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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숨결의 소설 연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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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숨결
작품등록일 :
2017.03.23 02:54
최근연재일 :
2017.05.22 23: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317,857
추천수 :
32,102
글자수 :
125,924

작성
17.03.26 19:32
조회
43,647
추천
988
글자
9쪽

친구.

DUMMY

한 팔로는 결코 두 손을 감당할 수 없다.

흔히 숫적 열세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아이들.

그 숫자는 여섯 명이다.

하티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지만,

나는 손짓하며 다가오지 말라는 뜻을 알렸다.

그리고 여유로운 자세, 그대로 아이들을 노려보았다.


"뭐해, 안덤비고."


아이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눈치를 봤다.

표정에서 겁을 먹었음이 역력해 보였다.

그럴만도하다.

힘이 약해 따돌림을 받던 하티.

녀석이 동네 아이들의 대장인 베인을 쓰러트렸다.

그 배후에는 내가 있으리라.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듯 보였다.

이유는 간단,

반 년전 내가 베인을 혼내줬기 때문이리라.


"야! 뭐하고 있어! 너흰 여섯 명이잖아!"


등 뒤에서 베인이 소리치자, 아이들이 깜짝 놀랐다.

아무리 베인이 하티에게 당했다 하더라도, 녀석은 아이들의 대장이었다.

녀석을 따르면 얻는게 많다.

당장의 간식부터 시작해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받지 않아도 된다.

본능에 민감한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요소다.

터벅터벅.

아이들이 내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나는 녀석들에게는 눈초리도 주지 않았다.

내가 보는 시선은 오직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뚱뚱한 아이.

베인에게로 향했다.


'이번 기회에 더이상 나를 귀찮게하지 못하게 해주마.'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그리고 베인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우선 이 여섯명을 혼내줄 차례였다.


"언제까지 노려만 볼거야?"


그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먼저 움직인건 나였다.

탁! 땅을 박차고 달린 순간,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수 밖에 없다.

내 능력치는 이미 반년간의 수련으로 F등급에 달해 있었다.

F-등급과 F등급은 천지차이.

지금 내 육체의 능력은 거의 열 여섯~ 열 일곱 정도 되는 소년 시기와 맞먹었다.

그에반면, 베인을 비롯한 아이들의 나이는 열 두 살에서 열 네살 사이.


'신체의 능력이 다르다고.'


탁.

맨 먼저 앞에 서있던 아이의 앞에 도착했다.


"어?"


얼빠진 표정을 짓는 녀석.

주먹을 말아쥐어, 그대로 복부를 향해 찔렀다.

퍽!


"윽!"


한 방에 녀석이 무릎을 끓었다.

나는 그대로 멈추지 않았다.

곧바로 근처의 아이를 향해 달렸다.


"헉!"


아이들의 눈이 놀라움에 잠겼다.

나는 그대로 가까이 있는 놈부터 시작해서, 끝에 있는 놈까지.

한 발씩 주먹을 휘두른다.


퍽! 퍽! 퍽! 퍽! 퍽!


털썩.

한 방, 그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한 번도 단련한 적 없는 말랑말랑한 뱃살에 주먹을 얻어맞은 아이들이 차례대로 쓰러졌다.

굳이 복부를 노린 이유는 간단했다.

첫 째로, 따로 상처를 입히면 후에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애들 싸움이라지만 상처가 나면 어른들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다행히, 높아진 신체능력과 별 반개 짜리긴 하나 격투술 레벨 9인 내게, 아이들을 쓰러트리는건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건 양과 늑대의 싸움이었다.

늑대는 약자를 괴롭히는 고약한 취미는 없었다.

나는 늑대.

아이들은 양이다.


"끝났나."


탁,탁.

나는 손을 털며 저 너머를 바라봤다.

베인이 엉덩방아를 찧고 있었다.


"어...어어어!"


저벅저벅.

천천히 놈에게 다가갔다.


"꺼, 꺼져! 이, 이 괴물 새끼야!"

"먼저 시비건게 누군데, 지금와서 꺼지래?"

"이, 이이...."


베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반 년간 단련한 내 속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꽈악.

나는 베인의 멱살을 쥐어 올렸다.


"야, 베인. 내가 귀찮게 하지 말라고, 반 년전에 말했지?"

"너, 너... 하찮은 소작농 주제에 어떻게 그렇게...."


뿌득.

미간이 찌푸려지고, 이마에 혈관이 돋았다.

이 새끼는 무슨 애새끼가 틈만 나면 소작농, 소작농 거리는거야?


"안되겠다. 일단 맞고 얘기하자."

"뭐?"


뻑!

놈이 채 입을 열기도 전에,

내 주먹이 먼저 베인의 하복부에 꽂혔다.


"커...억...."

"말하기 힘들지? 일부러 그렇게 때렸어."


스르륵 무너지는 베인.

나는 쪼그려 앉아서 말했다.


"우리 부모님이 소작농이고, 내가 그 아들인건 맞아. 네가 부자인것도 맞지.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너에게 무슨 피해를 줬지? 왜 나를 못살게굴고, 괴롭히려들고, 무시하는거야?"

"끄...끄으...."


베인은 배를 부여잡으며 침을 질질 흘렸다.


"사과해...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 그 상태로는 말하기 힘들겠군. 좀 있으면 나아질테니 그냥 누워있어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네가 시비를 걸지 않으면 가만히 있을 거다. 오늘 있었던 일, 역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거야. 너도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땐 잘 생각 해둬라. 일 곱명이서 두 명한테 얻어 맞았다고 말하면, 동네 사람들이 널 어떻게 생각할지."


나는 눈을 부릅뜨고 베인과 눈을 마주쳤다.

덜덜!

병사 시절의 살기를 불어넣은 눈.

그 눈과 마주친 베인이 몸을 가늘게 떨었다.


"기억해 둬. 한 번만 더 우리 부모님을 모욕하고, 나에게 시비를 거는 날에는... 고작 이정도로 끝나지 않을거란걸 말야. 가자! 하티!"


나는 신음을 흘리는 베인과 그 무리들을 지나쳐 걸었다.


"으, 으응!"


곁에서 구경하던 하티가 얼른 내 곁으로 다가왔다.


"대, 대단하다... 아론. 매일 대련하고 있었지만... 네 진짜 실력은 오늘 처음 봐."

"별거 아니야."

"별거 아니라니, 움직임도 그렇고, 힘도 그렇고... 정말 어른같아. 분명히 반 년전만 하더라도 나처럼 유약했던거 같은데...."


...터벅.

나도 모르게 멈춰섰다.

확실히... 하티의 말이 맞다.

내 신체능력은 괴이할 정도로 높아져 있다.

스킬의 숙련도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강하고, 민첩했다.

아무리 훈련을 했다고는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내 나이 고작 열 하나.

열한 살 짜리 아이가 이정도 힘과 스피드를 가질 수 있을까?

아니다.

과거의 나라면 아무리 훈련을 했다고 하더라도, 스킬의 숙련도가 높아지는 괴이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정도 힘은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을 저리 손쉽게 처치할 수도 없었겠지. 기껏해야 하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을 거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잠재력.

저 알 수 없는 S랭크 능력치가 내 몸을 변화시키고 있는게 분명했다.


"왜, 왜 그래, 아론. 유, 유약하다고 하니까 화난거야?"


피식.

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네 말이 맞아."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 뜬 태양.

손으로 빛을 가리며, 그 태양의 그림자라도 지켜보았다.


"난 있잖아. 어둠속에 있던 적이 있거든. 그때 생각했어. 난 왜 이렇게 약할까. 왜 이렇게 무능할까. 그래서 빛을 동경했지."


하티는 나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다, 눈이 부셨는지 금방 고개를 가렸다.


"자, 잠 잘 때 생각한거야?"


나는 담담하게 이어 말했다.


"비슷해. 잠은 잠이지만 좀 긴 잠을 자기 전. 하여간, 그래서 결심했지. 빛이 될 거라고. 우리 부모님은 가난하고, 나도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베인같은 놈들은, 그리고 어른들은 말하지. 하지만 내 생각은 아니야. 정체 되있지 않다면, 끝없이 정진하고 노력한다면, 나도 빛이 될 수 있을거야."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질끈 뜨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래. 내가 하늘이 될거야."

"정체...? 정진? 무, 무슨 말이야?"


하티는 눈을 깜박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티는 볼을 긁으며 베시시 웃었다.


"난 널 믿어, 아론! 넌 틀림 없이 할 수 있을거야. 강하고, 빠르고, 어른스럽고... 옛날에는 몰랐는데 넌 점점 멋진 애가 되는거 같아."

"하하, 그래?"

"그럼. 넌 날 위해 운동 하는법도 가르쳐주고, 칼 싸움 하는법도 가르쳐줬잖아? 넌 정말 멋진 친구야."

"...친구?"


내가 의문스럽게 묻자, 하티가 아, 하고 입을 벌렸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내 눈치를 본다.


"우, 우리 친구 아니야?"


친구라.

나에게 있어서는 낯선 단어였다.

어머님을 여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전장으로 끌려 나가던 삶.

그 속에서 내게 전우는 있었으되, 친구란 없는 존재였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하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니! 우린 친구지."

"저, 정말이지? 헤헤!"


나와 하티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정답게 웃었다.

참으로,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감정이었다.

우정이라.


"근데 아론, 베인이 또 보복하러 오지는 않을까?"

"그럴리는 없을거야. 이제 베인은 네 눈만 봐도 오줌을 지릴껄?"

"어어? 저, 정말?"

"그럼. 너도 많이 강해졌어 하티."

"하지만 너만큼은 아니야, 아론. 넌 정말 대단해!"

"그럼 우리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우리 집에 가서 먹을래? 오늘 우리 엄마가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두셨는데...."

"오, 정말?"

"응! 같이 먹자."


난생, 처음으로 생긴 친구, 그리고 우정이라는 생소한 감정이 내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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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05부대 +40 17.04.27 29,202 887 7쪽
28 훈련소의 마지막. +37 17.04.25 30,741 882 7쪽
27 잭의 제안. +56 17.04.24 30,729 935 10쪽
26 교관 잭. +94 17.04.22 32,927 937 8쪽
25 훈련. +59 17.04.19 34,745 9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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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별하다. +55 17.04.11 38,343 1,070 11쪽
22 재회하다. +57 17.04.10 40,690 1,137 9쪽
21 귀향. +84 17.04.08 40,384 1,156 11쪽
20 귀환. 그리고 이별. +39 17.04.06 39,552 1,088 7쪽
19 치료 약을 얻다. +88 17.04.04 39,956 1,050 10쪽
18 마나 블레이드를 익히다. +18 17.04.04 38,613 1,016 10쪽
17 제자로 받아들여지다. +54 17.04.02 39,491 1,057 7쪽
16 소드마스터와 만나다. +40 17.04.01 39,578 1,119 10쪽
15 사투. +45 17.03.31 39,731 954 12쪽
14 크루얼 베어. +40 17.03.29 40,440 949 8쪽
13 산맥으로. +33 17.03.28 41,681 996 8쪽
12 2년 후. +61 17.03.27 42,788 1,023 9쪽
» 친구. +44 17.03.26 43,648 988 9쪽
10 성장.(2) +30 17.03.25 43,596 96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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