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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숨결의 소설 연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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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숨결
작품등록일 :
2017.03.23 02:54
최근연재일 :
2017.05.22 23: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317,854
추천수 :
32,102
글자수 :
125,924

작성
17.05.22 23:40
조회
13,450
추천
482
글자
8쪽

히포 평야 전투.(4)

DUMMY

1.


자이언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소작농이었다. 개중에서도 가난한 편이었다.

땅을 임대하고 있는 지주가 악덕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가난하게 생활하던 그들은 간신히 아이를 가졌지만,

평소에 잘 먹고 잘 지내지 못했던 그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미숙아였다.

그는 체구는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보다 작았다.

성격도 소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의지가 있었다.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


주제 파악이 빠르니까, 자괴감에 휩쌓이게 된다.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눈치가 빠르다는 소리기도 했다.

부대에 도착했을 때, 그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력밖에는 답이 없다는걸 깨달았다.

자신보다 큰 체구, 많은 경험을 쌓은 사내들도 우수수 죽어나가는게 전장이란 것 정도는 아직 앳된 이 소년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누구보다 오랜 기간 훈련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부대내의 어떤 병사보다 오랜 기간 연병장에 머물렀다.

그러나.


티잉!


허공에서 빙글빙글 도는 검.

자이언트의 얼굴 표정이 굳었다.

몇 개월간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쌓았던가?

그 노력의 결정체가 땅바닥에 꽂혀 있었다.


"크크, 이거 악명높은 제국군이 어떤 놈들인가 했더니, 아직 솜털도 못가신 뽀송뽀송한 애송이밖에 없구만."


그 검을 퉁겨내게 만든 장본인.

붉은 병사는 투구 너머로 비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몸 풀기도 안되는군. 죽어라."


붉은 병사는 칼을 빙글 빙글 돌리더니, 그대로 붙잡고 달려들었다.

자이언트의 얼굴이 굳어졌다.

죽음.

그 압도적인 압력감이 그를 덮치고 있었다.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죽는건가....'


죽음을 눈 앞에 두었을 때.

그 짧은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자이언트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망막을 덮은 눈커풀 너머의 어둠이 그를 반겼다.


챙!


"뭐, 뭐냐, 네놈은! 내 검을 막다니?"

"알거 없을텐데."


...?

자이언트의 눈커풀이 바르르 떨렸다.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눈을 떴을 때, 역시나 익숙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론 형님?"


자신보다 오랜 기간 연병장에 있던 단 한 명의 청년.

바로 아론이었다.


2.


"이 새끼!"


붉은 병사가 달려온다.

호를 그리며 날아드는 검은 제법 매섭다.

그러나, 느렸다.


'스승님과의 대련에 비하면 하품이 나오는 수준이군.'


나는 가볍게 고개를 트는 것만으로 그 검을 피했다.

동시에, 붉은 병사를 향해 아래로 파고들었다.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는 검을, 그대로 위를 향해 찌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갑옷이 부서지고,

심장이 궤뚫린다.


"커...억...."


붉은 병사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충혈된 눈동자.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

그대로 축 늘어져, 검을 떨어트린다.

찌거억.

나는 검을 뽑아내고, 그대로 재차 휘둘렀다.

스걱! 목이 그대로 잘려나간다.

전장에서는 조금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아야 하는 법이니까.


"괜찮나, 자이언트."


나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자이언트는 어벙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예? 예, 괘, 괜찮습니다. 아, 아론 형님... 맞으신거죠?"

"하, 왜 그래? 한솥밥 먹고 산 지 꽤 됐는데."

"그, 그게 아니라... 너무 강하셔서....."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내 실력을 보인 것은 처음이니, 당연한 반응이겠지.


"어릴 때부터 검을 오래 수련했거든. 하여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부대원들은?"

"아, 벤 부대장을 비롯한 중등병들이 뭉쳐서 저쪽에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저도 원래는 그곳에 있었는데, 어쩌다보니까 이곳까지 휩쓸려와서...."


휩쓸려 왔다?

아,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205부대에서 제대로 전쟁을 알고 있는 자들은 벤 부대장을 비롯한 중등병들 정도다.

나머지 하등병들은 전쟁의 전자도 모르는 자들.

대부분은 의욕도 없고, 그저 고기방패로 끌려온 자들이다.

그 외 전직 용병출신들이라고 해봤자 붉은 병사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한 실력이다.

전자는 겁에 질려, 후자는 실력의 차이를 깨닫고 이리저리 도망치고 있겠지.

주변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가 바로 그들의 비명소리 일 것이다.


'본대의 지원은 못바라는건가?'


나는 쓰러진 붉은 병사를 쏘아보며 그리 생각했다.

현재 9 원정대의 진지는 크게 바깥쪽과 안쪽으로 나뉘어져있다.

바깥쪽 1만은 언제 버려도 쓸모 없는 선봉대들.

안쪽의 1만은 이번 전쟁의 핵심은 고급 인력들이다.

저 붉은 병사들은 나름대로 정예병들.

선봉대만으로는 절대 격파할 수 없는 강자들이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면, 실제로 과거에 이 전투에서 9 원정대는 1만이 넘는 부대가 모두 전멸해 이 길로 회군해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되게 하지는 않겠다.'


나는 눈을 빛내며 결의를 다졌다.

나는 과거를 알고 있다.

이 붉은 병사들의 정체도.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다.


"자이언트! 벤 부대장이 있는 쪽이 어디지?"

"예? 아, 어느 부근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가자! 이런곳에 둘 만 있으면 위험하니까. 당장 부대장님한테 할 말도 있고!"

"예? 아,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2.


나는 자이언트를 따라 벤 부대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달렸다.

그 와중에 붉은 병사 몇과 조우하기는 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그들은 강하고 용맹했다.

검 솜씨도 예리하고,

경험도 많아 보였다.

그러나.


"아악!"

"무, 무슨!"


셋이나 되는 붉은 병사가 나를 에워쌌다.


"아, 아론 형님!"


자이언트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와는 달리,

세 붉은 병사는 주춤거리며 내게 다가오지 못했다.

그 이유? 간단하다.

방금 녀석의 동료 둘이 내 발 앞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쓰러져 있었으니까.

나는 검을 치켜 들었다.


"덤벼!"


소리치며, 그대로 붉은 병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놈이!"


붉은 병사 둘이 내 좌우를 점하며 달려왔다.

한 놈은 창, 한 놈은 칼을 휘두르며 덤벼드는 것이 제법 예리했다.

확실히 경험 많은 숙련된 녀석들이었다.

205부대의 평균 전투력을 생각해본다면, 이정도 솜씨면 둘이서 능히 열명은 감당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나는 트리플 검법을 펼치며 검을 크게 휘둘렀다.

수평으로 뻗어나간 검이 찔러드는 창을 퉁겨내고,

동시에 빠르게 움직여 반대편에서 뻗어오는 칼도 퉁겨냈다.


"뭣?"


붉은 병사들이 당혹감을 표했다.

그리고.

내 검은 무정했다.


서걱!


"칼!"


창을 든 놈의 목을 베니,

칼을 든 놈이 악을 쓰며 내게 달려왔다.


챙!


칼과 칼이 부딪혔다.

아니, 부딪혔다고 생각됐다.

내 검은 그대로 놈의 검신을 타고 물 흐르듯 올라갔다.

그대로 놈의 가슴을 찌른다.


"컥...."


단말마를 내뱉음과 동시에, 놈이 무릎을 끓었다.

나는 재빨리 검을 휘둘러 목을 베었다.


"뭐, 뭐야 이새끼는?"


막 달려들려고 하던 남은 한 명의 얼굴이 경악에 물들었다.

실력의 차이를 느낀 것이다.

그러나 도망가지 않는다.


"이 자식!"


압도적인 실력차를 느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달려드는 모습에서,

놈들이 자신의 부대에 가지고 있을 긍지가 느껴졌다.


'아버지는....'


병사의 철퇴를 가볍게 피하며,

검을 그대로 찔렀다.

푹! 목 젖을 그대로 관통당한 병사는 캬르륵 피거품을 내뱉었다.


'아버지는 이런 놈들에게 당한 것인가.'


평생을 농사 일만 하시던 아버지다.

싸움이라고는 말 싸움도 안하시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이 전장에 던져졌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붉은 병사와, 그 너머로 보이는 제국군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감상에 빠져 있을 시간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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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포 평야 전투.(4) +44 17.05.22 13,451 482 8쪽
33 히포 평야 전투.(3) +25 17.05.18 15,521 526 8쪽
32 히포 평야 전투.(2) +20 17.05.17 16,481 539 7쪽
31 히포 평야 전투.(1) +37 17.05.16 19,399 609 11쪽
30 205부대(2) +53 17.04.29 29,288 827 9쪽
29 205부대 +40 17.04.27 29,202 887 7쪽
28 훈련소의 마지막. +37 17.04.25 30,741 882 7쪽
27 잭의 제안. +56 17.04.24 30,728 935 10쪽
26 교관 잭. +94 17.04.22 32,927 937 8쪽
25 훈련. +59 17.04.19 34,745 911 7쪽
24 입대하다. +110 17.04.14 38,207 1,006 7쪽
23 이별하다. +55 17.04.11 38,343 1,070 11쪽
22 재회하다. +57 17.04.10 40,690 1,137 9쪽
21 귀향. +84 17.04.08 40,384 1,156 11쪽
20 귀환. 그리고 이별. +39 17.04.06 39,552 1,088 7쪽
19 치료 약을 얻다. +88 17.04.04 39,956 1,050 10쪽
18 마나 블레이드를 익히다. +18 17.04.04 38,613 1,016 10쪽
17 제자로 받아들여지다. +54 17.04.02 39,491 1,057 7쪽
16 소드마스터와 만나다. +40 17.04.01 39,578 1,119 10쪽
15 사투. +45 17.03.31 39,731 954 12쪽
14 크루얼 베어. +40 17.03.29 40,440 949 8쪽
13 산맥으로. +33 17.03.28 41,681 996 8쪽
12 2년 후. +61 17.03.27 42,787 1,023 9쪽
11 친구. +44 17.03.26 43,647 988 9쪽
10 성장.(2) +30 17.03.25 43,596 96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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