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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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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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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77
추천수 :
361
글자수 :
490,035

작성
22.05.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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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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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7.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2

DUMMY

17.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2



병연은 하나가 걱정이 되었다. 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전화조차 제대로 못해줬다는 생각에 오늘만큼은 만나서 기분을 풀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청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하필이면....


“네 청장님.”

“시간 있나? 말할 것이 있는데...”

“네, 어디로 갈까요?”

“내 사무실로 와주게.”

“네, 알겠습니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아무래도 하나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것 같았다.

전에도 분명히 밝혔지만 병연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강력반에 온 이유, 그것은 사랑하는 여인인 하나라 할지라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었다.

병연은 입술을 굳게 다물며 서울경찰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내리던 비는 비록 그쳤지만 하나의 몸은 흠뻑 젖어 버렸다. 지나는 사람들이 그녀를 미친 사람 취급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몸은 젖어버렸지만 그녀는 오히려 웃고 있었다. 꽃을 파는 아주머니처럼...

하나는 아버지인 청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버지 또한 소방관이었던 어머니를 선택 했을 때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운명이 우릴 갈라놓는다하여도 함께한 시간은 진정 행복할거라고..


청장 사무실에 들어온 병연은 침통한 표정의 청장과 마주앉았다.

청장은 마실 차를 내어오고서도 입은 굳게 닫혀있었다. 차를 홀짝이며 망설이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병연은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네...”


청창은 어렵게 무거운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재난현장을 누비던 소방관이었지... 그녀는 사명감이 무엇인지, 명예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 물론 그녀의 아버지 또한 소방관이었기에 자연스러운 신념 이었을 거야.

난 거침없이 현장을 오가던 그녀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지. 그렇지만 그녀는 단번에 날 거부했어. 내게 상처를 주기 싫다는 것이 그 이유였어, 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

하지만 그녀가 내 곁을 떠난 뒤에 알게 됐어. 그 상처란 것을...

그 상처는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보다 더 컸어. 그녀 없는 세상은 공허하기만 했지. 모든 것들이 무의미했어. 시간이 흘러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부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됐어. 바로 그녀와 나 사이에 태어난 하나가 있었던거야.

이 보게 조형사, 내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나? 그러니 부디 생각을 바꿔 안전한 부서로 옮겨주게 부탁이네.“


병연은 대답하기를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듯이 단호하게 말했다.


“전 제 할 일이 끝날 때까지 강력반을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하나를 떠날 생각도 없고요. 청장님이 걱정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제가 왜 이러는지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전 사명감 따윈 없습니다. 제게서 전부인 아버지를 앗아간 그놈을 잡지 않고선 단 한순간도 숨을 쉴 수 없습니다.”


“네 아버지, 조방기 경정이 과연 네가 그렇게 하길 원할까?”

“아니요, 제가 그걸 원합니다.”


그때 오하나가 청장 사무실로 들어왔다. 두 사람 간에 냉기가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어, 하나왔니? 앉거라...”


하나는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건성으로 말하고 있는 청장을 향해 말했다.


“아빠, 진정으로 엄마를 사랑했어?”


청장은 하나의 뜬금없는 질문에 눈이 커졌다.


“으응? 그, 그럼 당연하지.”

“만약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다시 엄마랑 결혼할거야?”

“어? 결혼하다마다, 난 1초도 망설이지 않는단다. 그런데 그건 왜?...”

“지금처럼 엄마가 세상을 떠난대도?”

“그럼, 또다시 네 엄마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난 같은 선택을 할 거야.”

“그런데 난 왜 안 돼?”

“헉... 그, 그건...”

“난 병연이 없는 영원보다 병연과 함께할 수 있는 1시간을 택할래...”

“하나야...”


사무실을 나오면서 병연은 물었다.


“너도 청장님처럼 내가 강력반에 있으면 불안하니?”

“아니, 난 조금도 불안하지 않아.”

“왜?”

“그건... 너니까, 너이기 때문에...”


병연을 바라보는 하나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것은 단순히 한 남자를 흠모하는 눈빛이라기보다 믿음으로 가득 찬 신앙에 가까운 눈빛이었다.


그때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따치였다.


“그림 좋시다? 형님, 배 타러 갔던 일은 개판됐다고 그러데? 지원자도 뒈지고?”

“뒈지고 싶냐?”

“에이~ 과민반응하고 그러셔~ 헤헤”

“어디서 들었어? 기밀인데?”

“형님도 차~암, 기밀이 어딨어? 방귀 꼈는데 냄새 안나? 당연히 나지...”

“됐고, 얘좀 찾아봐.”


병연은 지원자에게 받은 딸의 사진을 따치에게 주면서 말했다.


“누구요? 형수 몰래 숨겨둔 자식인가? 헤헤”


따치가 건들대다 하나를 힐끗 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겁을 먹은 하나가 병연 뒤에 몸을 숨겼다. 이를 본 병연은 따치의 뽈따구를 잡아 비틀면서 말했다.


“까불지 말고 애나 찾아, 회 처먹기 전에...”

“아아아악...”


따치는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어루만지면서 자신을 뒤로하고 걸어가고 있는 두 사람을 노려보면서 중얼거렸다.


‘내가 언젠가는 반드시 뒤집는다.’







한편,

박형사와 김형사는 불 꺼진 강력반의 휴게실에서 휴대폰 불빛에 의지한 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었다.


“총 맞았을 때 말일시... 우리 자기가 펑펑 울응께, 허벌나게 좋았던거 아쇼잉?”


박형사가 몇 바늘 꿰맨 엉덩이를 까 보이며 말했다.

비록 마취를 했어도 비명을 질러대긴 했지만 박형사에게 영광의 상처였다.

총알이 스친 이 엉덩이 덕분에 김형사의 마음을 확실히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럽게 엉덩이는 왜 까고 그래? 그리고 내가 언제 펑펑 울었어요?”


그러나 김형사의 입술에선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박형사에겐 김형사가 마치 토끼 같았다. 잡았다고 생각하면 저만치 달아나있고, 또 잡았다고 생각하면 저만치 달아나 있으니 여자의 마음은 도무지 종잡을 수 가 없었다.


“왐마, 증인이 몇 명인디 생까고 그려?“

“그거야, 동료가 다쳤으니 당연한 반응 아니에요?”

“웨메~ 환장하겠구마이~ 시방 사람가지고 논께 재밌는 갑소?”

“가지고 놀다니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그럼, 단도직입적으로다가 묻것소, 나를 어떻게 생각혀요?”

“음... 좋은 사람?”

“웨메~ 미치고 팔짝뛰겠네 그려~”


박형사는 가슴을 치며 말했다. 눈앞에 있는 김형사가 왜 그리 자신의 애간장을 태우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속 시원하게 공개적으로 털어놓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박형사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단지 접근방법을 달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저돌적으로, 혹은 짐승처럼...


그때 휴게실문이 노크도 없이 왈칵 열렸다. 물론 불 꺼진 휴게실에 노크할 사람은 없겠지만,

두 사람은 마치 애정행각을 들키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며 딴 짓을 했다.

박형사는 구두를 벗어 대리석 바닥을 치고, 김형사는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는 시늉을 했다. 불이 켜지고 휴게실이 들어온 사람은 최팀장이었다.


“여기서 두 사람 뭐 합니까?”


최팀장이 놀란 눈으로 말하자


“흐미~ 바퀴벌레가 겁나게 많응께 말일시...” 라고 박형사가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그리고 연이어 김형사가 입술을 오물거리면서

“마침 립스틱 바꾼 것이 생각이 나서...” 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최팀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다시 물었다.


“캄캄한데서요?”




최팀장은 휴게실에 놓아두었던 사건파일을 챙겨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집에서 눈이라도 좀 붙이려고 했었지만 빈 금속상자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어차피 사건의 촛점은 왕거미인 만큼 그에 대해 다시 검토해 필요가 있었다.

최팀장은 사건파일을 살펴보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마약복용혐의?’


파일의 내용은 이러했다.


3년 전 차량이 한적한 이면도로에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

사고를 낸 당사자는 몹시 흥분해 있었고 겁을 집어 먹은 피해자는 차안에서 경찰에 신고,

출동한 경찰이 보기에 술 냄새는 없었지만 정상적으로 발음하지 못하고 똑바로 서있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서술,

이에 음주측정 및 혈액샘플을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마약성분이 다량검출,

따라서 마약을 얻게 된 경위를 캐 묻자 뒷골목 신분 미상의 사내에게 구입했다고 진술,

진술이 모호하여 다시 강도 높은 취조를 한 결과 나이트클럽의 한 웨이터를 지목,

웨이터를 검거하여 인물대조를 실시하고 피의자 확인 작업을 거친 후 취조실에서 수사진행,

검거한 웨이터는 취조실에서 매우 불안한 증세를 보였고 급기야 호흡이 어렵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증세를 보여 응급실로 이송,

의사 소견서에선 극도의 불안감으로 인한 과호흡 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내려지고,

입원도중 경찰인력을 배치하여 24시간 감시 중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7층 높이의 입원실에서 뛰어내려 자살로 수사종료.


‘자살이라...’


최팀장은 차를 몰고 웨이터가 살던 주소로 향했다.

자살까지 할 정도로 심리적 압박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단순 환각상태에서 저지른 일 이었을까? 환각은 아닐 것이다. 웨이터의 혈액에서는 마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불안증세는 무엇이었을까? 협박을 받은 걸까?

차는 어느 외진골목 주택가 허름한 빌라 앞에 멈춰 섰다.


‘201호‘


최팀장은 초인종을 눌렀다. 조금 있으니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여염집 가정의 주부처럼 평범해 보였다.


“누구세요?”

“네, 저는 구로경찰서 강력반 최종학 경위라고 합니다.”

“그런데요? 무슨 일 이시죠?”

“3년 전 부군께서 마약유통혐의로 체포 될 당시 병원에서 자살한 거 아시죠?”

“또 그이야기인가요? 이미 형사들에게 다 말했어요. 저희 남편은 마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게 아니라, 남편분께서 평소 지병을 앓았었나요? 이를테면 불안증세라든가...”

“아니요, 무척 건강했어요. 밤에 일을 하기 때문에 늘 잠이 모자랐지만 틈틈이 운동도 하고 그랬어요.”

“그랬군요... 그럼... 남편분이 왜 자살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저도 이해가 가질 않아요. 정말 자상하고 성실한 남편이었거든요.”

“그럼... 마지막으로, 평소보다 다른 점이 있었나요? 갑자기 화를 낸다거나 우울해했다거나...”

“아니요,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남편은 성격이 워낙 밝아서 결혼생활동안 단 한 번도 말다툼조차 해보지 않았는걸요.”

“음... 네 알겠습니다.”


여기서는 더 이상 소득이 없음을 느낀 최팀장은 돌아서려했다.

그때 무엇인가 생각이 난 듯 웨이터의 부인이 불러 세웠다.


“잠시만요, 남편이 자살하기 전날 누군가가 찾아왔어요.”

“누구던가요?”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손등에 거미문신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거미문신?’


최팀장은 거미파와의 연관성이 놀랍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러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무슨 말을 하던가요?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애도를 표한다며 거액의 돈을 주고 갔어요.”

“애도? 자살전날에?”

“네, 전 당시 그 사람들이 무섭기도 해서 심각하게 생각 안 했어요. 그래서 무슨 돈 인지도 모르고 얼른 받고는 문을 닫아 버렸죠.”


최팀장은 빌라를 나오면서 독거미의 금속상자가 왜 비었는지, 혼란스러운 마음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최팀장이 알아보려고 했던 것은 왕거미가 상습복용자인지 여부를 알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틀림없이 웨이터의 가족을 해하겠다고 협박을 했을테고, 웨이터는 영원히 입을 닫게 됐다.

왜? 왜 그토록 필사적으로 웨이터의 입을 막으려 했을까?


필시 절대로 발설하면 안 될, 마약과 관련된 그 어떤 것이 있는 것이 아닐까?

독거미가 깨어나면 알게 되겠지만, 아니 죽어도 입을 열지 않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사의 방향이 완전히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 시동을 걸고 주택가를 빠져 나가려는데 문자 한통이 왔다. 문반장이었다.


[말할 것이 있네, 아주 중요한 일이네. 여긴 음성인데 되도록이면 빨리 와주게]


‘음성?’


작가의말

추리극이 아닙니다.. 그냥.. 와이들 물인데... 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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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10 +3 22.05.31 331 5 17쪽
24 24.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9 22.05.30 325 5 14쪽
23 23.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8 +2 22.05.29 327 7 13쪽
22 22.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7 +2 22.05.28 340 6 13쪽
21 21.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6 +1 22.05.27 357 4 12쪽
20 20.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5 +2 22.05.26 366 7 13쪽
19 19.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4 +2 22.05.25 396 6 13쪽
18 18.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3 +2 22.05.24 429 7 12쪽
» 17.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2 22.05.23 477 6 12쪽
16 16.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다. 1 22.05.23 597 4 14쪽
15 15.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9 22.05.22 611 5 13쪽
14 14.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8 22.05.21 611 7 13쪽
13 13.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7 +4 22.05.20 644 8 12쪽
12 12.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6 +3 22.05.19 657 9 12쪽
11 11.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5 +3 22.05.18 690 9 12쪽
10 10.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4 +2 22.05.17 762 10 14쪽
9 9.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3 +2 22.05.16 782 9 12쪽
8 8. 방화살인범 검거작전. 2 +2 22.05.15 794 10 13쪽
7 7. 방화살인범을 추격하다. 1 +1 22.05.14 864 10 10쪽
6 6. 따치파 대 거미파. 2 +4 22.05.13 923 13 10쪽
5 5. 따치파 대 거미파. 1 +1 22.05.12 1,033 17 13쪽
4 4. 방화살인. +1 22.05.11 1,075 19 13쪽
3 3. 강력반 형사들 +2 22.05.11 1,187 18 14쪽
2 2. 야밤의 담치기 그리고 졸업전야 +2 22.05.11 1,354 23 14쪽
1 1. 개같은 꼴통형사 +5 22.05.11 1,841 3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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