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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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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6.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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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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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통일4

DUMMY

“그러니까···. 저들이 뭘 하고 있다고?”


“도로입니다, 도로! 저들이 도로를 깔고 있습니다!”


보고를 들은 고연후의 입이 헤 하고 벌어졌다.


뭐, 도로? 우리는 지금 밥을 세어가며 먹는데 공격 전쟁을 한다는 국가가 도로 건설?


도로란 건 그냥 선 찍 그으면 나오는 물건이 아니다. 일회용으로 쓴다고 해도 적어도 몇 천명의 대군을 통과시켜야 하는 물건이니만큼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충분한 인력과 자본을 쏟아부어야 하는 일.


그런데 그 미친 짓을 지금 발해가 저지르고 있었다. 당연히 전선의 고구려군도 하나같이 리신이 아닌지라 막아보려 했지만


“그 병력으로 공세를 해? 우리의 야전 축성 맛 좀 봐라.”


군인들의 든든한 친구 야전삽과 소총의 조합에 막혀버렸고 도로는 차츰 건설되고 있었다. 그 건설 속도는 생각보다 빠른 것이었는데 그 이유란


“이제 화약 쓰는 거 숨길 필요 없쥬?”


콰앙! 쾅!


폭발의 힘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물론 폭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할 거 없는 이민자들 집합! 산에 박혀 살던 놈들도 집합! 나라에서 일거리 준다!”


더 많은 인력이 동원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의 값싼 인력 군인은 그럼 무엇을 하냐 하면


“군인이 왜 값싼 인력이죠? 얘들 훈련시키고 장비 맞추는데 들어간 비용이 얼만데?”


라는 반격에 ‘값싼 인력, 군인’이라는 단어는 발해에 없는 단어나 마찬가지였고 결국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한다!”


로 귀결되었다.


“저걸 어찌 막소?”


“...”


“저들의 경로 앞에 성벽을-”


“미친 소리 마시오.”


암만 그래도 포격을 견딜 성벽을 쌓는 것보다는 도로 건설되는 것이 빠르리라.


그리고 성이 건설된다고 해 보자. 그럼 기존의 계획대로 종심방어가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겨우 두 겹의 방어선으로 기술의 열세와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종심방어를 하겠다고?”


라는 답변이 나오는지라···. 그야말로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이거 진짜 항복하는 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 고연후의 머릿속에서 슬며시 자라나고 신료들의 얼굴도 우중충하니 어둑어둑한 분위기가 찾아올 무렵 한 용감한 인사가 일어섰다.


“제가 발해 국왕을 만나보겠습니다.”


“뭐요?”


“어쨌건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 소신이 벌어보겠습니다.”


용감한 그가 결국 허락을 얻어 발해 국왕을 만나러 떠나고 그사이 고구려는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일단은 그런 계획이었는데


“알았으니 돌아가시오.”


“예?”


“못 들었소? 돌아가라 하였소. 우선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저 장벽들을 건너고 나서 진득히 대화 좀 합시다.”


“아니, 그 전하.”


“우린 원하는 것을 스스로 얻어낼 능력이 있소. 헌데 굳이 잡다한 말을 할 것은 무엇이오? 내 다시 묻소만 그대의 말을 들어 우리가 득될 것이 있소?”


없다.


그나마 있어야 항복 정도일 텐데 이건 너무 뻔하지 않은가. 며칠은커녕 하루도 시간을 끌기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 눈앞의 발해 국왕은 대화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전쟁 중에도 사신을 죽이는 것은 법도가 아니니 이만 돌아가시오. 돌아가서 똑똑히 전하시오. 항복 이외에 할 말은 국내성에 국기를 게양하고 듣겠노라고.”


지영의 통보를 전해 들은 고구려 조정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이제 저 공작이 거짓일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고 발해군이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고구려가 들어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경들, 마지막으로 묻소만. 정말 막을 수 있소? 우리의 병력으로 저들을 정말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오?”


발해는 동원한 병력 십일, 십이만 명의 병력 중 삼만여 명의 병력을 잃었다. 하지만 손실은 복구되었고 고구려는 그렇지 못하며 충원할 인력도 상당수 상실했다.


“...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소?”


“...”


섣불리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병력은 이미 두 배 이상 차이나며 전체적인 국가의 역량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감히 대조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벌어졌으니까.


“...잘 알겠소. 이만 물러나도 좋소.”


대소신료가 모두 물러나자 고연후는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라고 해서 딱히 달갑지는 않았다. 거의 칠백 년간 지속해온 왕조이며 부활한 지 어언 백 년도 넘은 왕조다. 그런 왕조의 문을 닫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달가울 리가 없잖은가.


그렇지만 마땅한 수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대체 무슨 수로 이긴단 말인가? 예전의 연개소문이나 을지문덕이 온다고 해도 이기기란 마땅치 않으리라.


“저런다고 저들이 항복할지요.”


“모르지. 하지만 흠···.”


“물론, 아군이 우세한 것은 맞고 승리를 눈앞에 둔 것도 맞지만 전쟁은 적고 짧을수록 좋습니다, 전하.”


“그걸 모르진 않네만, 딱 봐도 시간을 벌려는 속셈 아닌가. 굳이 시간을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네.”


“그야···. 물론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흠. 그렇군. 장군의 말도 옳네. 육군부 장관과 논의해 동원령을 일부 해제하고 일부 여단 역시 평시 임무로 돌려도 좋아.”


“명 받들겠습니다.”



=====



[동원령 일부 해제! 승리가 임박하다!]

이기민 육군부 장관은 5개 여단 규모의 동원령을 해제하고 일부 여단에도 휴가를 허용하였습니다. 이기민 장관의 말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의 승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국내의 경제적 상황과 신민의 피로를 고려하여 아자개 야전군 사령관과 논의하여 내린 결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평양 공업 대학교 예산 최종 승인! 새로운 지성의 상아탑이 열린다!]

최언위 교육부 장관은 올해 4월 재무부에 최종적으로 평양 공업 대학교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결재받았다고 알렸습니다. 이로써 발해에는 총 세 곳의 대학교가 세워지게 되며 북부 지역에 대학교가 없었던 문제 역시 이번 결정으로 해소되었습니다. 최언위 장관은 앞으로 적절히 교육의 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교육에 관심이 있는 많은 신민은 다음 대학교가 어디에 건설될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사람 잡는 검투 시합? 이번에도 사망자 발생!]

이번 15일 정기 검투 시합에서 검투사 양모 씨(27)이 검투 시합 중 사망하였습니다. 담당자는 ‘장비 점검 결과 규정에 어긋난 것은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더 안전을 고려하도록 장비를 개량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서울 지방법원은 상대 검투사 최모 씨(35)가 고의성을 가지고 살해한 것이 아닌 시합 중 불운한 사고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으며 최모 씨(35)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투사를 은퇴했습니다.


“뭘 그리 보십니까?”


“아, 이번자 신문일세. 이제 전쟁은 끝나간다는 느낌이 확 드는구만. 자 보게나, 전쟁 관련 기사가 하나밖에 없잖나.”


“흠, 그러네요. 대학에 검투에 경마에···. 시시콜콜한 사건들이 전부군요.”


“거, 사람이 죽었는데.”


그 말에 젊은 남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원래 검투가 그렇지요. 날 죽이고 좀 가볍게 만든다고 해도 잘못 맞으면 죽는 거고 그렇지 뭐. 그래도 돈은 많이 벌잖습니까? 군인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고.”


매주 주말에 열리는 검투와 경마는 발해의 여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현대로 따지자면 프로축구, 프로농구의 자리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달까. 물론, 검투의 경우 잊혀졌다 싶으면 한 명씩 죽어 나간다는 것이 문제지만.


발해 정부와 지영도 이 일을 알고 있었지만, 이걸 딱히 대체할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사망자가 나오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주 가끔 나올 뿐이었고 그에 비해서 얻는 인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스포츠를 도입하기엔 이걸 대중화시키는 것부터가 엄청난 난제였다.


발해에서 그나마 유행하는 스포츠는 활쏘기, 격투 같은 것이 전부랄까.


“그런 건 둘째치고, 들으셨습니까? 이번 전쟁이 끝나고 사후처리를 위한 기업들을 선정한다는 거.”


“당연히 들었지. 해서 물자를 확충하고 공장을 늘렸다네.”


“이번엔 무조건 입찰에 성공해야지 않습니까?”


발해에서 손꼽히는 섬유 기업의 사장, 최훈은 느긋이 수염을 쓰다듬었다.


“이번에는 자신이 있네. 우리의 강점은 누가 뭐라고 해도 모직물과 면직물 아닌가? 추운 북방에서는 둘 다 유용한 직물들이지.”


지난번에는 하계용 직물 사업에 입찰에 실패했을 뿐, 이번엔 자신들의 장기인 분야 아닌가. 충분히 자신이 있었다.



=====



“여긴 아직도 사람 사는 곳이 아니로군.”


왕건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렇다 해도 주변의 사람들은 다 들었지만, 딱히 그걸 부정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난번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아사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지 않은가.


“자, 시간이 없네. 준비하게!”


왕건의 명에 따라 그들은 자리를 잡고 쌀가마를 까기 시작했다. 별 관심도 없던 예비 시체들이 관심을 가진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들으라! 천자께서 이번 기근이 일어나 수많은 백성이 그 가족을 잃고 굶주리니 모든 백성의 어버이 된 이로써 실로 안타깝게 여기시어 스스로 식사를 줄이시어 구휼미를 마련하셨다! 그러하니 모든 백성은 이리로 와 천자의 은혜를 느낄지어다!”


환호성은 없었다.


함성을 지르려 해도 힘이 있어야 지를 것 아닌가? 이 정도 굶으면 이동하는 것도 엄청난 모험인 셈이었다.


“우선 미음부터 받아가라. 어허, 줄을 곧게 서라! 모두에게 나누어줄 터이니!”


약간의 쌀과 미음을 나누어주며 왕건의 구휼미 일행은 중원지방을 떠돌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강남 인근에도 가게 되었고 일은 거기서 터졌다.


“중원이야말로 천하의 중심이 아닌가?? 강남은 엄연한 변방이니 중앙이 바로 서면 자연히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그 말에 일련의 강남인들은 자신들의 청력을 의심하는 모양새였지만 왕건은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일행을 끌고 우르르 떠나버렸다.


그리고 당연히 이 사실은 발해의 바람잡이에 의해 널리 널리 강남에 퍼져버렸다. 본래 전근대의 마을과 도시라는 것은 나름 폐쇄성이 강해 이방인의 말을 잘 믿지는 않지만···.


“아니, 엄씨? 차, 참말로 엄씨인가?”


“아이고! 임 총각!”


그게 원래 살던 이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어차피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무엇을 하다 왔는지 알 방법은 없으니까. 하지만 같은 고향 사람 아닌가. 그 부모끼리도 서로 알고 지낸 이들인데 설마 거짓말을 하려고.


“황실은 강남을 신경도 안 쓴다더라.”


“강북 사람들도 너무하더라. 강남에도 구휼미 나누어줘야 한다니까 죽일 듯이 쳐다보더라.”


“심지어 좀 정정한 사람은 어딜 오랑캐가 중화의 쌀을 탐내냐더라”


일이 이렇게 되니 당연히 소문은 절도사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작가의말

지금 이게 대부분 당나라에서 훔친 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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