았으며 발해군은 원정 당시에 현 시대 기준으로는 굉장히 신사답게 행동했다.


그리고 호밀이 대박을 터뜨리며 식량 사정도 안정권으로 접어들 전망이 보이고 그간 토목사업을 계속 벌이며 쌓인 신뢰가 반란을 억제했다.


즉, 이제는 간도 서쪽에 있는 천산산맥이 제대로 된 방어선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해졌다는 말이었다.


북방 방어선이 안정화가 되자 발해의 욕심은 스물스물 되살아났다.


“아, 우리 지갑 하나 있어서 좋았는데”


“이제 다시 하면 안 되나? 당나라가 이제 뭐라고 하겠어?”


그리고 이건 당나라의 해양력을 죽이고자 하는 해군부와 지영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졌다.


“아예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당나라가 아니라 우리가 해양의 중심이 되어야 해!”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


만약에 중국이 통일 후 정신을 차리고 바다로 나오면 발해로서는 막기가 힘들어진다.


물론, 그때가 되면 함선 제작기술과 화약 기술이 발전해 어느 정도 싸움이 성립할 수는 있겠다만 굳이 가까운 길을 두고 먼 길을 갈 필요는 없잖은가.


이렇게 동의를 얻은 무제한 사략 작전, 대외적으로는 황금 거위 작전은 작전의 입안부터 최종 승인까지 순풍을 타고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 결정권자인 지영은 아주 통쾌하게


“그래야지, 그래야 발해 해군이지!”


도장 쾅!


조경은 옛 조국에 남몰래 애도를 보냈다.



=====



발해의 꿍꿍이가 어떻든 당나라는 착실히 분열되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당나라 중앙 조정은 얼추 정신을 차리고 행동을 개시했다는 점 정도? 빠르게 군을 몰아 절도사를 단속해서 우선 북방의 혼란을 얼추 잠재웠다.


물론 완전히 잠재운 것은 아니지만 우선 황하 일대에서는 중앙 조정의 지배권을 얼추 확실히 했고 발해가 일으킨 대기근에서도 조금씩 회복해 식량을 생산하고 있었다.


사실 이러한 대응들을 따로 놓고 보자면 나쁠 것은 없었다.


식량이 없으니 중요한 곳만 식사를 제대로 하고 나머지는 자연에서 사냥 및 채집으로 연명한다. 개인에게는 울화통 터지는 방법이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최선의 방법이기는 하다.


모두가 힘들어 움직이지 못할 때 빠르게 움직여 우위를 점한다. 이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결국, 혼란이 수습되었을 때 발휘할 힘이 훨씬 커질 테니.


문제는 이 두 상황이 결합하고 몇 년이나 지속되다 보니 생긴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우습게도 이 문제는 인간의 우수함에서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은 인간의 신체적 능력이 동물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지구력과 투척 능력은 최고 수준인데다 심지어 우수한 회복능력까지 갖췄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인간은 작아 보이겠지만 그 키와 체중을 생각한다면 동물 중에서는 꽤 큰 편에 속한다.


이런 인간 천만 명이 온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구하고 다니자 중국의 산과 들에는 야생동물의 씨가 차츰 마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가 떠올려야 하는 생태계의 법칙. 포식자가 사라지면 피식자가 미친 듯이 증가한다.


그러니까···. 쉽게 요약하자면···.


주석의 은혜가 중국을 덮쳤다.


작가의말

참새 짹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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