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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숨결의 소설 연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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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숨결
작품등록일 :
2017.03.23 02:54
최근연재일 :
2017.05.22 23: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31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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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02
글자수 :
125,924

작성
17.04.0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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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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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귀향.

DUMMY

1.


대륙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북부 영원의 산에서 부터 불어온 차디찬 한풍이 대륙을 얼어붙였다.

이는 제국을 가로지르는 아르케이보 산맥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무는 녹의를 잃고, 눈은 발가벗은 나무를 덮었다.

산맥의 깊숙한 곳.

누구도 쉬이 찾기 어려울 만큼 교묘한 위치에 한 오두막집이 보였다.

마당에는 노인이 서있었다.

노인이라 할지라도 단단해 보이는 체구, 정기 가득한 눈빛을 가진이였다.

그 앞에는 한 청년이 무릎을 끓고 있었다.


"어째서냐."


노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벌써 하산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아쉬움, 분노, 답답함.

노인의 목소리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청년은 흙바닥에 무릎을 끓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공손한 자세로 있었다.

그는 노인을 담담히 바라보며 말했다.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이 무엇이냔 말이다."

"가족과 관계된 일입니다."

"급한 일이더냐?"

"몹시."


청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스승님. 제자는 이미 예전에 2년의 기한을 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너는 내 모든 것을 배우지 않았다."

"배웠습니다."

"완성하지 못한 기예는 배우지 않은 것과 같다."

"그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노인이 가슴을 턱턱 두들겼다.


"답답하구나. 네 자질은 수백년을 살아온 내 생에 있어서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드문 것이다. 이 2년이란 기간동안 나는 혹시 네가 유희를 나온 드래곤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다."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6년. 아니, 5년이면 충분하다. 그 기간 내에 너는 소드 마스터를 이룰 것이며, 그 경지에서도 극의를 이룰 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 미완의 경지로 스승의 품에서 떠나려하니, 내가 답답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제자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것을 눈치채서일까.

이번에는 걱정이 묻어 나온다.


"바스티온 3세는 제국의 역대 황제중에서도 특출난 인물입니다. 그는 팽창하고 있는 제국의 힘을 알고 있고, 작년 타국이 기근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다만 제국의 기름진 영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건실하니 이 호재를 놓칠리 없습니다. 올해, 제국은 전쟁을 시작할 겁니다."


노인은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억하십니까? 제가 제국의 장군이 되겠다는 말을 했었던 것을 말입니다."

"기억하고 있다."

"저에게는 이제 기력이 쇠약해지기 시작하시는 아버지가 계십니다. 그분을 대신해 제가 전쟁에 나설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마을에 돌아가 있어야 합니다."


노인이 짧게 기른, 빳빳한 수염을 매만졌다.


"너는 확신하느냐."

"들리지 않습니까, 스승님. 전란의 풍운이 몰고오는 바람소리가?"


노인이 한 숨을 푹, 내쉬었다.


"네 결심이 그러하니 하는 수 없구나. 그러면 슬슬 네게 그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

"그게 무엇입니까?"

"네가 익힌 쉐도우 검법은 원래 우리 엘프들에게 있어서 금지된 기술이었다. 젊은 날의 나는 금기를 어기면서까지 쉐도우 검법을 익혔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인이 하늘을 가리켰다.


"하늘 아래 내가 제일의 검사가 되기 위해서다. 그리고 수백년간 나는 져본 적이 없다. 아니, 없었다고 하는게 옳겠군."

"스승님이 패배 하신 적이 있었단 말입니까?"

"자만하지 말거라. 무적의 검법은 없다. 어떤 기술이라고 할지라도 상성이란게 있는 법이다. 불이 아무리 뜨겁게 타올라도 물에는 당할 수 없고,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땅을 이겨낼 순 없듯이 말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 검술이 대체 무엇입니까?"


노인은 청년의 말을 무시하고, 다른 말을 꺼냈다.


"나는 오랜 옛날, 추방된 나를 거두어준 제국의 건국태황께 황족의 안위를 부탁받은 적이 있다. 때문에 나는 제국의 안위와 황족의 혈통을 수호하는 수호 기사를 맡고 있었다. 그런 내가 어째서 이런 곳에서 추방되어 있는지 알고 있느냐. 바로 더러운 권력싸움 때문이었다. 강한 황제를 원한 현재의 바스티온 폐하가 자신의 자식들끼리 싸우게 한 것이지."

"나는 발커스 전하의 밑에 있었다. 너도 황태자의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폐하는 2황자인 타이커스 전하와의 싸움에서 패배했다. 그 이유가 바로 나 때문이다. 내가 그가 거느리고 있던 검사에게 패배 했기 때문이다."


청년이 물었다.


"그게 누구입니까?"

"당대의 그는 갈시온이란 이름을 갖고 있었다. 또한 그가 사용하는 검술은 확실히 쉐도우 검법의 상극이었다. 아마 대륙에 그와 검을 부딪힐 수 있는 자는 스무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를 이기기 위해서 이 산맥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과거를 떠올리듯 풍경을 바라보았다.


"내가 왜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느냐."

"예."

"네 하산을 허락하마. 그러나 군에 투신한다면 두 가지를 약속해다오."

"그게 무엇입니까."

"나는 네 실력을 믿는다. 그러니 전장에서도 주의, 또 주의 한다면 목숨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네가 전장에 적응한다면... 발커스 전하의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면목이 없는 이 늙은이를 대신해서 말이다."


청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알고 있는한 황태자 발커스의 죽음은 꽤 시간이 남아 있었다.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노인이 청년에게 다가갔다.

그는 청년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죽지 말거라."


2.



겨울 하늘은 쾌청했다.


'2년만인가?'


매일 보던 하늘이지만 오늘만큼은 기분이 색달랐다.

폐관을 깨고 출도 하는 날이니까.


'참 지옥같은 나날이었지.'


제스 스승님의 수련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게는 시간이 부족했다.

소드 마스터의 모든 것을 전수 받기 위해, 하루도 게을리 하는 법 없이 부단한 노력을 가해야만 했다.

바로 오늘.

오늘을 위해서였다.

나는 혁대에 멘 칼자루를 매만졌다.

손잡이 부분에 질긴 가죽이 정성스레 매듭지어있는 좋은 검.

스승님이 하산의 선물로 준 칼이었다.


'스승님... 그런 고충이 있으셨다니....'


산맥을 내려가며 스승님이 해주신 말씀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2년의 수련으로 경지가 상승함으로서 스승님의 경지가 지닌 힘의 편린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스승님이 패배했다고 한다.

과연 내가 그런 이를 이길 수 있을까?

아무리 특별한 힘을 지녔다고 할지라도, 상대 역시 대단한 재능을, 무시무시한 검술을 갖고 있음에는 틀림 없었다.

과거의 나였다면 무시 했을 것이다.

도망 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가슴속에서 호승심이 불꽃처럼 피어올랐다.


'어떤 상대인지는 몰라도, 반드시 꺾어주지. 그리고 스승님과 스승님의 쉐도우 검법이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야 말겠어.'


제스 스승님은 나에게 검을 가르쳐주신 장본인이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하더라도 고급 검법을 무상으로 배우기란 쉬운 법이 아니다.

나는 그 은혜를 톡톡히 갚을 생각이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에 죽을 운명인 황태자 전하부터 구해야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산맥을 내려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땅에 멈춰선다.

한 곳을 바라본다.


'흠, 마수인가?'


주변에서 무거운 존재감이 느껴졌다.

나는 지난 2년간 감각이 무섭도록 발달하여 수미터 내의 기운은 모두 느낄 수 있을정도로 발달된 상태였다.

비스듬히 매단 칼 자루 위에 손을 얹었다.

등을 꽂꽂히 피고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마침 잘 됐군. 내 실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아봐야겠어.'


아르케이보 산맥의 마수들은 흉흉하고, 난폭하다.

인간을 장난감처럼 학살하는 트롤 같은 마수들이 심심하면 출몰하는 곳이 아르케이보 산맥이었다.

그러나 나는 겁먹지도, 도망가지도 않았다.

사삭, 사삭.

풀이 떨리며 그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워어!"


거대한 포효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갈색 털의 짐승.

크루얼 베어였다.


"구워어!"


크루얼 베어는 괴성을 지르며 내게 달려왔다.

놈의 거대한 육체가 내게 부딪히려는 순간,

내가 먼저 손을 뻗었다.


"하, 뭐야. 곰돌이잖아."

"구워엉."


놈은 강아지처럼 내 손에 머리를 비볐다.

이 거대한 곰이 바로 2년전에 내가 어미를 죽였던 바로 그 새끼곰이었다.

이름도 없이 곰돌이라 부르는 녀석은 몇개월간 오두막에서 기르다가 자연으로 방생해주었다.

그러나 이따금 오두막을 찾아오기도 하고, 수련장까지 찾아와 어리광을 부리기도 했다.


"녀석, 겨울 잠을 자고 있을줄 알았는데, 이곳까지 왜 나온거냐?"

"구어어엉."

"마중을 나온 거냐? 걱정하지 마라. 언젠가 또 만날 날이 있겠지."

"꾸우웅...."

"그럼, 잘 지내라, 곰돌아."


나는 작별 인사를 마치고 다시 산맥을 내려갔다.

터벅. 터벅.

쿵. 쿵.

휙, 뒤를 돌아본다.

뒤따라오던 곰돌이도 멈춰섰다.


"곰돌아.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돌아가야해. 널 데려갈 수는 없어."

"구워어."

"말 알아 듣는거 알아. 저주가 풀린 크루얼 베어는 지적 능력이 높아진다고 알고 있으니까."


크루얼 베어는 원래 엘프가 기르던 사역종.

대대로 내려오던 저주가 풀린 녀석의 지적 능력은 인간으로 치면 7살, 8살 정도 되는 아이에 필적한다고 스승님이 그랬다.


"구웅...."


녀석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땅바닥에 푹 숙였다.

그 모습이 왠지 처량해 보여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너... 나를 따라오고 싶은거냐?"


녀석이 고개를 휙 든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


"구워! 구워!"


고개를 끄덕인다.

이럴 때 보면 거의 사람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하는 수 없군.'


녀석은 갓난아기나 다름 없던 시절에 부모를 잃었다.

그렇다보니 나는 녀석에게 유독 약한 편이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녀석의 어미가 죽을 상황이 되었던건 결국 나 때문이었으니까.

하는 수 없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았다. 어쩔 수 없지, 너를 버리고 갈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계속 곰돌이라 부르면 좀 그러니까... 그래, 너는 눈이 푸른 빛을 띄고 있으니까, 푸른 눈을 지닌 곰이란 뜻으로 블루베어. 줄여서 블베라고 하마."

"꾸어꾸어."


놈은 알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부모님이 보시면 조금 놀라겠구만.

나는 블베를 데리고 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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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훈련. +59 17.04.19 34,744 9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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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별하다. +55 17.04.11 38,343 1,070 11쪽
22 재회하다. +57 17.04.10 40,690 1,137 9쪽
» 귀향. +84 17.04.08 40,384 1,156 11쪽
20 귀환. 그리고 이별. +39 17.04.06 39,552 1,088 7쪽
19 치료 약을 얻다. +88 17.04.04 39,956 1,050 10쪽
18 마나 블레이드를 익히다. +18 17.04.04 38,613 1,016 10쪽
17 제자로 받아들여지다. +54 17.04.02 39,490 1,057 7쪽
16 소드마스터와 만나다. +40 17.04.01 39,578 1,119 10쪽
15 사투. +45 17.03.31 39,731 954 12쪽
14 크루얼 베어. +40 17.03.29 40,440 949 8쪽
13 산맥으로. +33 17.03.28 41,681 996 8쪽
12 2년 후. +61 17.03.27 42,787 1,023 9쪽
11 친구. +44 17.03.26 43,647 988 9쪽
10 성장.(2) +30 17.03.25 43,596 96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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