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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숨결의 소설 연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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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숨결
작품등록일 :
2017.03.23 02:54
최근연재일 :
2017.05.22 23:4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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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7,841
추천수 :
32,102
글자수 :
125,924

작성
17.05.17 23:22
조회
16,480
추천
539
글자
7쪽

히포 평야 전투.(2)

DUMMY

1.


철컥, 철컥.


군홧발 소리가 평야에 울려 퍼졌다.

소리의 진원지는 하나의 군대였다.

제 9원정군.

제국의 황제가 이타카 왕국을 정복하기 위해 보낸 선봉부대가 바로 제 9 원정군이었다.


"정지!"


지휘관의 명에 따라 진격하던 부대가 멈춰섰다.


"이상하군."


선봉에 서있던 한 늙은 장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노틸루스 자작. 롱베르트 변경백의 친척이며, 또한 이번 원정군의 총 지휘관을 맡고 있는 자였다.


"무엇이 이상하십니까?"


부관이 물었다.


"카심, 자네가 이 원정에 참가한지 이번이 몇 번째인가?"

"예. 소관은 7, 8원정군에 속해 있었으며 이번 제 9 원정군까지 합해 총 3 번째입니다."

"그렇다면 제 4 히포 평야 전투를 경험해보았겠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이질감을 느끼지 못한단 말인가?"


노틸루스 자작은 턱을 매만지며 인상을 찌푸렸다.


"죄송합니다. 소관이 부족하여 아직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관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말했다.


"고개를 들게. 자네는 롱베르트 각하의 기사. 아무에게나 함부로 고개를 숙이는게 아닐세.'


노틸루스 자작은 수염을 매만지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부관의 이름은 카심.

비록 평민 출신이지만 전장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기사의 지위에 오른 남자였다.


"잘 듣게. 이곳이 어디인가?"

"예. 히포 평야입니다."

"그래. 히포 평야지. 이곳에 대해 알고 있나?"

"높낮이가 평평해 싸우기 좋은 전장입니다. 키 작은 풀들은 병사의 기동성을 해치지 않고, 넓은 평야이기에 매복이나 화공같은 계책을 당할 일이 없어 힘 겨루기를 하기 좋습니다."

"그것 말고도 중요한 것이 있지. 바로 이곳을 통해 쭉 나가면 렉시온 시가 나온다는 점일세."


노틸루스 자작은 지평선 끝을 바라보았다.


"렉시온 시는 대도시지. 또한 타국과의 외교를 담당하고 있는 대 상업도시일세. 이 점이 뜻하는 걸 알고 있나, 부관?"

"예. 도보가 잘 닦여 있어 정복전에 있어서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 도시입니다."

"이유는?"

"보급로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틸루스 자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고작 서른 밖에 되지 않은 젊은이 치고는 대단하군."

"과찬입니다."

"그러면 이 이질감의 정체를 모르겠나?"

"모르겠습니다."


솔직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잘 들어보게. 여태까지 이타카 왕국군은 원정군을 국경에서 막으려했네. 그들도 가끔 공세를 가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이 철혈의 롱베르트 성을 뚫을 수는 없는 법. 애초에 왕국군이 제국을 침략할 정도의 힘을 갖추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 즉 시위에 불과하다는 뜻일세. 그런 그들이 국경에서 우리를 막을 수 있겠나? 절대 불가능하네. 때문에 그들은 시간을 벌어야 한다네."

"시간을 말씀입니까?"

"그래. 자네 입장에서는 2만이라는 숫자가 많아 보이는가?"

"제국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적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타카 왕국쪽에서 받아들이는 건 다르지. 제국에서는 '고작 2만'이지만 왕국에서는 '2만 대군'이라네. 그런 2만의 대군을 렉시온 시를 뺏기지 않는 선에서 막기 위해서는 왕국의 모든 전력을 쥐어 짜내야지. 그러나 자네도 알겠지만 병사의 이동이란 간단한게 아닐세. 일단은 왕국의 본대가 올 때까지 렉시온 시에서 상비군으로 농성을 해야 한다네. 그러나 오랜 기간 전쟁을 치루어온 제국이라면 모를까, 평화롭기 짝이 없던 이타카의 놈들이 그리 쉽게 몇천의 상비군을 일으킬 수 있을거 같나?"


카심은 고심하다 고개를 흔들었다.


"알겠습니다. 시간을 벌어야 하는 것이군요."

"그래. 원래대로라면 왕국 놈들은 이 히포 평야에서 습격을 와야 정상이네. 소규모의 별동대를 활용해 기동전을 펼쳐 진군 속도를 막아야하지. 그렇지 않으면 렉시온 시가 무방비하게 노출 되어버릴테니까. 그러나... 본대가 지금 습격을 받은 적이 있나?"

"...이상하군요."


노틸루스 자작의 입가가 빙긋 올라갔다.

재능 있고, 예의바른 젊은이를 보는 것은 언제나 늙은이의 기쁨중 하나였다.


"...후미에 위치한 세르비온, 라티오스 남작, 그리고 발린 기사장을 불러오게."

"예?"

"렉시온 시를 지키는 카밀 백작은 완고한 성격을 갖고 있네. 그런 자일 수록 지금까지 먹혀온 전략을 쉽사리 바꾸지 않지. 뭔가 꿍꿍이가 있는게 틀림 없네. 지금부터 전 부대에 고속 행군을 명하도록 하겠네."


2.


"허억, 헉, 헉."

"젠장, 이 놈의 행군은 언제까지 지속 되는거야? 쉬는 시간 한 번 없이."


주변에서 온갖 욕지거리가 들려왔다.

제 9 원정군이 고속 행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속 행군이란 말 그대로 '고속'으로 행군을 하는 것이다.

혼자 걷는 것이라면 빨리 걷는 경보 정도의 속도 밖에 되지 않지만,

이를 2만 명이나 되는 대군이 한 번에 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국군의 무서움은 이 고속 행군을 어떤 부대에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이기도 했다.

기동성은 곧 공격력과 마찬가지였으니까.

물론... 그걸 행하는 병사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옛날보다는 훨씬 쉽군.'


물론 나는 주변의 동기들과는 달리 별달리 힘이 들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내 체력 능력치는 이미 그들과 궤를 달리한다.

어지간한 기사들이라 할지라도 나보다 능력치가 좋지는 못할 정도니까.

또한 평소에도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탓인지,

과거의 기억과는 달리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속 행군이라. 슬슬 '그 시기' 인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평야가 눈에 띄었다.

지평선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고속 행군을 한다?

쓸데 없이 부대의 전투력을 상실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리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내 윗쪽, 중간급 지휘관들은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틸루스 자작도 감이 좋군.'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왜냐하면, 미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습격이 있을 것이다.'


제 9 원정군 이전, 8번에 걸친 원정부대에 대한 이타카 왕국의 대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르다.

그들은 먼저 대군(大軍)을 이끌고 우리를 습격해올 것이다.

나는 미래를 알고 있었기에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신분으로 위에다 진언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지금 내 계급은 가장 낮은 하등병이다.

이런 내가 위에다가 습격이 있을거라 말해도 결국 지휘관 계급에는 올라가지도 못할 터였다.


'그러나 이번 전투를 기회로 삼는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전쟁이 두려웠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다가오니 내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불이 지펴졌다.

이번 전투는 내게 있어서 뜻이 깊었기 때문이다.

과거.

아버지는 이 전투에서 목숨을 잃으셨다.

그러나 이제는 당신 대신 내가 이번 전투에 참가했다.

나는 목숨을 잃지 않을 것이다.

대신 새로이 얻은 이 목숨에 황금을 칠할 것이다.

명예라는 이름의 황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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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히포 평야 전투.(4) +44 17.05.22 13,450 482 8쪽
33 히포 평야 전투.(3) +25 17.05.18 15,520 526 8쪽
» 히포 평야 전투.(2) +20 17.05.17 16,481 539 7쪽
31 히포 평야 전투.(1) +37 17.05.16 19,399 609 11쪽
30 205부대(2) +53 17.04.29 29,287 827 9쪽
29 205부대 +40 17.04.27 29,201 887 7쪽
28 훈련소의 마지막. +37 17.04.25 30,740 882 7쪽
27 잭의 제안. +56 17.04.24 30,728 935 10쪽
26 교관 잭. +94 17.04.22 32,927 937 8쪽
25 훈련. +59 17.04.19 34,744 911 7쪽
24 입대하다. +110 17.04.14 38,207 1,006 7쪽
23 이별하다. +55 17.04.11 38,342 1,070 11쪽
22 재회하다. +57 17.04.10 40,690 1,137 9쪽
21 귀향. +84 17.04.08 40,383 1,156 11쪽
20 귀환. 그리고 이별. +39 17.04.06 39,552 1,088 7쪽
19 치료 약을 얻다. +88 17.04.04 39,956 1,050 10쪽
18 마나 블레이드를 익히다. +18 17.04.04 38,612 1,016 10쪽
17 제자로 받아들여지다. +54 17.04.02 39,490 1,057 7쪽
16 소드마스터와 만나다. +40 17.04.01 39,578 1,119 10쪽
15 사투. +45 17.03.31 39,731 954 12쪽
14 크루얼 베어. +40 17.03.29 40,440 949 8쪽
13 산맥으로. +33 17.03.28 41,680 996 8쪽
12 2년 후. +61 17.03.27 42,787 1,023 9쪽
11 친구. +44 17.03.26 43,647 988 9쪽
10 성장.(2) +30 17.03.25 43,595 96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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