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후의 숨결의 소설 연재처

재능만렙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최후의숨결
작품등록일 :
2017.03.23 02:54
최근연재일 :
2017.05.22 23: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317,836
추천수 :
32,102
글자수 :
125,924

작성
17.04.22 06:32
조회
32,926
추천
937
글자
8쪽

교관 잭.

DUMMY

1.


잭의 별명은 노스 맨이다.

노스 맨. 북쪽의 남자란 뜻이다.

대륙 북쪽은 영원히 녹지 않는 천년설산이 존재해, 그 여파로 매우 추운 기후를 갖고 있었다.

즉 잭은 그만큼이나 냉철한 남자로 유명했다.

평민출신으로 신병 훈련의 교관을 맡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이유때문이었다.

그런 잭의 눈썹이 꿈틀 올라갔다.

만일 그를 아는 동료중 누군가가 보았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항상 무표정한 잭의 표정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딱 세 가지 경우뿐이기 때문이다.

첫 째, 아내와 자식들과 이야기 할 때.

둘 째, 봉급날.

마지막 셋 째.

바로 크게 화가 났을 때이다.


"핫! 하앗!"


부웅! 부웅!


"거기! 그렇게 하면 안돼지!"

"조금더 팔을 크게!"

"그따위로 해서 조국의 적을 물리칠 수 있겠나!"


연병장은 연신 낡은 검을 휘두르는 신병들과,

그들을 압박하는 조교들의 고함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단상위에 서있는 잭의 시선은 그들에게 향해 있지 않았다.

구석진 곳에 서있는 한 청년.

조교들이 지나다닐때는 열심히 검을 휘두르는가 싶다가도,

그들이 사라지면 휘적휘적 검을 휘두른다.

십여분을 지켜봤지만 태도는 바뀔 생각을 안했다.


'꼭 저런 놈이 있지.'


잭은 각진 교관모자를 꾹 눌러쓰며 단상밑으로 내려갔다.

강제로 징병된 신병들은 하나같이 가지각색의 인종들이 모여있다.

개중에는 잭이 혐오하는 종자들도 얼마든지 있었다.

예를들면 전장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숨기고 신병인체 들어오는 녀석들.

조국을 위한 충성심, 제국군을 향한 경애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놈들이다.

그러나 잭이 가장 싫어하는 자는 그런 부류가 아니었다.

저런 부류들은 대개 조교나 교관들이 어떤 자를 가장 싫어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딱히 게으름을 피우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게 더 귀찮은 일이란걸, 전장에서 믿을 수 있는건 오직 자신의 실력뿐이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잭은 저런 나태하고 약삭빠른 종자들을 혐오했다.


'버르장머리를 고쳐주마.'


잭은 눈빛을 불태우며 청년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면서 그를 유심이 관찰했다.


'...그런데 몸은 꽤 좋군.'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청년의 모습.

사실 좋은 편이란 말에는 약간 어폐가 있다.

좋은 편? 아니다.

엄청나다.

어지간한 단련을 하지 않는다면 저정도 근육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뭐지? 저런 자가 어째서....'


그의 검술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흐느적거리는 그의 검.

...명백히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다.

그런데 아니다.

자세히 보니....

확실히 트리플 검술의 소드 로드(Sword Road : 劍路)를 따라가고 있다.


'어떻게 된거지?'


잭은 이래뵈도 트리플 검술 숙련도 8레벨에 이른 강자다.

남들을 가르쳐야하니 허투른 숙련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성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저 청년, 이 검술을 오늘 처음 배운게 아니다.

아니, 상당한 고수다.

단지 검을 휘두르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그러한 느낌이 전해졌다.


'대체 무슨... 슬로우 소드(Slow Sword : 慢劍)으로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인가?'


슬로우 소드!

빠름이란 곧 강함이다.

때문에 원래 검이란 빠르게 휘두르면 휘두를 수록 좋다.

그러나 경지에 이른 자들은 소드 로드를 따라 검을 느릿하게 움직이며 검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그러다보니 검이 느려지고, 점점 더 정확해진다.

무성의해보인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검술에 대해 잘 모른다면!

그러나 잭은 이래뵈도 준기사급.

그만큼은 알 수 있었다.

이 청년은....


"교관님?"


잭은 눈을 끔벅였다.

눈 앞에서 청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게 보였다.


"제가 무슨 실례라도 저질렀습니까?"


청년이 정중히 물어왔다.


'이런 실수를....'


청년의 검에 취한 것일까?

잭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근처에 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넋을 잃고 그의 수련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도.


"흠! 흠! 자네 이름은?"

"아론입니다."

"아론 훈련병. 자네는 어째서 검을 느리게 휘두르는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모른다고?"


자신이 무언가 착각을 한 것일까?

잭은 고개를 갸웃 움직이며, 재차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인가."

"검이 이방향으로 가는게 옳은지, 어쩌면 검은 이런 방향으로 가고 싶어하는게 아닐지, 그런 생각이 문득 들어서 말입니다."


청년은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


잭의 눈이 커졌다.

검의 방향이 옳은가?

검의 의지는 어떠한가?

한 번도 떠올리지 못한 생각이다.


'아...!'


잭은 눈을 감으며 어떤 몰입 상태에 빠졌다.

황홀경과 같은, 찰나가 영원과도 같이 느껴지는 그러한 상태.

흔한 표현으로 깨달음이다.

검을 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얻고 싶어하는 갈망이 넘치는 바로 그 깨달음!

어쩌면 그의 트리플 검술 숙련도가 레벨 9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아론이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말이다.


2.


"저... 교관님?"


나는 갑자기 눈을 감고 이상한 상상(?)에 빠져있는 교관을 다시 불렀다.

...대답이 없다.

이 인간, 왜 이러는거지?

갑자기 왜 검을 그딴식으로 휘두르냐해서 혼쭐이 날줄 알았는데,

그냥 사실대로 평소에 생각하던걸 말하니 갑자기 눈을 감고 저 모양이다.

웅성웅성,조잘조잘.

주변을 보니 역시 교관과 나에게 이목이 꽂혀 있었다.

왠지 뻘줌하다.

이런 분위기는 익숙하지 못했다.


'하는 수 없지.'


원래 훈련병이 교관의 몸에 허락 없이 손을 대는건 금지되어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혹시 교관이 더위라도 먹었다면?

아니, 지금은 겨울이니까 갑자기 추위에 선체로 기절해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에는 혹시나란게 있으니까.

일단 불러서 깨워야겠다.

슥슥.

흔들흔들.


"교관님!"


나는 교관의 어깨를 흔들며 그를 깨웠다.


"어..음...어! 어!"


교관은 막 잠에서 깬 사람마냥 눈을 깜박깜박이며 좌우를 살폈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을 크게 뜬다.

나를 노려본다.

뭔데? 왜 이러는거야?


"하아...."


한숨을 푹 내쉬는 교관.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재차 노려보더니, 이내 다시 한숨을 내쉬며 땅을 바라본다.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이봐. 아론 훈련병."

"예?"

"자네는 열외일세."

"예??"

"못 들었나? 저기 그늘에 가서 쉬게. 자네는 이 검술을 배울 필요가 없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열외라니?

주변 훈련병들의 표정이 싸해진다.

열외란 마냥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일주일간 저 훈련병들과 같이 지내야한다.

생각해보라.

나는 뭐빠지게 몸을 굴려서 쓰고 있는데,

몸도 멀쩡한 놈이 저 멀리서 쉬고 있다?

훈련병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아픈 놈도 아니꼽게 보는게 훈련병들이다.

왜냐면 대부분의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란, 타인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일 따위는 눈꼽만치도 안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성질더러운 사내놈들만 가득한 곳에선 말이다.


"...대, 대체 왜 그러십니까? 제가 조금 게으름을 피운건 맞습니다만...."

"그뿐만이 아니야. 자네, 창도 좀 다룰 줄 아는가?"

"예."

"그럼 내일 훈련도 열외일세."

"예에?"

"창술 담당 교관도 나니까 걱정하지말게. 대신 내일은 나랑 얘기좀 하지."

"....????"


교관은 그리 말하며 다시 한 숨을 내쉬었다.

....

뭐, 귀찮았는데 어쩔 수 없나?

쉬라는데 안 쉬는것도 이상하다.

괜히 튀어보일 수 있으니까.

그런 눈치를 받는건 또 성미에 맞지 않는 일.

나는 하는 수 없이 교관의 말대로 그늘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능만렙 소드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조금만 쉬다가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74 17.05.26 4,976 0 -
공지 연재 재개 공지. +13 17.05.12 4,461 0 -
공지 공지사항 +8 17.04.13 7,992 0 -
공지 설정 변경 공지. +5 17.03.29 11,144 0 -
공지 읽으시면서 궁금한 점은 답글에 달아드립니다. +33 17.03.28 73,531 0 -
34 히포 평야 전투.(4) +44 17.05.22 13,450 482 8쪽
33 히포 평야 전투.(3) +25 17.05.18 15,520 526 8쪽
32 히포 평야 전투.(2) +20 17.05.17 16,480 539 7쪽
31 히포 평야 전투.(1) +37 17.05.16 19,398 609 11쪽
30 205부대(2) +53 17.04.29 29,287 827 9쪽
29 205부대 +40 17.04.27 29,201 887 7쪽
28 훈련소의 마지막. +37 17.04.25 30,740 882 7쪽
27 잭의 제안. +56 17.04.24 30,728 935 10쪽
» 교관 잭. +94 17.04.22 32,927 937 8쪽
25 훈련. +59 17.04.19 34,744 911 7쪽
24 입대하다. +110 17.04.14 38,207 1,006 7쪽
23 이별하다. +55 17.04.11 38,342 1,070 11쪽
22 재회하다. +57 17.04.10 40,689 1,137 9쪽
21 귀향. +84 17.04.08 40,383 1,156 11쪽
20 귀환. 그리고 이별. +39 17.04.06 39,551 1,088 7쪽
19 치료 약을 얻다. +88 17.04.04 39,955 1,050 10쪽
18 마나 블레이드를 익히다. +18 17.04.04 38,612 1,016 10쪽
17 제자로 받아들여지다. +54 17.04.02 39,490 1,057 7쪽
16 소드마스터와 만나다. +40 17.04.01 39,578 1,119 10쪽
15 사투. +45 17.03.31 39,731 954 12쪽
14 크루얼 베어. +40 17.03.29 40,440 949 8쪽
13 산맥으로. +33 17.03.28 41,680 996 8쪽
12 2년 후. +61 17.03.27 42,787 1,023 9쪽
11 친구. +44 17.03.26 43,647 988 9쪽
10 성장.(2) +30 17.03.25 43,595 96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