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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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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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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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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5

DUMMY

“이것들이 강남을 업신여김이 너무 심하구나!”


강남 지역의, 조금 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자면 그 유명한 삼국지의 오나라 땅에 눌러앉은 회남절도사 양악은 수염을 부르르 떨며 진노했다.


아무리 그래도 ‘천자’의 구휼미가 강남에 한 톨도 안 떨어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힘든 건 강남도 마찬가지거늘.


처음에는 누군가의 음모가 아닐까 싶었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들려오는 말로는 꽤 오래 구휼미를 뿌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양도 적지 않았으니 못해도 십 오만 석 이상은 뿌렸으리라.


이것도 최소로 잡은 것이니 그 양이 적은 것이 아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힘든 와중엔.


양악의 생각이 영 근거가 없는 건 아니었다. 당나라 내에서 음모로 구휼미를 뿌릴 세력은 거의 없다시피 했고 그 장소란 것도 사천 지방 정도가 고작일 테다.


발해와 고구려? 치고 박고 싸우느라 정신이 없으며 그 외의 오랑캐들도 다들 굶주리고 제 코가 석 자인데 누가 끼어든단 말인가.


“장군, 일이 이리 되었는데 차라리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심이.”


“거, 사람. 아부하기는. 되었네, 되었어.”


실권자였던 장호와 서온을 완전히 제압하고 절대권력자로 등극했기에 아무래도 가신의 분위기가 좀... 그랬다. 아니, 그렇지 않나. 권력자 둘이 한순간에 나가리가 되었는데 안 쫄면 그것도 이상하지.


“아부가 아닙니다, 장군. 지금 민심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먼저 떨치고 일어나 베푸는 쪽이 강남의 민심을 잡게 될 것입니다. 민심을 잡으면 동방의 두 번진을 밀어버리는 것도 일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양악이 들어보니 정말 그럴듯했다. 여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자연히 말이 공손하게 나왔다.


“실로 경의 말이 옳소. 허면 어찌하면 좋겠는가?”


“왕을 칭하소서.”


“무슨, 조정이 받아주지 않을 텐데.”


“상관없습니다. 허락보다는 용서가 쉽지요. 그리고 천자의 명으로 왕이 된다면 민심이 따르지 않을 겁니다.”


“그리하면 모두에게 공격받지 않겠소? 우습게도 저들은 천조의 신하를 자처하고 있소.”


“지금 이 상황에 누가 강을 넘겠습니까?”


“...!”


맞다. 기본적으로 해군은 돈이 엄청나게 깨지는 병과다. 훈련도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강남지방은 말 그대로 ‘강남’. 즉, 강이라는 천연 방어막을 이용해 버티면서 남동의 두 번진을 밀어버리면 그 옛날 삼국시대의 오나라처럼 대업을 도모할 기반이 된다.


그리고 시골 시골 하지만 그 옛날보다는 강남도 개발이 많이 되었다. 물론 강북에 비하면 아직도 촌 동네기는 하지만 이제 못 뒤집을 것까지는 없다는 것, 특히나 지금 같은 분열기라면.


“왕을 칭하시고 손을 내미소서.”


“누구에게?”


“이 상황을 가장 반길 이들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노룡절도사 유인공이고 다른 하나는 발해국왕입니다.”


“...?”


“노룡절도사는 멋대로 황실을 사칭해 발해에 원군을 보내어 찍혀 있습니다. 그리고 하동절도사 이극용은 주전충과 사이가 좋지 않지요. 이건 장군께서도 아실 겁니다. 그러니 유인공을 시작으로 이극용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면 북방에서 조정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음...”


“그리고 발해야···. 뭐, 아시잖습니까? 오랑캐들은 항상 천조가 나뉘어지길 바랐지요. 그들로서는 우리가 오래 살아남아 조정의 이목을 끌어주길 바랄 겁니다. 특히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이긴 발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하하하, 그거 일리가 있구만! 경이야말로 나의 장자방이라 할 만하오!”



=====



“오, 이게 그 밥인가?”


내 눈앞에 있는 밥은, 밥이었다.


다만, 우리가 먹는 것이랑 다른 쌀을 사용했다는 것 정도?


농업과학연구소에서 장장 백 년에 걸친 품종개량으로 만들어낸 어느 정도 내한성을 갖춘 조생종 벼라 이 말씀이지.


이 벼를 만든 이유야 뭐, 북방 밭농사가 망하는 걸 조금이라도 막고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미 품종개량을 해서 중부, 남부 지방에서 나름 쏠쏠한 재미를 봤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쌀 생산량을 늘릴 방법이 마땅히 없다.


개간? 음, 뭐, 좋기는 한데 그것도 정도가 있다. 국토의 7할이 산지인 이곳에서 개간을 얼마나 할 수 있겠으며 수확량 늘린답시고 나무 밀고 계단식 논이라도 까는 날에는 한반도의 지랄 맞은 기후와 맞물리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나무 다 밀어버린 북한이 물난리 한 번 나면 아주 극성맞게 나는데 우리라고 다를까.


비료? 이것 역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이상 가려면 초석 광산을 얻든, 질소 고정법을 해서 비료를 찍어내든 해야 하는데 그걸 어케함.


까놓고 말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얻은 땅들은 하나같이 농사짓기 맛없는 땅들이다. 연해주? 농사짓기 진짜 맛없다. 물론, 한카 호 근처의 우수리 평야가 있긴 한데 저걸 우리가 원하는 ‘평야’로 개간하려면 진짜 백만, 이백만 죽어 나가야 하겠더라. 근데···. 그게 맞아?


그 위로 가면 그냥 산 말고 없다. 솔직히 해삼시랑 한카 호 근처 제외하면 쓸만한 땅은 없다. 그냥 산만 가득한 똥땅이지. 뭐, 삼림 자원이야 유용하다마는.


북해도? 여기도 그닥···. 물론, 포텐은 있다. 그리고 발해 최대의 설탕 생산지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자원도 많다. 다만, 벼 농사를 지어서 식량 자원을 생산할 수 있냐 하면, 글쎄? 그래도 지금은 품종이 개량된 벼 종자가 있으니 시도 정도는 해볼 수 있으려나.


대만? 대만이 그나마 포텐이 높다. 이기작까지 가능한 반도의 농원이 되어야 할 땅이고 실제로 지금 지하자원이고 뭐고 농사만 지을 수 있게 개발 중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가 대만 개발한 지 몇 년 안 되었단 말이지. 즉, 현재 시점으로는 돈만 들어가는 맛대가리 없는 땅이다.


그러니까 결국엔 품종이나 개량해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밖에는 없다. 실제로 우리의 쌀 생산량은 십 년 평균으로(매년 생산량이 들쭉날쭉 하기 때문에 주로 오 년, 십 년 평균치로 생산량을 계산한다) 대략 천 팔백만 석, 톤수로 따지면 이백 구십 만 톤이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세종대왕 시절 조선이나 임진왜란 직전의 일본의 쌀 생산량과 비견된다고 할 수 있겠다. 비료(천연) 영끌하고 벼를 교배해가며 백 년 동안이나 품종개량을 한 보람이 있다는 것이지.


아무튼, 이 밥은 밥이지만 그냥 밥이 아니라고. 아주 특별한 의미를 담은 밥이다.


“아, 장군. 슬슬 결정했나?”


“대략적으로 생각은 해 두었습니다만”


“그래서, 누구인가?”


“김철 대장입니다.”


그래, 당연히···. 응? 누구? 김철?


“흠, 능력적인 부분은 아니고. 육해군 대립 때문에?”


“그 말씀대로입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 있다.


물론, 이러한 대립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 천조군도 공군과 해군이 각자 다른 비행기 쓰겠다고 하다가 Mr.컴퓨터에 의해 팬텀2을 사용하지 않았는가. 그와중에 공군이 모델명 다르게 하다가 결국 팬텀2라고 명명한 건 뭐라 해야 할지.


하지만 그건 그거고. 우리 체급에 서로 투닥거린다는 게 말이나 되나. 지금은 조금 가라앉혀 둘 차례라고 판단한 모양. 그리고 나 역시 그 부분엔 일정 부분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면 김선예, 그놈은 어디다 놓게?”


“군단장 자리에 놓거나 흠, 참모로 빼기엔 좀.”


“김선예 그 자식을 북만주 총독으로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운데”


김선예는 이미 대만도 총독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다. 근데, 대만도에서 했던 짓거리 북만주에서 그대로 했다간, 글쎄? 좋지 않을 것은 분명했다. 물론, 김선예가 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난 김선예의 능력을 신뢰한다, 다만 성격을 신뢰하지 못할 뿐.


“흠, 결국엔 육해군 대립을 막겠다는 것 아닌가. 그럼 나랑 거래 하나 하지”


“거래라니요, 그저 명령하시면 될 것을”


에이, 그간 고생한 짬밥이 있는데. 내가 그 정도 대우는 해 주지.


“이번 육군부 장관 자리 포기하게. 이번에 개편할 때 장건영이 전역하니까 그 인간도 그대로 전역시키고 육해군부 장관은 공석으로 놓을 거야. 통솔은 방위성 총리에 중립적 인물 앉혀서 할 거고. 어차피 이번 전쟁 끝나고 군축으로 군 규모가 주니까 불가능하진 않겠지.”


나는 눈 앞의 식혜를 벌컥였다. 시원하고 달콤한 식혜가 목을 타고 꿀렁이며 넘어가자 그제야 좀 살 것 같았다.


“대신 그 보답은 자네 아들에게 하지. 견 소장 진지하게 위에 노리고 있던데 경쟁자가 꽤 많단 말이야? 밑에서 아주 호랑이를 키우고 있던데. 내가 좀 안전장치 겸 해서 도로 하나 깔아줌세. 어떤가?”


“도로라면 무엇을-”


“화기 개발이야 내가 주도했으니 좀 힘들겠지만, 그 화기를 군에 적용하는 건 다른 문제지 않나? 그 공훈을 넘기겠네. 발해 육군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지. 차후에 상급대장 자리와 육군부 장관 자리를 노릴 때도 유리하게 작용할 걸세. 장군만 살-짝 불명예를 감수해 주면 된다네. 그것도 명분이 없는 것도 아니고.”


본래 상급대장 자리에 앉은 이들은 전역과 동시에 장관 자리에 앉는 게 관행이었다. 그렇기에 아자개가 육군부 장관 자리에 앉지 못하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뭐 어떡해. 생각 나는 방법이 없는데.


“전하께서 그러시다면 응당 따르겠습니다.”


“음, 아주 고맙네! 장군의 충성심은 내 기억해두었다 반드시, 뒤에 보답 받게 해 주지.”


음, 후회는 안 할 거야. 원역 왕건의 베스트셀러 명장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견훤이라도 좀 빡세지.




=====



아무리 다른 부서 일이라도 일을 하다 보면 들려오는 게 있다.


다른 부서도 그 정도인데 하물며 모든 이들의 관심을 받는 재무부의 일이라면 모를 리가 없었다. 특히나 예산에 허덕이는 연구소 출신이라면


물론 발해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15억 정도의 예산에서 약 1억을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으로 쏟아부었지만 과학자, 기술자들은 이것도 모자라 했다. 아니, 하고 싶은 건 많고 할 것도 많은데 예산이 없지 않은가, 예산이!


전쟁 전에도 그랬는데 전쟁 후는 오죽하겠는가. 발해 내에서 머리를 조금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전쟁 후에는 최대한 금고를 걸어 잠근다는 사실 정도는 유추할 수 있었다. 왜냐면 만주 땅 먹어봐야 바로 사용할 수 없을 테고 오히려 돈 빨아먹는 귀신이 될 테니까.


그런데 돈 많이 들어가는 반사로 연구를 하겠답시고 예산 달라고 들이댔다간 신임 재무부 장관의 분노를 직격타로 맞을 수 있었다. 아무리 타 부서라지만 정부의 금고지기 대빵인 재무부 장관에게 밉보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나 그게 과학자, 기술자라면 더더욱.


그래도 나름 양아버지 느낌으로 자신을 아껴준 사람 아닌가. 그러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거금을 내어 우편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것도 급행으로.



작가의말

백 년간 품종 개량 했으면 뭐라도 나와야죠. 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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