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6.30 00:00
연재수 :
317 회
조회수 :
169,048
추천수 :
2,644
글자수 :
1,580,346

작성
24.06.27 12:05
조회
30
추천
1
글자
11쪽

용이 나뉘다4

DUMMY

“개판이군. 이제는 한나라까지 나왔다니.”


한나라가 언제 적 나란가. 그놈의 삼국지 하면서 망해버린 나라가 지금 와서 나올 줄이야.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엉망입니다. 다른 지역들도 아직 나가지 않았을 뿐 언제든지 분리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긴, 이 정도면 많이 버텼지. 당나라가.


“사견을 조금 섞자면 지금 개입해도-”


“아, 그건 좀”


빌드 쌓아서 필리핀 갈 생각해야지, 무슨 중원은 중원이여.


안 그래도 퇴역군인들 탐사대로 만들고 수송선이랑 함대 보내고 하느라 의외로 돈이 꽤 들었다.


뭐, 내 옆에 있는 지갑에서 돈 꺼내와서 아직까진 재정이 흑자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채권 끌어다 박아야 할 상황까지 올 텐데 여기서 무리를? 그건 안 되지.


“여기서 더 떨어져 나갈 지역이 있나?”


“몇 군데 있습니다.”


“주게.”


흠, 꽤 많은데.


하지만 많다고 무작정 꼬드길 순 없었다. 세력 배분을 잘 해야 이런 분열 상황이 오래가거든.


무작정 쪼갰다가 원 역사처럼 일찍 통합하면 그건 그것대로 난리다.


물론, 원 역사도 그렇게 빨리 통일된 건 아니고 통일된 나라가 경제력만 강하고 군사는 개똥인 송나라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도 송나라가 나올지 아니면 뜬금없이 다른 나라가 나올지는 모르는 거라.


“아무튼, 이건 조금 더 검토해보고 알려주겠네.”


어떻게 나눠야 잘 나눴다고 역사책에 나올까?



=====



“사령관님, 죄송하지만 육군의 화석식 소총은 사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크흠, 그 화석식에 약간의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화석식 소총.


이론만 보면 참 좋은 총이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이론만 보면 좋은 총은 그저 이론만 좋은 총에 그치는 것에 넘어 똥총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화석식 소총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바로 보온이었다.


실험 당시에 꼼꼼히 만든 보온통과 양산에 들어간 보온 통, 그것도 급박히 돌아가는 상황에서 마감 압박은 들어오고, 마음 급해지고, 마음 급해지다 보니 품질 관리 개판 되는 그런 상황에서 만든 보온 통이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실전에 들어가니 워낙 급박해 보온 통이 없어지는 경우도 나름 허다했거니와 전용 집게가 사라져 화석을 끼워 넣지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종종 일어났다.


그런데도 육군에서 신형 소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 어쨌건 보온 통만 좀 잘 만들면 충분히 활용 가능했다. 무엇보다 지금의 소총병은 아직 창병의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화석식을 보완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했다.


둘째, 한정된 예산 문제였다. 늘 그렇듯 군대는 결국 가성비를 찾게 된다. 천조국이라 불리는 미국도 B2나 F22 같은 초고가 무기의 시간당 유지비용이나 정비비용 등의 유지비에 기겁하고는 다른 전투기를 주력으로 삼거나 B21을 개발하는 게 아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발해군 입장에선 소총의 성능은 그냥 적당히 챙기고 대포와 박격포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효과도 좋았기 때문이었다.


“육군에서는 약간의 문제일지는 몰라도 해군은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배에서 어떻게 그 보온을 계속 유지합니까.”


문제는 해군.


배는 모든 것이 제한된다. 기본적인 식수와 식량, 포탄과 포, 예비 부품, 총알과 화약, 그리고 사람의 인내심까지 전부.


그런데 여기서 돌이나 데우고 있으라고? 배 위에서 불이란 굉장히 소중하면서도 위험한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만한 땔감을 유지할 자신도 없었고 그 명령을 내렸을 때 하급 지휘관과 병사가 어떻게 반응할지 볼 자신도 없었다.


“보니까 맨 처음에 전하께서 쓰셨던 수석식 소총이 필요합니다.”


“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타협이 불가능하겠군요, 죄송합니다.”


육군 사령관 김철은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김철이 딱 봐도 해군 사령관의 말이 틀린 게 하나 없지 않나.


자신이라도 배 위에서 화석식 소총을 굴리라 하면 명령을 내린 상급자를 두들겨 팰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되었으니 수석식 소총의 개발 및 양산을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령관, 신형 함선과 대포 탑재로는-”


“그건 지금 당장 활용 가능한 전력이 아닙니다. 물론, 기존의 전투함을 어떻게든 운용해 볼 생각입니다만 결국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 그렇다면 오백만 원 이내의 예산에서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실례지만 제가 요청한 예산은 이천만 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예, 실례인 것 같아서 오백만 원으로 줄여드렸습니다.”


때아닌 배려에 해군 사령관 전능창은 기쁨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몸을 바르르 떨며 주체를 하지 못하는 것이 어지간히도 기쁜 모양이었다.


“크흠, 과장님. 오백만 원이라면 이천여 명이나 겨우 무장시킬 병력입니다만.”


“설마 전 병력을 다 무장시킬 생각이었습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한 함대 정도는···.”


한 함대에 구천여 명은 되는데 겨우 이천여 명 정도 무장시켜봐야 뭐한단 말인가.


그것도 훈련에 쓰일 물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훈련에 쓰일 무장을 고려한다면 많아야 천 오백 명 정도.


“지금 사정에서 예산을 늘리긴 힘듭니다. 아니면 사령관께서 직접 예산실장님하고 이야기를 해보시겠습니까?”


사실 사령관 정도면 예산실장하고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았다.


제아무리 재무부의 실세인 예산실장이라고는 해도 전능창 역시 당당한 해군 대장이자 사령관으로서 차관급 관료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전능창이 4급에 불과한 국방예산과장하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물론, 예산과장 정도 되면 실질적인 힘은 더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사령관급에 비할 바는 절대 아닌지라.


“부탁드리지요.”


그리고 전능창이 요청한 예산은 삼백만 원으로 삭감되었다.



=====



대기근 전후로 당나라의 많은 유민은 발해로 빨려 들어갔다.


그 ‘많다’라는 것도 발해의 입장에서고 전체 유민 중에서는 일부에 불과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십만이 넘는 유민이 적다고 볼 건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지금 궁 앞에서 심호흡하는 그 또한 유민 중 한 명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아직 버틸 여력이 충분했고 대다수의 사람과는 다르게 고위직까지 지낸 인사이며 자의적인 의사로 발해에 왔다는 것일까.


“정지, 이 앞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


“크흠, 큼. 추천서를 받고 왔소만”


그가 추천서를 건넨 후에도 날카로운 화살촉은 여전히 자신을 겨누고 있었다. 그것도 앞의 병사와는 교묘하게 사선이 겹치지 않는 곳에서.


“흠, 확실히 진품이 맞군요.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공무인지라 부디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무례라니, 오히려 칭찬해 마땅할 일 아닌가. 무려 도지사의 추천장이다. 당나라로 따지면 주자사가 내어준 추천장과 맞먹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병사는 그 어떠한 변화도 내비치지 않은 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삼십 분 뒤 정도면 전하를 알현하실 수 있습니다.”


“잠- 전하를 뵙기 전까지 이 각밖에 남지 않았단 말인가?”


“간단히 옷을 고쳐 입고 주의사항 정도만 숙지하시면 됩니다.”


그러고는 정말로 몸수색과 주의사항 전달, 그리고 의복 정제까지 이렇게 빨라도 되려나 싶을 만큼 빠르게 끝난 후 어느새 그는 어느새 국왕의 집무실 안에 들어와 있었다.


“아, 이야기는 많이 들었소. 먼 길을 오느라 고생 많았소이다.”


지영이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자 그제서야 그는 터무니없는 무례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엇, 그 용서하-”


“아아, 괜찮소. 경에게 그런 뜻이 없음을 알고 있으니”


다행스럽게도 지영은 굳이 그 부분을 지적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그는 한숨을 내쉬며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다.


사실 이 상황도 그에겐 퍽 어색했다. 아무리 왕이라 한들 한 나라의 군주 아닌가. 그런 군주를 이렇게 마주 보고 편하게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솔직히 놀랐소. 주자사까지 지낸 고위층이 망명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단 말이오. 아무리 기근이 심하다 한들 주자사 정도 되는 인물이면 먹고 사는데에는 지장이 없었을 것인데?”


“소신 혼자 먹고살아 무엇 하겠습니까···.”


“허, 그래도 살아서 그 순간을 넘기면 다음 기회는 오는 법인데”


“소신이야 그렇지요. 하지만 백성들은 그렇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소신은 재주는 없지만 염치는 있어 최대한 많은 백성을 구제하려 하였습니다만···. 하아···.”


“듣지 않아도 뻔하군. 군사는 뽑아야겠고, 식량은 없고, 통일된 정권도 없고, 그렇다고 중심이 될 곳에서 무언가 청사진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뭐, 되는 게 있는 게 이상하오.”


차라리 저 오나라, 촉나라처럼 독립을 표방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되든 안 되든 중앙에서 장기적인 청사진이 나오고 중심이 바로 선다. 그리고 자신이 처음 거병한 곳이니 어떻게든 잘 살게 해서 지지를 끌어내려 하겠지.


“하여 오래 고민하였습니다. 과연 치자의 도란 무엇인지. 유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하는지”


“하여, 답으로 무엇을 얻었소?”


“발해를 얻었습니다. 이곳으로 오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밝고 활기찬 백성의 얼굴과 잘 닦인 도로, 서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이것이 본디 공자께서 이루려 하신 천하가 아니겠습니까?”


“뭐, 원래가 부국강병을 이루고 태평성대를 이루기 위한 제자백가 아니었소?”


“실로 그러합니다. 학자들은 늘 말해왔습니다. 발해는 음란하고 포악하다고, 예를 알지 못하며 오로지 금만을 밝힌다고. 헌데 그렇다면 도대체 발해는 어째서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하늘이 벌을 내린다는 이야기뿐이었지요.


소신은 공자께서 다른 제자백가를 욕하고 헐뜯은 기록일랑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소신이 공부하던 유학조차도 법가, 농가, 도가 등의 다양한 사상을 받아들이고 발전한 학문 아니겠습니까.


결국, 통치란 백성과 국가를 번영시키는 것이요 강성하게 하여 보호하는 것이니 그 누가 발해와 전하께서 걷는 길이 군자의 길이 아니라 하겠습니까?”


“검은 고양이던, 흰 고양이던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오. 결국엔 부국강병을 이루고 유지하겠다고 이 난리들을 피는 것이고. 다행히 조 선생은 나와 뜻이 잘 맞을 듯한데, 어찌, 할 일이 없으면 이 사람 일이나 도와 보겠소?”


“어진 주군을 만나는 것도 신하의 복이거늘 신이 어찌 감히 전하 같은 분을 마다하오리까”


“흐흐, 뭐 그리 띄워줄 것 없소. 아무튼, 잘 해 봅시다. 조 선생”


작가의말

게임에서도 그렇죠.

이론상 좋은 아이템= 잘 쳐줘야 B급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쓰는 세계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대충 지도랑 국기 모아놓는 그런 곳 v23.03.31 22.11.05 2,686 0 -
317 용이 나뉘다5 +1 24.06.30 22 1 11쪽
» 용이 나뉘다4 +1 24.06.27 31 1 11쪽
315 용이 나뉘다3 +2 24.06.25 36 1 12쪽
314 용이 나뉘다2 +2 24.06.23 45 1 11쪽
313 용이 나뉘다 +2 24.06.20 47 1 11쪽
312 통일14 +4 24.06.18 62 2 11쪽
311 통일13 +2 24.06.15 51 2 11쪽
310 통일12 +2 24.06.12 57 2 11쪽
309 통일11 +2 24.06.09 65 2 11쪽
308 통일 10 +2 24.06.06 64 2 11쪽
307 통일9 +2 24.06.04 59 2 11쪽
306 통일8 +2 24.06.01 56 2 11쪽
305 통일7 +2 24.05.29 65 2 11쪽
304 통일6 +2 24.05.27 59 2 12쪽
303 통일5 +2 24.05.22 73 2 11쪽
302 통일4 24.05.17 74 2 11쪽
301 통일3 +4 24.05.13 72 3 11쪽
300 통일2 +2 24.05.09 74 2 11쪽
299 통일 24.05.06 88 2 11쪽
298 남북전쟁50 +2 24.05.01 90 2 11쪽
297 남북전쟁49 +2 24.04.22 87 2 11쪽
296 남북전쟁48 +2 24.04.19 77 2 11쪽
295 남북전쟁47 +2 24.04.16 84 2 11쪽
294 남북전쟁46 +2 24.04.12 74 2 11쪽
293 남북전쟁45 +2 24.04.08 81 2 11쪽
292 남북전쟁44 +2 24.04.03 79 2 11쪽
291 남북전쟁43 +2 24.03.30 84 2 11쪽
290 남북전쟁42 +2 24.03.26 86 1 11쪽
289 남북전쟁41 +2 24.02.29 98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