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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개같은 꼴통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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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26,386
추천수 :
361
글자수 :
490,035

작성
22.05.14 09:00
조회
851
추천
10
글자
10쪽

7.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1

DUMMY

7.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1




“그날 아버지 복부에 꽂혀있던 칼이다, 난 그날 골목길에 쓰러져있던 아버지를 발견했지, 죽어가는 네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은 복수가 아니라 널 지켜 달라는 것이었다.“


병연은 아버지를 죽게 한 칼을 보자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것이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를 앗아간 흉폭한 놈이 휘두른 칼이라고 생각하니 눈에선 눈물이 맺혔다.


“가져가거라, 그걸 보며 진정 아버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거라.”


서장실을 나온 병연은 팔뚝의 혈관이 터져나가도록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버지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병연은 그럴 수 없었다.


피 묻은 칼을 본 병연은 이제 단순히 그놈을 법정에 세우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병연은 칼을 뒷춤에 꽂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따치냐? 지금 당장, 애들 있는 대로 남구로 시장에 풀어“

“네! 형님!”


따치는 꼭두각시처럼 자신을 가지고 놀려는 형사가 있다는 것에 내심 불쾌해했다. 일단 협조하고 거미파를 몰아내면 손을 한번 보리라 다짐했다.


전화를 끊은 따치는 주둥이를 삐죽이면서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지금당장, 애들 풀어? 개떼냐? 풀게?‘



*****



지하실,


비명소리가 동굴 속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다.

창으로 비치는 빛은 자욱한 먼지로 흩어졌고 바닥에는 피로 적셔진 각목과 쇠파이프가 나뒹굴고 있었다.


남자는 퉁퉁 부은 눈두덩이 아래로 피를 쏟고 있었고 입술은 터져 뭉개져 있었다.


썩은 나무의자에 묶인 채 힘없이 고개를 늘어뜨린 그는 앞에서 빈정대는 독거미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든 모든 것을 포기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자비심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독거미는 그의 머리채를 잡고 강하게 뒤로 젖히며 말했다.


“내가 널 죽이는 것으로 끝낼 것 같아?“

“으... 거미파에 추, 충성한.... 댓가가 고작.... 이것이오?”


그는 부은 눈을 끔벅이며 힘겹게 말했다.


“하지만 조직의 돈에 손을 대는 건 다른 문제지, 안 그래?”


독거미는 거미문신이 그려진 그의 오른손을 강철로 용접된 네모난 의자에 고정시키며 말했다.


그리곤 망치를 들어 까딱거리며


“못된 손은 벌을 받아야겠지? 앙?” 라고 말하며 망치를 힘껏 내려쳤다.


“쾅!”


손을 얹은 강철의자가 흔들거렸다. 손은 압사되어 사방으로 피를 튀겼다.


“아아악“


그는 손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마지막 힘을 짜내어 독거미에게 말했다.


“으... 난 내 희생의 댓가를 조... 조금 챙겼을... 뿐이오, 허나 이제... 필요 없소, 어차피 죽을 목숨... 미련도 없으니 어서.... 죽이시오.”

“흥! 암 덩어리가 네놈 몸속에 있다는 걸 내 모를 줄 알아? 여우같은 놈, 그래서 그 큰돈을 꿀꺽하셨어?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이판사판이다 이거 아냐?”

“으...딸...아이 수술비가 필요했소, 그 돈... 내... 죽음으로 퉁 칩시다.”

“까고 있네? 딸년이라고 무사할 줄 알아? 어림없지“


그때 남자는 눈이 크게 뜨이면서 다급하게 말했다.


“안 돼, 내 딸은 안 돼, 이제 겨우 10살이오, 제발...”


남자는 매달리듯 말했다. 그러나 인정이라고는 없는 이곳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는 쓸모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거래는 있는 법,


“그럼, 이번 출항에 지원할거야? 말해봐.”


독거미는 미끼를 던졌다.


흔히 장기밀매에는 희생양이 필요했다.


복불복이긴한데,


단속에 걸리지 않으면 여행갔다 오는거고, 단속에 걸리면 장기가 든 상자를 들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야한다.


그렇게 해야 뒤탈이 없다.


이른바 ‘지원자‘라고 하는 희생양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므로 함부로 나서는 자가 없다.


때문에, 잘해도 본전인 이일을 맡은 자는 조직 몰래 약간의 커미션을 챙긴다.


조직에선 지원자가 챙기는 커미션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다가 나중에 지원자가 필요할 때 협박용으로 쓰곤 했다.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갖다오면... 나와 딸아이를 놓아준다고 약속하시오.”

“크하하하, 당연하지, 이일만 무사히 해 낸다면 안전을 보장하지“


독거미는 흐뭇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형님! 접니다, 지원자를 찾았습니다.”



독거미에게 풀려난 남자는 비틀대며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독거미의 약속은 거짓이란 걸 남자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에겐 시간이 필요했다.


딸아이가 수술을 무사히 끝마칠 시간...


아마도 배를 타고 갖다오면 이미 수술은 끝나 있을 테고, 그때면 남자의 목숨이 붙어있건 말건 상관없었다.


그렇지만 훗날 거미파가 존재하는 한, 딸의 안전은 보장 될 수 없다.


남자는 주머니속의 구겨진 명함을 꺼내 들었다.


며칠 전, 따치파의 일원이 남자가 일하는 주점으로 찾아왔다.


웨이터로 일하는 남자에게 일이 힘들면 도와주겠다며 명함 한 장을 주고 갔다. 남자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조직을 배신하라는 말이었다.


거미파의 조직원들은 은근히 그 조직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달면 삼키고 쓰면 가차 없이 뱉어버리는 조직의 생리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자


따치파는 이들을 회유할 목적으로 은밀히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강력반의 조형사가 시킨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명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24시간 출장상담 – 오빠! 머리 굴리지 말고 빨랑 전화해]





******





오후6시,


시장 안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북적댔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동네 사람들과 구경꾼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었다.


서장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혼잡한 곳에서 어떻게 감시하고 추적 할 것인지 답답했다.


“이것을 귀에 꽂고 있으면 우리가 하는 말이 들릴 겁니다.“


병연은 새파랗게 질린 공장 사장을 안심시키려 애썼다.


“드, 들키면 어떡하죠? 놈이 절 죽일텐데...”

“걱정마세요, 우리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으니깐요. 반드시 잡을 겁니다.”

“전 조형사님만 믿겠습니다.”


병연은 사장을 돼지고기 판매대 앞에 서게 하고 자신은 그로부터 5m정도 떨어진 정면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사장이 안심하도록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병연이 생각하기에 이만하면 놈을 검거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신출귀몰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철통같은 감시망을 뚫고 빠져 나간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서장과 문반장이 시장 앞 도로에 주차된 봉고차 안에서 시장 안 곳곳에 설치해둔 감시카메라와 배치된 직원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서장은 카메라를 살펴보며 무전기를 들었다.


“정문 a팀 보고하세요. 치이이익...”

“정문 a팀 이상 없습니다. 치이이익...”

“후문 b팀 보고하세요. 치이이익...”

“후문 b팀 이상 없습니다. 치이이익...”

“중앙 c팀 보고하세요. 치이이익...”

“중앙 c팀 이상 없습니다. 치이이익...”


배치도를 살펴보던 서장은 시장에 샛길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걱정이 되었다.


경찰병력을 늘려 웬만한 샛길을 모두 틀어막았지만 시장주변으로 촘촘히 연결된 숙박업소와 낮은 담의 주택들까지 전부 커버하기엔 무리였다.


내키진 않았지만 병연에게 들은 바로는 따치파를 동원해 시장전체를 에워 쌓다는 것에 약간의 안심은 할 수 있었다.


배치도를 다시 보면,


외곽은 따치파, 샛길은 사복전경부대, 정문은 최팀장, 후문은 박형사와 김형사, 조형사와 공장 사장은 시장중앙...


“문반장님, 접선장소가 시장중앙의 돼지고기 판매대죠?“

“네 맞습니다.”

“혹시 장소를 미리 점검하셨나요?”

“네, 점포의 내부와 진입로, 퇴로 등 모든 동선을 추정하여 점검하였고 점포사장에게도 평소처럼 행동하라고 미리 언질을 주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요.”




한편,


긴장감이 감도는 현장에서 박형사는 몸을 배배 꼬면서 엉거주춤 서있었다.

옆에서 박형사의 행동에 신경이 쓰이던 김형사는 성질을 부렸다.


“똑바로 좀 서 있어욧, 정신 사나워 죽겠네 증말~”

“흐미~ 긴장만하면 요로코롬 배가 아프당께? 어째스까나? 방귀만 뀌고 있을 수도 없고...”

“더러워죽겠네 증말~ 빨리 화장실 갔다 와요.”

“역시 울 행자밖에 없당께, 내가 러브 하는거 알징~”


박형사는 손가락으로 똥구멍을 틀어막고 화장실이 있을법한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다행히 화장실을 찾은 박형사는 바지를 내리자마자 폭격이 쏟아지듯 요란하게 똥을 싸기 시작했다.


똥으로 가득 찼던 배가 어느 정도 꺼지자 박형사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홀로 시장후문을 지키고 있을 파트너를 생각하니 걱정이 되었다.


행여나 자신의 여자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그 죄책감으로 두 번 다시 편하게 똥누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


박형사는 서두르기로 했다. 그래서 마지막 발사를 위해 엉덩이에 온 힘을 주었다.


‘이이익’



그 순간,


철컹하고 녹슨 화장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쏴아아’ 하고 힘찬 오줌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와 함께 조선족 억양이 섞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말

푹 ~ 쉬십시오. 한 주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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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3 +2 22.05.16 772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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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1 +1 22.05.14 852 10 10쪽
6 6. 따치파 대 거미파. 2 +4 22.05.13 911 13 10쪽
5 5. 따치파 대 거미파. 1 +1 22.05.12 1,023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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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야밤의 담치기 그리고 졸업전야 +2 22.05.11 1,339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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