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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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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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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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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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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나뉘다

DUMMY

‘그런데 우리가 5 실험실이면 당연히 1, 2, 3, 4 실험실도 있지 않나? 대체 뭐 하는 곳들이지?’


아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자신들은 미래의 핵심인 증기기관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나오는 것은 어딘가에 써먹기 참 애매한 재활용품에 불과했지만 어쨌건 만들면 만들수록 이전의 단점은 조금씩 개선되어갔다.


‘이걸로 선반하고 방직기, 방적기만 돌려도 엄청난 혁명이다.’


그 시대가 되면 오히려 목화가 부족하지는 않을지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게 본격적으로 도구로 사용되는 순간은 혁명 그 자체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런 물건을 연구하는 연구실과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묶인 1, 2, 3, 4연구실은 도대체 뭘 연구하는 것인가.


궁금증이 무럭무럭 솟았지만, 그는 이내 그 궁금증을 잠재웠다. 애초에 이 연구실만 해도 특급 기밀 시설로 분류되었다. 아마 다른 연구실도 마찬가지겠지. 그리고 그는 이런 기밀 시설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튼, 제5연구실이 조금씩 돌아가는 동안 그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제4연구실은 그의 5연구실보다 더욱 막장으로 향해가고 있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수차를 돌린다!


수차와 연결된 자석도 돈다!


파지직!


“오···. 이게 바로 그 전기인가 뭐인가 하는 거구마잉”


“그래서 이걸 어디다 쓴답니까? 이 비싼걸? 애초에 이 자석 만든다고 몇 명 죽어나갔는데?”


자석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바로 전기다. 그런데 우리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 자석이 필요한 건데?


다른 방법도 있기야 하겠지만 지영이 전공자가 아닌 이상에야 그걸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러니 결국 포기하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발전기가 없어도 전기는 이 세상에 존재하긴 했다.


그것도 엄청난 고압의, 막대한 에너지를 가진 전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전기는 정말 감사하게도 때때로 하늘에서 무료로 내려주었다.


결국, 발해는 피뢰침을 실험한다는 명목하에 피뢰침에 구리선을 둘둘 담은 천연 자철석을 달아놓고 번개가 치기를 빌기를 이 년, 정말 운이 좋게 번개가 쳐 자석이 만들어졌고 기쁜 마음에 만졌다가 여럿 골로 갔다.


그 모든 결과가 전기는 실존한다! 라는 파지직 스파크 한 번이라는 사실에 연구실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 이럴 거면 은 선은 왜 만들고 피뢰침 몇백 개는 왜 설치했단 말인가.


그냥 하늘을 보고, 저건 전기야. 이러고 말지!


증기기관이 있었다면야 그나마 제한적인 부분에서 사용할 여지라도 있었겠지만, 지금의 증기기관은 아직 어떠한 효용성도 가지지 못했다.


그나마 은이야 재활용이 가능하다지만 하늘에서 내려준 고압 전기를 맞은 사람은 재활용이 안 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나!


“그래서 저희 해산이랍니까?”


“음, 지금으로서는 더 연구할 게 없다는군.”


정확히는 더 연구할 것이 있지만 굳이 이렇게 극비로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냥 자연과학의 한 갈래로 치부될 테니까. 그리고 예산 100%를 보장해줄 필요도 없어지기도 했고


그나마 지금까지 얻은 약간의 데이터가 있으니 성과는 아예 없다곤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하고 허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성과는 0이었으니까.


그렇게 제4연구실은 사라졌지만 5연구실을 포함한 네 개의 연구실은 오늘도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



오나라와 촉나라가 건국되자 절도사들은 본격적으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니, 기왕지사 할 거면 절도사보다는 왕이 낫지 않나? 어차피 지금까지도 황제란 작자의 말이 먹혀들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그 기후를 중앙의 황제와 주전충이 모를 리 없었다. 다만 군을 움직이기에는 마땅치 않은 상황인데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 건드리면 깨지는 도자기 마냥 쩍 하고 갈라질 것을 뻔히 알기에 일단은 분을 삭이며 대책을 논할 뿐.


문제라면 외적인 부분에서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니, 그러면 차라리 다행이지. 오히려 이때다, 하고 오랑캐들이 우글우글 몰려들어 중원이라는 과실을 한 입이라도 베어 물려고 하지 않을까?


“일리가 있지?”


“그렇습니다.”


경제력은 몰라도 군사력은 이제 월등히 앞서는 오랑캐들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경제 발전하는 것보다 행정구 하나 빼앗고 눌러앉으면 그게 경제 발전이고 나라 건설이지 뭐겠는가.


그리고 그중 가장 경계해야 할 오랑캐는 역시


“동이족 이 미친 것들”


“동이족입니다.”


그렇다. 당나라의 골칫덩어리이자 동방의 강대국, 발해였다.


이번에도 보라! 자기네들 역적 토벌했답시고 예물을 한가득 들고 왔다.


그러면 천자국은 어찌해야 한다? 당연히 그 배로 예물을 돌려줘야 했다. 이 형편에 말이다!


자주 찾아오지 말라는 말에 발해의 사신이라는 놈은 능청스럽게도 ‘에이, 아국이 황조의 은혜를 입어 동방을 평정하다시피 했는데 이런 날에는 당연히 감사를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웃으며 답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매우 맞는 말이어서 할 말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오나라와 정식으로 수교를 했다는 복장 터지는 소식이 전해졌고 당 황제 이엽은 목덜미를 잡고 쓰러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하여간 동이 놈들은 신경 쓰지 말라. 그들은 나중에 벌해도 족하다.”


“폐하, 차라리 먼저 치고 나가심은 어떠합니까? 지금이야말로 군기를 드높게 하고 나아가 한 무리를 토벌하면 잠시간은 잠잠해질 것입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은 이제 좀 사정이 괜찮아진 편이었다. 비단길 너머로 가끔 먹을 것을 구해오고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어 발해의 수작질이 약간은 덜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건 식량에 한해서고 비단이고 금이고 어지간히 털린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더불어 유용한 기술자들도.


“차라리 지금 치자?”


“실로 그러합니다. 장안은 천혜의 요새이니 소수의 병력만 남기고 친히 친정하십시오.”


“흠”


“위험하긴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이런 우위도 사라집니다. 저들의 태도가 어떠한지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엽은 그 제안에 마음이 끌렸다. 어차피 이렇게 버티고 있어 봐야 나아지는 것도 없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세력을 확장해 다시 황실의 힘을 키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조금만 더 심사숙고해 보리다.”




=====




“전하, 이제 간도 지역 반란군들도 슬슬 진압세에 들어섰습니다.”


음, 당연하지. 구심점도 마땅히 없고 우리가 통치를 빡세게 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해서 한 개 여단 정도는 다시 본토로 불러들이심이-”


“불가. 한 개 군단 정도는 주둔해야 서북방 국경이 안전하지 않겠어? 그리고 진압세에 들어선 거지 완전히 진압된 것도 아니잖나.”


거의 다 된 것과 다 된 것은 완전히 다르다. 괜히 뺐다가 문제가 나느니 차라리 한 몇 개월에서 일 이년 정도 교대하면서 주둔시키고 말지.


“화폐는, 어째 잘 도입이 되나?”


“그게-”


“쉽지 않은가 보군. 행안부 장관?”


행안부 장관 이권은 땀을 삐질삐질 흘려댔다.


아니, 뭐 저리 땀을 흘려. 저렇게 날렵하게 생긴 놈이


“솔직히···. 그렇습니다. 일당을 화폐로 받으면 조금 더 주는데도 아직까지 쌀을 더 선호합니다.”


“음. 이건 신뢰 관계가 쌓여야지. 간도 도지사들과 총독에게 이 부분을 주력하라 이르게.”


“알겠습니다.”


“그럼, 육해군은 어찌 되어가나?”


“각자 시범적으로 신무기를 운용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육군의 군축도 한 개 여단은 벌써 축소가 되었고요.”


그래, 그 신무기. 그거 조금 더 자세히 말해보라고.


“육군의 경우에는 다양한 포와 신형 소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신형 함선에 관한 설계 연구를 이미 조선소에 의뢰했고 포의 운용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흠, 신형 소총이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보고드리겠습니다만, 병사들 사이에서 현 소총에 대해 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긴, 이해는 간다. 현재의 소총은 이론상 좋은 소총이다. 그리고 보통 이론상 좋은 물건은 항상 하자가 있더라고. 그래도 비뢰포니 소총이니 이번 전쟁에서 잘 써먹었으니까 난 만족한다. 솔직히 조총 들고 싸울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나름 머스킷 들고 싸웠는데.


“음, 할 말이 많은 것 같으니 그 부분은 따로 보고하게나. 그리고 과기부, 과기부는 대체 뭐 하는 거야? 뭘 하길래 포항에서 직접 제철소를 짓기 위해 따로 연구하겠다는 말이 나오냐고. 제대로 의견 교환이 안 되나?”


“아”


“내가 전국 보고서를 일일이 다 읽어봐야 해? 그걸 원하나?”


“아닙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산자부도 마찬가지야. 새로 세워진 부서고 이래저래 힘든 건 알겠는데 부서 관할 업무가 나한테 직통으로 온다는 게 말이나 돼?”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임자들은 남아. 저거 관련해서 할 말이 있으니까.”


그 말에 두 장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혼낼 생각은 없었지만, 굳이 정정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구만.


“전하, 전하께서는 남방을 표방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남방, 그래 그랬지. 어차피 중국 먹어봐야 체할 뿐이다. 전근대에 중국 먹으려고 들어간 나라들이 하나같이 어떤 꼴이 되었는지 잊을 만큼 멍청하지 않아, 나는.


차라리 필리핀 북부 루손 섬에 어떻게든 통치령을 만들고 동남아와 무역을 트고 인도까지 무역을 터서 초석이나 가져오는 것이 남는 장사다.


진짜로 지금, 이 시기에 들어가야 한다. 한 백년, 이백 년 지나버리면 이슬람에 불교에 이리저리 섞여서 먹을 수 있는 파이가 확 줄을 걸?


“그러자면 우수한 항해가를 전문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서 항해 전문대학을 건설하는 것이 어떠한지요. 항해 전문대학을 건설하면 우수한 항해가를 꾸준히 양성할 수 있습니다.”


“직접 바다에 나가느니만 못할 텐데”


“군인 역시 훈련은 실전만 못하지요.”


하긴, 그것도 그래? 지어서 나쁠 건 없다. 경험 많고 은퇴한, 혹은 현역 항해사를 끌어들이면 그래도 나름대로 경험 전수가 체계적으로 되겠지.


“흠, 일리가 있구만. 그거 관련 부서랑 토의해서 나한테 가져와.”


“예, 전하.”


“외교부는 어때, 요즘 일본이 점점 개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네만”


“크흠, 개판이라뇨.”


“그럼 아냐? 건방지게 결혼 몇 번 했다고 왕가에 맞먹는 미친놈에, 그 왕이라는 놈은 돈 없다고 징징대면서 동방 정벌이나 하고 있고. 대체 뭐하자는 건지. 이러니 나라가 굴러갈 리가”


“크흠, 큼.”


솔직히 맞잖아, 개판. 그렇다고 내가 친서에 동방 정벌 좀 작작하라고 쓸 수도 없고.


작가의말

실제로 자석 만드는 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물론 번개 쾅은 아니긴 한데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하달까...

주인공이 과학시간에 자지만 않았어도 저 난리를 피우느니 차라리 볼타 전지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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